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씬 83. 정글 (최 태인 조) - 씬27, 씬77 (낮)
숲을 헤치며 나타나는 최 태인 조.
이끼에 뒤덮인 비문이 또다시 나타난다.
장병장, 다가가면 붙여놓은 껌이 없다. 보면 비문 앞 땅바닥에 떨어져 있다.
놀라는 장병장.
장병장: 어떻게 된 거죠? 왜 마을은 안 나오고……. 이런 것만 나오는 거죠?
답답한 표정으로 비문을 쳐다보던 최 태인의 시선이 갑자기 못 박힌다.
겁먹은 얼굴로 최 태인을 쳐다보는 마 병장과 장병장.
장병장: 도대체 어떻게 된 거죠? 저 글씨, 저 글씨는 뭡니까?
대답이 없는 최 태인.
장병장: 야, 짬밥! 넌 알지? 저게 무슨 뜻인지…….
마 병장: 불귀! 못 돌아간다는 뜻이다.
장병장: 못 돌아간다니……. 누가?
비문에 쓰여 있는 ‘不歸’ 라는 글자…….
최 태인: (떨리는 목소리로) 무전을 날려라!
장병장: 소대장님! 못 돌아가다니요?
최 태인: 무전을 날리라고! (버럭 소리를 지른다.)
장병장: (마지못해) 두더지 셋……. 두더지 셋……. 여기는 두더지 하나! 두더지 셋! ……. 안 되는데요!
순간 먼지바람이 거세게 몰아친다.
최 태인: 빨리! 애들한테로 돌아가야 한다.
도망치듯 빠져나가기 시작하는 최 태인 조.
씬 84. 정글 (진 중사 조) - 밀름 인접 수풀 (낮)
누군가의 시선이 진 중사 일행을 쳐다보고 있다.
무전을 때리는 변 상병을 쳐다보던 진 중사가 갑자기 무서운 눈빛으로 시선을 돌린다.
따라서 누군가의 시선도 수풀 속으로 숨는다.
얼핏 흔들거리는 수풀.
진 중사, 계속 째려보다가 수풀 속으로 들어간다.
이 상병: 어디 가십니까?
진 중사: 아무 것도 아니다……. 금방 돌아올 테니까…….
계속 본대와 교신을 시도하도록…….
숲으로 들어가는 진 중사. 천천히 주위를 살피며 다가간다.
진 중사를 피해 수풀 속으로 달아나는 누군가의 시선.
기괴하게 목이 잘려 있는 석상무리들을 살피던 진 중사, 어딘가로 떨어지듯 갑자기 사라진다.
씬 85. 정글 (최 태인 조) - 갈대밭 수풀 (낮)
허겁지겁 빠르게 걸으며 무전을 치는 장병장.
그 뒤를 급히 쫓아가는 마 병장. 역시 숨을 헐떡인다.
최 태인: 아직도 교신이 안 되나?
장병장: 네…….
씬 86. 정글 (진 중사 조) - 씬84. 밀림 인접 수풀 (낮)
“어떻게 된 거야? 진 중사님! 진 중사님!”
박 하사 일행, 진 중사를 찾는다.
흩어져서 진 중사를 찾던 소대원들, 벼랑 끝 나뭇가지에 걸린 진 중사의 수통을 발견한다. 바로 옆은 까마득한 낭떠러지이다.
박 하사: (수통을 집어 들고) 이게 왜 여깄지? 진 중사님! ……. 진 중사님! (두리번거리며 부른다.)
이 상병: (수통을 낚아채며) 보면 모르요? 떨어진 거 아니요. 떨어진 거…….
이 상병: (침을 뱉으며) 정일병 그 새끼도 그렇구……. 오병장도 그렇구……. 하여간 이 아루뽀인튼지 지랄인지 일분도 있고 싶지 않다구…….
박 하사: 야! 아직두 무전이 안 돼냐?
변 상병: 예,…….
박 하사: 시발……. 무전기마저 협조를 안해주느만……. 좆도……. 그럼 그 또라이한테라도 연락해!
변 상병: 또라이라뇨?
박 하사: 누구긴 새꺄……. 소대장 말야…….
이 상병: 출발하죠! 최또라이 꽥꽥거릴 텐데…….
변 상병: 진 중사님은요?
박 하사: 그럼 너 혼자 남아서 기다릴래?
벙찐 변 상병의 뒤통수를 갈기는 이 상병.
이 상병: 니 걱정이나 해, 새끼야……. 그 인간이 쉽게 죽을 인간이냐?
씬 87. 정글 (최 태인 조) - 밀림 근처 계곡 (낮)
앞서가던 장병장이 뭔가 망치에 맞은 사람처럼 멍한 표정으로 어딘가를 가리키며 서 있다.
쳐다보면 거대한 고목 가지가지에 헬기가 거꾸로 처박혀 있다.
추락한지가 오래 되었는지 잔뜩 이끼가 끼어있고 나무덩쿨이 동체를 타고 기어간다.
나뭇잎에 가려 얼핏 눈에 띄질 않는다. 다가가는 최 태인과 장병장.
헬기 안에는 죽은 지 오래되어 해골로 변해 있는 군인들이 타고 있다.
해골이 되어버린 헬기 안의 군인들을 쳐다보다가 우연히 눈길이 군복 명찰에 머문다. (베크 목걸이 연결)
뒤늦게 도착한 마 병장, 눈앞의 광경을 보고 주저앉는다.
‘베크’ 라고 쓰인 명찰과 하사관 계급장을 보는 최 태인.
오싹 귀신에 대한 공포감이 전신을 감싼다.
마 병장: (공포에 질린 얼굴로) 그럼……. 일마들도 ……. 귀……. 귀신인교?
이때, 무전이 온다.
무전이 오는 데도 받을 생각도 않고 멍하니 서 있는 장병장.
최 태인: 무전키를 잡아라.
장병장: 소대장님!
최 태인: 무전키를 잡아라, 장병장!
박 하사 일행에게서 온 것이다.
최 태인: 지금 어딘가?
무전기 (E): 찾았습니다.
최 태인: 찾다니?
무전기 (E): 무전병을 찾았다구요…….
놀라는 최 태인.
최 태인: 니들 ……. 지금 어디야?
무전기 (E): R-7 지역인데요…….
최 태인, 지도를 꺼내보면 R-7지역은 프랑스 군 묘지를 발견한 바로 그 지점이다.
최 태인: (버럭 화를 내며) 이 개 새끼들……. 거기 가지 말랬잖아……. 진 중사, 바꿔!
무전기 (E): 진 중사님은……. 실종됐습니다.
최 태인: 뭐라고? 지금 당장 철수해! ……. 지금 당장! 반복한다. 지금 당장 R-3 지점으로 철수해라!
씬 88. 동굴 안 (낮)
죽은 듯이 쓰러져 있던 진 중사의 손가락이 조금씩 움직인다.
심하게 긁힌 상처들이 온몸 여기 저기 보이고 얼마나 굴러 떨어졌는지 군복은 흙투성이다.
정신을 드는지 살포시 눈을 뜨는 진 중사.
천장을 뚫고 나온 거대한 나무뿌리들이 제멋대로 엉겨있고 뿌리 틈새로 듬성듬성 빛이 새어 들어와 어두운 동굴 안을 비춘다.
