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희 원고
벚꽃
이정희
비가 오네 꽃비가 오네
아름답고 멋진 날 남겨두고
초록초록 얼굴을 내미네
꽃시절 가고 나면 잎시절 오네
내 마음 꽃시절은 행복 시절
내 마음 잎시절은 추억 시절
꽃들이 미련없이 떨어지네
내 자리도 미련없이 비워지네
초록초록 새잎들이 찾아오도록
푸른푸른 어린잎이 피어나도록
장맛의 비밀
햇살 따사로운 날
메주 먹은 소금물이
불그레이 물들면 장 뜨는 날
장 담그고 오십 일
수선화가 노란 꽃을 피우는 날
된장 따로 간장 따로 이별하고
인내를 배운다
오랜 시간 햇살에 맡겨
기다림이 장맛이다
목련이 활짝 꽃피던 날
장 찍어 손가락 빨며
달다는 엄마의 목소리가
귓가에 맴돈다
엄마의 손맛을 버무린다
깊어질 장맛을 기대하며
그리움을 삼킨다
세월에 맡긴다
연륜
주름진 손으로
건반 위를 춤추며 날아다니고
격렬하게 뛰어다니는 손가락에 빠져든다.
잔잔한 호수처럼 세찬 파도처럼
출렁이는 굴곡진 삶
음율에 맞추어 곡선을 이룬다.
세월의 길 연륜을 버무린 음색에
온몸을 바쳐 만들어내는 노신사의 여정
육십 여년 인생이 건반 위에서
흔적의 무게만큼 무르익어간다.
때로는 환희로
때로는 추억으로 오버랩되는
소중한 시간을 선물 받는다
이정희(시) 추천작 / 연륜
『플로리다에서 여유로운 일상』 산문집 출간
수원여자대학교 시간강사
홍익대학교 대학원 졸업
오성중학교 교사
효성여자대학교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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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8.16 0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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