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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 아래에 있는 강아지들도 자식들이 떨어뜨린 부스러기는 먹습니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7,24-30
그때에 24 예수님께서 티로 지역으로 가셨다.
그리고 어떤 집으로 들어가셨는데,
아무에게도 알려지기를 원하지 않으셨으나 결국 숨어 계실 수가 없었다.
25 더러운 영이 들린 딸을 둔 어떤 부인이 곧바로 예수님의 소문을 듣고 와서,
그분 발 앞에 엎드렸다.
26 그 부인은 이교도로서 시리아 페니키아 출신이었는데,
자기 딸에게서 마귀를 쫓아내 주십사고 그분께 청하였다.
27 예수님께서는 그 여자에게, “먼저 자녀들을 배불리 먹여야 한다.
자녀들의 빵을 집어 강아지들에게 던져 주는 것은 옳지 않다.” 하고 말씀하셨다.
28 그러자 그 여자가, “주님, 그러나 상 아래에 있는 강아지들도
자식들이 떨어뜨린 부스러기는 먹습니다.” 하고 응답하였다.
29 이에 예수님께서 그 여자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그렇게 말하니, 가 보아라. 마귀가 이미 네 딸에게서 나갔다.”
30 그 여자가 집에 가서 보니,
아이는 침상에 누워 있고 마귀는 나가고 없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 시
330. 가나안인 어머니
1945. 11. 15.
“선생님께서는 당신들과 함께 계십니까?”
늙은 농부 요나가 부엌으로 들어오는 유다 타대오에게 묻는다. 아마 1월말이나 2월초쯤인 어느 화창한 날 아침의 이른 시간이라 꽤 쌀쌀하기 때문에 양젖도 데울 겸 방을 따뜻하게 하기 위하여 부엌에는 이미 불을 피워져 있다.
“그분께서는 틀림없이 기도하러 나가셨을 겁니다. 그분께서는 혼자 계실 수 있을 때는 새벽에 자주 나가십니다. 그분께서는 곧 오실 겁니다. 그런데 당신은 왜 그분을 찾으십니까?”
“저는 다른 제자 분들에게도 물어보았습니다. 지금 그분들은 그분을 찾아 밖으로 나갔습니다. 어떤 여자가 이리로 와서 옆방에 제 아내와 함께 있기 때문입니다. 그 여자는 경계 너머에 있는 마을에서 사는 여잡니다. 저는 그 여자가 그분께서 여기 계시는 줄을 어떻게 알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 여자는 그분께 말씀드릴 게 있다고 합니다.”
“좋습니다. 그 여자는 선생님께 말씀드릴 수 있을 겁니다. 아마 그 여자는 자기의 병든 어린 딸을 데리고 있는, 그분께서 기다리고 계시는 여자인 것 같군요. 그 여자의 영이 그 여자를 이리로 데려왔을 것입니다.”
“아닙니다. 그 여자는 혼자 왔습니다. 그 여자는 아이를 데리고 있지 않아요. 마을들이 이웃해 있고… 계곡은 모든 사람의 것이기 때문에 나는 그 여자를 압니다.
어쨌든 우리가 주님을 섬기기를 원한다면, 비록 그들이 페니키아인이라 해도 우리의 이웃들에게 무례하게 대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내 생각이 틀릴지도 모르지만…”
“우리가 모든 사람에게 자비로워야 한다고 그분께서도 늘 말씀하십니다.”
“그분께서는 자비로우시지요, 그렇죠?”
“그분께서는 참으로 자비로우십니다.”
“안나는 그분께서는 최근에도 박해당하셨다고 저에게 말했습니다. 항상 박해당하신다고요!… 유다에서도, 갈릴래아에서도, 어디에서도 그렇다고요. 도대체 이스라엘이 왜 메시아에게 그렇게 못됐습니까? 지금 저는 이스라엘의 유력자들에 대해서 말하고 있는 겁니다. 서민들은 그분을 사랑하니까요.”
