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이성적 인간, 쉽게 말하면 미친놈
좀 폼나게 말하면 '철학자'라는 뜻이다.
이번에 쓰는 책의 머리말에서 나는 사르트르의 출구없는 방이야기를 했다.
우연하게도 이 영화에서도 사르트르의 출구없는 방(지옥은 타인이다)은 중요한 모티브로 나온다.
한나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이나 칸트에 대해서 지나가듯이 툭툭 던지지만
나름대로 영화의 맛을 배가시키는 부분이다.
끝이 너무 허전하다....... 영화에 너무 집중했기 때문일까 ?
아무튼 재미있는 영화다.
칸트는 말했다. 인간 이성은 거부할 수도
답할 수도 없는 문제로 괴로워할 운명이라고......... <이레셔널 맨> 中
< 이레셔널 맨>은 우디 앨런의 세계관을 날 것 그대로 담은 영화!
“제가 만든 그 어떤 것도 철학적으로 독창적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제 영화는 단순히 제가 읽은 철학자들이 만든 결과물일 뿐입니다. 저는 제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 우울한 현실들에 흥미가 있어요. 그런 우울한 현실들은 저보다 모든 면에서 훨씬 뛰어난 많은 예술가들과 사상가들을 사로잡아왔죠. 하지만 저는 그 우울한 현실들을 저만의 방식으로 다루려고 합니다.”
우디 앨런의 철학에 대한 이른 관심은 그가 십대일 때, 잉그마르 베르히만의 영화들을 보면서 형성되었다. 당시 잉그마르 베르히만이 심취하고 신봉했던 니체나 키에르케고르 같은 철학자들에 대한 책을 읽어본 적 없었지만 영화를 통해 접하는 순간 깊이 매료될 수 밖에 없었다. 우디 앨런은 잉그마르 베르히만의 영화와 그의 영화들이 던지는 질문들과 다루는 문제들에 주목했다. 그리고 그 후 수년간, 꽤 많은 양의 독서로 철학을 알게 되었고, 베르히만이 영향 받은 사람들과 그가 희곡으로 만든 생각들이 무엇이었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철학자들의 생각을 읽으면서 그들을 비교하고, 해결할 수 없는 명제들에 대해 상반되는 접근, 서로 도전하고 반증하는 것들을 즐기기 시작했다.
믿고 보는 ‘우디 앨런 사단’ 총출동
<블루 재스민> <미드나잇 인 파리> <로마 위드 러브>등 우디 앨런 사단이 <이레셔널 맨>을 위해 또 한번 모였다. 우디 앨런의 1994년 작 <브로드웨이를 쏴라> 이후 지금까지 제작을 함께 해온 레티 아론슨. 그녀는 영화뿐만 아니라 TV 영화, 우디 앨런의 영화 <브로드웨이를 쏴라>를 브로드웨이 뮤지컬 제작하는 등 수없이 많은 콜라보레이션을 우디 앨런과 함께 하고 있다. 봉준호 감독 <옥자> 촬영을 맡게 되면서 국내에서 좀 더 친숙해진 다리우스 콘지가 이번에도 카메라를 잡았다. 뛰어난 색감과 명암 대비를 이용해 영상의 질감을 살려내는 섬세한 촬영으로 많은 감독들에게 러브콜을 받고 있는 다리우스 콘지는 <애니씽 엘스>를 시작으로 <매직 인 더 문라이트> <로마 위드 러브> <미드나잇 인 파리> 그리고 <이레셔널 맨>까지 계속해서 우디 앨런과 작업해왔다. 다리우스 콘지는 데이빗 핀처 <세븐>, 미카엘 하네케 <아무르>, 왕가위 <마이 블루베리 나이츠>, 장 피에르 주네 <에어리언4> <잃어버린 아이들의 도시> <델리카트슨 사람들> 등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명감독들의 작품을 함께했다. 다양한 장르를 통해 폭넓은 스펙트럼을 선보이는 다리우스 콘지의 아름다운 영상을 <이레셔널 맨>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블루 재스민>의 또다른 캐릭터라고도 할 수 있는 ‘재스민’의 의상, 의상만으로 캐릭터의 모든 것을 보여줄 수 있던 것은 수지 벤징어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레셔널 맨>의 의상도 책임진 수지 벤징어는 우디 앨런의 작품만 여섯 번째로 브로드웨이 무대의상 경력도 화려한 유명한 의상 디자이너. 우디 앨런 감독의 새로운 뮤즈 엠마 스톤만의 ‘질 폴라드’의 매력을 그녀가 디자인한 의상을 보는 것만으로 느낄 수 있다.
