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자원 보호: 필수 자원인 물이 공정하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관리되어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물을 이용할 수 있도록 기도합시다.
WHO/UNICEF의 2025년 공동 모니터링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 4명 중 1명이 안전하게 관리된 식수를 이용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또한 보고서는 보편적인 기본 식수 및 위생 서비스를 달성하기 위해 하위 중소득 국가는 현재 진전 속도를 두 배로 늘려야 하고, 저소득 국가는 기본 식수 공급을 7배, 기본 위생시설과 위생 서비스를 18배 늘려야 한다고 전합니다.
UN대학교 물·환경·보건 연구소는 이제 세계가 물 부족이나 위기를 넘어 ‘물 파산(Water Bankruptcy)’으로 들어섰다고 진단합니다. 연구소의 2026년 보고서에 따르면, 수십억 명의 사람들이 만성적인 물 부족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약 22억 명은 여전히 안전하게 관리되는 식수를 이용하지 못하고 있으며, 35억 명은 안전하게 관리되는 위생시설을 이용하지 못하고 있고, 거의 40억 명은 매년 최소 한 달 동안 심각한 물 부족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또한 전 세계 인구의 거의 4분의 3이 물 안보가 취약하거나 심각하게 취약한 국가에 살고 있습니다.
교황 프란치스코의 2015년 회칙 『찬미받으소서』는 물 문제와 관련하여 다섯 개 항에 걸쳐 논의합니다. 교황님은 선진국과 부유 계층의 낭비와 버리는 습관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러 그러한 “지구 착취”가 한계를 넘어섰다고 진단하십니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물의 질이 악화되고 있다는 것인데, 그 피해를 가장 많이 받는 이들이 바로 가난한 사람들입니다.
물에 대한 접근권은 기본적이며 보편적인 인권입니다. 왜냐하면 물은 인간의 생존에 필수적이기 때문에 다른 인권들을 행사하는 데 전제 조건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교황님은 물을 마실 수 없는 가난한 이들에게 세상이 커다란 사회적 ‘부채’를 지고 있다고 강조하십니다. 이 부채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가난한 이들에게 깨끗한 물과 위생시설을 마련해주기 위한 재정 지원이 필요합니다.
레오 교황님도 지난 6월, UN 세계식량계획 집행이사회 연설에서 물은 식량, 의료와 함께 시장의 논리나 지정학적 이해관계에 종속될 수 없다고 강조하십니다. 적절한 식량에 대한 접근권은 모든 인간의 존엄성에 뿌리를 둔 기본적 인권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필리핀 마닐라에서 공부할 때 도시 빈민 지역을 가끔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시골 지역의 빈민들보다 더 비참하게 느껴졌던 것은 깨끗한 물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래서 많은 아이들이 피부병을 앓고 있었고, 한 주일에만 작은 동네에서 몇 명의 아이들이 질병으로 사망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바로 옆에는 필리핀에서 가장 큰 쇼핑몰 중 하나가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가까운 곳에서 아이들이 죽어가고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는데도, 사회는 아무렇지 않은 듯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은 이 사회의 무감각을 보여주는 상징처럼 느껴졌습니다.
물을 낭비하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주는 것처럼 보이지 않기 때문에 쉽게 놓치는 문제입니다. 그래서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물 문제가 교육과 문화의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그러므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노력뿐만 아니라 세계적이고 통합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물의 위기를 넘어 물의 파산으로 치닫고 있는 심각한 상황에서, 교황님께서는 수자원 보호를 위해 다 함께 기도하기를 요청하셨습니다. 내가 지금 사용하고 있는 이 물이 하느님께서 인간의 생명과 존엄을 위해 마련해주신 가장 기본적이고 보편적인 선물이라는 것을 되새기면 좋겠습니다. 물을 사용할 때마다, 바로 이 순간 전 세계 인구의 4분의 1, 약 20억 명 이상의 사람들이 물로 인해 고통받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이달의 기도 지향 안에서, 고통받는 가난한 이들을 위해 함께 기도합시다.
# 성찰 안내
- 당연하게 여기고 있었던 것들이지만, 살아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들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그것들을 주신 하느님께 감사를 드립시다.
- 바로 곁에 있지는 않지만, 어딘가에서 고통받고 있을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