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내용·형태로 쉽게 출제
일정 점수 넘으면 모두 1등급
문항수 등 세부안 8월 발표
현재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 필수과목으로 치르는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한국사는 8종 교과서에서 공통으로 다루는 핵심 내용을 중심으로 쉽게 출제된다. 평가 방식은 지난해 10월 예고한 대로 9등급 절대평가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지난 10일 2017학년도 수능 한국사 시험의 출제방향을 이같이 밝히고 10가지 문항유형과 12개의 예시문항을 공개했다.
현재 한국사는 필수가 아닌 선택과목이다. 서울대가 필수 선택과목으로 지정하고 있어 서울대 응시생 또는 한국사에 흥미가 많은 수험생들이 주로 응시한다. 때문에 상위권 학생들의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고난이도 문항을 일부 출제해왔다.
바뀌는 한국사 시험은 고교 졸업생이 갖춰야 할 한국사의 기본 지식을 가늠하는 수준으로 출제된다. 현행 수능 한국사에서 중하위권 학생을 변별하는 문항 수준, 또는 그보다 쉬운 수준으로 출제된다. 또 수능 시험 과목 중 예외적으로 한국사만 절대평가 제도를 도입해 일정 점수 이상을 받으면 누구나 1등급을 받을 수 있다.
조용기 평가원 수능 본부장은 “학교 수업에 충실한 학생이면 누구나 1등급을 받을 수 있는 난이도”라며 “별도의 사교육 없이 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BS 교재와의 연계 비율은 다른 과목과 동일하게 지금처럼 70%가 유지된다.
문항 유형은 ▶기본적인 역사적 사실 알기 ▶역사에서 중요한 용어나 개념 이해 ▶역사적 사건 흐름 파악 ▶역사적 상황 인식 ▶시대 상황 비교 ▶역사 탐구에 적합한 방법을 찾아 탐구 활동 수행 ▶사료의 핵심 내용 분석 ▶자료 분석을 통한 사실 추론 ▶역사 자료를 토대로 개연성 있는 상황 상상 ▶역사 속 주장과 행위의 적절성 판단 등 10개다.
평가원은 기존의 수능 문항과 비교(그래픽 참조)해 ‘쉬워진 한국사 문제’ 예시문항 12개를 제시했다. 예컨대 2013학년도 수능 국사 1번의 경우, 미송리식 토기(청동기 시대), 빗살무늬 토기(신석기 시대)의 사진을 제시한 뒤 두 시기에 대해 각각 옳은 설명을 고르는 복합 문제 유형이었지만, 새 유형에선 신석기 시대의 유물(갈판과 갈돌, 빗살무늬 토기)만 모아 사진을 보여주고 바른 설명을 찾도록 난이도를 낮췄다. 보기도 시대 상황에 대한 세부적 사항이 아닌 일반적인 지식을 나열하는 정도로 쉽게 출제했다. 공개된 예시문항은 통계·사진·지도 등 다양한 자료를 활용시대별로 골고루 출제됐다.
고1 학생들은 올해 9월 전국연합학력평가에서 새로운 유형의 한국사 문항을 연습하게 된다.
한편 조한경 전국역사교사모임 회장은 “현재보다 난이도를 낮춰 학생들의 학습부담을 줄이는 건 긍정적이지만, 단순 암기 위주의 문항에 치우칠 우려가 있다”며 “학생들의 종합적인 사고력과 추론능력도 보는 시험이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한국사 예시문항과 안내자료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홈페이지(
www.kice.re.kr)와 수능정보제공사이트( www.suneung.re.kr)에서 볼 수 있다. 1등급 기준 점수를 비롯한 문항수, 문항당 배점, 시험시간 등은 오는 8월 2017학년도 수능 기본계획 발표 때 함께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