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가능성을 발생시키는 요인 중 하나로서 어떤 사태나 사건이 실제로 쉽게 이미지화되어 떠오르는 경우가 있다.
셔먼은 이와 관련해 흥미로운 실험을 했다. 여대생 120명에게 가상으로 학교 내에서 어떤 병이 만연할 조짐이 있으니 이 병의 증상에 대해 적어놓은 종이를 읽고 자신이 이 병에 걸릴 가능성 정도를 판단하도록 했다.
실험대상 학생들은 4개 그룹으로 편성되었다. 1그룹에 속한 학생들에게는 이 병에 걸리면 활력 저하, 근육통, 점차 심한 두통이 일어나는 증상에 대해 구체적이고, 이전에 경험했을 법한 내용이 적힌 종이가 건네졌다. 2그룹에 속한 학생들에게는 훨씬 더 추상적인 내용이 적힌 종이를 읽게 했다. 메시지 내용은 약간의 방향감각 상실, 신경계 기능 불완전, 간장의 염증 등이었다. 그리고 실험참가자는 증상을 읽고난 후 자신이 3주 후에 이 병에 걸릴 수 있는 정도를 10단계로 평가하게 했다.
3그룹과 4그룹에 속한 학생들에게는, 증상은 1, 2그룹과 각각 같지만, 만약 이 병에 걸린다면 3주 후에 자신에게 어떤 증상이 나타날지 구체적으로 머릿속에 그리고 난 후 이 병에 걸릴 정도를 판정하도록 요구했다.
그 결과, 이 병에 걸릴 가능성이 가장 높을 것이라고 판단한 그룹은 3그룹에 속한 학생들이었고, 다음은 2그룹, 1그룹이었다. 4그룹이 병에 걸릴 수 있는 정도를 가장 낮게 판정했다. 증상에 대한 기술내용이 구체적이어서 스스로 병에 걸릴 수 있다는 이미지를 떠올린 그룹이 가장 병에 걸리기 쉽다고 생각한 것이다. 반면에 증상이 애매해서 자신이 병에 걸릴 수 있다는 이미지를 떠올리기 어려운 그룹은 가장 병에 걸리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다.
흡연이나 음주 등의 습관을 끊기 어려운 것은 행위 시점과 그에 따른 결과가 나타나는 시점이 시간적으로 큰 격차를 보이기 때문이다. 즉 행위를 하는 시점에서는 오랜 시간이 지난 후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상상하기 어렵다는 것이 그 원인 중의 하나인 셈이다. 따라서 정책적으로 금연 캠페인을 추진한다면, 흡연이 암에 걸릴 확률을 높인다고 주장하기 보다는 암에 걸려서 비참해진 사례를 어필하는 캠페인이 더 효과적일 것이다. 운전면허증을 재발급받을 때 교통사고 현장에 대한 모의 비디오를 보여주는 경우가 많은데 이 방법은 사고 확률을 수치로 나타내는 것보다 유효하다.
또한 이용가능성 휴리스틱은 사람들이 사회적인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이나, 학습하는 방식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입수하기 쉬운 정보는 사람들에게 전달되기 쉽고, 이에 따라 어떤 생각이나 판단이 사회에 넓게 확산될 수 있다. 특히 인터넷의 보급에 따라 그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도모노 노리오의 행동경제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