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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송구영신예배는 기쁨샘 청년회원들과의 skit 작업을 하면서 예배를 도왔습니다.
오랜만의 젊은이들과의 연극만들기 작업은 활력소가 되었습니다.
그들의 생각을 정리해서 극본을 만들고 무대 위의 표현 방법들을 알려주면서 협동작업을 했는데
작업 시간 내내 즐거웠습니다.
‘기적汽笛을 기다리는 밤, 광야光夜’
극본/연출 : 이정래, 최익현
프롤로그
#1 광야역
음향: 이번 극의 주제 음악이 장내에 흐르고 있다.
조명: 극 시작 전 조명 서서히 fade out, 암전
음향: 주제 음악 조명 다음 어둠 속 서서히 암전
관객석 조용해진다.
음향: 서서히 fade in - 바람소리+낙엽날리는소리+나지막히 코고는 소리
조명: 약간의 시간 뒤 조명 서서히 fade in
그린과 블루 계열의 조명 무대 한 켠에 나무 한 그루를 비춘다. 처량하고 쓸쓸해 보이는 나무 잎사귀가 없고 온통 메모지들로 가득하다.
조명: 불빛이 조금 더 밝게 무대를 비춘다. 무대 곳곳 사람들이 있다.
저마다 짐을 안고, 가지고 있는 사람들. 지친 기색과 남루한 옷차림, 담요..
그들은 오랜 기간 동안 이곳에서 지낸듯하다. 그들은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는 듯하다. 바람소리와 낙엽이 날리는 쓸쓸한 소리는 이들의 처지를 알게 한다. 떨리는 육체들, 세상의 무게와 질고가 그들에게 느껴진다. 새벽이다. 그들은 곤히 잠이 든 듯하다. 소심하게 코고는 소리와 숨소리, 그들의 육체는 죽은 듯 하지만 아직 분명 살아있다.
순간 배우1의 시선이, 그리고 머리가, 몸이 움직이며 정적을 깬다.
배우1: 드..드...들려요, 오고 있어요(몸을 일으키며 나지막하게)
배우들: 그를 서서히 주목한다.
배우1: 기..기.. 기차가 오고 있어요! (환희와 확신의 찬 목소리로 무대 앞 중앙으로 뛰어나가며)
일순간 사람들 배우1이 있는 곳으로 움직인다.
조명: 사람들이 배우1을 중심으로 무대중앙으로 모이면 사람들 무리만 비추고
서로 밀고 당기며 아수라장이다. 서로 먼저, 꼭 탑승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기차 탑승은 그들의 그 동안의 기다림의 보상인 것이다.
배우들의 움직임과 의지가 정점에 달한 순간,
배우1: 아니네요.
조명: 다시 원래대로 돌아간다
순간 여기 저기서 고함과 탄식이 연발한다.
배우들: 아이씨, 야! 너 뭐야, 아 짜증나게 진짜, 에이씨
배우1을 둘러쌌던 배우들 이전의 자리로 돌아간다.
그리고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간다. 그들은 이전보다 더 무기력해진다. 희망이 사라진듯하다
나무 곁에 있던 어릿광대 모자와 파란색 레인코트를 입고 있던 소녀인지 소년인지 모를 배우 2 무대 앞으로 걸어나온다.
조명: 배우2가 중앙 뒤쪽에서 앞으로 걸어나올 때 배우2만 조명 남고 나머지 out,
배우2: 오늘밤 기차가 올까요?... 오늘밤....
조명: 서서히 fade out, 암전
음향: fade out 동시에 전환 음악으로 변환
#2 입학과 가정
암전
1. 무대 한켠 여자 목소리 들리면 여자만 비추는 조명 in
*여자 전화통화 대사 중간 중간 교복 대사 나올 때 순차적으로 체크무늬 스크린에 뜬다
2. 전화 끊고 쇼파(테이블)에 누워있는 남편 쳐다보면 중앙 테이블(남편)도 조명 in
3, 여자 무대 중앙 쇼파로 이동하고 여자 쪽 조명 out
(영상 : 소나무 색깔 체크무늬가 화면 가득 뜬다. 엄마 전화를 받으며 들어온다. 남편 소파에 누웠다.)
