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어렸을 적 밤늦게 아파서 부모님이 크게 걱정하신 경험이 있습니다.
열이 아주 높이 올라갔음에도 불구하고 집에는 변변찮은 해열제가 준비되지 않아 응급실 까지 갔었습니다.
물론 그 당시 부모님은 해열제를 구하기 위해 집 근처에 있는 거의 모든 약국을 돌아다니셨지만
밤늦게 문을 연 약국이 없어 결국은 빈 손으로 돌아올 수 밖에 없으셨지요.
하지만 만약 슈퍼에서 간단한 상비약을 팔았다면 이야기는 달라졌을 겁니다.
물론 저는 슈퍼나 편의점이 약국의 기능을 한다는 것은 반대합니다.
하지만 언제 어떻게 쓰일지 모를 해열제나 감기약, 아스피린, 소독약 같은 것은
어느 정도 상비하고 있다면 분명 일상생활에 큰 편의를 가져올 것입니다.
이 점에 대해 반대론자들은 '허가 없는 약처방이 가져오는 부작용과 약물남용'을 지적하지만
사실 일반 상비약 같은 경우 처방전 없이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는 것은 약국에서 같은 약을 팔아도 위와 같은 상황은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런 것 조차 허가 하지 않으면서 약국은 밤 7시가 되기 무섭게 문을 닫아버리니
피해를 입는 것은 애꿎은 환자들 밖에 없습니다.
약국 외 판매를 반대한다면 차라리 약국이 오후 늦게 문을 열고 있는 것도 해답입니다만은,
그런 약국은 매우 드물고 도시 지역에만 집중되어 있습니다.
즉, 소비자들의 편의와 응급상황에 대한 대책도 없이 일반약 약국 외 판매를 반대하는 것은
그저 약사들의 밥그릇 챙기기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