“당신은 그런 것들을 어떻게 아십니까?”
“오! 저는 여기 멀리 떨어져 살지만, 충실한 이스라엘 사람입니다. 의무적인 명절을 지내기 위하여 성전에 가기만 하면 좋은 일과 나쁜 일을 다 알게 됩니다! 저희는 좋은 일보다는 나쁜 일을 더 많이 듣게 됩니다. 왜냐하면 선은 겸손하고, 자화자찬하지 않으니까요. 혜택을 입은 사람들은 그것을 선전해야 할 터이지만, 소수의 사람들만이 은혜를 받은 다음 감사할 줄 압니다. 사람은 도움을 받고나서 그것을 잊어버려요…
반대로 나쁜 일은 크게 나팔을 불어 듣기를 원하지 않는 사람들에게까지 들리게 합니다. 그분의 제자들인 당신들은 성전 사람들이 그분을 얼마나 헐뜯고 비난하는지 알지 못합니까? 율법학자들은 지금 다른 것은 가르치지도 않습니다. 저는 그들이 틀림없이 그분을 비난하는 방법에 대한 가르침의 모음집과 그분에 대한 타당한 비난거리라고 열거하는 사실들의 모음집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거기에 저항하고 지혜롭게 판단하려면 그 사람의 양심이 의롭고 확고하고 자유로워야 합니다. 그분께서는 그러한 책동들을 알고 계십니까?”
“그분께서는 모든 것을 알고 계십니다. 우리도 다소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분께서는 염려하시지 않습니다. 그분은 그분의 일을 계속하시고 그분을 믿는 제자들과 신자들의 수는 날마다 증가하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그들이 끝까지 인내하게 해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사람은 자기의 생각을 바꿉니다. 그리고 약하고요… 저기 선생님께서 세 분의 제자들과 함께 집으로 오고 계십니다.”
노인은 예수께 경의를 표하기 위하여 집밖으로 나가고, 유다 타대오도 뒤따라나간다. 예수께서는 위엄 있는 모습으로 집을 향하여 오신다.
“평화가 오늘과 항상 당신과 함께 있기를 바랍니다. 요나!”
“선생님, 영광과 평화가 영원히 당신과 함께 있기를,”
“유다야, 너에게 평화. 안드레아와 요한은 아직 돌아오지 않았느냐?”
“예. 저는 그들이 나가는 소리를 듣지 못했습니다. 저는 아무 말도 못 들었습니다. 저는 잠에 곯아떨어졌었습니다.”
“선생님, 들어오십시오. 모두들 들어오세요. 오늘 아침은 날씨가 찹니다. 숲속은 아주 추웠겠습니다. 여기 모든 분이 드실 만큼의 따뜻한 양젖이 있습니다.”
그들 모두는 양젖을 마시고 예수를 제외하고는 큰 빵 조각들을 양젖에 담가서 먹고 있는데, 안드레아와 요한이 목자 안나와 함께 들어온다.
“아! 당신께서는 여기 계시군요? 저희는 당신을 찾아내지 못했다고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려고 돌아오는 길입니다…”
안드레아가 외친다.
예수께서는 세 사람에게 평화의 인사를 하시고 덧붙이신다.
“서둘러라, 너희 몫을 먹은 다음 바로 떠나자. 저녁 전에 나는 적어도 악집의 산 밑까지는 가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오늘 저녁에 안식일이 시작된다.”
“그럼 제 양들은 어떡하고요?”
예수께서는 빙그레 웃으시며 대답하신다.
“내가 강복하면, 그 양들은 나을 겁니다.”
“그렇지만 그놈들은 산 동쪽 사면에 있는 걸요. 당신께서는 그 여자를 만나러 서쪽으로 가시고요…”
“그것을 하느님께 맡겨드리시오. 그러면 하느님께서 모든 것을 돌보아주실 겁니다.”
식사가 끝났다. 사도들은 배낭들을 챙기고 여행준비를 하려고 이층으로 올라간다.
