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독수리, 그들은 대한민국 특전사의 살아 있는 역사입니다.
— 반세기를 넘어 이어지는 블랙이글의 불멸의 전우애 —
그들은 한때 조국의 하늘을 누비던 젊은 독수리들이었습니다.
저는 1974년 육군 특전사 모병 5기생으로(부사관) 지원입대하여,
특전교육단에서 고공침투조 76-2기 교육생으로 특수교육을 이수하였습니다.
그로부터 반세기. 세월은 흘렀지만 그 시절의 심장 뛰는 생생한 기억으로 내 가슴에 남아 있습니다.
특전사의 고공침투는 높은 고도에서 항공기를 이탈하여 자유낙하한 뒤 낮은 고도에서 낙하산을 펼쳐 적진 깊숙이
은밀하게 침투하는 고난도의 특수작전 기술입니다.
이러한 고공침투 교육이 정착되기 이전, 열악한 장비와 환경 속에서 자유낙하 기술을 개척했던 선구자들이 있었습니다.
바로 특전사 최초의 자유낙하 전문팀으로 기억되는 '블랙이글(검은 독수리)' 고공전담팀입니다.
그들은 한순간의 실수가 생사를 가르는 극한의 상황에서도 자신의 몸을 허공에 던지며
대한민국 특전사 고공침투 기술의 초석을 놓았습니다.
누군가는 먼저 그 길을 열어야 했기에, 그들은 두려움보다 사명감을 앞세웠습니다.
그들의 용기와 희생은 오늘날 대한민국 특전사 고공침투 역사의 소중한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이제 그 시절의 선임 팀장과 팀원들은 칠순을 훌쩍 넘긴 백발의 노병들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사진 속 전우들의 눈빛에는 여전히 조국을 위해 목숨을 걸었던 젊은 날의 기상과 뜨거운 전우애가 살아 있습니다.
특히 이번 모임에는 특전사 최초의 여군 준위로 기억되는 여장부께서도 당당한 노년의 모습으로 함께하셨습니다.
그리고 이들의 곁에는 또 다른 영웅들이 있습니다.
바로 목숨을 건 훈련에 나선 남편의 무사 귀환을 하루하루 가슴 졸이며 기다렸던 아내와 가족들입니다.
"오늘도 부디 무사히 돌아오기를..
그 간절한 기도로 남편을 기다리던 젊은 아내들은 이제 손주를 둔 할머니가 되었고,
하늘을 누비던 젊은 독수리들은 백발의 할아버지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생사를 함께했던 전우들의 우정과 가족들의 사랑은 반세기가 지난 오늘까지 변함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얼마나 아름답고 숭고한 인연입니까.
한편, 오늘의 만남이 더욱 소중한 것은 그 험난했던 훈련의 길에서 끝내 돌아오지 못한 선배 전우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고공침투 기술의 발전을 위해 헌신하다 먼저 생을 달리하신 선배님들의 숭고한 희생을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먼저 떠나신 선배 전우님들의 영전에 깊은 존경과 추모의 마음을 올립니다.
반세기를 넘어 다시 만난 검은 독수리들.
청춘은 지나갔어도 조국을 향한 충정과 전우애는 영원하다.
이 한 장의 사진에는 단순한 전우들의 만남을 넘어 대한민국 특전사 고공침투 역사의 반세기가 담겨 있습니다.
한때 조국을 위해 목숨을 걸고 하늘에 몸을 던졌던 용사들이,
이제는 서로의 건강과 남은 세월의 행복을 기원하며 다시 만났습니다.
그 곁에는 젊은 날의 고난을 함께 견뎌낸 가족들이 있습니다.
세월은 그들의 머리를 희게 물들였지만, 조국을 향한 충정과 생사를 함께한 전우애만큼은 결코 늙지 않았습니다.
오늘 이 사진을 게시하는 것은 대한민국 특전사 고공침투의 초창기를 개척한 선배님들의 헌신과 희생,
그리고 가족들의 사랑을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대한민국 특수전 역사의 살아 있는 증인들이며, 우리가 오래도록 기억해야 할 자랑스러운 영웅들입니다.
부디 오래오래 건강하시어 전우들과 가족들의 아름다운 만남이 영원히 이어지기를 기원합니다.
검은 독수리의 날개는 세월에 접힐지언정,
그 숭고한 정신은 영원히 대한민국의 하늘을 날 것입니다.
대한민국 특전사 만세!
블랙이글 고공전담팀 만세!
특전 전우애 영원하라!
2026년 10월, 깊어 가는 가을에.. 특전사고공침투조 76-2기 윤화영.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