<이레셔널 맨>을 통해 보는 와이드스크린의 미학
대부분 사람들이 서부 영화나 전쟁 영화에 어울린다고 하는 와이드스크린을 우디 앨런 감독은 작은 이야기들을 표현하는 것으로 백분 활용한다. 감독은 <미드나잇 인 파리>나 <매직 인 더 문라이트> 같은 그의 최근 작품들에서 활용했던 로맨틱한 시각적 스타일과 달리 <이레셔널 맨>에서는 좀 더 사실적인 것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이레셔널 맨>은 와이드스크린을 통해 넓은 화면에 깊이를 부여하고 시각적 볼거리와 스토리텔링을 결합하면서 고전적인 내러티브를 보다 심화시킨다. 이번 영화는 파리, 로마, 뉴욕과 달리 대중들에게 상징적인 이미지가 고정되어 있지 않은 ‘로드 아일랜드’를 배경으로 한다. 와이드스크린은 아름다운 해변가와 고풍스런 분위기가 공존하는 ‘로드 아일랜드’를 수평적인 공간감으로 그려내며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 사건의 서스펜스를 한층 배가시킨다.
첫댓글 우디 앨런의 영화는 항상 볼만하죠. 늘 비슷한 얘기를 동어반복적으로 하는것 같지만 문화적, 심리적 자양분이 풍부한 재담꾼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시간가는줄 모르는 재미가 있는것 같습니다.
우디 앨런의 영화를 특별히 좋아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우연하게도 감명을 주었던 영화에는 앨런의 이름이 많이 들어가 있네요.
심리적 자양분........ 멋진 표현입니다. 적절하고.....
저도 이 영화 무척 인상깊게 보았습니다. 우디 앨런 작품은 매년 보게 되는데요, 어떤 작품은 놀라울 정도로 신선하고, 또 때때로 어떤 작품은 실망스럽기도 했습니다. 올해는 사실 <카페 소사이어티>를 잔뜩 기대하고 있던 터라 <이레셔널맨>은 주목하고 있지 않았어요. 근데 이 영화도 우디 앨런 특유의 블랙유머와 일상의 소동이 빚어내는 애피소드들로 잘 짜여진 작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죄가 설립되기 이전의 '살인' 행위에 대한 접근을 공리주의적 효용 극대화 관점에서 풀어가는 방식이 매우 독특했습니다. 싸르트르, 키에르케고르 등 실존주의 철학을 끌어들이는 방식도 특이했구요. 다리우스 콘지의 촬영도 돋보이네요.
카페 소사이어티, 치부책에다 적어놓고 기다릴게요.
그 영화도 의미깊은 메시지를 전해줄 듯 하네요
우디 앨런이 잉그마르 베르히만 감독에 영향을 받았는지는 가을아침님 글을 읽고 처음 알았습니다. 두 감독의 작품 세계가 너무나 달라서 조금도 생각을 못하고 있었습니다. 이참에 두 감독의 관계를 다시한번 살펴 봐야겠어요. 흥미로운 지점이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우디 앨런, 리냐리투, 미하엘 하네케, 마틴 스콜세즈 등 여러 거장들이 출연한 <베리만 통과하기>를 꼭 보아야겠네요!! 가을아침님 좋은 글 고맙습니다^^
음, 저도 처음 알았네요...
살펴 봐야겠어요
뷰어님의 눈은 역시 명민하네요
이번 출간하시는 새책에도 싸르트르의 <출구없는 방>을 언급하셨군요. 어떤 내용일지 정말 기대가 됩니다.
저는 싸르트르 <출구없는 방>의 그 유명한 구절을 보면 신영복선생님의 <감옥으로부터 사색>이 떠오릅니다.
yepp....... 머리글
서로에게 기여하지 못하고 단자화되어가는
도시의 건축공간(방)과 이동공간(길)을
사르트르의 출구없는 방과
카프카의 끝이 없는 길(성)로 비교한 글이예요
관심 고마워요.
출간되자마자 바로 보내드릴께요
@가을아침 역시 가을아침님 멋지십니다!!~ 싸르트르 닫힌 방과 카프카의 미로를 연결하시다니...그래서 박상륭도 좋아하시는군요...흥미롭습니다. 얼른 책이 출판되었으면 좋겠네요. 감사합니다^^
@pure
옙, 고맙습니다. 별건 아닌데....
내 서재에서 박상륭은 늘 특별대접을 받지요
@가을아침 우와!! 박상륭 작가가 알면 뿌뚯하시겠어요. 저는 <죽음의 한 연구>와 <평심>만 읽어보았습니다. 비교적 최근 작품인 <아겔다마>는 좀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