“선생님… 옆방에 있는 저 여자요… 당신께서는 그 여자의 말을 듣지 않으실 겁니까?”
“나는 시간이 없어요, 요나. 나는 갈 길이 멀고, 어쨌든 나는 이스라엘의 양들을 위하여 왔소. 요나, 안녕. 하느님께서 당신의 자선을 갚아주시기를. 나는 당신과 당신의 모든 가족들에게 강복하오. 가자…”
그러나 노인은 목이 터져라 외치기 시작한다.
“아이들아! 여자들아! 선생님께서 떠나려 하신다! 오너라. 서둘러라!”
짚더미에 흩어져 있던 한 배의 병아리들이 어미닭이 부르는 소리에 달려오듯이 집의 이곳저곳에서 일하고 있거나 아직 잠이 덜 깬 여자들과 남자들이 달려오고, 막 잠이 깬 반쯤 벗은 어린이들이 얼굴에 미소를 띤 채 사방에서 달려온다. 그들 모두가 마당 가운데에 계시는 예수의 주위로 모여들고, 어머니들은 자기의 자녀들을 찬 공기에서 보호하려고 자기의 치마로 둘러주거나 하녀가 아이들의 옷을 가지고 와서 입혀줄 때까지 품에 안는다.
그러나 이 집의 가족이 아닌 한 여자가 앞으로 나온다. 울며 부끄러워하는 가엾은 여자다… 그녀는 상체를 숙이고 거의 기다시피 하며 앞으로 나아와 예수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에게로 와서 부르짖기 시작한다.
“다윗의 자손이신 주님, 저를 불쌍히 여겨주십시오! 제 딸이 그 애에게 부끄러운 일을 하도록 만드는 마귀에게 몹시 고통당하고 있습니다. 마치 제 아이가 하는 짓이 그 애 탓이라는 듯이… 모든 사람이 그것으로 인하여 저를 조롱하기 때문에 제가 아주 심한 고통을 당하고 있으니, 저를 불쌍히 여겨주십시오.
오, 주님, 불쌍히 여겨주십시오. 당신께서는 모든 것을 하실 수 있습니다. 당신의 목소리를 높이시고 한 손을 들어 팔마에게서 나가라고 더러운 영에게 명령하십시오. 그 애는 제 무남독녀이고, 저는 과부입니다… 오! 가지 마십시오! 제발!…”
사실 예수께서는 가족들 각자에게 강복하신 다음 그분께서 오신 것을 사람들에게 말했다고 어른들을 나무라시고―그들은 변명한다. “주님, 저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믿어주십시오.”― 떠나신다. 그분께서는 가엾은 그 여자에게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엄격하시다. 그 여자는 애원하는 자세로 양팔을 앞으로 내밀고 무릎으로 기어오며 숨을 헐떡이며 말한다.
“어제 저는 당신께서 개울을 건너오시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사람들이 ‘선생님’ 하고 부르는 것을 들었습니다. 저는 숲속에서 당신 뒤따라오면서 이분들이 말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저는 당신께서 누구시라는 것을 알아차렸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 새벽 동트기 전에 이리로 와서 강아지처럼 문지방에서 기다렸습니다. 마침내 사라가 일어나 저를 안으로 들어오게 했습니다. 나의 주님, 불쌍히 여겨주십시오! 한 어미와 한 어린 소녀를!”
그러나 예수께서는 그녀의 호소를 무시하고 빨리 걸어가고 계신다.
그 집의 사람들이 그녀에게 말한다.
“단념하세요! 그분께서는 아주머니의 말을 듣지 않으십니다. 그분 자신께서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분께서는 이스라엘 사람들을 위하여 오셨다고 말입니다…”
그러나 그 여자는 낙심하면서도 동시에 확신에 차서 일어서면서 말한다.
“아니에요. 나는 그분께서 내 말을 들어주실 때까지 기도겠어요(I will pray).”
