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미 툴은 남편이 출장에서 돌아오면 스테이크를 굽고, 머드슬라이드 칵테일을 만든다. 또 케이크를 굽고 식탁 위 환풍기 날개에 파티 장식을 달아놓기도 한다. 언젠가 남편이 특별히 긴 출장을 다녀왔을 때는 아이들과 함께 개를 분장시켰다. 개에게 발레 드레스를 입히고, 머리에는 사슴 귀 머리띠를 씌운 뒤, 목에는 “아빠, 어서오세요!”라고 적힌 표지판을 달았다.
캘리포니아주 폴섬에 살고 있으며 주정부 예산분석가로 일하고 있는 툴(48)은 “남편이 고마워하고 또 고마워했다”며 “감정을 마구 표현했다”고 말한다.
당신은 배우자에게 당신의 애정을 보여주기 위해 특별히 노력하는가?
그래야 한다. 전문가들은 흔한 이혼 사유가 배우자에게서 인정받지 못하는 느낌이라고 말한다. 이 문제는 어느샌가 등장해 두 사람의 관계에 조용히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다. 보통 부부들은 아이 문제나 경제 문제가 관계에 압박을 가할 것이라는 점은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배우자에게 무시당하거나 당연한 존재로 여겨짐으로써 느끼는 슬픔과 분노에는 준비돼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여기 좋은 소식이 있다. 연구에 따르면 배우자에게 감사를 표현하는 것은 배우자의 기분을 좋게 해줄 뿐만 아니라 자신의 기분도 좋게 해준다.
배우자에게 자신의 관심을 표현하는 최고의 방법 중 하나는 배우자에게 일어난 좋은 일들을 최선을 다해 축하하는 것이다. 긍정적인 것을 최대한 이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라. 연구자들은 이를 ‘자본화(capitalization)’라고 부른다. 이런 행동은 힘든 시기에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는 것만큼, 혹은 그보다 더 중요하다고 한다.
연구진이 알아낸 바에 따르면 상황이 좋을 때 지지해주는 배우자를 가진 사람들은 상황이 나쁠 때에도 배우자가 힘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이 연구는 2012년 성격및사회심리학 저널에 게재됐다. 이 연구의 공동저자인 셸리 게이블 UC샌타바버라 심리학 및 뇌과학 교수는 “힘들 때 지지해 주는 사람이 있을 것이라는 인식만으로 정서적 친밀감, 신뢰, 결혼 만족도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큰 이점이 하나 더 있다. 힘든 상황에 있는 사람을 지지해 주는 것보다 좋은 일을 축하해 주는 것이 훨씬 더 쉽다. 연구에 따르면 배우자가 스트레스를 받을 때 곁에 있어주는 것이 중요하지만 여기에는 어려운 점도 있다. 배우자가 진정 필요로 하는 도움이 어떤 것인지 모른다는 것이다. 당신의 지지 때문에 배우자가 자신이 약하거나 빚을 졌다고 느낄 수도 있고 문제에 더 많이 신경쓰게 될 수도 있다. 지지하는 데 성공했다 하더라도 배우자의 기분을 보통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일 뿐 배우자가 꼭 행복해진다는 보장도 없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좋은 일은 나쁜 일보다 더 자주 일어난다”고 게이블 박사는 말한다. “기회가 더 많은 것이다.”
게이블 박사는 배우자의 좋은 소식에 대해 나올 수 있는 4가지 반응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먼저, 배우자의 좋은 소식을 무시하거나 화제를 자신에게로 돌리는 반응이다. 배우자가 당신에게 월급이 올랐다고 말할 경우 “저녁 메뉴는 뭐야?”라거나 “나한테 오늘 무슨 일이 있었는지 먼저 들어봐” 등으로 대답하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를 ‘소극적이며 파괴적인’ 반응이라고 부른다.
‘적극적이며 파괴적인’ 반응은 배우자의 기쁨을 적극적으로 깎아내리는 반응이다. “월급이 올랐다고? 그럼 훨씬 더 많이 일해야 하는 거 아니야?”라거나 “그 스트레스는 어떻게 하려고?” 등의 반응이 여기에 해당된다.
예의를 갖추면서도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이것이 ‘소극적이며 긍정적인’ 반응이다. “정말 잘 됐다, 여보. 저녁은 뭐 먹을래?” 같은 대답이다.
