하남성 용문석굴과 백거이 묘를 가다

[청미]

하남성 용문석굴을 가다

낙양의 호텔에서 06시에 일어나 이른 아침을 먹고 버스로 약 30분정도 달려서 용문석굴이 있는 용문산과 백거이의 묘가 있는 향산을 찾았다

가운데로 붉은 황톳물인 이강이 흐르고  양쪽의 야트막한 산이 용문산과 향산이란다

여느 강가의 풍광이나 다를 바 없었지만 이 곳에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이 있다는 설명이 없다면 누구나 그냥 발길을 돌릴 듯 하다.

먼저 강의 오른쪽을 끼고 용문산쪽을 걸어본다 

용문이란 이름은 산 사이 협곡으로 용이 드나든다는 것이라는데 아무리 눈을 씻고 찾아봐도 용이 드나들만한 협곡은 없다

가운데로 흐르는 시뻘건 황톳물을 가리킨다면 몰라도.....

어쨋든 2000년 11월 유네스코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한 용문석굴은 이강을 따라 약 1.5km에 걸쳐 있었다.

북위 때인 5세기 말부터 당나라 때인 9세기까지 효문제가 처음 시작해서 무려 8대왕조가 완성시킨 용문석굴은  2300여개의 석굴을 파고 그 속에 불상과 법문, 탑을 새겨 놓았다는데 불상만 총 10만여 점이 넘는 엄청난 규모란다

마치 벌집같은 굴에는 저마다 불상들이 모셔져 있었는데 이 용문석굴은 효문제가 조상의 공덕을 기리기 위해 무려 80만2366명을 투입해 서기 500년부터 공사를 시작해 24년 만에 가운데 굴을 먼저 완공했고 남동, 북동은 초기 당나라에 이르러서야 공사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는데  이는 결국 궁중 정변의 원인이 됐고, 공사 책임자였던 유등이 병사하는 등 악연이 이어졌다고 한다

불상들은 손이나 목이 반 이상은 잘린 형상인데 이는 부처의 두상이나 신체의 일부분을 지니고 있으면 복이 오고 액운을 막을 수 있다는 속설이 퍼지면서 일어난 일이라고 한다

여기에다 근대 이후 도굴과 대륙을 휩쓸고 간 문화대혁명의 광풍이 우상 파괴라는 명분으로 이곳 저곳의 불상을 부셔 버렸단다.

 아픈 상처는 고스란히 남아 있어 머리가 잘리고 팔이 달아나고 귀가 떨어지고 코가 뭉개졌다.

그래서 그런지 완전한 제모습을 갖춘 불상들이 별로 없었다

용문석굴은 돈황의 막고굴 대동의 운광석굴과 함께 중국 3대 석굴에 속한다는데 그중의 가장 으뜸이 용문석굴이라고 한다

현존하는 세계최고의 불교석굴이라는 용문석굴에는 400년 동안 끈질기게 이어져 내려온 수많은 민초들의 불심이 녹아있는거 같았다

이곳은 만불동이다 이곳에는 15000여존의 불상들이 조각되어 있는데 이로인해 만불동이라 이름 지러졌으며 만불동은 당고종과 축천무후의 만수무강과 사후 극락정토의 왕생을 기원하기위해 조성 되었다고 한다

가운데가 주존 아미타불이고 양쪽으로 두제자와 두보살 두명의 천왕이 시립해 있는데 좌측은 가섭이고 우측은 아난이라고 한다

양쪽의 벽면에는 불과 4cm크기의 가부좌를 튼 불상들이 1만5천개나 조각되어 있는데 마치 바둑판처럼 치밀하다

효문제가 조상의 공덕을 기리기 위해 조성을 했다고는 하나 이롷게 하면 공덕이 기려질까?....하는 의구심이 생겼는데 당시 불교에 최고로 시주를 많이 한이가 바로 효문제였다니 그의 불심을 생각한다면 이해가 간다

이제 용문석굴의 중앙쯤에 위치한 봉선사동으로 올라간다

봉선사동으로 올라가기전 레몬님을 불러 세우고 인증샷한장 .....

이곳이 봉선사동인데 당나라 때 측천무후의 명령으로 세워졌다고 알려진다

중앙이 노사방이고 크기는 높이 17m나 된다고.... 노사방 불상은 여태후, 서태후, 장청 등과 함께 중국의 여걸 4인방 중의 하나인 측천무후가 모델이 되었다고 알려진다.

