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풍가는 느낌으로
과천자유학교에 다녀왔습니다.
대안전환분과 모임에서 몇군데 대안학교를 방문하기로 하였는데
그중 첫 번째 방문지였습니다.
오전 열시경에 학교에 모였고,
놀러가는 사람들 마냥 즐겁게 길을 나섰습니다.
인간 네비게이션 덕분에 길을 잘 찾을수 있었습니다.
진짜 네비가있긴 했지만, 뒤에서 얼마나 길을 잘 알려주시던지요,
예슬 어머니와 무지개샘, 고마웠습니다.
자유학교는 지은지 얼마 안되보이는 3층짜리 건물 3개,
그리고 작은 돌맹이가 깔려있는 좁은 마당이 있고,
옆으로는 구부러진 도로가, 그리고 그 건너편으로는 논과 숲이 보이는 학교였습니다.
우리 큰나무가 그렇듯이
과천시이면서도 외곽으로 빠진 곳이라는 것을 알수 있었습니다.
건물은 깨끗해보였고, 마당이 없어서 조금 갑갑하기도 하지만,
눈을 들면 들판과 야트마한 산이 보이는, 그래서 약간은 시골스러운 느낌이 드는
그런 곳에 있었습니다.
기꺼이 대표선생님이 마중을 나오셨고, 부모님을 대표해서 한 어머니께서
고맙게도 찬찬히 안내를 해주셔서, 좋았습니다.
뭐든 해설이있어야, 감상도 제대로 이루어지던데
교실마다, 방마다 용도와 인원.. 그리고 이런저런 것들을 설명하고
답해주시고, 그러셔서 보고 듣는게 편안했습니다.
바깥에서 봤을때는 단조로와 보였는데, 막상 실내로 들어와 보니 오밀조밀하고
색색의 것들이 화려하게 꾸며져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만들어놓은 여러 작품들, 칠판에 그려져 있는 그림들,
방학이어서 아이들이 놓고간 이런 저런 것들이 널려져 있었고..
발도르프학교의 계절탁자와 라주어페인팅,
벽과 커튼의 색깔들의 조화, 나무와 흙으로 만들어진 기구들
교사들이 그려놓은 벽화들.. 아이들이 얼마나 좋아할까,
일반학교의 그 딱딱하고, 각이 져있는 것들에 비해서
하나하나 예술스럽고 이뻐보였습니다.
특히 부러운건, 그 넓은 음악실과 오이리트미교실..
보면서, 큰나무 교실에서 장구를 치려고 다닥다닥 앉아있어야 하는데
얼마나 넓어 보이던지, 저런 교실하나 있으면..
마침 그 자리에서 종화아버지께서 그러시더라구요. 비젼을 가지시라고..
그러게 말입니다. 여럿이 꿈을 꾸면, 이루어지겠지요..
학생수는 180명 정도, 교사는 18명, 9학년까지 있고
한반에는 많으면 24명까지 아이들이 있는,
대안학교이면서 그리 작은 규모가 아니었습니다.
한국이라는 사회에서 공교육의 틀을 내려놓고, 법적인 테두리 밖으로 나온다는 것이
그리 쉽지 않았을텐데, 그들이 이루어놓은 결과물들이 아름답고
당차보였습니다.
뭐든 직접 봐야 조금 알수 있나봅니다.
그냥 말만 대안 대안 그랫지, 사실 제대로 알지 못하고있는데
이렇게 눈으로 보고 듣고 할수 있어서
확실한 무엇을 그릴수 있지 않았을까..
9년이 되어가면서 나름 자리를 잡아가는데 중요한 것이 있다면 뭘까요?
물었을때, 대답한 '교육에 대한 철학'은 참 소중하게 들렸습니다.
하다보면 같으면서도 전혀 다른 생각을 하고있어, 그것을 맞추어가는것이 상당히 힘든데
그것을 세워가는 것은 교육에 대한 진지한 고민, 방향, 철학... 이런 것들이
주효했다는 말을 들으면서,
큰나무를 다시 보는 기회가 되었던거 같습니다..
첫댓글 대단한 규모이네요... 좋은 경험이 되었겠네요.... 담엔 저도 시간 내보도록 노력하지요.... 미래를 최소 10년을 내다 본다 한다면.... 우리도 과감한 계획을 세워야 할 것 같습니다. 어깨가 무거워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