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대의 마약이 경찰호송 중 탈취되는 사건이 벌어지고 담당자인 강력계 오반장이 용의자로 지목된다. 그러나 진범이 따로 있다고 믿는 후배 형사 강성주는 사건 추적에 들어가는데, 용의자들은 사망하고 사건은 미궁 속으로 빠져든다. 한편 강성주는 용의자의 친구 중 한 명을 만나면서 언젠가 본 적이 있는 것 같은 두 사람의 운명적 만남이 시작된다.
(감독: 장윤현, 출연: 고수, 송지효, 장르: 스릴러)
● ‘박카스 청년’의 스크린 데뷔작
‘텔미 썸씽’의 장윤현 감독이 5년만에 미스테리물 ‘썸’으로 돌아왔다. 그는 “현재를 통해 미래를 바꿔야하는 남녀의 이야기를 다뤄보고 싶었다”며 제대로 된 자동차 추격신을 위해 6개월 동안 공을 들였다.
배우 고수가 맡은 역은 추적게임과 함정 속에서 비극적 운명을 맞이하는 마약반 형사. 긴장이 극도에 달하는 마지막 24시간을 연기하기 위해 고수는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선한 웃음을 감춘 채 7개월을 보냈다. 송지효는 사건에 휘말리는 교통 리포터 역을 맡아 열연했으며, 악역을 맡은 강성진과 오반장 역의 강신일의 혼신을 다한 연기도 보는 재미를 쏠쏠하게 한다.
● 카레이서가 스크린으로 뛰어들다
영화 ‘썸’은 지금까지의 국내영화 중 가장 실감나는 자동차 추격신을 보여준다. 보통 두 대의 차가 달릴 때는 양쪽 차를 번갈아 가며 보여주는데, ‘썸’에서는 원격 조정되는 모바일 캠을 이용해 차체 바닥까지 드러나는 전복장면을 촬영했다.
첫 추격장면에 나오는 차는 미쓰비시 이클립스. 현대 티뷰론 급의 스포티 쿠페로 미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모았던 이클립스는 이글 탈론, 플리머드 레이저 등과 쌍둥이 모델이다. 2만 달러 대의 가격과 멀티밸브에 터보, 그리고 4WD 기능을 더해 웬만한 스포츠카 못지않은 고성능을 자랑한다. 영화에서 이 차를 운전한 사람은 라노스 TV광고에서 ‘사랑해’라는 글씨를 모래사장에 새겨넣은 카레이서 출신의 스턴트맨이다.
이클립스를 뒤쫓는 고수가 모는 차는 랜드로버 프리랜더. 차의 ABS가 워낙 확실하게 작동하는 탓(?)에 의도적으로 차를 회전시키기 힘들었다는 후문도 있다.
영화 후반부에 노란색의 도요타 셀리카가 나오는 터널 역주행 장면은 영화 ‘로닌’을 능가하는 긴박감을 안겨준다. ‘썸’은 차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꼭’ 놓치지 말아야할 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