이곳에서 모두가 둘러앉아 기념샷 한장.....모두의 얼굴엔 노사방 같은 온화한 미소를 머금고 있다

풍만한 몸매에서 풍겨나오는 여유로움과 입고 있는 옷주름의 부드러운 곡선에선 뼈도 무게도 없는 듯한 고아한 멋이 느껴진다

부드럽게 다문 입술과 인자한 눈매에서는 한없는 사랑이 전해진다

금방이라도 달려가 안기고 싶은 엄마의 품속을 느끼게도 하지만 시선에 따라 부드러운 표정과 엄숙한 표정을 지으며 중생을 바라보는 야누스적인 눈빛에선 함부로 접근할수 없는 카리스마가 느껴지기도 했다

이제 용문석굴을 뒤로하고 강건너 향산사와 백거이의 묘가 있다는 향산으로 건너간다

향산사는 축천무후가 이곳의 산수를 좋아해 석루에서 용문시회를 열곤 했다고 전해지며 훗날 장개석도 이곳 2층에서 50세 생일잔치를 열어 장송별장이라고도 부른다고 한다

강 건너 향산 비파봉의 백원에는 당나라의 시인 백거이가 잠들어 있다.

일생 동안 술을 즐기며 시를 사랑하고 청빈하게 살다간 백거이는 노년을 용문에서 보냈다고 하는데 스스로를 향산거사로 칭하고 74세 때 구로당 향산구로회를 열만큼 이 곳을 사랑했다고 한다

용문석굴이 한눈에 건너다 보이는 다리위에서 일행들 한분한분 기년샷 한장씩....

옛날엔 이곳이 중국8경중의 하나였다는데 아무리 봐도 희뿌연 암반색갈과 누런 황톳물 색깔의 조화도 맞질 않는데 이곳의 산수가 뭐가좋아 영웅호걸들이 이곳 경치에 매료되었는지 이해가 안간다

반대편으로 건너가는 다리위에서  장장 1km에 걸쳐 펼쳐진 용문석굴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가까이서 바라보았던 석굴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새로움이 느껴졌다.

카메라를 든 노란이님의 모습이 이채롭다

이번 여행에서 모든 상비야과 구급약을 빠짐없이 준비해준 산들꽃님.....이사람이 있었기에 행복한 여행이 배가될수 있었다

어제 삼장법사가 인도에서 가져온 불경들을 모셔둔 대안탐을 돌아보며 삼장법사의 동상을 본적이 있었는데 이곳에서도 귀가 축 늘어진 모습이 영락없는 삼장법사다...그래서 조각상의 아래를 보니 삼장법사라 씌어 있었다....어깨에 맨짐들은 불경책이 아니겠는가?....

백거이의 묘가 있다는 향산을 오르기전 잠시 숨을 고르고 있는 일행들으리 모습을 담아봤다

향산 백원의 작은계곡.....녹초록의 덩굴잎들이 양쪽에서 우리를 환영한다고 반기는거 같았다...그 모습만봐도 마음이 싱그러워진다

돌사이로 떨어지는 작은 실폭포가 아름다워 사진에 담아보고 있다

백거이의 묘옆에 한국 백씨의 백문공묘비의 기념비가 한국 백씨 종친회에서 세워놓은 글씨를 보고는 깜짝놀라 백남석님을 불렀다

백거이 당소전백문공묘......

향산 용문교 왼쪽 산기슭에 자리잡은 백거이의 묘인 백원은 백거이가 생전하던 839년에 중풍으로 고생하면서도 향산에 왕래하며 취음선생전등의 작품활동을 하던 곳이며 846년 8월 75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하자 무덤을 조성한 곳이다.

이곳에 들어서면 나즈막한 언덕의 비탈길이 나오고 여기저기에는 정자와 기념관도 서있다.
74세때 이곳에서 향산 구로회를 열었고 75세에 이곳에서 생을 마감했다는 기록을 보면 그 이듬해에 돌아가신거 같다

경내에서 가장 높은 언덕을 돌아가면 평평한 곳에 백거이의 무덤이 있는데 직경이 10m안팎 높이 2.5m쯤 되고 밑둥에는 화강암으로 호석을 둘렀다.

