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엄마들 응원해 / 이진
국제결혼으로 한국에 시집와서 자녀를 키우는 다문화가정의 엄마들을 응원한다. 다문화 엄마들은 입국 후, 보통 1년이 채 되지 않아 자녀를 낳고 키운다. 한국 생활 초기에는 한국어를 잘 몰라서 말도 서툴고 교통, 문화, 음식 적응도 어렵다. 또한 시집 식구들과 잘 지낸다면 좋지만 그렇지 않으면 더욱 외로운 생활을 하게 된다. 국제결혼을 하는 여성은 대부분 20대 초반의 나이다. 어린 나이에 고향을 떠나 외로운 결혼생활을 하는 것도 대단한데 이들은 자녀를 키운다. 나는 엄마라는 단어만 들어도 뭉클하고 연민이 느껴진다. 그런 마음이라 이 엄마들을 더 응원한다.
2년전쯤이었다. 사례관리업무를 보면서 만난 이주여성은 초등학생 자녀 2명이 있었다. 한국어를 거의 못했고, 이혼소송 중이었다. 가정폭력 피해를 입었지만 말이 안되니 양육권을 가지고 오기에는 불리한 것 같았다. 아이들을 생각해서 양육권을 가져오려면 한국어 공부를 다시 시작해 볼 것을 권유했다. 한국 국적을 취득하는 방법도 알려주고 아이들과 안정되게 살 수 있는 집을 마련하고, 일정한 수입이 있는 일을 할 것을 말해줬다.
처음 한국에 왔을 때 가족의 도움으로 한국어 교육을 꾸준히 받았더라면 문제를 쉽게 풀어갈 수 있었을 것이다. 한국에서 10년을 살아도 언어가 안되는 사람들은 대부분 오자마자 일해서 돈 버느라 공부할 기회가 없다. 그 돈 벌어서 혼자 쓸 것도 아닌데 가족들이 멀리 보고 한국어 공부부터 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 좋겠다. 이 여성도 처음에 시골에 살면서 일만 했다고 했다.
나는 이 여성과 말을 하려면 통역사와 함께 이야기 한다. 하지만 자녀들과는 같은 한국말인데 아무렇지 않게 일상생활 대화를 잘한다. 아이들은 엄마를 참 좋아한다. 식당에서 오래 일해서 맛있는 간식, 요리를 잘해주며 집도 깨끗하고 아이들 위생도 잘 챙긴다. 뿐만아니라 큰아이는 엄마에게 짜증을 내기도 한다. 그 모습이 여느 가정의 부모-자녀 모습과 같아 보였다.
한번은 속상하다며 운 적이 있다. 큰아이가 친구와 싸워서 학교에 불려갔는데 선생님이 상대 부모 얘기만 들어줬다고 했다. 말을 못하니 오죽했으랴. 내가 학교에 같이 가 줄 수 있다고 말했지만 거절했다. 아이가 더 관심받는 것이 싫은 모양이었다.
재판이 1년이상 길어지고 그 사이에 아이들은 아빠에게 가서 살기도 했다. 어느쪽 양육환경이 나은지 본다는 것이다. 자녀들과 떨어져 있는 동안에도 매일 통화하며 울고 주말마다 음식을 해서 갖다 준다. 어느쪽이 더 잘잘못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엄마는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머나먼 나라에 와서 한국생활에 적응하며 대한민국 자녀를 키우는 모든 다문화 엄마들이 각기 다른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겠지만 힘내기를 바란다.
첫댓글 잘 읽었습니다. 저도 응원합니다!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도, 엄마도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많더라고요. 응원이 필요한 것 같아요.
우리 나라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우리 국민의 5%가 넘는다고 합니다.
그들을 도우신다니 정말 좋을 일 하시네요. 응원합니다.
정말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입니다.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