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과 산업디자인의 경계는 모호하다. 아티스트와 산업디자이너의 차이는? 전자는 돈에 연연치 않는다는 것인가? 20세기 초현실주의작가 르네 마그리트는 먹고 살기 위해 광고를 병행했고, 산업디자이너로 시작한 팝아티스트 앤디 워홀은 "돈 버는 것이 예술이다"라고 외쳤다. 아산업디자이너이자 아티스트인 하이메 아욘(Jaime Hayon)의 작품들이 어우러진 복합문화공간에 왔다.
한 장소에서 먹고, 감상하고, 영화(메가박스)보고, 산책하고, 쇼핑까지 한꺼번에 할 수 있는 장소다. 다산신도시에 들어선 남양주현대프리미엄아웃렛 SPACE1이다. '월리를 찾아라' 만화 캐릭터가 방문객을 맞이하는 이곳에서 스페인 아티스트 하이메 아욘을 중심으로 국내 아티스트 최정화, 책박물관, 옥상의 비밀정원 등등을 돌아다녔다.

들어가면 뻥 뚫린 하늘 아래 둥그렇게 원의 형태를 두르며 샵들이 들어서 있다. 가운데 정원엔 곤충 컨셉트의 대형 철근 조형물이 자리한다. 그리고 이곳저곳에 "Where's WALLY?가 눈에 띈다. 아래 작품의 타이틀 '카르니발리아(carnivalia)'의 뜻이 뭘까? 이제 우리나가 작가인데도 영문 제목만 붙여 놓는다.

작가 심재현 <The Carnivalia>(2020)
아래와 같은 형태로 건축물이 조성되어 건물 내부가 답답하다면 몇 발자국만 가면 밖의 공기를 마실 수 있어 개방형 건물로 느껴졌다.



'월리를 찾아라'는 1987년 마틴 핸드포드 작으로 영국에서 발매된 베스트셀러 만화이다. 월리와 비슷하게 생긴 많은 사람들 가운데 진짜 월리를 찾는 내용이다. 실제로 아티스트는 자기만의 유니크한 디자인을 가지고 있어야 각광받는다. 물방울 작가 김창열도, 별의 작가 김환기도, 해체의 작가 피카소도 마찬가지다.

뭐든지 식후경이다. 나와 일행은 건물 1층의 h'50 레스토랑에 먼저 들렀다. 레스토랑 내부에 올리브 나무가 있는, 밝은 빛이 내리쬐는 천장의 클래시컬한 식당으로, 홈메이드 수제버거를 주문했다.

쇠고기 패티와 바질페스토, 그리고 씨겨자로 맛을 낸 햄버거 세트이다. 가격은 24,000원.

새우 패티의 수제 버거는 26,000원이다.

'냥랜드(Nyang Land)' 전시가 6월 26일까지 진행된다. 2층의 더한섬하우스 FX매장 내 규브라운지이다. 개인적 취향으로 귀여움 뿜뿜인 회화에 관심이 적어 휙~ 돌아보고 나왔다^^

건물 중앙에 천장에 매달려 중심을 잡아주는 아래 작품을 보고, 최정화 작가네 했다. 그의 작품은 여기저기에서 여러번 봐 왔던 터였다. 예전에 삼성동에서 찍은 과일야채나무, 진짜 제목은 <꿈나무>를 나란히 함께 올린다. 동일 작가 작품이다.

최정화 작가 <Star>

최정화 작가 <꿈나무>(2005)
이곳은 '즐거운 예술 놀이터'라는 이름이 붙어 있는 '모카플레이(Moka Play)'이다. 스페인의 산업디자이너 하이메 아욘(Jaime Hayon)이 선사하는 아이들의 놀이터라고 되어 있다.

하이메 아욘의 또 다른 휴식처로 들어간다. 일명 '하이메 아욘 가든(Jaime Hayon Garden)'으로 건물 내에 설치된 조각 공원이다.

하이메 아욘은 스페인 산업디자이너로 그의 활동무대는 전 세계이다. 1997년 베네통 디자이너로 출발한 그는 가구 디자인도 하면서 자신만의 캐릭터로 파리와 런던 등지의 갤러리와 뮤지엄에 전시도 한다.

