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나물
정명옥
봄철이면 쑥이 지천에 널려 있다. 쑥국과 쑥떡, 쑥버무리가 생각난다. 그런 날 밥상엔 쑥국을 올리고, 쑥떡을 주문한다. 봄철, 나물이 맛있을 때라 봄나물을 자주 먹으려 한다.
지천에 널렸다고 뜯어올 수 없는 봄나물인 쑥을 시장에서 구입한다. 달래, 냉이, 취나물, 두릅, 방풍나물, 곰취, 미나리 등도 시장에서 산다. 그렇지 않으면 인터넷으로 주문을 한다.
어느 해는 강원도 곰취 나물을 한 박스 샀다. 끓는 물에 데쳐 한 잎 펼쳐서 밥 한 술 넣고 다진 소고기 볶은 양념 넣어 쌈을 싸 먹고, 간장 장아찌를 담고, 데쳐서 냉동실에 보관해서 한 동안 먹었다.
남해 두릅도 봄철 밥상에서 빠지지 않는다. 다른 곳 두릅도 맛이 좋지만 해풍 맞고 자란 남해 두릅을 먹어보니 신선하고 달콤하였다. 지인이 키운 거라 그런지 더 맛이 좋은 것같이 느껴져서 그 후부터는 남해 두릅을 주로 산다.
몇 해 전에 순천만 국가 정원에 들렀다가 여수에 케이블카를 타러 갔었다. 그때 같이 갔던 분들과 먹던 점심 식탁에 나물 반찬이 있었는데, 인기가 좋았다. 방풍나물이었다. 방풍나물이 맛있고 건강에도 좋다고 하였다. 작년에 안도에 갔을 때도 방풍 나물을 한 보따리 얻어 와서 냉동실에 넣어두고 한 동안 맛있게 잘 먹었다. 올해는 2KG을 인터넷 쇼핑몰에서 구입해 끓는 물에 데쳐서 냉동실에 두었으니 한 동안 잘 먹을 것이다.
구하기 쉬운 쑥도 끓는 물에 살짝 데쳐서 냉동실에 소분해 넣었다. 쌀뜨물에 된장 한 스푼 넣어 풀고 끓이다가 쑥 넣고, 파, 마늘, 바지락, 콩가루를 넣어서 끓인 쑥 된장국. 쑥 향이 물씬 나는 쑥국 한 그릇에 인생이 향기로워지는 것 같다.
큰아이가 어릴 때에 입원을 한 때가 있었다. 그때 남편 친구 부인이 달래양념장에 팥을 듬뿍 넣은 찰밥을 해서 병문안을 왔었다. 아픈 아이 걱정에 입맛이 없었는데, 부드러운 찰밥과 달래양념장이 입맛을 살아나게 하여, 요즘도 달래를 먹을 때엔 고마운 그 분이 생각난다.
봄나물, 맛 좋고 영양가도 많고 향기롭다. 그런 봄나물을 먹으면 봄을 먹는 것 같다.
첫댓글 정명옥선생님 글을 읽으니 쑥 등 널부러진 봄 음식을 다시 생각하게 되네요^^
저도 이 봄 쑥을 뜯어 쑥전, 쑥국도 많이 끓여 먹고 방풍나물, 취나물도 많이 무쳐 먹고 있습니다
봄이 다 가기 전 맛난 나물 많이 드시고 봄의 정취 만끽하세요
네 ~오늘은 쑥전을 해먹어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