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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선 |
작가 | 이수지 |
옮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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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 비룡소 |
출판일 | 2017.07.27 |
권장연령 | 만 3-5세 |
■줄거리
한 소녀가 빙판 위에서 스케이트를 탄다. 그 소녀는 마치 이 세상에 스케이트를 타는 자신만이 존재하는 듯, 스케이트 타기에 몰두하며 다양한 동작을 선보인다. 그러다 어느 순간 스케이트를 타던 소녀는 빙판에서 넘어지고 만다. 그러자 소녀가 스케이트를 타던 빙판은 한 장의 종이였음이 드러나며, 곧 종이는 누군가에 의해 구겨지고 만다. 종이 안에서 스케이트를 타던 소녀는 다시 일어설 힘이 없다. 그 순간 한 소년이 소녀의 곁에 스케이트를 타며 나타났다. 점점 더 많은 아이들이 소녀가 스케이트를 타던 빙판에서 넘어지기도 하고 뒹굴 거리기도 하며 스케이트를 탄다. 더 이상 소녀는 혼자가 아니다.
■작품의 특징
이 그림책은 그림만으로 이루어진 글 없는 그림책이다. 따라서 독자는 그림책을 읽으며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다양하게 그림책을 감상할 수 있다.
먼저, 이 그림책은 작가가 그림을 그리는 과정을 온전히 담고 있다. 면지의 연필, 지우개 그리고 아무것도 그려져 있지 않은 깨끗한 새 종이는 그림을 그리기 전 이 재료들로 ‘도화지에 무엇을 그려 넣을까?’ 고민하는 작가의 마음으로 읽힌다. 그림책의 면지를 넘기자 소녀가 스케이트를 타며 지나온 빙판 위의 경로가 선으로 그려져 있다. 자유로운 연필 선을 따라 도화지는 어느새 스케이트를 타는 소녀의 세상으로 바뀐다. 다양한 동작을 선보일 때마다 미세하게 변하는 소녀의 표정은 모두 작가가 연필로 창조한 결과물이다. 그러다 어느 순간, 소녀는 넘어진다. 이어서 구겨져 있는 도화지 그림이 나타난다. 작가가 앞서 그린, 넘어진 소녀 그림이 마음에 들지 않아 그것을 구겼음을 표현한 것이다. 이로써 소녀가 넘어지기 전까지 그림책 장면들을 빙판의 세계로 오인하던 독자들은 구겨진 도화지 그림 이후, 그림책 장면들은 작가에 의해 만들어지고 그려지는 세계로 구분하게 된다. 또한 뒷면지에 담긴 여러 장의 겹쳐진 도화지 그림, 짧아진 연필과 지우개 그림은 그림책 장면들 모두 작가의 창작 과정임을 다시 한 번 되새기게 해준다.
다음으로, 이 그림책은 우리 삶의 여정에서 만나는 좌절과 극복 그리고 회복을 통한 성장 과정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우리는 태어나서부터 내가 하고 싶은 것, 내가 잘하는 것과 같이 ‘나’에게 집중하는 시기를 거친다. 이 세상은 완벽하게 나를 중심으로, 나를 위해 존재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처음 실패를 맛보는 순간, ‘나’는 좌절한다. 완벽했던 ‘나’의 세상은 순간 보잘 것 없는 종이조각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실패했다고 나의 인생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실패하는 순간 나의 주변사람의 도움으로 내가 다시 일어설 힘이 생기기도 하고, 나의 실패가 나만이 겪는 엄청난 일이 아니라, 사실은 다른 사람도 자주 겪기도 하는 일상적인 일임을 깨닫기도 한다. 즉, 주변 사람에 의해서 조금 더 편안한 마음을 가지고 주변 세계를 돌아볼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우리의 삶에 대해 작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소년이 넘어진 소녀의 곁으로 찾아왔을 때 소녀는 소년을 보고서도 전혀 일어설 의지가 없는 몸짓을 보이며 무표정을 지어 보였지만, 이후 다른 어린이들이 스케이트 타는 모습을 웃으며 지켜보기도 하고 다른 어린이들과 어울려 놀기도 하는 모습에서 소녀가 이전보다 마음이 편해졌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소녀가 홀로 스케이트를 타는 장면에서는 빙판만이 배경으로 표현된 반면 소녀가 어린이들과 함께 놀이하는 장면의 배경에는 빙판을 넘어서서 주변 나무와 풀, 그리고 스케이트를 타는 어린이 이외의 사람들, 예를 들면 가족의 손을 잡고 집으로 향하는 사람들, 스케이트를 두고 싸우는 어린이 등이 포함되어 있다. 소녀는 이제 더 넓은 세상에서 더 많은 사람들과 다양한 경험을 하며 세상을 살아가게 될 것이다.