비틀거리며 일어서는 진 중사, 힘겹게 몸을 가누며 나갈 곳을 찾는다.
누군가 그런 진 중사의 모습을 보고 있다.
두리번거리던 진 중사, 갑자기 동작을 멈춘다.
조용한 동굴 안에 정적만이 감도는 듯한데
갑자기 치직……, 치직-……. 익숙한 기기 음.
분명히 무전키 잡는 소리가 안 쪽에서 들리는 것이다.
진 중사, 뭔가 감을 잡은 듯 표정이 밝아진다.
통증도 잊은 듯 소리가 나는 곳을 찾아 미친 듯이 동굴 안으로 사라지는 진 중사.
진 중사를 보고 있던 시선도 그 뒤를 따른다.
씬 89. 정글 (최 태인 조) - 갈대밭 / 울창한 밀림 (낮)
속보로 행군하던 최 태인 조, 그늘을 찾아 잠시 숨을 돌린다.
마 병장은 아직도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표정.
마 병장: 우리 여기서 벗어날 수 없는 깁니 꺼?
최 태인: 무섭나?
마 병장: 아임니더……. (하지만 끝내 못 참고) 예, 무섭심더……. 소대장님.
최 태인: (씩 웃으며) 나두 무섭다……. 하지만, 우린 반드시 돌아간다. (뜬금없이 장병장에게) 귀국하면 제일 먼저 뭘 하고 싶나?
장병장: (벙찐 표정) 네?……. 아!……. 엄마한테……. 송아지를 사 드릴 겁니다.
최 태인: 효자군……. 넌 이제 송아지만 생각해라……. 그러면 무서울 게 없을 거다. 마 병장은 뭘 하고 싶은데?
마 병장: (금세 환해지는 표정) 지는요 딸내미랑 마누라 데리고 창경원에 갈겁니더.
최 태인: 꼭 그렇게 될 거다.
좋아하는 마 병장과 달리 장병장의 표정은 여전히 찜찜하다.
씬 90. 습지 (박 하사 일행) - (낮)
습지대, 안개 속에서 하나 둘씩 모습을 드러내며 나타나는 박 하사 일행.
변 상병을 선두로 이 상병, 조상병, 박 하사의 순으로 대열을 짓고 있다.
무릎까지 푹푹 빠지는 습지를 지나는 소대원들의 얼굴에 지친 표정이 묻어난다.
박 하사: 어여, 이 상병……. 제대로 가는 거야?
조상병이 골똘한 표정으로 뭔가를 태우고 있다. 제대로 타지 않고 불꽃이 사그러든다.
조상병: (혼자 고개를 갸웃거리며) 왜 그러지…….
이 상병: ……. 어, 그건 오병장꺼잖아……. 왜 태워?
조상병: (갸웃) 이상하네……. 죽은 사람 물건 태울 때 연기 가는 방향은 피해야 되거든……. 산 사람이 실수로 따라갈 수도 있단 말이야……. 근데 제대로 안 타…….
박 하사: (불안한 표정으로) 너까지 왜 그래? 안 그래도 뒤숭숭한데.
조상병: 봐요, 아무리 불을 붙여도 자꾸 꺼지잖아요……. 뭔가가 영가(靈駕)를 잡고 있는 거 같애요. 편하게 죽지도 못하게……. 맡아보세요……. 연기냄새도 ……. 쌩으로 독하기만 하잖아요…….
이 상병: 시발……. 그래 봤자지…….
지친 표정의 박 하사, 슬그머니 대원들 몰래 자신이 들고 있던 100발 M60 탄띠를 버린다.
늪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M60 탄띠. 다 들어가지 않고 쓰러진 나뭇가지에 걸려 일부가 노출된다.
불안한 표정으로 뒤따라가던 조상병, 뭔가 물컹 밟아 진흙 구덩이에 엉덩방아를 찧는데, 숨겨진 뭔가를 보고는 얼른 엉덩 걸음으로 뒤로 빠지며 경악을 한다.
습지에 빠져 있던 시체 상반신이 갑자기 일어난다.
실종 병사의 시신이다.
조상병: ……. 으, ……. 으아악…….
화면 가득히 진흙바닥에 파묻힌 실종병사의 시체가 드러난다.
뼈가 드러난 시체의 가슴 깊숙이 칼이 박혀있다.
이 상병: (가슴에 박힌 칼을 뽑으며) 시발, 이거 우리 M16대검 아냐!!!
불안한 표정으로 마주보는 소대원들.
씬 91. 동굴 안 (낮)
뚝! 나무 썩은 물이 등줄기를 파고든다.
동굴을 헤매고 있는 진 중사.
치직 거리던 소리가 이어졌다 끊어지고 그럴 때마다 걸음을 멈추고 촉각을 곤두세운다.
무전 소리 (E): 당소 당나귀 삼공……. 당소 당나귀 삼공…….
끊어졌던 소리가 다시 이어지고 점점 소리가 또렷해진다.
서둘러 걸음을 옮기던 진 중사, 드디어 소리의 진원지를 찾는다.
무전 소리 (E): 당소 당나귀 삼공……. 하늘소, 하늘소 응답하라!
동굴 한켠 구부정한 등을 보이며 시커멓게 앉아있는 빛바랜 푸른 군복.
무전을 치고 있는 실종병사인 것이다!
진 중사의 인기척을 느끼지 못했는지 무전기만 움켜잡고 호출부호를 부르고 있다.
진 중사, 성큼성큼 다가가 무전병의 어깨를 덥썩 잡고 확 잡아 제끼는데 보면 상반신만 남아있는 미이라다!
이때, 진 중사의 등 뒤로 누군가 나타난다.
앵글에 역광으로 실루엣으로 처리된 검은 그림자가 걸린다.
살짝 카메라에 걸리는 하얀 아오자이 자락 사락거린다.
딸랑, 방울소리와 함께 뒤로 고개를 홱 돌리는 진 중사에게 확 다가가는 느낌으로 (시점 샷)!
씬 92. 습지 부근 (박 하사 일행) - (낮)
행군을 하는 소대원들.
조상병: 자꾸 뒤에서 누가 따라 오는 거 같아……. (겁에 질린 얼굴로 계속 뒤를 둘러보다 앞서가는 마 병장에게) 박 하사님……. 저 뒤 쪽에 누군가 우릴 따라와요…….
박 하사: (얼굴이 하얗게 질려서 뒤를 보며) 어디……. 어디 말이야?
돌아보는 박 하사의 눈에도 나무 사이로 슬쩍 뭔가 지나가는 것 같다.
박 하사: (조상병에게) 새꺄, 누가 따라온다는 거야?
조상병: 오, ……. 오병장님이…….
처음엔 무시하고 넘어가던 대원들도 새삼 조상병의 말에 신경이 쓰인다.
조상병: 오병장님이 나를 죽일지도 몰라요……. 분명히 나를 원망할 거라고요…….
가만히 그들을 지켜보는 시점샷!
박 하사, 뒤로 돌아보려다 차마 외면하며 조상병에게서 멀찍이 떨어진다.
이 상병: (혼잣말로) 니기미……. 뺀질거릴 줄만 알았지……. 조병훈이, 너 자꾸 징징거릴래? 어떡하긴 새꺄……. 확 긁어버려……. 총은 뒀다 뭐해? 쏘라구 있는 거지…….