백거이는 두보 이백과 함께 당대를 대표하는 3대 시인의 한사람이라며 호는 취음선생. 향산거사이며 이백이 죽은 지 10년 두보가 죽은 지 2년 후에 낙양 부근의 신정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27세 때 진사시험에 급제하여 벼슬을 지냈으나 진보적인 사상으로 그리 순탄한 관직생활은 아니었고 나이 50이 넘어서야 항주와 소주의 자사를 역임하게 되었고 이후 이곳 향산에 은거하면서 시와 술로 만년을 보냈다고 한다.

그의 시는 민중시인 사회시인 풍유시인 등으로 불릴 만큼 하층빈민의 입장에서 세상에 대한 불공평을 개탄하는 내용이 많았다고 한다

그의 풍유시는 평민들의 비참한 생활과 사회적인 모순과 갈등을 인본주의적인 견지에서 파헤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대표작으로우리가 첫쨋날 가슴 뭉클한 공연으로 보았던  당현종과 양귀비의 사랑을 그린 장한가를 비롯하여 늙은 기생의 가련한 인생을 그린 비파행. 백성들의 고통스런 고달픔을 그린 진중음등을 들 수 있다고 한다.

백거이의 진보적인 문학주장과 풍유시 창작은 당나라 시기 진보적 사실주의를 이루게 하였고 중국 시가발전을 크게 추동하였다는 기록을 보면  그의 시로 인한 영향이 대단했다는걸 알수 있으며 백거이는 일생동안 도합 2800여 수의 시를 지었는데 이 시편들은 중국 문학보물고중의 아주 소중한 유산으로 되었다고 한다

 무덤 앞에는 일주석문과 거대한 백낙천의 사적비 일본인 불교신자들이 세운 백거이의 시비들이 서 있다.

첫쨋날 장한가 공연을 보면서 너무도 가슴이 뭉클하여 오늘...

용문석굴을 거쳐오면서도나의 기대와 호기심은 백거이의 무덤에 쏠려 있었다

그만큼 백거이에 대한 호기심이 많았었고 장한가 여행기를 쓰면서 백거이에 대해 약간 다가갈수 있었고

이번 용문석굴과 백거이의 무덤에 대한 여행기를 쓰면서 이젠 어느정도 백거이에 대해 이해할수 있었다

사실 중국여행을 가기전만해도 백거이에 대한 나의 지식은 완전 제로였지만

이번 여행이 나에게 가져다준 영향은 실로 지대하다.....

무협지나 영화에서만 접했던 소림사....

인터넷에서 접할땐 이해가 잘 되지 않았던 운대산의 홍석협과 천폭협...그리고 담폭협....

첫날 둘러봤던 화청지나 진시왕릉..,..

삼장법사의 불경들이 안치되어 잇다는 대안탑 등등....

이런것들 대부분이 수박껍질같은 상식들이었는데

3개의 산행기와 또 4개의 여행기를 쓰면서

이젠 어느정도 알맹이로 영글게 됬으니까......

함께한 분들에게 정말로 고맙고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한다 꾸벅....

30일 재생기간 만료

가사 뮤비

 

[청아]

대장님의 산행후기를 보며 가보지못한 곳의 신비로움을 사진으로대신함을 감사드립니다^^ 잠도 제대로 못주무시면서 준비하신 대장님 수고많으셧읍니다~~~

[★헤이즐럿★]

공부도 잘하고 사진도 잘보았습니다~

[설주]

밤 늦게 수고하셔서 그런지 제목에 '용문석굴'을 '용문석과'라고 쓰셨네요..ㅋ 오타수정요~~ 감상 잘 했습니다..

[청미]

허!!!!?....@@@@

[힘센맨]

안가보고도 사진으로 생생하게 구경잘하고 갑니다. 정겨운 얼굴들 많네요! 건강하게 여행하신걸 감축드립니다.

[청미]

힘센맨님 얼굴 보고파유....마라톤에서 이젠 산으로도 얼굴좀 비추시옵소서~~

[윤 미키]

ㅎㅎㅎ 용문동굴, 용문산,용문교, 완전용문네 그룹에 갔는디 용문이는 어디 갔나 ??? 백거시기이랑 놀고있나~

[청미]

ㅎㅎㅎㅎ 거기에 윤...용문네는 백낙천과 유유자적하며 시를 한수절씩 주고받고 계신지도.........ㅎㅎㅎ

[레몬향72]

다시 또 가보고픈 여행이었습니다...

[오렌지]

좋은여행이었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