엄마 : 그러니까, 그 소나무색깔 체크무늬 교복입는 학교에 다닐려면, 응, 응, 그래? 그렇구나. 알았어. 아이고, 그게 쉬운 일이 아니네. 걱정 말아. 난 한번 한다고 마음 먹으면 끝장을 보고 마니까. (남편에게) 여보, 우리 애, 그 소나무색 체크무늬 교복입는 학교에 보낼려면 당신 이제부터 이렇게 딩굴 딩굴하고 있으면 안되요. 일어나 앉아 봐요.
남편 : 아이고 왜 이래. 난 좀 쉬어야 해. 내일 토요일인데도 또 출근하래. 지난 주 해외 출장 갔다 와서 시차 적응 아직 못하고 있는 것 알지? 그래서 내 컨디션이 말이 아닌 것 알지? 그래서 난 자야한다고...
엄마 : 똑바로 들어요. 앞으로 금요일 저녁 7시 30분, 일요일 아침 10시 우리는 가야 할 데가 있어요.
남편 : 일요일 아침 10시? 푹 자야 할 시간인데 어딜 가?
엄마 : 교회. 아니, 그 소나무색깔 체크무늬 교복 입는 학교 4층 예배실.
남편 : 뭐? 예배실?
엄마 : 우리 애 딴 애들보다 앞서지는 못하더라도 뒤처지지는 말아야 하잖아요. 딴 애들 글로발리제이션 할 때 우리 애도 글로발리젠이션 해야잖아요.
남편 : 그래서?
엄마 : 우리 애를 저 소나무색깔 체크 무늬 교복입는 학교에 보낼거예요.
남편 : 얼씨구. 거기가 집에서 얼마나 먼데 우리 애가 거길 다녀?
엄마 : 걱정 마세요. 크고 노오란 스쿨버스 10대가 종횡무진 수원, 용인을 누비고 다닌데요.
그 학교에 애를 보낼려면 엄마, 아빠가 동시에 교회에 나와야 한데요. 그러니까 당신 우리 애를 사랑한다면 알아서 하세요.
남편 : 교회라곤 군대 갔을 때 크리스마스라고 해서 쵸코파이 하나씩 준다고 해서 얻어 먹을려고 가본 적 밖에 없는데...
# 2 -1 출석 체크를 받는 교인들
(책상에 앉은 목사님을 향해 노란색 종이를 등 교인들이 앞 다투어 출석 확인을 받으러 돌진한다.-스트로보 라이트- 사람들 이리 밀치고 저리 밀친다)
목사님 : (책상을 땅 치며) 제발 줄 좀 서요, 줄....
(모두들 스톱 모션)
전체 조명 아웃 (배우들 무대 신속하게전환)
#3 젊은세대 이야기 “싫어요”
배우3,4 , 배우들
스크린: 스크린에 문자 내용 써지는 화면 뜬다.
음향: 자두의 “놀자” (약 25초)
일류대학 졸업하고 오라는 데 하나 없고
돈 한 푼 없고 얼굴은 되고
내 멀쩡한 손 하얀 손으로 변해버렸네
우우우 놀자 우우우 놀자
내친김에 계속 놀아버리자 웃어버리자 - 음향 점점 작게 out
스크린: 음향과 동시에 스크린에 문자 내용 써지는 화면
“뭐하냐?”, “걍- 멍때려-” “심심하구나”, “썩고있어” “ㅋ 소개팅할래?”
음향: 스크린 화면 끝나면 음악 out되며 바로 휴대폰 전화벨 소리
조명: 무대 양 사이드에 배우3, 4가 있고 그들을 각각 비춘다.
배우3: 그래.
배우4: 제대로 이야기하자.
배우3: 관심 있는 거구나
배우4: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달라.
배우3: K대 경영학과 휴학 중, 스물세살, 미국유학 했었고
배우4: 땡기는데, 계속해봐.
배우3: 아버지는 샘송그룹 임원, 집은 압구정이고, 학교 앞에서 오피스텔 얻어 살아. 차있고.
배우4: 올, 스타일은?
배우3: 얘기했잖아. 미국물 좀 먹었다고. 취미는 피아노 연주, 골프랑 스키 즐기고.
