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재판매 부메랑으로 돌아온다

[시절속인연]

온라인 재판매 부메랑으로 돌아온다

정품 확인·AS·환불 어려워…화장품, 건기식 변질 우려

다단계업체의 제품을 구매하는 일반적인 방법은 해당 회사에 등록된 판매원을 통해 구매하거나 본인이 직접 업체의 판매원으로 가입하여 홈페이지나 공식 쇼핑몰을 통해 구입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렇지만 이 두 가지 방식 외에 온라인 오픈마켓을 통한 다단계제품 판매와 구매가 점점 증가하고 있어 이에 대한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다.

▷ 사진: 게티이미지프로

안 걸리면 그만, 질기게 이어 온 온라인 재판매

이커머스(e-커머스) 시장의 확장에 따라 온라인을 통한 제품 구매는 어느덧 소비자의 생활 깊숙이 자리 잡았다. 네이버, 쿠팡과 같은 대형 오픈마켓을 통한 구매는 소비자로 하여금 신뢰를 갖게 하고, 이 같은 플랫폼을 통해 구매한 물품은 보다 안전할 것이라 믿는다.

하지만 현행 전자상거래법에 의하면 소비자가 통신판매 중개(오픈마켓)를 통해 제품을 구매할 경우, 오픈마켓이 자신은 통신판매의 당사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고지하기만 하면 통신판매중개 의뢰자의 고의 또는 과실로 소비자에게 발생한 재산상의 손해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된다. 쉽게 말해 네이버와 같은 오픈마켓이 사이트 상에 자신이 통신판매의 당사자가 아님을 미리 고지만 한다면 소비자는 네이버가 아닌 오직 판매 당사자에게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다단계업계 제품을 오픈마켓에서 구매할 때도 마찬가지다. 오픈마켓을 통해 공식 판매가보다 저렴하게 구입한 제품에 이상이 있더라도 네이버나 쿠팡에 책임을 물을 수 없다. 

만약 소비자가 제품을 최초 유통한 다단계판매업자를 찾아 피해를 보상받고자 하더라도 대다수의 판매자들은 규모가 영세하기 때문에 소비자 피해를 보상할 만한 충분한 자력을 갖추지 못한 경우가 더 많다. 또한 바코드나 포장이 훼손되어 정품 여부 및 판매일시 등의 확인이 어려운 경우 다단계판매업자에게 책임을 묻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온라인 재판매의 경우 재판매업자를 상대로 한 교환·반품 이외에 방문판매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청약철회권의 적용이 애초에 불가능해서 소비자 보호에 큰 공백이 생길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의 똑똑한 소비가 필요하다.

업계, 소비자·건전 사업자 위해 다양한 근절 노력

온라인 재판매는 직접판매 방식을 성실히 유지하는 다수의 직접판매 사업자에게 피해를 입힌다는 점, 다단계판매 방식의 근간을 흔든다는 점, 이를 구매한 일반 소비자의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업계에서는 온라인 재판매를 강력히 규제하고 이를 위한 시정 노력을 이어왔다. 

온라인 재판매는 일부 사업자들이 직급 달성을 위해 물건을 대량 구매한 후 수당을 수령하고, 남은 제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인터넷에 재판매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 때문에 대다수 사업자의 정상적인 영업활동까지 어렵게 만들고 있다. 또한 덤핑 가격으로 인해 유통 질서의 혼란을 야기시킬 뿐 아니라 제품의 품질 저하로 이어져 궁극적으로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최근 피엠인터내셔널코리아(이하 PMIK)는 ‘크롤링 서비스’를 통해 온라인 재판매와 허위과대광고 모니터링 강화에 나섰다. ‘크롤링 서비스’는 웹페이지를 그대로 가져와 특정 데이터를 추출해내는 프로그램으로 PMIK 관계자는 “크롤링 서비스를 통해 건전하게 사업을 이어가는 판매자를 보호하고, 소비자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철저히 통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또한 QR코드를 통해 유통 추적 시스템을 구축한 업체도 있다. 인큐텐의 관계자는 “식품표시광고법 시행규칙에 따라 우리 회사 건기식 제품에는 QR코드를 인쇄해 철저한 추적을 실시 하고 있다. 이를 제거하거나 삭제해 오픈마켓을 통해 부정 유통한 업자들을 대상으로 강력한 법적 조치도 진행한 바 있다”며 “다단계업계의 선순환을 만들기 위해 당장의 기회비용이 들더라도 업체가 앞장서야 한다”고 권고했다.

그 외의 다단계업체들도 내부 규정에 어긋나는 활동에 대해서는 전담 부서에서 집중 모니터링하고, 규정 위반이 확인되면 절차에 따라 위반 수준에 맞는 제재를 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단계업체 A사의 관계자는 “근본적으로 업계에서는 온라인 재판매를 허용하고 있지 않지만, 재판매 행위가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어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한편 직판협회는 직접판매업계의 근간을 뒤흔드는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의 온라인 부정 유통 행위에 대해 유통 선진화와 생존권 수호 차원에서 협회가 앞장서서 강력 대처할 것이라는 의지를 밝히기도 하였다.

출처 : http://www.mknews.kr/?mid=view&no=40663&cate=A&page_size=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