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산악회 6월 정기산행
언 제 : 2013년 06월16일
누구와 : KT 산악회 회원과
어디로 : 오봉산(779 m)
지난주 화요일(4일) 오전 정종백 자문위원님의 전화다. 제수씨 이번 산행 참석하는지? 산행한지 오래라 몸 풀기 위하여 이번에는 동행하기로 했다며 산세가 바위가 있는 산이라고 말씀 드리고 와이프가 참석하면 형수님도 이번 산행에 같이 오실 뜻을 비추셨다. 그리고 저녁에 집에 들어가 와이프 왈 내일(5일) 퇴근하고 어머님 모시러 시골에 가잖다. 결국은 정기산행에 와이프는 참석을 못하게 되고 혼자만의 산행을 해야 되는 입장으로 바뀌며 바위산이라고 했으니 형수님은 안 오시겠지 하다가 전날(15일) 명지산 산행하며 전화를 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산행에다 뒤풀이에다 결국은 못하고 다음날 아침 전철에서 내려 버스 탑승장소로 가는데 맞은편에서 두 분이 나란히 걸어오시는걸 보고 가슴이 철렁……
봉우리가 다섯 개로 이루어졌다고 하여 오봉산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산은 전국에서도 여럿 있다. 남쪽에는 함양의 오봉, 평창의 오봉, 임실의 오봉, 보성의 오봉 그리고 도봉산의 오봉(?)등이 있으며 북쪽에는 강원 통천의 오봉, 평북 강계의 오봉, 함남 고원의 오봉, 함북 회령의 오봉 등이 있으며 북한지역에 있는 산은 천고지가 넘는 산인반면 남쪽의 산들은 천고지 이하로서 아기자기한 바위산으로 이루어 져있다. 그 중에서 우리산악회에서 이번에 산행 할 산은 춘천시 북산면과 화천군 간동면 사이 소양 댐 옆에 있는 산이며, 배후령 방면부터 시작되어 동쪽으로 1봉(나한봉), 2봉(관음봉), 3봉(문수봉), 4봉(보현봉), 5봉(정상, 비로봉)으로 이루어 졌으며 소양호에서 바로 산행이 가능하므로 들머리와 날머리를 선착장으로 이용이 가능하다. 산행코스는 여러 개가 있지만 대부분 소양호 선착장에서 청평사를 거쳐 남릉을 이용한 코스와 배후령에서 정상을 지나 남릉으로 하산하는 코스가 일반적이다. 산행 소요시간은 산행 경험에 따라 5시간에서 3시간 안팎으로 당일 산행 코스로 최고이다. 오봉산의 동쪽에 있는 부용산이나 서쪽의 경운산도 오봉산에 못지않은 봉우리이지만 두 산은 육산인 반면 오봉산은 바위산인데다 암봉들을 줄줄이 거느리고 있어서 배를 타고 가까이가면서 보면 단연 군계일학 격인 산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암릉에서 능선 사이로 보이는 푸른 소양호를 조망하면서 하얀 바위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울창한 소나무 숲 지대는 또 하나의 경이적인 볼거리이며, 산과 물의 정취를 함께 느낄 수 있는 몇 안 되는 산이라 산행 후 낭만의 도시 춘천에서 유명한 닭갈비며 막국수의 별미도 느껴보는 연인들과 가족산행에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경기도 광주에서 많은 회원이 산행에 참석, 차량을 그곳으로 이동하여 멀리에서 오시는 분들을 태우고 7시가 조금 지나 강변역에서 출발이다. 