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 탓루앙 사원 세타티랫 왕 덕참파꽃
라오스인들이 숭배하는 신성한 탑은 ‘탓루앙 (That Luang)’이다. 탓루앙은 ‘위대한 불탑’이라는 뜻이며 지폐 그림이고, 국장(Emblem)으로 라오스의 상징이다. 여기 불탑에는 부처님의 가슴뼈 사리가 봉안되었고 사원은 황금색의 ‘황금 사원’이다.
이곳의 너른 광장은 국가 행사나 축제장이며, 가까이 농사팡렌(Nong Sa Phang Lenh) 공원과 국회의사당이 있다.
인도차이나반도의 라오스는 동남아시아의 유일 내륙국이다. 외세의 영향으로 시달렸지만, 라오스의 주인인 ‘라오족’은 신화를 가진 역사의 민족이다.
라오족의 고대 조상은 ‘애뢰(哀牢)’족이다, 그러니까 뢰산(牢山=애뢰산)에 ‘사일’이란 여성 어부가 있었다. 이 여성이 물속에 넣어 겉은 썩고 속은 단단한 나무인 침목(沈木)이 부딪히는 소리에 감응하여 아들 10명을 낳았다. 또 가까이 살던 부부가 10명의 딸을 낳아 짝을 맞추어 작은 나라를 이루고, 자손들이 번성하여 애뢰가 되었다.
이후 중국 한나라와 힘겨루기를 하는 등 세월이 흘렀다. ‘애뢰 사람들은 코를 뚫고 귓불을 어깨까지 늘어뜨리는데, 읍왕(邑王)들은 어깨 아래 세 치까지 더 늘어뜨린다. 땅은 기름져서 오곡과 뽕잎이 잘 된다. 물감을 들이고 무늬를 수놓는 방법을 알아서 모시 포를 짜서 무늬를 넣으니 비단과도 같았다. 오동나무 꽃의 털로 짠 포는 하얀빛이 때를 타지 않았는데, 죽은 사람을 덮었다가 뒤에 수의를 만들어 입혔다. 대나무는 마디가 길어 1장인데 복죽(濮竹)이라 했다. 운남현에는 머리가 둘인 신성한 사슴이 있는데 독초를 먹을 수 있다.’고 했다. 이 무렵 애뢰의 풍습에 대한 기록이다.
이 애뢰 시대가 지나고 ‘란쌍 왕국’ 시대가 왔다. 앙코르로 망명해 ‘크메르’ 왕가에서 성장한 ‘파응움’이 1353년 라오스를 점령하여 루앙프라방을 왕국의 수도로 정했다.
이 란쌍 왕국도 역사의 부침을 거듭하며 세타티랫 왕(Sethathirat, 1547-1571)이 집권했다. 세타티랫은 비엔티안으로 천도(AD 1563), 버마 침공 격퇴, 치앙마이에 있던 에메랄드 불상을 비엔티안으로 가져오고 1566년 탓루앙(That Luang) 사원을 건설하는 등 전성기를 이루었다.
이 사원은 축조 때 450kg의 금으로 금칠을 했는데 1828년 시암(태국)의 침입으로 파괴되었다. 1900년 무렵 프랑스가 복원을 시도했고, 1930년대에 재건되었다. 하지만 중국 흑기군이 유물과 금을 약탈하고 파괴했다. 제2차 세계대전 뒤 다시 복원했으나 순금 대신 금색칠이었다. 또 처음 탓루앙을 건설할 때의 4개 사원도 모두 소실되고 북쪽의 ‘왓탓루앙타이’(Wat That Luang Tai)만 남았으니 인간의 탐욕이 얼마나 잔혹한지를 알 수 있다.
역사를 신화라며 스스로 쪼그라드는 어리석은 세력도 있고, 남의 신을 숭배하며 조상신을 폄훼하는 후안무치의 무리도 있다. 물질이 빈부를 나누는 척도라면, 행복을 나누는 척도는 무엇이며 어디 있을까? 백성이야 죽든 말든 명품과 재산 증식의 탐욕에 찌든 세력도 있고, ‘억울하면 출세하라’고 으스대는 무리가 있는 세태에서 ‘라오스’가 참 부럽다.
라오스 사람들이 행복하고 편안한 것은 삶에 대한 탐욕,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없기 때문이리라. 몸을 비우면 움직임이 편안하고 마음을 비우면 삶이 편안하다. 여기 라오스의 덕참파는 하얀꽃이다. 이 참파꽃은 남녀노소 빈부귀천을 가리지 않고 그 천상의 향기를 나누어준다. 눈을 감으면 지금도 하얀 참파꽃 향기가 몸과 맘을 감싼다. 라오스 탓루앙 사원 세타티랫 왕 동상을 지키는 덕참파에 두 손 모은 나그네가 누리는 기쁨이고 행복이구나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