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천덕신부와 예수원, 그리고 한국교회
김현진 목사(태안 사귐의 공동체)
1965년 대천덕(R. A. Torre) 신부 부부에 의해 설립된 예수원 공동체는 설립 50주년을 맞았다. 나는 1983년 예수원에서 대천덕신부와 함께 공동체로 살면서 그 삶을 현장에서 경험하였다. 50주년을 기념하여 한국교회에 던져 준 예수원의 의미를 되새겨보고자 한다.
성령의 코이노니아 신학
나는 예수원에서 노동하며 공동체 생활을 직접 경험하면서 공동체란 공상적 사회주의자들이 주장하는 비현실적인 삶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자신의 몸을 바쳐 우리로 하여금 한 몸이 되게 하셨던 교회’ 바로 ‘그리스도의 공동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예수원 공동체를 통해 성경이 말하는 그리스도의 공동체가 의문(儀文), 즉 상투적인 단어가 아니라 실제적인 의미로 다가왔다. 그 진정한 뜻을 그의 공동체 삶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대천덕 신부가 한국 교회에 준 귀중한 선물은 ‘코이노니아 신학’이다. 신학적으로 교회의 본질은 ‘성도의 교제’(communio sanctorum) 즉 그리스도인들이 교제하는 공동체다. 여기서 교회의 핵심을 나타내는 말은 ‘코이노니아’(교제, 사귐, 나눔)이다. 그의 성령론은 신자들이 중생과 함께 성령세례를 받아야 하며 방언, 예언, 신유와 같은 성령의 은사와 능력을 받아야 할 필요성을 역설함과 동시에 성령의 열매 맺는 삶을 강조한다. 종래 한국 교회의 성령론이 체험에 치중하는 ‘개인적 성령론’이었다면, 그의 성령론은 그리스도의 몸 안에서 지체를 세워 가는 ‘공동체적 성령론’이다.
그는 오순절 성령 운동의 능력과 함께 ‘코이노니아’를 강조한다. 성령 세례, 성령의 능력이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성령의 역사는 하나님과 인간의 수직적인 교제와 인간과 인간의 수평적인 교제를 의미하는 코이노니아임을 말한다. 코이노니아가 교회의 공동체 됨의 기본이다. 그는 한국에서 성령의 코이노니아 신학을 소개한 최초의 신학자이다. 신약 교회는 성령이 오셔서 이루어진 성령 공동체이며 그 원리는 코이노니아다.
대천덕 신부의 코이노니아 신학에 그의 모든 사상이 용해되어 있다. 코이노니아에는 수직적, 수평적, 대 사회적 코이노니아가 있다. 수직적 코이노니아는 성령 세례를 통해 하나님과 하나되는 성령의 능력을 체험하는 것이다. 수평적 코이노니아는 지체들 간의 영적·정신적·물질적 교제를 통해 실제적인 공동체 삶을 사는 것이다. 대 사회적 코이노니아는 교회 주위의 고통 당하는 이웃과 함께 하는 삶이다. 희년의 신학과 토지법, 해비타트 운동을 포함한다. 예수님이 제자 훈련의 핵심 지침으로 준 산상수훈은 ‘철저한 제자도’(radical discipleship)가 내용이며 이를 이루는 삶의 방식이 초대 교회의 공동체 삶이다. 공동체 생활 방식은 세속의 사고로는 결코 이해할 수 없는 삶이다. 그것은 이 땅에서 하나님 나라를 이루는 방식이다.
공동체적 교회 갱신의 진원 ‘예수원’
대천덕 신부는 고향 중국 산동성 제남 근처 예수 가정(Jesus Family)이라는 공동체에서 큰 영향을 받았다. 그리고 평양에서 고등학교 시절 주한 외국인 선교사들의 교제하는 삶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 그러나 가장 깊은 영향은 사도행전 2장과 4장에 나오는 초대 교회 공동체 생활이었다. 그는 공동체 생활은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살아야 할 삶이라고 말했다. 공동체 형태는 공동 생활, 도시 공동체, 공동체 교회, 셀 교회 등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다. 그의 실제적인 코이노니아가 이뤄지는 공동체로서 교회에 대한 가르침과 삶은 한국 교회가 공동체로 회복하는데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공동체 혹은 공동체 교회를 실천하려는 목회자와 교회들에게 예수원은 공동체의 진원지 역할을 해 왔다.
그의 모든 가르침과 사상은 ‘코이노니아 신학’에 귀결된다. 만약 그가 성령론이나 희년 문제를 학자나 신학교 교수로서 거론했다면 다른 학자들과 별반 다름이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신학을 예수원이라는 작은 공동체를 설립, 직접 삶으로서 코이노니아를 생활에서 실천했기에 위대한 것이다. 그러나 예수원에서 공동체 생활은 그에게 십자가이기도 했다. “성령과 토지에 대한 강의는 재미있지만, 공동체 생활은 자신이 희생하고 죽지 않고선 될 수 없는 삶이다”고 술회하였다. 공동체는 그가 육화(肉化)되고 성령의 능력을 검증 받으며, 성령의 열매를 맺는 장이고 그리스도의 인격으로 빚어지는 고난의 틀이었다.
한국 교회를 섬긴 그리스도의 모습
대천덕 신부는 한국에서 가장 오래 사역한 선교사였다. 비결은 공동체로 사역했기 때문이다. 그는 갔지만 공동체 식구는 남아 계속 사역하고 있다. 그는 우리에게 공동체 선교의 모범을 보여주었다. 우리는 살아 있고 만질 수 있는 그리스도의 몸을 보기 위해 예수원 공동체로 간다. 그의 삶을 보며 한 교회나 단체의 생명이 조직이나 건물에 있는 게 아니라 예수를 닮은 사람이 있느냐가 가장 중요한 관건임을 새삼 깨닫게 된다. 그의 삶은 우리를 섬기기 위해 오신 그리스도의 삶을 보여주었다. 그는 우리 곁을 떠났지만, 아직도 그의 분신인 예수원을 통해 말하고 있다.
“당신도 이와 같이 사십시오.”
첫댓글 예수원 홈페이지에서 자료를 가져왔습니다.
좋습니다
바알의 토지법이 잡고 있는 자본주의를 해결하는 유일한 대안은 성경의 토지법을 적용하는 것이라 확신합니다. 정책 집행자들이 성경적 토지법을 잘 알아서 적용하지는 않았습니다만 홍콩과 대만, 싱가폴이 성경적 토지법을 적용하여 위기에서 벗어난 확실한 사례가 있습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일종의 수도원 입니다.
예수원은 기독교 생활 공동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