조상병: 그래야겠지……. (총을 꽉 품에 그러쥔다.)
혼잣말을 주절거리는 조상병을 쳐다보는 누군가의 시선.
대열을 따라 걷던 조상병, 문득 돌아보면 우두커니 서서 자신을 바라보는 검은 실루엣!
안개 속에서 흐느적거리며 조상병을 향해 다가온다.
카메라 다가가면 점점 공포에 질려가는 조상병의 얼굴.
조상병에게 다가가는 검은 실루엣의 뒷모습, (카메라 앵글에 잡히면) 정숙아 철모다.
조상병: 아악! (두 눈을 질끈 감고 비명을 지르며 총을 갈긴다.)
씬 93. 습지 부근 (최 태인 있는 곳) - 늪지대 초입 (낮)
엄청난 총탄이 사방에 박힌다.
최 태인: 피햇-!
땅바닥에 머리를 처박는 장병장. 그 위로 흙과 돌가루들이 우수수 쏟아진다.
계속 날아드는 총탄. 나뭇가지와 바위도 형편없이 박살난다.
최 태인: (낮게 머리를 숙인 채 힘껏 고함친다) 사격중지-! 사격중지!
장병장: (발악을 해대며) 쏘지 마 새끼들아-! 우리야-! 쏘지 마!
그 위로 무섭게 불을 뿜는 M16.
씬 94. 습지 부근 (조상병 있는 곳) - 늪지대 초입 (낮)
철컥, 철컥……. 미친 듯 빈 방아쇠를 당기는 조상병.
조상병: (악을 쓰며) 죽어엇-!
다행히 실탄이 떨어졌다. 그 틈에 이 상병 몸을 날려 조상병을 덮친다.
변 상병도 이 상병을 도와 조상병을 제압한다.
박 하사: 소대장님! 괜찮으세요?! (소리를 지른다.)
저 멀리서 최 태인이 몸을 일으킨다.
엎어져 있는 마 병장에게 달려가 돌아 눕히는 장병장.
헐떡이며 숨이 넘어가는 마 병장의 피범벅이 된 가슴에서 피가 울컥울컥 쏟아져 나온다.
필사적으로 허걱지겁 지혈을 하려고 안간힘을 쓰는 장병장.
장병장: 야, 짬밥……. 짠밥, 정신 차려……. 짠밥!
마 병장: 나……. 어떠노……. 살거 같나……. 응? 쥐방울? (상처가 엉망이다.)
장병장: 으……. 응……. 괘……. 괜찮아…….
마 병장: 뻥치지 말고……. 우욱……. (피를 울컥 토한다.)
장병장: 안 돼……. 죽지 마…….
마 병장: 죽긴 내가 왜 죽누, 일마야……. 살아 야제……. 악착같이 살아서 악착같이 살아서……. 우리 딸년……. 고 귀여운……. 우리 딸년…….
장병장: 죽지 마, 시발……. 죽지 말라고……. 이제부터 형이라고 할께……. 나한데 형 소리는 들어야 할 거 아냐……. 시발.
마 병장: 미안키는 미안한갑다. 쥐방울……. (또다시 피를 울컥 토한다.)
장병장: 죽으면……. 안 돼…….
마 병장: 그래……. 너라도 꼭 살아 가그라…….
장병장: 죽지 마, 시발……. 죽지 말라고…….
죽은 마 병장을 끌어안고 오열하는 장병장.
장병장: 네가 언젠가는 이럴 줄 알았다, 이 나쁜 새끼!……. (울분에 받혀 조상병에게 덤벼든다.)
장병장, 죽일 듯이 조상병에게 정신없이 주먹을 날리기 시작한다.
“진정하세요, 장병장님!” “그만해…….” 뜯어 말리는 소대원들.
조상병: (새파랗게 질린 채로) 내 말이 맞잖아요. 오병장이 왔어요……. 날 죽이려고 했어요.……. 오병장님이 날 죽이려고 했다고요.
죽은 마 병장을 앞에 두고 오병장이라고 벌벌 떨고 있는 조상병, 거의 반은 정신이 나간 상태다. 모두들 말문을 잃는다.
이 상병: (입에 거품을 물며) 이럴 줄……. 알았어……. 귀신이야……. 시발……. 다 귀신 짓이라고……. 여기 ……. 이 R-POINT에 귀신이 있어…….
장병장: (사납게 조상병을 쳐다보며)……. 뭐? 귀신……. 귀신이라고……. 눈앞에서 사람 죽여 놓고 이것들이……. 이제는 귀신이라고! 시발 새끼들……. 그래, 나도 귀신 들렸다……. 너 이 새끼들 다 쏴 죽여버리걷어!
금방이라도 쏴죽일 기세로 총을 빼어드는 장병장.
말릴 틈도 없어 보이는데 - 타타탕탕탕!
거친 총소리가 공기를 찢는다.
보면 최 태인이 허공에 대고 M16을 갈긴 것이다.
놀란 소대원들 순간 그 자리에 얼어붙는다.
최 태인: 우린 복귀한다! 우린 반드시 살아서 돌아간다, 알겠나?
조상병은 마 병장을 쏘지 않았다. 다 내가 책임진다.……. 대신 앞으로 너희들이 조금이라도 허튼 짓을 한다면 용서치 않겠다.
확연히 달라진 최 태인의 변화에 소대원들, 공포도 잊은 표정이다.
씬 95. 저택 앞 (밤)
밤늦은 시각. 저택으로 되돌아오는 소대원들.
씬 96. 저택 로비 (밤)
소대원들, 지친 표정으로 하나 둘 거실로 모여든다.
거실 한 가운데 무전기를 고치고 있는 변 상병.
치직……. 치직…….
변 상병: (무전키를 잡고) 당소 두더지 셋, 당소 두더지 셋……. 하늘소, 응답하라!
이어졌다 다시 끊어지는 무전음.
이때, 파직하며 무전기 안에서 연기가 난다.
무전기 안을 살피던 변 상병, 비명을 지르며 손을 잡아 뺀다.
변 상병: 빌어먹을…….
부드득! 합선이 되어 녹아 붙어버린 전선줄을 잡아 뜯어 패대기를 치는 변 상병.
최 태인, 다가가 보면 변 상병, 고개를 젓는다.
녹아 붙은 전선줄을 집어 드는 최 태인, 잠시 절망적인 눈빛이 스쳐간다.
박 하사: 포기하죠.……. 어차피 내일이면 미군헬기가 오잖아요…….
박 하사의 말을 무시하며 2층 무전실 쪽을 향하는 최 태인의 시선.
최 태인: 변 상병, 따라와라…….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쪽으로 가는 최 태인 앞을 장병장이 가로막는다.
장병장: (불안한 눈빛으로) ……. 소대장님…….
최 태인, 장병장을 밀치고 지나가는데…….
장병장: 안 됩니다, 소대장님……. 소용없는 짓이라고요…….
장병장, 결사적으로 최 태인의 옷소매를 붙잡는다.
난데없는 소동에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하는 소대원들.
최 태인, 거칠게 장병장을 뿌리치고 계단을 뛰어 올라간다.
씬 97. 저택 2층 미군 무전실 (밤)
쾅! 하고 문이 부서지면서 빛이 쏟아져 들어온다.
문 앞에 서 있는 소대원들의 실루엣.
마치 뭔가에 맞은 듯 멍하니 쳐다본다.