그녀는 그분을 따라오며 큰 소리로 애원한다. 그 소리는 마을의 집들에까지 들린다. 이미 잠에서 깨어 있던 모든 마을 사람들은 요나의 집의 사람들처럼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려고 그 여자를 따라오기 시작한다.
사도들은 놀라 서로를 쳐다보며 속삭인다.
“그분께서는 왜 이렇게 하실까? 그분이 전에는 이렇게 하신 일이 전혀 없었는데!…”
요한이 말한다.
“그분께서는 알렉산드로센에서 그 두 사람도 고쳐주셨는데.”
“그래도 그들은 개종자였어.”
타대오가 대답한다.
“그분이 지금 고쳐주시려 하는 여자는 어떤데?”
“그 여자도 개종자요.”
목자 안나가 대답한다.
“오! 그렇지만 그분께서는 및 번이나 이방인이나 이교도들을 고쳐주셨어? 그 로마인 소녀는 또 어떻고?…”
안드레아가 슬퍼하며 말한다. 그는 가나안 여자에 대한 예수의 냉혹한 처사를 보고 마음이 편치 않다.
“내가 지금 상황을 설명해보겠네.”
제베대오의 야고보가 외친다.
“그분께서는 화나신 거야. 그토록 악인들의 공격을 많이 받아서 그분의 인내심이 한계에 이르신 거야. 그분께서 얼마나 변하셨는지 자네들의 눈에는 안 보이나? 그분이 옳으셔! 이제부터 그분께서는 그분이 아시는 사람들에게만 전념하실 거야. 그분께서 그렇게 하시는 건 잘 하시는 거야!”
“그래, 그렇지만 지금 저 여자는 소리 지르며 우리를 따라오고 있고, 사람들은 그녀를 뒤따라오고 있어. 그분께서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를 원치 않으신다 해도, 지금은 심지어 나무들의 주의까지도 끌고 계시니, 원.”
마태오가 투덜댄다.
“우리가 가서 저 여자를 돌려보내시라고 그분께 말씀드리세… 우리를 뒤따라오는 저 굉장한 행렬 좀 봐! 우리가 이런 모습으로 집정관 도로까지 가게 된다면 꼴좋겠네! 우리가 쫓아버리지 않는다면, 저 여자는 우리를 떠나지 않을 거야.”
타대오가 벌컥 화내며 말한다. 타대오는 뒤돌아서서 그 여자에게 명령조로 말하기까지 한다.
“입 다물고 가시오!”
알패오의 야고보도 자기의 동생의 의견에 찬성한다.
그녀는 위협이나 명령에 끄떡도 하지 않고 계속 간청한다.
“우리가 그분께 가서 그분께서는 저 여자의 말을 듣기를 원치 않으시니 그녀를 쫓아버리시라고 말씀드리세. 이렇게 계속 갈 수는 없어.”
마태오가 말한다.
안드레아가 중얼거린다.
“가엾은 여인!”
요한은 계속 되뇐다.
“나는 이해할 수 없어… 나는 이해할 수 없어…”
요한은 예수의 처사에 어리둥절해한다.
그들은 발걸음을 재촉하여 마치 쫓기기라고 하듯이 빨리 걸어가시는 선생님을 따라잡는다.
“선생님, 제발 저 여자를 돌려보내십시오! 이건 좀 볼썽사납습니다! 저 여자는 우리를 뒤따라오면서 소리소리 지릅니다! 저 여자는 모든 사람들에게 우리를 드러냅니다! 길에는 행인들이 점점 더 많아지는데… 많은 사람들이 저 여자를 따라옵니다. 저 여자에게 가라고 말씀하십시오.”
“너희 스스로도 저 여자에게 말할 수 있다. 나는 이미 그 여자에게 대답했다.”
“저 여자는 저희의 말을 듣지 않습니다. 제발! 당신께서 말씀하셔야 합니다. 아주 엄하게요.”