배우4: 완전 끌릴 것 같은데?
배우3: 대박이지 이정도면
배우4: 근데 키는?
배우3: 키는.. 그게... 170이 안되네.
배우4: 헐.. 루저.
배우3: 호빗이라고 해주자.
배우4: 아니- 루저야. 키작은 건 안돼. 성형도 안 되자나.
배우3: 깔창 깔아줘.
배우4: 쪽팔려. 관심 끝.
배우3,4 무대 중앙으로 이동한다.
조명: 배우 3, 4가 이동하면 무대 중앙을 비춘다.
배우4: 어제꺼 원서 넣었어?
배우3: 아니, 생각해 봤는데 내가 일할 데가 아니야.
배우4: 좋은데잖아.
배우3: 아무리 그래도 공장이잖아. 기껏 공돌이 되려고 4년을 투자했게
배우4: 그럼 오늘껀?
배우3: 그것도 안되겠어. 그 연봉 받고는 일 못하지. 지방대 애들이 일 하는데잖아
배우4: 찬밥 더운밥 가릴 때야?
배우3: 싫은 건 싫은거야. 대학원 가지 뭐.
배우4: 똑같은 공부면 유학이 더 낫지. 문제는 등록금을 집에서 대줄꺼냐지만.
배우3: 몰라 몰라, 근데 가족모임에 새로 온 애 있잖아.
배우4: 저번 주에 걔?
배우3: 난 걔 싫어.
배우4: 왜?
배우3: 그냥. 우리랑 달라. 딴데 갔으면 좋겠어
배우3,4 무대 앞으로 걸어 나온다
배우3: 전도요? 선교? 글쎄요. 뭐 좋은 일이지만 나랑은 왠지 관련이 없는 것 같아요. 굳이 해야 될 필요가 있나요? 교회 나오고 가끔 봉사 하는 정도로만 하고 싶어요. 새로 오는 사람은, 자기가 뭔가 아쉬워서 온건데 내가 뭘 해줘요?
배우4: 좋은 대학, 직장 들어가는 걸로 하나님께 영광 돌릴래요. 예수 믿으세요 소리치는 할머니들보다는 이게 더 영향력있는 크리스챤이 되는거 아니겠어요?
배우3: 어쨌든 싫어요.
배우4: 맞아요, 싫어요
배우3: 아이, 싫어요. (제스처 사용)
배우4: 싫어요, 싫어. (제스처 사용)
배우3, 4 반복적으로 계속해서 “싫어요 싫어” 하면서
음향: 자두의 “놀자” 서서히 플레이한다.
조명: 배우 3,4 fmf 비춰 주었던 조명 서서히 out
어둔 속에서 계속해서 들리는 “싫어요, 싫어”
#4 직장
김과장, 배우5, 6, 7, 8
어둠속 “싫어요, 싫어” 에 목소리에 이어 오버랩되며
음향: 바쁜 사무실소리 (전화벨 소리, 떠드는 소리, 컴퓨터 자판 두드리는 소리)
조명: (스팟, 엘립느낌) 쿵하고 급작스럽게 켜지는 조명
무대 위 한 남자. 큰 안경, 반쯤 삐뚤어진 넥타이, 와이셔츠에 양복바지...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고 있다.
전화를 받는다.
혼잡한 사무실 안이다.
샘송그룹 김과장의 자리이다.
반복적이고 기계적인 동작으로 여러 가지 사무실의 일상 행동을 반복한다.
그는 흡사 인형과 같은 모습이다.
배우5: 이봐, 김과장!
김과장: 예, 부장님!
배우5: 한 잔 받아야지 모하나?
김과장: 예?
배우5: 참나, 자네 이렇게 자꾸 산통 계속 깰거야?
김과장: 아니, 제가 부장님... 술을 좀..
배우5: 누가 자네 예수쟁이인거 몰라? 아니 예수쟁이라도 말야, 이럴 때는 좀 맞춰주고 같이 어울려줘야 평화롭고, 그래야 예수도 기뻐하지 않겠어? 거, 좀 있음 인사고과도 있을텐데.. 자, 한잔 받아!
김과장: 아... 그..그게...그렇죠...
