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환우 및 환우보호자분들 어느덧 추운 겨울이 가고 이제 봄이 오려나 봅니다.
저희는 오늘로써 이식 후 1,412일이 되었네요. 까마득한 시간이었지만 그래도 잘 견뎌와 준 저희 아빠가 장하고,
아빠가 생을 이어 갈 수 있었던 것은 모두 공여자분의 기증으로 인한 것이라 늘 감사한 마음으로 하루하루 소중히 지내고 있습니다.
저희 아빠는 23년 8월 7일 골수검사 후 9월에 결과를 보았을 때 WT1 수치가 최고조를 찍으며 교수님께서 11월 13일 3개월 만에 골수검사를 받게 하셨고 12월 11일 결과를 보았어요. 아빠 개인적으로는 피말리는 시간이었지만 여지껏 검사를 하면서 한번은 높고 한번은 수치가 뚝 떨어졌기에 안심하자고 하면서도 저도 아빠가 이식 후 WT1수치가 제일 높아서 걱정이 되긴 했습니다.
결과는 다행히 정상범위보다 살짝 높은 수치였고, 교수님께서는 2024년 5월에 이식 4주년 검사를 시행하자고 하셨습니다.
저는 교수님께 여쭤보았죠. "교수님 WT1수치가 안정적이지 못한 것은 아직도 공여자의 세포와 싸우기 있기 때문일까요? 왜 저희 아빠는 수치가 롤러코스터를 타죠?ㅠ" 교수님께서는 "수치가 안정적이지 못한 것은 공여자의 세포와 싸우고 있기 때문일수도 있고, 아버님 수치가 롤러코스터는 아니예요. 어떤분들은 WT1수치가 500까지 올라가는 분들도 계셔" 교수님 답변이 끝나는 순간 "아.." 짧은 탄식과 함께 조용히 나왔습니다. 하.하
호흡기내과도 12월에 같이 보았는데, 아빠가 흡입기를 처음 처방받은것은 2가지 타입인데 교수님께서 1가지 타입으로 바꾼 뒤 본인이 느끼기에 좀 답답함을 호소하셔서 폐기능 검사도 그 다음주에 시행하여 확인해 본 결과 폐기능은 여전히 50% 초반대를 유지하고 계셨고, 흡입기는 처음 처방해준신대로 다시 처방을 해주셨어요.
감염내과는 이제 별도의 진료없이 지내고 계십니다.
안구건조증과 피부발진은 아직도 있는 상태이며, 다른 특별한 증상은 없고 현재 혈액암과 관련 된 약은 드시는 건 없습니다.
단지, 23년 10월부터 감기를 한번 걸리시고 나셔서 기침이 끊이질 않아 동네 이비인후과에서 약을 계속 처방받아 드시고 계시고,
좋아졌다가 또 기침을 하시는 패턴이 지금 계속 보이셔서 관찰중에 있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제가 정말 환자분들께 꼭 드리고 싶은 말씀입니다.
지금 기침이 지속적인 패턴을 보이는 이유 중 제일 큰것은 환자 본인이 이제 아픈것을 점점 망각하고 건강해졌다고 자신하는 것 입니다! 제 글을 읽으신 분들은 다 아실겁니다. 제가 얼마나 유별을 떨었었는지를요...
어제도 아침에 아빠한테 한마디 하고 출근을 했어요. "아빠가 지금 20대인줄 아느냐, 내 나이가 40인데도 옷을 두껍게 입고 나가는데 지금 봄이 왔다고 그렇게 옷을 얇게 입고 다니면 어떻게? 감기를 한번 앓을 때마다 폐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고 분명히 말했음에도 왜 조심을 하고 다니지 않아? 본인이 본인 몸에 더 귀기울이고 관리를 해야지 어떻게 매번 잔소리를 하게 만드냐고!!!"
진짜 그렇습니다. 어떻게 고친 병인데 정말 욕심같지만 여기까지 온 이상 남들 사는 만큼 100세는 바라지 않지만 80세까지는 살다가 가셨으면 하는게 제 마음이예요. 매번 힘든일이 있을 때마다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데 절대 포기 못합니다. 못데려갑니다."라고 제 스스로 기도하며 지켜왔거든요.