예수께서는 걸음을 멈추시고 뒤돌아보신다. 그녀는 그것을 은혜의 표지라고 생각하여 발걸음을 재촉한다. 그녀는 그렇지 않아도 날카로운 목소리를 한층 더 높이고, 커진 희망으로 인하여 얼굴이 창백해진다.
“여인이여, 조용히 하시오.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시오! 나는 이미 당신에게 말했소. 나는 이스라엘의 양들을 위하여 왔다고요. 나는 병든 양들을 고치고, 길 잃은 양들을 찾으려고 왔소. 그런데 당신은 이스라엘 사람이 아니오.”
그러나 여인은 벌써 예수의 발 앞에 와서 예수께 경배하며 그분의 두 발에 입 맞추고, 마치 난파된 배에 타고 있던 사람이 구원의 바위를 만난 것처럼 그분의 발목을 꽉 움켜쥐고 탄식한다.
“주님, 저를 도와주십시오! 당신께서는 저를 도와주실 수 있습니다. 당신께서는 거룩하시니… 마귀에게 명하십시오. 주님, 당신께서는 모든 것의 주님이시며, 은총과 세상의 주인이십니다. 나의 주님, 만물이 당신께 복종합니다. 저는 그것을 압니다. 저는 그것을 믿습니다. 그러니 당신의 능력을 제 딸아이를 위하여 써주십시오.”
“집안의 아이들의 빵을 길거리의 개들에게 던져주는 것은 옳은 일이 아니오.”
“저는 당신을 믿습니다. 저는 제 믿음을 통하여 길거리의 개에서 집개가 되었습니다. 저는 당신께 말씀드렸습니다. 저는 동트기 되기 전에 당신께서 계시는 집의 문지방에 누워 있었습니다. 그래서 만일 당신께서 그쪽으로 나오셨다면, 당신께서는 저를 밟으셨을 것입니다. 그러나 당신께서는 다른 쪽으로 나가셔서 저를 보지 못하셨습니다. 당신께서는 당신께서 계시는 곳에 기어 들어가 당신의 발에 입 맞추며 내쫓지 말아달라고 청하며 기다리는, 당신의 은혜를 갈망하며 고민하며 기어 다니는 불쌍한 이 개를 보지 못하셨습니다.”
“아이들의 빵을 개들에게 던져주는 것은 옳지 않소.”
예수께서는 되풀이하신다.
“그렇지만 개들도 주인이 자기 자녀들과 식사하는 방으로 들어가 식탁에서 떨어지는 것이나 집안사람들이 주는 찌꺼기를 먹습니다. 지금 저는 저를 딸로 대우해주시어 주님의 식탁에 앉혀달라고 당신께 청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단지 저에게 적어도 빵 부스러기만이라도 주십시오…”
예수께서는 미소 지으신다. 오! 그분의 얼굴은 기쁨의 미소로 놀랍게 변모되신다.
사람들과 사도들과 여인은 감탄하며 그분을 쳐다본다… 그들은 무언가가 일어나리라는 것을 예감한다.
예수께서 말씀하신다.
“오! 여인이여! 당신의 믿음은 크기도 하오. 당신은 그 믿음으로 내 영을 위로해주오. 그러니 가시오. 당신이 원하는 대로 될 것이오. 이 순간에 마귀가 당신의 딸에게서 나갔소. 평안히 가시오. 그리고 당신은 떠돌이 개에서 집개가 되기를 원했으니, 미래에는 아버지의 식탁에 앉는 딸이 되려고 힘쓰시오. 안녕히 가시오.”
“오! 주님! 나의 주님!… 저는 뛰어가 저의 사랑하는 팔마를 보고 싶습니다… 동시에 저는 당신과 동행하며 당신을 따라가고 싶습니다! 찬미 받으소서! 거룩하신 분이시여!”
“가시오, 부인, 평안히 가시오.”
예수께서는 다시 그분의 길을 걷기 시작하시고, 가나안 여인은 어린 소녀보다 더 민첩하게 뛰어 멀어져 가고, 사람들은 기적을 보기 위하여 그녀를 뒤따라간다.