배우6: 이봐 자네 거 계속 다닐거야? 아니 동기들 다 승진하는거 보면서 그 밑에서 있을 수 있어? 그건 아니라고 봐. 이제 새로운 인생을 준비해야하는 거라구!
김과장: (주저하다가 들이키며 마신다) 크----(얼굴을 찌푸리나 이내 곧) 술맛 참 달죠잉-어우 이거 술 좀 받는데요. 부장님, 한 잔 받으시죠- 제가 한 곡 뽑겠습니다. 무조건 달려갈거야----
배우7: 아빠, 우리 차 언제 바꿀거야? 우리차만 작은 것 같아. 아빠, 난 우리도 큰 차 타고 다녔음 좋겠어. 큰 차로 바꿔주세요---
김과장: 아, 우리도 이제 바꿀거야, 걱정마. 아빠가 내년에는 연봉도 오르고 승진도 하고 그럼 우리도 큰차 타고 다니게 해줄게
배우7: 정말? 아, 진짜 좋겠다아---
배우8: 여보, 우리도 애들 커가고 이러니까 큰 평수로 이사가야할 것 같아요. 그리고 우리 애들 중국어 회화도 시작해야하고 영어 과외를 더 해야하나봐요. 요즘엔 피아노는 기본이니까 바이올린이나 첼로 정도는 해야하지 않겠어요? 애들 발레랑 스케이트도 좀 시켜봐야겠어요. 어릴 때부터 시켜야지 안 그럼 커서 할 줄 아는게 아무것도 없게 된다니깐요. 여보 다음달 보너스 달 맞죠?
김과장: 잠깐 여보, 그게 다음 달은 말야 사실 십일조 내는것도 빠듯....
배우5: 이봐 이번주 부킹해놨으니 무조건 필참이야. 이틀 내내 이사님도 오시니깐 잘 모셔야 된다구. 골프 연습 좀 해놓고.
김과장: 저기 부장님 토요일 날은 애들이랑 약속도 있고요, 일요일은 예배 드려야해서요, 이번엔 어떻게 좀 안될까요?
배우5: 아니 모 매번 이런식이야? 인사고과도 있고 내가 자네 챙겨주려고 이러는 거 몰라? 거 예배는 고작 일년에 몇 번 빠지면 되는건데, 지금 이 상황에서 그런 소리가 나와, 자네?
김과장: 예, 그..그게 그렇죠. 그러면 뭐, 가는 걸로 해 주세요. 아니요. 가겠습니다.
배우5,6,7,8 대사를 번갈아 오버랩으로, 점점 뒤섞여 알아들을 수 없게, 점점 크게, 말하며 원으로 김과장 곁으로 다가오고 둘러싼다.
김과장은 계속해서 기계처럼 앞서의 동작을 반복한다
조명: 서서히 fade out
음향: 조명 fade out 되며 숨 헐떡이는 소리 좀점 커지고, 마침내 어둠속에서 소리만 난다.
어느정도 시간을 두고 서서히 out
#5
배우들 어둠 속에서 재빨리 무대 전환하고 있다.
음향: 기차 기적소리
장내 방송: 지금 승강장으로 진입하는 열차는 가나, 가나행 열차입니다. 모든 승객들은 소지하고 계신 짐들을 역사에 남겨두고 열차에 탑승하시기 바랍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 소지하고 계신 모든 짐들은 모두 남겨두고 탑승하시기 바랍니다. 그럼 즐겁고 평안한 여행 되십쇼. 감사합니다.
음향: 이번 극의 주제 음악이 나지막히 흐르기 시작한다
조명: 서서히 fade in
무대 위 #1과 같다. 다만 사람들은 없다. 무대위에는 짐들만이 덩그러니 남아있다.
조명: 서서히 fade out
조명: 나무를 비춘다. 따뜻한 느낌. 잠깐의 시간을 두고 서서히 fade out 한다.
음향: 어둠속에서 한 동안 음악 나오고 서서히 out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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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하 형님 작품이었구나. 정신 연령은 여전히 이십대인가 봐요.
'이정례'가 '이정래'인줄 알았슴다.. 수고많으셨슴다. 원천의 1년을 담아내시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