오늘 산행코스는 청평사 옆 상가 밀집지역 주차장 끝에서 다리를 건너 바위구간을 지나 구멍바위를 통과 정상(5봉)에서 배후령 방향으로 진행하다 우측 경운산, 마적산에서 하산 할 계획이라고 회장님의 설명이다. 햐~ 오늘 힘들겠구나 생각하며 정종백 자문위원 형수님이 마음에 걸리며 힘들면 중간에 탈출할 수 있는 곳이 어딘지 등산지도를 자세히 본다. 서울-춘천간 고속도로를 달려 한산한 춘천 휴게소에서 잠시 정차 후 산행 출발지에 9시10분 도착, 아침부터 뜨거운 햇살이 작열한다. 그늘진 곳으로 이동 배낭 및 산행에 필요한 장비 등을 챙기며 태양을 이기기 위하여 썬 크림으로 얼굴을 변장시킨다.ㅋㅋㅋ 18-1버스(후평동-청평사) 종점에는 오전 9시30분부터 배 시간에 따라 변경 배차된다며 계절별로 배차시간이 다르므로 참고하라는 친절한 안내까지 되어 있는 버스 승차장을 지나 화장실이 있는 좌측 다리를 이용 산속으로 들어가기 전 정승호 등반대장이 들머리 앞의 등산안내도를 확인 후 설명을 해준다. 마침 옆에 같이 따라온 둘째 아들이 은근하게 재롱을 피우니 모처럼 어른들의 입가에 미소를 피게 만든다. 기온도 높고 구름한점 없는 날씨라 식수가 많이 필요할 것 같아 여유롭게 배낭에 넣은 결과 어깨가 진 눌리는 듯 무게 감이 느껴오며 마지막 후미가 도착하면서 9시20분 길게 이어진 철 계단이 나타나고 다음으로 통나무 계단이 이어지다 주차장 0.4Km라는 이정표를 지나 우측으로 꺾인다.
계단 초입에서 10여분 진행 드디어 오늘의 첫 난코스가 전방에 도사리고 있으니 은근히 긴장이 앞서며 하나 둘씩 바위에 박혀있는 쇠파이프에 설치되어 있는 로프를 잡고 첫 번째 힘든 구간을 오르기 시작한다. 주변에는 바위 속으로 뿌리를 박고 수십 년을 살고 있는 강인한 나무 그늘이 중간중간에 있는 반면 수십 년의 힘든 삶을 살다가 고사목이 되어버린 그런 풍경도 보며 힘든 첫 구간을 모두 지나 다시 숲으로 들어 간다. 산이 인기가 있어서 그런지 산행하다 보면 이정표는 아주 잘되 있어 좋다. 한동안 그늘과 평지를 가는 것처럼 편안한 산행이 이루어지며 주차장에서 약 40분 정도 산행하여 좌측으로 청평사 하산길이 안내되어 있는 이정표가 설치되어 있으며 정상1.85Km 남았다고 표시되어있는 모습에 힘이 생긴다. 역시 바위산이라는 것을 느끼도록 또 다시 암벽구간이 나타나고 쇠파이프에 안전로프가 설치되어 있어 심호흡을 내뽑으며 잘도 올라간다. 항상 산행하면서 그러 했듯이 힘든 만큼 멋진 조망을 선사해준다고 이번에도 역시 힘든 바위구간을 지나 안전로프가 끝나면서 멋진 소나무가 살아가는 곳에 조망이 열리며 가뭄에 의한 소양호의 목마른 모습과 대조적으로 주변 산세는 녹음이 한창 무르익고 있다. 회원들이 바위에 올라 멋진 포즈로 사진도 찍고 조망도하며 산행의 즐거움을 더하지만 후미는 조금씩 휴식이 많아지며 세상 살아가는 많은 이야기를 주고 받는다. 바위구간 급경사를 하나 오르고 나면 바위 턱에 기대어 휴식하며 계곡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주시하면 소나무들의 아름다운 자태가 동양화의 한 폭인 듯 착각할 정도로 멋진 모습을 보여준다. 가끔은 그늘이 있는 숲을 지나고 또 가끔은 바위가 앞을 가로막고 있는 산길을 걷다 보니 이곳에도 예전부터 내려오는 조망 터가 있으니 그곳이 바로 10시50분에 후미가 도착하여 휴식하는 소요대이다. 