“그런데 선생님, 당신께서는 그녀로 하여금 왜 그렇게 많이 간청하게 하신 다음에야 그녀의 청을 들어주셨습니까?”
제베대오의 야고보가 묻는다.
“너의 허물과 너희 모두의 허물 때문이다. 야고보야, 이것은 실패가 아니다. 나는 여기서 내쫓기지도, 조롱당하지도, 저주받지도 않았다… 이것이 낙심한 너희의 영혼에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 오늘 나는 이미 가장 맛있는 음식을 먹었다. 나는 그것에 대하여 하느님을 찬미한다. 이제는 믿고, 굳센 믿음으로 기다릴 줄 아는 이 다른 여자에게로 가자.”
“그럼 주님, 제 양들은요? 머지않아 저는 당신의 일행과 다른 길로 접어들어 제 목초지로 가야 할 텐데요.”
예수께서는 빙그레 웃으시지만, 대답하지는 않으신다. 해가 공기를 데우고, 수풀의 새로 난 잎들과 풀밭의 풀들을 에메랄드처럼 반짝이게 하고, 들판의 작은 꽃들의 꽃잎 안에서 반짝이는 이슬방울 때문에 꽃받침 하나하나를 거미발로 바꾸어놓는 지금 길을 걷는 것은 유쾌하다. 그분께서는 미소 지으며 가신다. 그리고 갑자기 용기를 되찾은 사도들도 미소 지으며 그분을 따라간다.
그들이 교차로에 이른다. 목자 안나는 난감해하며 말한다.
“저는 여기서 당신을 떠나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럼 당신께서는 제 양들을 고치러 가주지 않으실 겁니까? 저도 믿습니다. 그리고 저는 개종자입니다… 최소한 당신께서 안식일 후에 오시겠다는 약속이라도 해주십시오.”
“오! 안나! 내가 레셈단을 향하여 한 손을 든 순간에 당신의 양들이 고쳐졌다는 것을 당신이 아직도 깨닫지 못했다는 게 가능하오? 당신도 가서 기적을 보고, 주님을 찬미하시오.”
나는 롯의 아내가 소금 기둥으로 변했을 때 이 목자와 아주 흡사한 모습이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는 상체를 앞으로 약간 숙이고, 얼굴은 예수를 쳐다보기 위하여 그분 쪽으로 치켜들고, 한 팔은 반쯤 허공에 쳐들고 정지된 채 그대로 서 있다… 그는 마치 조각상처럼 보인다. 그 조상 밑에 ‘탄원인’이라고 쓰인 라벨을 붙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다가 그는 돌아와 땅바닥에 엎드리며 말한다.
“당신께서는 찬미 받으십시오! 거룩하신 분! 좋으신 분!… 그러나 저는 당신께 많은 돈을 약속드렸는데, 제가 지금 여기서 가진 거라고는 몇 드라크마밖에 없습니다… 오십시오, 안식일 후에 저를 보러 와주십시오.”
“나는 가겠소. 나는 돈 때문이 아니라 당신의 순진한 믿음 때문에 다시 한 번 당신에게 강복해주러 가겠소. 잘 가시오, 안나. 평화가 당신과 함께.”
그들은 서로 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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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그런데 선생님, 당신께서는 그녀로 하여금 왜 그렇게 많이 간청하게 하신 다음에야 그녀의 청을 들어주셨습니까?”
제베대오의 야고보가 묻는다.
“너의 허물과 너희 모두의 허물 때문이다.
야고보야, 이것은 실패가 아니다.
나는 여기서 내쫓기지도, 조롱당하지도, 저주받지도 않았다…
이것이 낙심한 너희의 영혼에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
오늘 나는 이미 가장 맛있는 음식을 먹었다.
나는 그것에 대하여 하느님을 찬미한다.
이제는 믿고, 굳센 믿음으로 기다릴 줄 아는 이 다른 여자에게로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