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페르샤(Persia) 왕자
알라딘의 램프 / 신드밧드의 모험(나르는 양탄자) / 열려라 참깨!(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
페르샤(Persia) 왕자<한복남 곡, 허 민 노래>
별을 보고 점을 치는 페르샤 왕자 눈 감으면 찾아드는 검은 그림자
가슴에다 불을 놓고 재를 뿌리는 아라비아 공주는 꿈속의 공주 오늘 밤도 외로운 밤 별빛이 흐른다.
우리가 예전 아라비아(Arabia)라고 부르던 중동(中東)지역은 숱한 신기한 이야기들이 숨어있는 곳이다.
1954년, 손로원이 작사하고 한복남이 작곡, 허민이 노래한 ‘페르샤 왕자’가 한때 크게 유행하였다.
당시는 우리나라에서 중동지방 이야기는 너무 생소하던 시절이라 가사 내용이 너무나 신기했었는데 나는 어린 시절 이 노래를 너무나 좋아하여 언제나 흥겨움에 넘쳐 흥얼거리던 추억이 새롭다.
‘아라비안나이트(Arabian Nights)’라는 동화책도 곧 유행하게 되었는데 신기한 이야기들로 가득해서 너무나 인기가 많았다.
우리나라에서는 천일야화(千一夜話)라고 번역되었는데 보통 ‘1000일 동안의 밤 이야기’로 이해하지만 사실 ‘천 하룻밤(1001) 동안의 이야기(One Thousand and One Nights Story)’라는 뜻이다.
이 아라비안나이트는 이 지역에 전승되던 설화(說話)를 모은 것이라고 하는데 프랑스의 동방학자 앙트완(Antoine)이 소아시아를 여행하다가 마호메트 교도들 사이에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에 흥미를 느끼고 모아서 1704년 번역에 착수하여 17년에 걸쳐 체계적으로 완성하였는데 모두 12권 분량이었다고 한다. 작가 앙트완갈랑(Antoine Galland)은 이야기의 체계를 세우기 위하여 하나의 에피소드(Episode)를 써서 첫머리에 올리는데 너무나 흥미롭고 재미있다.
또, 인류학자이자 탐험가였던 영국의 리처드 버턴(Richard Francis Burton/1821~1890)이 아라비안나이트(千一夜話)를 번역한 것도 있는데 내용은 대동소이하다.
페르시아의 왕 사리아르는 왕비를 너무나 사랑했는데 어느 날 사냥을 하러 가다가 왕비가 너무 보고 싶어 일행을 그곳에 잠시 쉬게 하고 서둘러 왕궁으로 되돌아와서 침실로 가자 시종들이 기겁(氣怯)하며 숨어버린다. 의아하게 생각하며 왕이 침실로 가서 보았더니 왕비가 젊은 흑인 남성과 놀아나고 있었다. 왕은 즉시 흑인과 왕비를 죽여 버리고는 새로운 법령을 내려 매일 저녁 미인을 한 사람씩 뽑아 수청을 들게 한 후 아침이면 바로 죽여 버렸는데 3년간이나 지속(持續)이 되었다. 페르시아 전국의 딸을 가진 부모들은 공포에 떨게 되어 딸을 일찍 시집을 보내거나 국외로 도피시키는 부모도 많았다고 한다.
보다 못한 재상(宰相)의 딸이었던 세헤라자데(Sheherazade)는 아버지를 설득하여 자신이 하룻밤 수청을 들게 해달라고 하는데 동생 두냐자드를 데리고 가도록 허락받는다. 이른 저녁 왕의 수청을 든 후, 왕에게 간청한다. ‘제 동생이 제 이야기를 너무 좋아해서 데리고 왔는데 이야기를 해 주면 안될까요?’
왕이 허락하자, 커튼을 치고 바깥에 작은 침대를 가져다 놓고 동생 두냐자드를 데려오도록 한다.
그리고는 왕은 주무시라고 하고 소곤소곤 커튼 밖에 있는 동생에게 이야기를 시작하는데 이야기가 너무 재미있어 왕도 귀를 기울이게 된다. 그러다 이야기가 가장 재미있는 부분에 이르자 동녘이 훤히 밝아오는데 세헤라자데는 동생에게 이제 날이 밝았으니 자기는 곧 죽게 될 것이라며 이야기를 마치지 못하는 것을 아쉬워한다.
그때까지 이야기를 전부 귀 기울이고 듣고 있던 왕은 다음날 이야기를 마저 듣고 죽이기로 하고 왕궁으로 나가 일을 보고는 밤이 되자 왕이 먼저 동생을 불러다 이야기를 계속하라고 한다.
왕 사리아르와 세헤라자데 / 알라딘의 요술램프 / 알라딘의 모험 1,2 / 버턴 경
그렇게 하여 가지가지 이야기가 1001일 밤이나 계속되었다니 거의 3년간이나 계속된 셈이다.
마지막 1001일 밤 이야기가 끝나자 세헤라자데는 이제 더 해줄 이야기가 없다고 동생에게 돌아가라고 하며 자기는 이제 날이 밝으면 자신은 죽게 될 것이라고 한다.
그 3년 동안 세헤라쟈드는 왕자 2명을 낳는다.
하루도 빼놓지 않고 이야기를 들었던 사리아르 왕은 크게 깨닫고 왕비를 죽이는 것을 그만두고 세헤라자데를 왕비로 정식 임명하고 평생을 행복하게 살았다는 줄거리인데 다시 말하면,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줌으로 왕의 의처증(疑妻症)을 치료하였다는 의미겠다.
‘알라딘의 램프’, ‘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 ‘신드밧드의 모험’ 등, 수없이 재미있는 얘기들이 넘쳐나는데 너무나 신기한 이야기들이 많다보니 앙트완이 출판한 책 아라비안 나이트(Arabian Nights)가 나오자마자 프랑스는 물론, 전 세계 모든 나라에서 폭발적인 센세이션(Sensation)을 일으켰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