갑철이 형님도 이곳에서 사진을 찍어야 된다며 순구에게 스마트폰을 주며 멋지게 한 장 찍어달라고 부탁한다.^^ 산세가 괜찮고 계곡이 멋있으면 옛 선인들도 휴식이 필요하면 먼 곳도 마다하고 망중한을 즐기며 다녀갔다는 표시를 해 놓으니 이곳도 그러했나 보다. 조선 중기 보우의 소요유적이라는 시가 새겨져 있는 안내를 유심히 바라보며 그리고 다시 4~5명이 쉼을 할 수 있는 소요대에 앉아보고 옛 선인들이 음미했던 멋진 모습을 필자도 음미해보지만 속이 검은 이로서 그렇게 멋진 느낌은 와 닿지가 안는다.^^
이마에 흐르는 땀줄기를 식혀주는 작은 바람도 이런 때는 고맙기 한이 없고 만고의 풍파를 견디며 살아가는 소나무들의 끈질긴 삶이 여기저기 이웃해 있는 산길을 빨리 간다고 아니 늦게 간다고 그 누가 트집잡을 소냐. 내 마음이 유유작작 하니 멋진 모습이 더더욱 내 눈동자에 들어 온다. 햇살이 몸을 달구며 엉뚱하게 눈 내린 한 겨울을 생각해본다. 맞은편 계곡 능선 타고 올라가는 멋진 소나무에 올라있는 눈들을 생각하며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하며 한발 한발 정상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기니 또 다시 청평사 급경사와 완경사 방향을 가리키는 이정표를 지나 몸이 비대한 등산객이 고역을 치르는 구멍바위에 도착 하산 객들과 마주하며 정체현상이 나타나며 우연인지 내려가는 등산객의 뒤에 달여있는 서산 산악회라는 리본을 목격한다. 위에서 기다려 준다는 통보와 우리차례가 되어 바위를 빠져나 와 기다리고 있는 산객과 몇 마디 주고받으니 고향 우리동네 옆 동네에서 온 산객이다. 얼굴이 어딘가 낮이 익지만 기억이 없는 건 고향을 떠나온 지 어느덧 수십 년이 흐른 탓이겠다. 큰형님의 이름 석자를 대니 그제야 아하~ 긍정이 간다. 서로가 팀이 다른 관계로 혹 고향에 가면 안부나 전하라 이야기하고 능선 따라 10여분 진행 구조 3지점에 도착 공터에 모여 점심 식사하는 다른 팀을 보니 군침이 돈다. 선두는 어디쯤 가고 있을까 현동이가 후미에 있다가 중간 진행 팀의 상황을 알아보기 위하여 먼저 발 빠르게 올라가고 순구 친구와 갑철이 형님과 함께 놀며 쉬며 오랜만에 여유로운 산행을 하여 11시40분 북새통으로 변해 있는 정상에 도착 현동이 대기하고 있으며 아이스크림 장사가 호황을 누리고 있다. 날씨가 덥긴 더운가 보다. 등산객들이 많은 관계로 약식 조망을 하고 부리나케 북새통을 빠져 나와 배후령 방향으로 하산을 서두른다. 선두가 점심식사자리를 준비 중에 있다는 무전연락이 오고 마주 오는 산객들과 정체현상이 생기며 바위구간을 지난다. 맞은편 바위 상단에 소나무가 분재처럼 살아가는 모습은 자연의 공존이 이런 거구나 느끼며 청솔바위 아래로 뻗어있는 소나무 뿌리가 힘든 역경을 이기고 살아가는 모습에 찬사를 보낸다. 계속 이어지는 바위구간과 칼 바위 능선도 지나 구조 2지점을 지나며 걷기 좋은 산길이 나오며 12시 정각 넓은 공터에서 식사중인 우리 팀과 합류한다. 늦었어도 여기저기에서 반찬을 나눠주니 후미는 그야말로 진수성찬이다. 회장님이 건네주는 고량주는 향이 좋아 잘 넘어가지만 도수가 높아 한잔 받아 마시니 뱃속에서 전쟁을 치른다. 맛난 식사시간이 끝나며 승호 아들이 그 큰 배낭을 메고 하산을 한다고 재롱을 피우는 모습이 점심 식사 후 또 한나의 즐거움이다.