거미줄이 엉겨있는 천정, 먼지 쌓인 바닥에는 이끼마저 끼여 있고 깨진 유리창으로 스산한 바람이 들어오는 가운데 녹슨 무전기기들이 흉물스럽게 놓여 있다.
도무지 며칠 전에 배터리를 갈러 왔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
녹슨 무전기기들 쪽으로 걸어가 살펴보는 최 태인.
이 상병: 이게 뭐야! ……. 도대체 이게 뭐야!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는 소대원들.
최 태인: 뭣들하나……. 이걸……. 옮긴다.
최 태인의 불호령에 모두들 허겁지겁 녹슨 무전기를 든다.
씬 98. 저택 로비 (밤)
녹슨 무전기를 고치는 변 상병.
그 옆에서 지켜보는 최 태인.
소대원들의 시선이 모두 그 쪽으로 가 있다.
조상병: (정신이 돌아온 듯) 도대체 어떻게 된 겁니까!
이 상병: 그걸……. 소대장님이 어떻게 아냐, 새꺄…….
조상병: 아니……. 알고 있어……. (장병장을 향해) 그래서 말렸던 거야…….
장병장, 최 태인을 쳐다본다. 망설이다가 끝내 입을 열지 않는 장병장.
최 태인: 미군은 오지 않는다.
박 하사: 왜요……. 왜냐고…….
이 상병: ……. 그게 무슨 말입니까.
조상병: 아직도 모르겠어! 미군들도 귀신이었던 거야……. 내 말이 틀렸습니까.…….
‘뭐, 귀신!’ 소대원들의 표정이 삽시간에 변한다. 제각기 슬그머니 총을 집는다.
이 상병: 근데……. 왜 말을 안 한거야……. 왜, 왜!
장병장: 어차피 이 곳을 빠져나갈 길은 없어……. 퇴로가 없다구…….
이 상병: 닥쳐! 넌 소대장 꼬붕짓 하더니 ……. 대신 죽어줄 수도 있나보지.
이 상병, 최 태인에게 총을 겨눈다.
이를 본 장병장, 총을 빼들려고 하지만 이미 뒤에 조상병이 총구를 갖다 댄다.
장병장: 시발……. 이 자식이……. 야! (박 하사와 변 상병에게) 이 새끼들을 체포해!
박 하사, 변 상병 역시 새파랗게 질린 채로 총을 빼어든 채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엉거주춤 서 있다.
최 태인: 우린 돌아간다……. 이 곳을 빠져나간다. (총을 겨누고 있는 이 상병에게) ……. 총 내려!
이 상병, 잠시 멈칫거리다가 총구를 갖다 댄다.
이 상병: 웃기지마쇼……. 저따위 고철쓰레기 따위로 뭘 어쩌겠다는 거야…….
최 태인, 총구가 바로 앞에 있는데도 성큼 성큼 이 상병에게 다가간다.
그 기세에 이 상병, 자기도 모르게 뒷걸음질 친다.
무서운 눈매로 이 상병을 쏘아보는 최 태인,
이 상병: 시발……. 다가오지 마 ……. 다가오면 쏜다…….
그 자리에서 이 상병의 총을 잡고 거칠게 이 상병의 뺨을 갈기는 최 태인.
손에 총은 들었지만 이 상병, 완전히 기선을 제압당한다.
최 태인: 살고 싶으면 내 명령을 따라라…….
우린 무슨 일이 있어도……. 이 곳을 빠져나간다.
마른 침만 삼키며 최 태인을 쳐다보는 이 상병.
최 태인: 모두 총 내려!
소대원들 아무 말도 못하고 허겁지겁 손에 들고 있던 총을 내린다.
이때,
변 상병: 소대장님!……. (환한 표정으로 무전키를 잡으며) 잡힌 거 같습니다.
무전기 (E): 당소 하늘소, 당소 하늘소……. 두더지 셋……. 왜 그 동안 연락이 없었나.……. 이상
무전기 주변의 몰려드는 소대원들.
최 태인: (무전키를 잡으며) 당소 두더지 셋, 당소 두더지 셋……. 여기는 긴급 상황, 긴급 상황이다……. 지원요청 바란다.
무전기 (E): 무슨 말인가…….
최 태인: 지금 당장 헬기를 보내라……. 착륙지는 로미오 포인트……. 긴급 상황이다…….
무전기 (E): 야간 기동은 어렵다……. 일출 직후 05시 50분 이후라야 가능할 것 같다.
최 태인: 닥치고 빨리 헬기나 보내……. 지금 노닥거릴 때가 아니란 말이다.
무전기 (E): 일출 직후 05시 50분, 헬기를 조치하겠…….
갑자기 교신이 뚝 끊긴다.
무전기에 매달리는 최 태인.
총을 거머쥔 채 어정쩡하게 서 있는 소대원들.
최 태인: 무슨 일이 있어도 우린 돌아간다…….
씬 99. 저택 로비 - 몽타주 (밤)
저택을 중심으로 철통같은 방어막을 세우기 시작하는 소대원들.
다들 공포에 질려 허둥댄다. 중얼거리며 공포를 떨치려는 소대원들.
주변 경계초소의 모래주머니를 한켠에다 모아 방호벽을 쌓고 인계철선을 늘어뜨리며 부비트랩을 설치한다.
탄환과 폭탄이 재 지급 된다.
최 태인의 명령에 따라 기민하게 움직이는 소대원들의 표정 불안하다.
씬 100. 저택 2층 최 태인 방 (밤)
벽에 붙여놓은 작전지도를 뜯어내는 최 태인.
짐을 챙긴다. 실종 병사 파일을 보다가 성냥을 긋고 실종된 소대원들의 사진을 불에 태운다.
파일도 한 장씩 태우고 녹음테이프도 파기한다.
대검에 걸어놓은 죽은 소대원들의 군번줄.
벽에 박아놓은 대검 앞에 서는 최 태인. 표정이 착잡하다.
하나씩 하나씩 대검에 걸린 군번줄을 뽑는다.
죽은 소대원들의 인식표들을 하나의 군번줄에 꿰는 최 태인.
가만히 자신의 목에 건다.
씬 101. 저택 로비 (밤)
로비에 모여 앉아 쉬고 있는 소대원들.
이 상병: (시계를 보며) 3시간 남았다, 3시간……. 3시간만 버티면 이 좆같은 월남과도 굿바이다…….
박 하사: 우리가 했던 일이 생각나……. 그땐 정말 멋모르고 했는데…….
조상병: 몹쓸 짓을 했지……. 이걸로 말야……. (자신의 소총 내려다보며)
이 상병: (발끈하며) 시발……. 우리가 뭘?……. 우린 명령대로 했을 뿐이라고……. 진짜 나쁜 새끼들은 벌써 다 떠났지……. 것도 한 몫 단단히 챙겨서 말야…….
조상병: 베트콩이나 우리나 다 똑같아……. 총맞아 죽는 건 맨 그 새끼들이나 우리나……. 똥구녘 찢어지게 가난한 놈들뿐이라구…….
장병장: 그래도 먹긴 잘 먹었잖아……. 우리 같은 촌놈이……. 언제 그런 호강을 해봐……. 미제 군복에, 미제 음식에 ……. 죽은 새끼들이나 불쌍하지 뭐…….
