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쾌수 씨 댁과 할머니 댁을 구미래 선생과 답사하였다.
산나물을 조사하기 위해서였다. 늦은 밤이었지만 흔쾌히 그리고 반가이 맞아 주셨다.
요사이도 산나물이 많이 있느냐고 어른께 여쭈었더니
'우거지져야(숲이 우거져야) 되는데 그렇지 못해 야물어져서 나물이 별로 없다.'고 하셨다.
나무와 숲이 많아 우거져야 나물이 그늘에서 자라기 때문에
웃자라 연하여 좋은 나물이 되지만 그렇지 못하다는 말씀이셨다.
김옥분(갑자생, 1936년 65세) 아주머니와 박쾌수 씨 내외분이 가르쳐주신
나물의 종류는 다음과 같다.
1. 나물취
2. 갬추
3. 뚜깔추
4. 산추싹
(*이에는 창출과 백출이 있다
*12/15 할머니는 '삼채싹'이라고 하였으며,
싹은 삶아서 먹고 뜯어서 생으로 쌈을 싸서 먹기도 한다.
창출과 백출 두 종류가 있는 것이 아니라 뿌리 부분이 두 부분으로 나누어지는데,
아랫부분이 생강처럼 봉양이 생겨 이를 백출이라 하고,
줄기 바로 아래 부분을 창출이라 한다.
주로 자라는 부분은 백출이고 창출은 그렇게 자라지 않는다.
약제로 쓰인다.)
5. 삼비(삼베)나물
41. 쑥
42. 제비쑥
43. 나락내이:
들나락내이-봄에 꼬실(맛이 고소할) 때 밥 비벼먹기에 좋음,
산나락내이(10번, 등이 희고 반짝반짝함)
43. 칼속새(가을에 캐서 속새김치를 담음)
44. 궁게이
45. 진체이(마른 꽃은 손 빈 데 즉, 베인 데 지혈제로 사용. -가정 상비용
46. 버들추(도랑 섶에 나고 잡내 즉, 잡냄새가 없다. 보라꽃이 핀다)
47. 까치나물
*이하는 12월 7일 아침 8시 20분 경에
전화를 걸어 잊어버린 것이라면서 추가로 불러주신 것이다.
48. 물뚜뱅이
49. 자부람초
50. 말근깍줄
6. 깨나물
7. 밥추(생으로 먹음. 깊은 산에서 난다)
8. 홈추
9. 자부람추
10. 다너리(두 가지가 있는데, 어너리는 미나리와 흡사하다)
11. 다랫잎(나무에서 딴다)
12. 노팡구(나무에서 딴다)
13. 흰잎(나무에서 딴다)
14. 까치바늘('잡맛' 즉, 잡스런 맛이 없고, '까시바늘' 즉, 가시가 있다)
15. 가지복두리
16. 엉겅구(삶아서 국을 끓여 먹음)
17. 모매싹(먹을 게 없어서 뿌리 채 캐서 먹는 사람도 있었다)
18. 말근깍지(잔대싹과 흡사하다)
19. 이밥추
20. 쑥(물쑥, 자비(제비)쑥, 머리쑥)
*못 먹는 나물로 개뚜가리
*이하는 12월 7일 오전에 다시 알려주신 내용이다.
21. 미역추
22. 고칫대('덤불' 즉, 넝쿨식물이다)
23. 명태나물
24. 쪼바리
25, 수애추
26. 속새
27. 나새이('들나이'와 '재나이'가 있다.
재나이는 '잎사구' 즉. 잎이 볼뚜구리(볼그스름, 붉은 빛을 띠는 것) 하다.
28. 질갱이(질경이)
29. 빼기( '뿌래이' 즉, 뿌리를 캐먹기도 하고, 잎은 가루 묻혀서 쪄먹는다.)
30. 놋절나무(잔대싹과 비슷하다. 삶아먹고 생으로도 먹는다).
31. 고사리
32. 고비(제사용 나물)
*고비나물과 관련한 노래가 있다.
'고비 고비 먹었는가. 고비 고비 가는가' 하고 하는데,
제사용나물인 고비 나물을 먹고, 고비(고이, 곱게) 가는가라는 의미로
젊은 사람들이 부른다.
*홈추, 참나물, 모시대는 골안나물(허리골 안에서 나는 나물)이 아니고,
느즈배기(예천 용문사 넘어서 있는 지명)에서 난다.
33. 가지북두리(삶아 무쳐서 먹음)
34. 진체이(나물국 끓여 먹음. 꽃은 약으로 이용한다.
다쳤을 때 꽃을 발라 붙이면 피가 멎고 상처가 쉽게 아문다.)
*빠우싹 : 먹으면 피를 토하고 죽는다. 고들빼기와 비슷하다.
그래서 어른들은 혹 아이들이 잘못 캐 먹을까봐 보는 대로 뽑아 없애버린다.
먹으면 죽는 나물이라 빠우싹을 먹으면
'죽을 때 아룻묵(아랫목)에서 빠욱, 웃묵(윗목)에서 빠욱' 하면서 죽는다고
한다는 말이 있다고 한다.
*죽음과 관련해 할머니께서 가사체와 비슷한
'죽은 사람 노래'라는 노래가사를 읊어 주셨다.
'청춘은 가면 누가 붙드랴 / 이팔청춘 소년들아 /
잎은 피어 청산되고 / 꽃은 피어 화산되니 /
화산녹주 후려잡고 / 명당자리 찾아가니 /
황토 흙에 자리잡고 / 띠(떼)잔듸 벗을 삼아 누었으니 /
인간일생 춘몽이라 / 한번가면 다시 못 오느니 /
한심하고 가엾도다'
첫댓글 눈에 쏙 들어오는 '나락내이'와 '고비'^^ 어릴 때, '고비' 많이 나던 곳을 알고 있었답니다. 그 골짜기의 고비들, 통통한 몸매에 솜털 보송보송한 동그란 그 얼굴들, 아직도 그렇게, 저들끼리 나고 죽는지 궁금해지네요.
경북 예천지역 할머니들이 쓰는 말이라 경상도 나물이라 할 수 있지요. 표준말은 뭔지 확실히 모르는 것들도 많네요. 그렇지만 살아있는 말이지요.
이모 따라서 어릴적에 나물 캐러 갔었는데...32번이 햇잎(홋잎)나물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올해 알았어요.화살나무잎이 햇잎나물인줄...
화살나무거나 '회잎나무'이겠지만 시골에서 말하는 그 햇잎(혹은 흰잎, 또는 홋잎)나물은 '회잎나무'를 그렇게 발음하는 것이 맞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