산업디자이너와 예술가의 차이가 뭘까 생각하다가, 하나 생각한 것이, 순수 자기 작품들로 구성된 전시회를 유명 갤러리 혹은 뮤지엄에서 펼친 적이 있나로 일단은 생각해 봤다. 국내에서도 2019년 대림미술관에서 <Serious Fun>이라는 주제로 전시회를 연 경험이 있다.

언뜻 봤을 때는 일본 작가들이 연상되기도 했다. 왜 그런지는 지금까지의 미디어 노출에 따른 나의 개인 경험일 것이다.




하이메 아욘 정원에 들어가는 입구는 이렇게 생겼다. 요즘 백화점이나 아웃렛은 브랜드만 있으면 장사가 안 된다^^ 문화생활을 껴야 한다.

얼마나 크게 건물에 월리를 붙여놨는지 층마다 비춘다. 검색해 보니 현대가 글로벌 콘텐츠 제작사 유니버설스튜디오와 '월리를 찾아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였다고 한다. 이젠 지적재산권이라는 장치가 있어, 캐릭터 하나 잘 만들어 놓으면 평생 먹고 살 수 있다^^

이번에는 책박물관 '모카 라이브러리'에 왔다. 코만 달린 큰바위얼굴의 캐릭터가 천장을 높이 들고 있다. 프로메테우스가 지구를 들고 있 듯 말이다.

아래 사진 왼쪽, 입구의 안내데스크는 돼지통으로 만들어져 있다.


걷다 보니 이번엔 초록초록한 곳에 왔다. 연두색과 초록색은 사람의 기분을 편안하게 해 준다. '더 테라스 The Terrace'이다. 아래 사진은 작은 식물원으로 꾸며진 곳이고 주변은 개인 클래스 혹은 커뮤티니 모임들이 있는 곳이다.



건물 내 실제로는 아래와 같이 생겼다. 건물 복도를 걸어가다 보면 이렇게 색다른 테마 공간들이 줄지어 있다.

본래 '월리를 찾아라'의 영문은 'Where's Wally?'인데, 'Where's Happiness?'라고 하여 '행복을 찾아라'로 바뀌었다. 행복행복... 도대체 행복이 뭔가^^

이곳에 오면 꼭 옥상 정원에 가서 돌아보라고 하여 맨 꼭대기층에 올랐다.

옥상의 비밀의 정원 SECRET GARDEN이다.

글쎼, 이 중에서 진짜 월리를 찾는 것이 비밀의 정원의 열쇠이던가. 내가 보기엔 옥상을 잘 활용하여 시민들이 산책하고 놀기 좋게 꾸며놓았다는 것이다. 공간의 활용 측면에서는 좋다!

봄에 찍은 사진을 보면 아래 사진이 붉은색 카펫이 깔린 듯해 보였는데, 계절이 바뀌면서 사라졌나 보다. 양들만 군데군데 있고, 월리의 조그만 집이 저 멀리 보인다.

한바퀴 돌고 다시 내려왔다. 에스컬레이터 바로 아래 하이메 아욘의 또 다른 작품이 우뚝 서 있다. 이쯤되면 동 건물로 한 몫 단단이 잡았겠네 하는 생각이 든다^^
하이메 아욘 작 <The Visionary> - 지식을 얻기 위해선 공부해야 하지만 지혜를 얻기 위해선 관찰하면 된다는 이야기를 담은 조각이라나..
이번엔 3층에 있는 라운지 에이치(LOUNGE H)이다. 산뜻한 분위기의 북적대지도 않는 오픈 갤러리이다.



먹은 것을 다 소화하고 주차장동으로 가는 길이다. 쇼핑을 하지 않아도, 먹지 않아도 된다. 그냥 산책하러 와도 된다고 생각한다.

행복이 어디있냐고? 나는 묻고 싶은데, 꼭 행복해야 하나? 행복하지 않으면서 사는 법을 연습할 수도 있잖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