2층에서 내려오는 최 태인.
장병장의 말에 고개를 주억거리는 소대원들. 언제 들이 닥칠 줄 모르는 공포 때문에 불안한 마음과 이제 몇 시간만 버티면 살 수 있다는 희망이 교차되면서 묘한 분위기가 흐른다.
이때, 콰콰쾅!
갑자기 저택 가까이 부비트랩 터지는 소리가 들린다.
순간 표정이 얼어붙는 소대원들,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최 태인, 총을 집어 들며
최 태인: 모두 각자 위치로…….
잽싸게 군장을 챙겨들고 움직이는 소대원들.
이때, 입구에서 신경을 자극하는 기분 나쁜 소리. 마치 쇠를 콘크리트에 끌고 가는 듯하다.
소리 하나 하나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소대원들, 총의 안전 쇠를 풀며 문을 주시한다.
이때, 쾅! 쾅! 문 두드리는 소리가 난다.
진 중사 (소리): 문 열어…….
새파랗게 얼어붙는 소대원들.
박 하사: 누, 누구지? ……. 진 중사님 같은데…….
이 상병: 분명 선임하사님 목소리야……. 문 열어줘!
최 태인: 안 돼, 열지 마!
이 상병: 시발……. 이게 있는데 (총을 들어보며) 뭐가 걱정이야! 열어줘!
문가에서 제일 가까운 박 하사가 어쩔 줄을 모른다.
이 상병: (총으로 위협하며) 어서 열어!
박 하사, 총을 든 채로 벌벌 떨며 문을 열어준다.
핏발이 선 눈, 피로 흥건한 군복, 귀신같은 몰골로 서 있는 진 중사.
부비트랩에 다쳐 짓뭉개진 다리를 끌며 천천히 저택 안으로 들어온다.
손에 쥔 피 묻은 정글도가 바닥에 질질 끌리며 나는 기괴한 마찰음이 소름 돋운다.
긴장하는 소대원들, 식은땀이 흘러내린다. 벌벌 떨면서도 총구를 진 중사 쪽으로 모두 겨누고 있다.
다른 한 손에는 낡은 P-77 무전기와 시커먼 뭔가를 들고 선 진 중사.
겁에 질린 소대원들을 쳐다보다 자신 앞에 겨눠진 총들을 보며 피식 웃는다.
박 하사: (조금 긴장이 풀린 듯) 사……. 살아계셨군요……. 진……. 중사님…….
반가워하며 매달리는 박 하사에게는 시선 한 번 주지 않은 채 최 태인만을 노려보는 진 중사. 들고 있던 시커먼 뭔가를 최 태인을 향해 집어 던진다.
최 태인의 발아래 데구루르 굴러와 멈추는 시커먼 뭔가…….
보면 미라가 된 병사의 머리이다.
놀라는 장병장.
진 중사: 여기에 오는 게 아니었어.
진 중사와 눈이 마주치는 최 태인.
최 태인: (총구를 겨누며) 관등성명을 대라.
관등성명을 대지 않으면 쏘겠다.
박 하사: (최 태인을 돌아보며) 뭐하시는 겁니까, 소대장님!
진 중사: 끝까지……. 그 잘난 소대장 놀음을 하겠다는 건가?
최 태인: (안전 쇠를 끄르며) 마지막이다……. 관등성명을 대라.
진 중사: (가소롭다는 듯이 쳐다보다가 마지못해) 중사 진창록 8335107
진 중사: 소대원들은 모두 어딨나? …….
장병장: 이게 전붑니다.
진 중사: (최 태인을 쳐다보며) 최중위, 어때 ……. 만족한가?
최 태인: 우린 군인이다. 명령대로 했을 뿐이다.
박 하사: 난……. 난 죽기 싫어……. 앉아서 죽고 싶지 않아……. (와락 진 중사의 바짓가랑이를 부여잡는다.) 진 중사님……. 저도 같이 가요……. 저두 같이…….
박 하사를 내려다보던 진 중사, 천천히 고개를 들며
진 중사: 면도칼은 아직도 날이 잘 서 있을까?
의아한 눈으로 진 중사를 쳐다보는 최 태인.
진 중사의 얼굴이 서서히 귀신들린 표정으로 변해간다.
진 중사: 강 대위에게 건네준 면도칼 말이야…….
최 태인, 옆에 서 있던 장병장을 밀치며 M16을 겨눈다.
최 태인: 떨어져라, 박 하사……. 떨어져!
벌목도로 박 하사를 찍어 누르는 진 중사.
벌목 도에 힘을 주는 진 중사, 부르르 진저리를 친다.
탕, 탕!
최 태인이 방아쇠를 당기지만 이미 진 중사의 벌목도가 박 하사의 목을 친 뒤다.
총을 맞았지만 사력을 다해 다시 이 상병을 향해 벌목도를 휘두르는 진 중사.
총알이 떨어지도록 총알을 갈겨대는 소대원들.
피투성이가 된 채 쓰러지는 진 중사.
서로에게 총부리를 겨누고 있는 소대원들.
최 태인: ……. 총 내려놔! 모두…….
씬 102. 저택 로비 (밤)
총탄에 관통 당해 완전히 부서져버린 무전기.
변 상병, 끊어진 송수화기를 들고 교신을 시도한다.
장병장: 관둬, 새꺄……. 정신 좀 차려……. 박살이 났잖아. 헬기는 오기로 했어……. 아까 온다고 했잖아……. 분명히 올 거야.
장병장, 다가가서 변 상병에게서 송수화기를 뺏어 내팽개친다.
이 때 갑자기 꽈르릉 소리와 함께 저택 밖에 설치한 부비트랩 폭발음이 들려온다.
깜짝 놀라는 소대원들.
잠시 정적…….
곧이어 정신을 차리고……. 변 상병, 송수화기를 다시 집어 들고 고장 난 무전기에 매달린다.
장병장 역시 포기한 듯 내버려둔다.
조상병: ……. 그건 진 중사가 아니었어.…….
이 상병: 새꺄……. 저기에 널브러져 있는 건 뭐야…….
조상병: 귀신이 들린 거였어.……. 근데……. 왜 ……. 왜 우리한테 이러는 거야……. 우리는 아무 것도 잘못한 게 없잖아……. 그렇잖아요, 소대장님.
한켠에서 소대원들을 바라보고 있는 최 태인.
이때, 총알에 관통 당하고 송수화기의 선이 끊어진, 그야말로 박살이 난 무전기에서 특유의 소름끼치는 소리가 들리며 목소리가 들린다.
순간 거실에 있던 소대원들, 순식간에 다시 긴장한다.
변 상병: (무전기를 바라보며 환희에 찬 표정으로) 내가 말했잖아요. 그들이 온다고……. 그들이 온답니다……. 그들이요……. 그들이…….
변 상병을 쳐다보는 최 태인.
이 때 다시 한 번 부비트랩 폭발음이 들려온다.
점점 공포가 옥죄어온다.
조상병: 점점 더 가까이 오고 있어. 점점 더…….
이 상병: 뭐가 말이야……. 뭐가 온다는 거야?
변 상병: 그들이……. 그들이 오면 ……. 모든 것이 끝난다.
한숨을 쉬며 하늘을 한 번 쳐다보는 최 태인, 권총을 꺼내든다.
최 태인: 관등성명을 대라!