12시40분 자리를 털고 일어나 바로 앞에서 경사를 지나며 배부르게 마시고 먹은 산객들에게 고역을 안겨준다. 가야 할 길이기에 헉헉거리며 구조 1지점에 도착 약간의 오르내림은 있어도 오전처럼 힘든 구간은 없어 그나마 다행이다. 20여분 진행하여 정상에서 배후령 갈림길에 도착한다. 정상1.67Km, 배후령0.36Km이 표시되었지만 우리가 지나가야 할 경운산에는 거리표시가 없어 답답하다. 하지만 누군가가 시작했는지 모를 큰 바위 위에 하나 둘 돌들을 올려놓고 안전산행을 빌었는지 수북하게 쌓여가는 돌무더기가 있어 부근에 있는 돌 하나를 집어서 올려놓고 오늘 이곳에 온 산객들에게 무사하게 귀가 할 수 있도록 마음속으로 빌어 본다. 아침부터 많이도 걸었지만 아직도 청평사가 7Km가 남았다니 허탈한 마음이 앞서며 후미에서 힘들어하는 산객이 있어 현동이의 특별한 치료법이 등장한다. 매번 느끼지만 후미에서 엄청 헌신적이다. 다리에 통증이 있다고 하니 마사지를 해주어 같이 동행하며 하산을 한다. 소나무에 묶여있는 로프를 이용 내리막길도 이제는 아무일 없다는 듯 잘도 내려가며 또 다시 오름이 시작되며 뒤를 돌아 보니 우리가 지나 온 봉우리들이 길게 파노라마 되어 다가오며 그 뒤로 부용산이 오봉산을 감싸 안고 있는 듯 오봉의 형세는 이곳에서 바라보면 전혀 험한 산으로 느껴지지가 않는다. 그런데도 가끔 인사사고가 발생하는 곳이라 악산은 악산인가보다 지난주에도 구멍바위 근처에서 추락사고가 발생하여 사망까지 있었다는 뉴스가 나왔는데…… 취미활동으로 건강을 찾기 위하여 행해지는 행동이 무리하여 또는 실수로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말아야 우선이지 않나 싶으며, 점심식사 후 1시간 정도 진행하니 선두에서 무전연락이 온다. 마적산까지 가지 말고 785봉에서 끝봉 방향으로 진행하라는, 마침 이정표가 앞에 있으며 직진하면 마적산 방향이고 우리는 잠시 휴식 후 좌측 끝봉 방향으로 하산길이 이어진다. 오전 바위 길의 등산로를 생각하면 하산 길은 완만한 경사길이라 비교가 안 된다. 호사스런 등산로 따라 삼거리에서 15분 정도 진행하여 끝봉에 도착 청평사 1.1Km 이정표 따라 급경사를 지나 떡갈나무와 소나무가 잘 조화된 숲길을 지나 돌탑 하나를 지나며 아래에서 떠드는 소리가 들여오며 계곡에 도착 아침부터 무더위 속에서 고생한 발에게 시원한 물로 고마움을 표하고 청평사(명승 제 70호) 경내에 도착 약수를 한 바가지 마시니 더위가 싹 가시는 느낌이다. 경내를 벗어나 다리 앞에 장수샘이라는 또 다른 샘이 나오며 장수라는 제목에 수통을 꺼내 한 통을 받아서 배낭에 넣고 계곡을 지나며 구송폭포의 멋진 물내림도 보며 태양이 작열하는 주차장에 도착 간단하게 막걸리 한 잔으로 오봉산 산행을 마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