■교육적 판단 및 제안
첫째, 그림텍스트로 이야기를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게 해준다.
이 그림책은 글 텍스트 없이 구성된 글 없는 그림책이기 때문에 독자 개인이 그림책을 감상하며 느끼는 바에 의하여, 혹은 떠오르는 생각에 의하여 자유롭게 이야기를 구성할 수 있다. 자유로운 이야기 구성을 통하여 유아는 똑같은 그림책을 보고도 자신만의 이야기를 마음 속 하나씩 간직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둘째, 재료 활용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탈피하게 해준다.
흔히 그림을 그릴 때 연필은 밑그림을 그리는 용도, 혹은 재료가 없을 때 활용하는 것으로 단순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작가는 연필과 지우개만으로도 멋진 그림을 그릴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굵거나 가늘게, 진하거나 옅게 연필 선을 자유롭게 구사하여 스케이트를 타며 이동하는 아이의 움직임을 생동감 있게 표현하였다. 또한 회색으로 옅게 채색한 후 지우개로 곳곳을 지움으로써 지우개가 지나간 선과 면이 그림책 속 한 장면을 연출할 수 있음도 보여준다. 이처럼 작가는 연필과 지우개를 다양하게 사용함으로써 재료의 일률적인 사용방법에서 탈피하고자 하였다.
셋째, 일상의 경험을 바탕으로 상상하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게 해준다.
작가는 어렸을 때 집 근처의 큰 논이 겨울이 되면 꽁꽁 얼어 아이들의 스케이트장이 되곤 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그림책을 구성하였다고 밝히고 있다. 작가에게는 스케이트 날이 지나가며 남긴 선은 하얀 도화지에 그려지는 선처럼 생각되었고 이로써 자연스럽게 한편의 그림이 떠올랐다고 한다. 작가는 자신의 영감의 원천을 드러내고자 그림책 표지의 오른쪽 부분은 얼음처럼 매끄러운 질감으로, 왼쪽 부분은 스케치북 특유의 질감으로 구성하였다. 이렇게 개인의 일상적 경험과 그림책의 연계는 유아로 하여금 일상 경험에 기초하여 상상해보는 기회를 제공한다.
* “선의 느낌대로 몸 움직이기” 신체활동
선의 세기, 방향 등 그림책 속에 표현된 선을 보고 느낀 바를 신체를 통해 표현하기를 해본다. 유아는 이러한 활동을 통해 신체 동작 요소인 힘의 강약, 방향성 등을 경험할 수 있다.
* 선 그림 그리기
다양한 선을 활용하여 그림 그리기
■참고
*작가: 이수지
이수지는 1974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에서 서양화를 공부한 이후 한국과 영국 런던 캠버 웰 예술대학에서 북아트 석사과정을 거치며, 세계 여러 나라에서 그림책을 펴냈다. '토끼들의 복수 La revanche des lapons'로 2003 스위스의 가장 아름다운 책상을 수상했고, 볼로냐 국제 어린이도서전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에 선정되었다. '파도야 놀자'는 2008 뉴욕 타임스 우수 그림책으로 선정되었고, 미국 일러스트레이터 협회 올해의 원화전 금메달을 받았다.
참고: http://www.kyobobook.co.kr/author/info/AuthorInfo.laf?authorid=1000623501
*책 정보 및 소개글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2723443
* 이수지 작가의 그림책
「동물원」 이수지, 비룡소, 2004
「움직이는 ㄱㄴㄷ」 이수지, 길벗어린이, 2006
「검은 새」 이수지, 길벗어린이, 2007
「나의 명원 화실」 이수지, 비룡소, 2008
「거울 속으로」 이수지, 비룡소, 2009
「파도야 놀자」 이수지, 비룡소, 2009
「그림자놀이」 이수지, 비룡소, 2010
「토끼들의 밤」 이수지, 책읽는 곰, 2013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Alice in Woderland」 이수지, 비룡소, 2015
「이렇게 멋진 날」 이수지, 비룡소, 2017
* 연필을 재료로 표현된 그림책
「압둘 가사지의 정원」 크리스 반 알스버그, 이상희, 베틀북, 2002
「프로버디티!」 크리스 반 알스버그, 홍연미, 달리, 2008
「어느 개 이야기」 가브리엘 벵상, 별천지, 2009
「뒷집 준범이」 이혜란, 보림, 2011
「로켓보이」 조아라, 한솔수북, 2011
「태풍이 온다」 미야코시 아키코, 송진아, 베틀북, 2012
「혼자 집 보는 날」 모리 요코, 김영주, 북스토리아이. 2014
「집으로 가는 길」 미야코시 아키코, 비룡소, 2016
「그림자는 따라쟁이」 미야코시 아키코, 고향옥, 비룡소, 2016
「아빠가 그려준 코끼리」 양미주, 북극곰,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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