최 태인을 등진 채 서있던 변 상병, 갑자기 머리가 180도 회전하며 최 태인을 쳐다본다. 기겁을 하는 소대원들.
변 상병: (기분 나쁜 미소를 흘리며)
베크: 중사를 다시 만나보니 어때?
빵! 그대로 방아쇠를 당기는 최 태인.
쓰러지는 변 상병.
소대원들, 최 태인이 변 상병을 쏘는 것에 당황한다.
헐떡거리며 숨이 넘어가는 변 상병.
변 상병: 불귀! ……. 불귀!……. 불귀! …….
죽어가는 변 상병에게서 뭔가 또르르 굴러 나온다.
수류탄이다.
안전핀이 뽑혀진 두 개의 수류탄.
조상병, 이 상병 있는 쪽으로 한 개의 수류탄이 굴러간다.
두 명의 동기는 서로 끌어안고 있는 상태에서 수류탄이 터진다.
처절한 죽음을 맞이한 조상병과 이 상병
또 다른 하나는 로비로 굴러간다.
가까이 있던 장병장, 수류탄을 잡아 던지지만
미처 돌아서기도 전에 창밖에서 터지는 수류탄.
쾅!
쨍그랑 유리창들이 있는 대로 다 깨어지고 고스란히 뒤집어쓰는 장병장.
악! 소리와 함께 장병장이 눈을 감싸 쥐고 한 쪽으로 구른다.
눈을 다쳤는지 핏물이 눈가로 타고 흐른다.
최 태인, 장병장 쪽으로 뛰어간다.
최 태인: 정신 차려, 장병장, 장철수 병장…….
장병장: ……. 앞이……. 앞이……. 안 보여요……. 소대장님…….
북- 자신의 옷을 찢는 최 태인.
장병장의 눈가를 닦아주지만 계속 핏물이 흘러나온다.
거실에 널브러진 부하들의 시체들.
핏자국이 번진 거실 바닥에 파편조각들이 쌓여있다.
상병, 이 상병, 박 하사, 변 상병, 진 중사…….
암전 후 F. I
장병장: 소대장님! ……. 우리 엄마 사진 보여 드릴까요?
최 태인: 장병장 1시간만 있으면 헬기가 온다.
번개 번쩍거리며 저택 앞 정원의 모습이 순식간에 환하게 비추다 다시 어둠에 잠긴다.
최 태인, 자기도 모르게 움찔거리며 뒷걸음을 친다.
공포가 최 태인의 전신을 감싼다.
돌아보면 피 묻은 붕대로 눈을 동여맨 장병장이 뭔가를 찾아 바닥을 더듬고 있다.
장병장: 군번줄이……. 군번줄이 없어요.…….
최 태인: 뭐라고? (장병장의 멱살을 움켜쥔다.)
장병장: 죽어서도……. 군번줄이 없으면 고향에 못 간다는데……. 뼈가루라도 고향에 가야하는데……. 불쌍한 울 엄마
최 태인: 정신 차려! (장병장의 뺨을 때린다.)
장병장: 군번줄이 없어요, 소대장님!
최 태인: 우린 살 수 있다. (다시 장병장의 뺨을 때린다.)
장병장의 멱살을 움켜쥔 최 태인의 손이 떨리고 있다.
공포에 젖어 다그치듯 고함을 지르는 최 태인,
최 태인: 우린 간다, 살아서……. 살아서……. 귀국선을 탄다.…….
에 피 묻은 붕대를 감은 얼굴로 최 태인을 마주한 장병장.
바람에 실려 뭔가가 최 태인 앞에 떨어진다.
보면 아주 낡은 프랑스 소대원들의 단체 흑백 사진이다.
사진 속에는 쌍둥이 병사의 모습과 함께 한 구석에 무표정하게 서 있는 베트콩 소녀의 모습도 보인다.
놀라는 최 태인. 온 몸에 전율을 느낀다.
<인서트> 씬56(씬68), 씬25, 씬1
저택 정원에 서 있던 소녀의 얼굴,
폐허 마을에서 죽어가던 베트콩 소녀의 얼굴,
중대전술기지 전투 때 보았던 실루엣의 댕기머리 베트콩 소녀…….
순간 눈앞에 스친다.
공포에 휩싸이는 최 태인.
이 순간…….
2층에서 삐걱 소리가 난다.
그 소리에 천천히 돌아보는 최 태인.
열려진 미군 무전실 안에서 나타나는 그림자.
마치 무전실에서 빠져나가는 듯하다.
동시에 딸랑, 기분 나쁜 소리와 함께 뭔가 계단 아래로 튕겨 내려온다.
톡톡 톡톡…….
최 태인의 발 앞에서 딱 멈추는 것은 팔찌에 달려 있던 방울이다.
베트콩 소년의 팔찌에 있었던, 프랑스군 묘지에서 봤던 그 방울.
최 태인. 바닥을 더듬어 벌목 도를 잡는다.
어둠에 묻힌 2층 계단에서 누군가 천천히 내려오고 있다.
마른 침을 삼키며 2층 계단을 주시하고 있는데
장병장: 소대장님……. 소대장님, 어디 계십니까?
두려움에 떨며 애써 억지로 돌아보는 최 태인.
어둠 속에서 천천히 모습을 드러내는 귀신.
하얀 아오자이 차림의 여자이다.
최 태인에게로 한 걸음 한 걸음 다가오는 소녀 귀신.
늘어뜨린 머리칼에 가려 얼굴은 보이지 않는다.
뒷걸음질 치는 최 태인, 벽에 부딪친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최 태인.
벽에 기댄 채 벌목 도를 더욱 세게 부여잡는다.
공포와 맞서 싸우려고 있는 힘을 짜내지만 조금씩 아주 조금씩 무너지고 있는 느낌이다.
최 태인: (떨리는 목소리로) 귀국하면 제일 먼저 뭘 하고 싶나?
장병장: (무서운 상황은 알지 못한 채) 여기서 받은 돈으로……. 송아지를 살거예요……. 울 엄마 평생소원이 자기 소 한 번 키우는 거였거든요…….
최 태인 앞에 그림자가 드리워진다.
공포에 떠는 최 태인, 벌목 도를 든 손에 더욱 힘이 간다.
최 태인, 공포에 질린 얼굴로 시선을 귀신에 두며
최 태인: 응,……. 그……. 송……. 송아지가 어떻게 생겼냐?
음영 깊숙한 문가에서 서서히 모습을 나타내는 귀신,
장병장: 어떻게 생겼는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어머님 말씀이……. 송아지는 이빨이 튼튼한 놈으로 골라야 한댔어요.…….
번쩍하며 마른번개가 친다.
최 태인의 코앞까지 다가 온 소녀.
머리칼에 가려 얼굴은 안 보이지만 바로 눈앞에서 최 태인을 노려보는 소녀.
공포에 완전히 잠식당한 최 태인,
그대로 공포와 싸우려 발버둥치는 모습이다.
소녀, 갑자기 손을 최 태인 쪽으로 뻗는다.
움찔거리는 최 태인.
팔찌를 찬 소녀의 손이 최 태인의 앞섶 안으로 쑤욱- 들어간다.
기겁을 하는 최 태인.
최 태인의 앞섶에서 뭔가를 끄집어낸다.
보면 죽은 소대원들의 인식표이다.