병이 생긴 이상 포기해야 하는 것들도 분명히 많이 있습니다. 그래도 이렇게만이라도 건강을 찾은 것에 저는 정말 감사하거든요.
그래서 아빠가 경각심을 점점 잃지말고 그걸 축대 삼아 잘 지켜내며 남은 여생 진짜 힘들지 않게 불편하지 않게 사셨으면 좋겠어요.
지금 진단을 받으신분들, 이식을 앞두고 계신 분들, 이식 후 저희처럼 경과를 지켜보고 계신분들 모두 처음 그 마음 잃지 마시고,
점점 더 이 카페에 가끔이라도 저 처럼 지내다 보면 이런 날이 반드시 온다는 희망을 주시는 분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봄이라는데 바깥날씨는 바람도 심하고 미세먼지도 심하네요. 마스크착용 잘 하시고 개인위생도 더 신경쓰셔서 봄이라고 따뜻하다고 절대 방심하시지 마시고 모두들 잘 지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언젠가... 반드시.... 저희 처럼 좋은날이 옵니다. 그러니 희망 잃지 마시고 힘 내시길 바랍니다. 화이팅!! :D
첫댓글 휴....요즘 제 맘이 그렇습니다.
감사하면서도 불안하고...행복했다 급 우울해지기도 하고...
딸아인 아무 이상 없다는데 제 마음은 안그래요. 이런 제 불안한 마음을 표현하면 결국 서로 상처를 주게 되고...
그럼 대화가 단절되고....
아하...그렇게 살아야되는 모양이구나 싶으면서도 섭섭하고...
그러다 또 안스럽기도 하고..
환자 본인이 느끼는 불안감은 더 클꺼예요. 저는 불안감은 없어요. 재발이라는 꼬리표는 염두하지만 꼭 굳이 될 것 같은 끔찍한 상상은 하기 싫거든요. 단지 병을 진단 받은 이상 몸을 더 귀하게 여겨야 하는데 자꾸 다른 길로 빠져가니 속상할 따름입니다. 따님분이 잘 지내고 계시니 다행입니다. 바람이 오늘도 많이 부네요. 아버님도 건강 잘 챙기시길 바랍니다. ^^
걱정 많이 하셨겠네요.
저희도 한번 이 수치가 튀어 엄청 불안했던 적이 있어서 그 맘이 이해되요.
교수님은 오르내리락 한다 하셨지만 흔히들 재발징후라고 말하는 WT1 이나 MDR 수치 관련글이나 논문을 찾아읽어보니 무의미하다고 말 할 수는 없더라구요.
다행이 다음번 검사때 정상범위로 떨어졌지만 몹시 불안했었죠
WT1 유전자는 백혈병에서 발현되는 특이 유전자고 이식 후에도 잔존할 수 있는 미세잔존암이 증가할 때 올라가기도 하는데
다만 이것을 안다고해서 재발을 막을 수는 없고 이식 초기라면 림프구 주입술등으로 선제조치는 해 볼 수 있기때문에 모니터링을 한다고 하네요.
아시다시피 정상인도 하루에 수천개의 암세포가 생기지만 암 환자가 되지않는 이유는, 인체면역시스템이 작동하기 때문인데요, 대표적으로 백혈구안에 존재하는 림프구(B, T, NK세포)가 그들입니다.
특히 NK세포등이 활성화되려면 부교감신경이 올라가도록 해주면 좋다고 합니다.
부교감이 우세할때 분비되는 호르몬의 영향이 바로 림프구수를 증가시키기 때문이죠.
관련 링크 달아둘께요.
https://newromi.tistory.com/23
ㅎㅎ 감사합니다:D 한번 더 기회가 주어졌으니
더 값지게 지내야죠.. 어느정도 긴장감을 가지고 인지하고 지내는 것도 필요한 것 같아요. 다음달 딱 4주년 검사인데 또 두근되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