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보면 먼 길이지만, 지나고 보면 멀다는 그 느낌은 애석하게도, 작은 나의 기억 창고 입구에서 내 쪽으로 투시하는, 기다림의 가녀린 촉수가 기다리다 지쳐 잠깐 졸았던 무의식의 꿈틀거림에 불과할 뿐, 그 느낌은 그저 수시로 근거 없이 막연하게 나를 짓누르는 내 경험의 무게 총량과 비례하여, 항상 균형감을 갖추고 나를 압박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니 한순간의 어떤 느낌이 결코, 전체적인 진실이 되지 못하는 것 또한 근거 없이 막연하게 명확한 일인데, 그런 근거 없는 막연함은 모든 것을 어렴풋하게 봄으로써, 디테일 높을 때 드러나는 이 세상의 추악함이 내포된 진실을 외면함으로써, 이 세상의 아름다움을 확보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생을 아름다움으로 위장하여 세상을 구원하고 있다.
그렇게 과거는 아무리 버르적거려봐야 오로지 눈먼 세월로 변조되어 흘러갈 뿐, 진실은 우리 손에 결코 잡히지 않으며, 다만 기력이 쇠하여 이 세상 끝에 다다라 날개를 접을 이때쯤, 우리 눈에 어렴풋이 비치었다 사라지는 세상의 바닥을 보고 이토록 탄식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근거 없이 막연하게 - 音 리차드 갈리아노 에디 루이스 ‘시간 속을 거닐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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