마 병장, 오병장, 조상병, 이 상병, 변 상병, 박 하사, 정일병, 진 중사들의 인식표…….
인식표를 뜯어내는 소녀.
소녀의 손에 들린 인식표에서 핏물이 뚝뚝 떨어진다.
금속성 소리를 내며 몇 개가 떨어진다.
장병장: 소대장……. 소대장님…….
(이상한 낌새를 느꼈는지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최 태인을 쳐다보는 소녀 귀신,
최 태인의 얼굴에 천천히 자기 얼굴을 들이대는 소녀.
이때 번쩍거리며 눈에 붕대를 한 강 대위의 모습이 스쳐간다.
최 태인: 송아지 이름이 뭔가?
장병장: 예?
최 태인: (고함을 치며) 송아지의 이름이 뭐냐고…….
장병장: 예, 누……. 누렁이입니다.
최 태인의 눈에 다시 한 번 번쩍이며 강 대위의 모습이 스친다.
<인서트>
면도칼의 날을 엄지손가락으로 만지고 있는 강 대위의 모습.
뭔가를 깨달은 듯한 최 태인의 표정.
최 태인: 뭐라고?
장병장: 누렁입니다.
최 태인의 바로 코앞까지 다가간 소녀 귀신……. 길게 풀어 헤쳐진 검은 머리칼이 얼굴을 거의 뒤덮은 상태이다.
최 태인의 동공에 소녀 귀신의 모습이 비친다.
공포에 완전히 잠식당한 최 태인의 얼굴,
최 태인: 총을 들어라.
장병장: 예?
최 태인: 총을 들라고…….
발버둥을 치는 최 태인을 비웃기라도 하는 것처럼 보일 듯 말 듯 기분 나쁜 미소를 짓는 소녀 귀신…….
최 태인: 총구를 왼 쪽으로 돌려라…….
장병장이 총구를 돌린다.
최 태인: 더……. 더…….
보면 장병장의 총구가 최 태인에게로 향해진다.
장병장: 소대장님……. 소대장님…….
소녀귀신, 최 태인의 눈동자로 빨려 들어간다, 빙의되는 최 태인.
서서히 변하는 최 태인, 정글 도에 더욱 힘이 간다.
장병장: 대장님!
최 태인: 쏴라…….
장병장: 소대장님…….
최 태인: 쏴라, 장병장! 어서 쏴!
장병장의 총구에서 불꽃이 쏟아진다.
르르 무너지는 최 태인,
장병장: 소대장님, 소대장님!!…….
죽어가는 최 태인의 눈에서 마른 눈물 한 방울이 떨어진다.
최 태인의 입가에 희미하게 미소가 감돈다.
암전
암전 속에서 누렁이를 외치는 장병장의 목소리가 들린다.
씬 103. 저택 로비 (다음날 아침)
한 구석에 처박혀 있는 장병장, 뭔가를 중얼거리고 있다.
부서진 창문에서 빛이 폭포수처럼 쏟아져 내린다.
여전히 혼자 뭔가를 중얼거린다.
장병장이 엄마를 그리며 동요 ‘섬 그늘’을 부른다.
여전히 혼자서 중얼거리는 장병장.
바람에 날라 다니던 사진 한 장이 장병장 앞에 떨어진다.
흑백 사진.
경계층 자세로 폼을 잰 제복차림의 프랑스 부대 소대원들의 모습.
죽은 베트남 소녀의 모습이 쌍둥이 병사 가운데 다소곳이 손을 모으고 있다.
바람에 날리는 사진에서 카메라 빠지면 한쪽 구석에 장병장이 보이고 죽은 대원들은 로비에 흔적도 없는 모습이다.
유영하듯 저택 안 곳곳을 비추는 카메라.
그 어디에서도 소대원들의 흔적을 찾아 볼 수 없다.
곧이어 저택 밖으로 빠져 나간 카메라, 서서히 하늘로 멀어진다.
나지막이 들려오는 장병장의 슬픈 노랫소리…….
화면 속의 저택이 점점 작아지며 천천히 멀어져가고 밀려오는 안개가 저택의 모습을 집어 삼킨다.
- 끝 -
BEAT (1)
무지(블랙) 2초
회사자막 1초
훼이드-인
<우노필름>
홀드 3초……. 1초……. 훼이드아웃
암전 1초
스폰서자막 1초
훼이드-인 <삼성영상사업단>
홀드 3초……. 1초 훼이드-아웃
암전 5초 1/3 (8자)
암전에의 민의 내레이션……. 나에겐 꿈이 없었다.
(내레이선 첫 문장이 끝남과 동시에 첫 장면 훼이드인)
씬 1. 유흥가.
F. I 1초
뒷모습으로 걸어가는 민과 태수.
민 내레이션: 열아홉 살이 되었지만 내겐 달리 할 일이 없었다. 그저 매일 밤 태수와 어울려 다니면서 근처의 패거리들과 툭하면 싸움질을 벌였다. 그 때는 그게 전부였다.
D 2초
프롤로그 패싸움
씬 2. 프롤로그.
골목 입구에 급정거 하는 경찰차.
골목 안: 패거리들과 싸우는 민과 태수.
태수 고개 돌려 민 쳐다본다.
민 태수 돌아본다.
도망치는 민과 태수.
모퉁이 돌아 뛰는 민과 태수.
광원 앞. 달리는 민 태수 CAR TRACKING
측면 태수. <정우성 자막.1>
측면 민.
주유소 앞 뛰는 민과 태수. <고소영-자막2>
봉고차 뒤에 숨는 민, 태수. <자막3-유오성, 자막4- 임창정, 자막5- 촬영.
감독 김형구, 자막6- 조명감독 이 강산>
봉고차 뒤 민 <자막7-편집 김현>
전봇대 뒤 태수.
입구 쪽으로 걸어 나오는 민, 태수 <자막8-녹음 김범수 자막9-뮤직 김재원/아트 김기철>
씬 3. 밤길.
담배 끊는 태수.
빼무는 민얼굴.
라이터.
불붙이는 태수.
불붙이는 민과 태수. <자막10- 무술 정두홍, 특효 정도안>
밤거리 걸어오는 민, 태수. <자막11-분장 이 경자/의상 이승형, 자막12-제작부장 윤상오/조감독 이장서, 김석우 자막13- 원작 허영만 박하, 자막14 시나리오 심산>
오토바이로 걸어오는 민, 태수. <자막15-프로듀서 조민환>
가게 앞에 서있는 민 뒷면으로 걸어와 서는 태수.
민 걸고 태수.
태수: 이빠이 땡기면 300까지 나오겠는데. 기다려라, 내가 산다.
태수 걸고 웃는 민.
태수: 진짜야 인마.
민 걸고 태수.
태수: 가끔 빌려줄게 너한테만.
태수 걸고 웃는 민.
민 걸고 태수.
태수: 아까 걔네들 알지 우리 두 다리 선배 있잖아. 앞으로 지들 사무실에 출근하래.
태수 걸고 쳐다보는 민.
민 걸고 태수.
태수: 스카우트 된 거야. 생각해 봤는데 매일 바닥만 길 순 없잖아.
태수 걸고 민 측면.
태수: 적성에 맞춰 빨리 쑈부 까는 거야.
민: 나 전학 가.
민 걸고 돌아보는 태수.
민: 강북으로.
태수 걸고 민 측면.