위 3가지 반응 모두 관계에 좋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연구에 따르면 지금, 그리고 앞으로의 결혼 생활에 도움이 될 올바른 반응은 당신의 열의를 보여주는 ‘적극적이며 건설적인’ 반응이다. 경청하는 사람이 돼라. 질문을 해라. 관심을 가지고 열의를 보여라. 당신이 배우자를 잘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왜 이 소식이 중요한지를 짚어내라.
“이번에 승진하려고 당신이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아. 멋진 리더가 될 거야. 기념으로 외식하러 가자.” 연구에 따르면 이런 종류의 반응은 두 사람 모두의 정서적 친밀감, 신뢰, 결혼 만족도를 전부 끌어올리는 긍정적 결과를 가져온다.
전문가들은 좋은 일을 축하하는 것과 더불어 매일 같이 자주 배우자에게 감사를 표현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말한다. 게이블 박사는 “관계의 생명을 지속시키기 위해 관계에 참여해야 한다”고 말한다.
나는 이 칼럼을 쓰면서 어떻게 배우자에게 애정을 표현하는지 사람들에게 물었다. 아침마다 아내에게 침대로 커피를 가져다주거나, 추운 날 아침 자동차를 따뜻하게 해 놓거나, 아내를 위해 마지막 초콜릿 조각을 남겨놓는 남편들이 있었다. 아내들은 매일 아침 남편에게 아침 식사를 차려주거나, 남편이 들을 수 있는 곳에서 친구들에게 자기 남편이 얼마나 훌륭한지 자랑한다고 말했다.
연구에 따르면 이런 작은 행동들이 관계에 강력한 효과를 발휘한다. 관계에 대한 헌신을 강화하는 것이다.
UC버클리 성격및사회조사연구소에서 관계에서의 감사를 연구하는 아미 고든 박사후 연구원은 “배우자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면 그 관계를 지키고 싶어진다”며 “자신이 좋은 것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고든 연구원은 배우자 한 쪽이 감사를 표현하면 다른 한 쪽이 더욱 감사를 느끼고 헌신하게 되는 선순환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배우자에게 감사를 표현하는 데에도 놀라운 잠재적 위험이 있다. 너무 자주 표현하면 긍정적 효과가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고든 박사는 “감사는 기대와 관련있다”며 “무언가를 더 기대할수록 덜 감사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방법에 변화를 주라고 조언한다. 어느 날은 배우자에게 모닝커피를 가져다주고, 또 다른 날에는 잠들기 전 술 한 잔을 따라주는 것이다.
사랑이 더 필요한 사람이 당신인 경우에는 어떻게 할까? 뉴욕과 플로리다주 보카레이턴에서 활동하는 결혼및가정상담사 폴 호크메이어는 “좋은 행동을 보고 싶다면 모범을 보이라”며 “당신이 받고 싶은 것의 기준을 세워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호크메이어 박사는 의식적인 느낌을 피하기 위해 매일 조그마한 친절을 베푸는 것부터 시작하라고 조언한다. 아내를 위해 침대 정리를 해라. 남편이 출장을 가기 전 여행 가방에 사랑의 메시지를 남겨라. 집에 있는 배우자에게 카드나 손편지를 보내라.
이런 노력을 30일 동안 지속하라고 호크메이어 박사는 말한다. 그때쯤이면 아마 배우자가 눈치를 채고 당신의 행동에 화답할 것이다.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대화를 해야 할 때다.
캘리포니아주 샌타바버라에서 3학년 학생들을 가르치는 레온 레반도프스키와 그의 아내 메리는 ‘감사 상자’를 만들었다. 부부는 벽난로 선반에 신발 상자를 놓고 그 옆에 메모지와 펜을 뒀다. 이들은 한 주 동안 배우자가 좋은 일을 한 것을 발견하고 감사를 느꼈을 경우 그것을 메모지에 적어 상자 안에 넣었다. “토요일 아침에 늦잠 자게 해줘서 고마워.” “당신 덕분에 정말 크게 웃었어.” “당신 머리 깎은 모습이 멋져.”
일요일 밤, 아이들이 잠자리에 들면 두 사람은 자리에 앉아 이 상자를 열고 감사 메모를 소리내어 읽는다. 가끔은 메모에 대해 설명을 덧붙이기도 하고 그날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거나 더 많은 칭찬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 메모들은 언제나 두 사람을 기분 좋게 해 준다. “우리는 매주 이 시간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