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신혼여행에서 돌아 올 때에 신랑과 신부가 친정과 시댁중 어디로 먼저 가야 할까요? 이 문제로 옥신각신하는 예가 많습니다.
답) 친정으로 먼저 가면 "이제 우리집 사람인데 왜 친정부터 가느냐?"고 시댁에서 괘씸하다고 말하고, 시댁으로 먼저 가면 "평생 살 것인데 친정좀 다녀가면 안되는냐?"고 친정에서 서운해 합니다. 古禮대로 親迎禮를 하면 신랑집에서 禮를 올리니까 문제가 없고, 전통관습대로 하면 신부집에서 禮를 올리고 첫날밤을 차린 뒤에 시댁으로 오는 于禮를 하니까 그 절차가 확실한데 신식혼례에는 신랑댁이나 신부댁이 아닌 어중간한 예식장에서 혼인예식을 하고 첫날밤을 치르기 전에 신혼여행(첫날밤)을 떠나니까 문제가 생기는 것입니다. 첫째 분명히 말해서 혼인예식이란 궁극적으로 첫날밤, 즉 合宮이라고 해서 男女가 몸을 합치기 위한 절차입니다. 따라서 첫날 밤을 차리는 격인 신혼여행은 우리 전통관습에 의할 때 신부댁에서의 절차적 행사라 할 것입니다.
둘째는 남녀가 합치는 첫날밤은 여자에게 있어서 중대한 변혁적 행사이므로 그 후에 같은 여성이며 閨房의 禮를 가르친 어머니와의 대화가 절실한 것이니 그 기회가 있어야 합니다.
셋째는 아무리 혼수를 미리 시댁으로 보냈다 하더라도 비밀스럽고 자질구레한 신변잡품들은 신부가 직접 가지고 가야 할 것이기 때문에 친정에 있을 것입니다.
넷째, 딸을 마지막 보내고 생소한 시댁에 보내면서 아무리 예물을 보냈다고 하더라도 어떻게 그냥 빈손으로 보낼 수 있겠습니까?
이상과 같은 연유로 해서 신혼여행에서 돌아오는 신랑과 신부는 신부댁으로 가서 한밤을 지낸 뒤에 시댁으로 들어가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한국 전례원 예절 100문 100답에서 옮겨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