민: 내신 땜 에 그러시나봐.
민 걸고 태수,
태수: 대학 갈려고? (민 끄덕)
태수 걸고 민의 반응.
민 태수 뒷모습 담배 끄고 fr. our되는 민.
태수 반응.
길 위의 두 사람 장난치며 걸어가다 뛴다.
민 내레이션: 반드시 대학에 가려던 건 아니었다. 너무 따분하고 지루해서 어디론가 도망쳐 버리고 싶었다. 물론 학교를 옮긴다고 해서 무너가 달라질 거란 기대는 처음부터 없었지만……. <자막-16 제작 차승재, 자막-17 감독-김성수>
씬 4. 학교 운동장.
운동장. 기합 받는 학생들 사이로 걸어오는 민
체육선생: 똑바로 해. 똑바로.
민의 얼굴.
씬 5. 교무실.
카세트에서 학생부장 CRANE UP E. S.
학생주임: 야 인마 넌 전학온 첫날부터 지각이냐, 요즘 자식들은 정신 상태가 빠져가지고……. 아 자식이, 선생님 말하는데 어디보고 있어?
민, 측면.
(학생주임): 내 눈 똑바로 봐.
민, 학주 측면 모습.
학생주임: 우리 학교에서 학내 폭력으로 걸리면 내손에 죽어, 알았어? 알았으면 대답.
민, 측면.
(학생주임): 해 인마.
민: 네.
학주 측면.
학생주임: 뺀 질하게 생겨가지고. 어이, 김 선생.
벌서는 환규 뒤로 민,
학주 학생부장: 새로 전학 온 녀석이에요 가봐
담임: 이리와라.
민 너머로 담임과 환규.
담임: 반갑다.
담임에게 다가오는 민.
(담임): 네가 이민이니?
고개 드는 환규.
(담임): 내가 니 담임이야.
환규보고 웃는 민.
(담임): 잘해보자.
열 받는 환규.
민 내레이션: 전학 와서 처음만난 친구가 환규였다.
씬 6. 학교 옥상.
둘러선 아이들.
민의 발차기 쓰러지는 학생.
환규 TRACK IN.
민 TRACK IN.
민 내레이션: 환규는 국민학교 5학년 때부터 본드를 했다는걸 늘 자랑삼아 떠들어대는 그런 녀석이었다. 허풍이 좀 심하기는 했지만……. 정이 많고 착한 놈이었다.
환규, 옆 사람 밀어냄.
민 앞으로 지나가는 학생.
민을 째려보는 학생.
달려드는 학생.
주먹 날리는 학생.
피하며 한 대 치는 민.
연타 날리는 민. 쓰러지는 학생.
민, 다리 사이의 환규.
환규 얼굴 3/4 앞으로 나오고 민 앞머리 훅 분다.
민 너머로 환규의 모습.
환규: 어디서 좀 놀았니. 이 씨발 놈아. 너 내가 누군지 알아 이 씨발 놈아 넌 오늘 되졌어.
환규 뒷머리. 민얼굴.
민 어깨너머로 환규, 갑자기 주먹 날린다.
때리려다 민한테 맞는 환규.
쓰러지는 환규.
다가서는 민.
민: 됐지?
환규: 좆까, 이 씨방 새가 봐 줬더니.
민얼굴.
(환규): 넌 오늘 하이 까면 죽어.
일어서는 환규의 얼굴.
덤비는 환규 뒤돌아 때리는 민.
환규: 안 서, 이 씨.
환규 뒷모습 때리는 민.
씬 7. 락카페.
MONTAGE.
다리 우……. -좌.
배꼽티 여자 아래……. -위.
여자 뒷모습. 위……. 아래……. -위.
춤추는 사람들. 빨간 모자.
(가면)
여자가슴, 양각.
춤추는 사람들. 노란 반팔.
치마, 나시. 멀티비전.
석고상, 빨간 모자 우……. 좌.
들어오는 환규, 민.
계단 올라오는 웨이터.
로미: 축하해. 박수.
애선: 고마워. 빨리 꺼.
폭죽, 로미 뒤로 지나가는 민, 환규.
선 물주는 로미.
로미: 내 것은 삐삐야.
로미 O. S. 애선.
애선: 오늘 아침에 엄마한테 호출기 선물 받았는데.
로미: 다른 거 뭐 사줄까.
애선: 음- 보이프랜드. 브래드 피트같이 생긴
인경: 안 돼! 연애하면 대학 못가.
까르르 웃는 로미와 친구들.
화장실(앞 신의 음악이 작게 들림)
화장실로 다가가는 민.
민: 조환규, 조환규 너 뭐해.
화장실에 앉아있는 환규.
민: 야, 너 뭐해. 빨리 나와봐, 빨리.
나오는 환규.
환규: (중얼거림) 씨발 여기도 못 즐기게.
반창고 띄는 환규.
환규: 너 운 좋은 줄 알어. 작년에 17대 1로 다구리 붙다가 허리를 좀 삐긋했지. 그거 아니였으면 넌 뒈졌어. 이 씹새끼야.
거울에서 프레임 아웃되는 민, 환규.
환규: 한 번 더 뜰까? 농담이야 새꺄 우리 지갑들한테 한 번 가볼까.
락카페.
<음악 바뀜: 슈퍼글로브(CAN'T GET IT ENOUGH>
환규. 담배물고 손짓.
박수, 환호하는 여자들.
안경 쓴 노예.
구역질하는 여자.
쇠사슬 당기는 환규.
팔 들어 올려주는 여자.
환규 B. S. 손가락 다섯 개.
웃으며 손 내젓는 여자.
담배물고 손 뻗는 환규.
담배 불 붙이는 민.
노예 끌고 가는 여자.
돌아보는 로미.
환규 걸고 분홍색 여자.
선글라스 노예.
입 벌리는 여자들.
선글라스 벗는 노예.
돈 세는 환규.
손짓하는 환규.
여자들 앞으로 와이프 되는 노예.
인사하며 일어나는 검정노예.
엄지손가락 여자.
가격표시하는 여자들.
쇠사슬 한 바퀴 돌림.
다투는 여자.
노예 입 벌리는 환규.
입 벌린 노예.
웃는 민.
손가락 질 하는 분홍여자.
만원, 주먹 내미는 환규.
오만 원 여자와 양손 드는 여자.
오만 원 낙찰. 노예, 환규 2인 바스트 샷.
일어섰다 앉는 여자. 환규, 민에게 눈짓.
자신을 가리키는 민.
손가락질 하는 환규.
안 나가려고 환규에게 '죽어'하는 손짓을 보내는 민.
고개 돌리는 민.
환규 M. S.
환규. 손동작 준비.
환규: 오늘의 하이라이트……. 이 민.
담배 끄고 일어서는 민.
여자들 앞으로 와이프 되는 민.
걸어 나오는 민.
걸어 나오는 민. 바스트 샷.
고개 드는 민.
환호하는 여자들.
손가락질 하는 모자 쓴 여자.
돌아보는 로미.
환규의 머리를 치는 민.
민 뒤로 입 막는 여자.
일어서는 파란색 여지. 손가락 여섯.
쑥스런 민.
랙에 우두커니 서있던 석원, 다리를 휘청거리며 흔들거린다.
이어, 다급히 석원을 부축하는 트레이너. 의자에 앉힌다.
씬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