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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너무 피곤해서 귀가하자마자 뻗어버려서 이제야 후기 씁니다. 제가 원래 후기를 잘 안 쓰는데 제가 실수를 하는 등 인상 깊은 일 많았던 이벤트라 후기 남깁니다.
1. 덱 선택
2주 전쯤부터 파이오니아 덱 고민을 해서 로터스 콤보, 이젯 피닉스, 아조 스피릿, 5c 로나 정도가 후보에 있었습니다. 제가 콤보 덱을 좋아하지만 로터스 콤보는 취향에 안 맞기도 하고 최근 찬드라를 쓰는 버전은 무덤 견제가 유효하다는 게 마음에 걸렸습니다. 엘드레인에서 sleight of hand가 재판되어 다시 살아난 이젯 피닉스 때문에 사람들이 무덤을 의식할 가능성도 고려해서 로터스 콤보는 일찍이 후보에서 뺐습니다. 엘드레인 이후 피닉스는 매온에서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뒀으며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덱이라 가장 유력한 후보였고 2주~1주 전까지는 매온에서 피닉스를 연습했습니다. 하지만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었고 좋을 때는 4-1, 아니면 3-2 정도로 아쉬운 결과가 많아서 피닉스 또한 후보에서 제외하게 되었습니다. 이 시점에서 스피릿과 5c 로나 덱이 남았는데 5c 로나는 이 덱만을 위해 목스 호박을 사기 싫어서 일단 제외를 하고 스피릿을 들고 가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스피릿 연습하려고 나간 카드냥 이벤트는 모노레드, 피닉스, 모노블루 스피릿을 만나고 1-2. 물론 모노레드, 피닉스한테 상성이 안 좋긴 하지만 덱 자체에 의심이 들었고 집에 돌아오자마자 매온에서 5c 로나 덱을 짰습니다. 재밌고 쎈 덱이었고 두 번째인가 세 번째 리그에서 5-0을 해서 화요일에는 덱 소스를 주문, 이벤트 전날인 금요일에 오프 연습하고 토요일 오픈에 가져가게 되었습니다.
(↓리그 5-0 했을 때 리스트)
https://www.mtggoldfish.com/deck/5863342#paper
(↓코리아 오픈에 들고 간 리스트)
이 덱을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이 덱의 메인 콤보를 설명드리자면 Retraction Helix로 로나에 바운스 능력을 부여하고 목스를 올리고 캐스트, 로나 언탭, 다시 목스를 올리는 것을 계속반복해 무한 마나를 얻고 카른으로 The Stone Brain 혹은 Aetherflux Reservoir(매온 전용 카드, 오프에서는 필요 없음)를 가져와서 이깁니다. 카른이 없더라도 타이바르가 있으면 무한 루팅, 아트락사가 있으면 무한 아트락사 etb, 키난이 있으면 서고에서 아트락사 꺼낼 수 있고, 니사의 맹세가 있으면 녹색마나 만큼 니사의 맹세를 캐스트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이 덱의 서브 콤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루카입니다. 이코리아 시절 스탠을 했었던 분은 루카 통해서 나오는 배반공작요원에게 많이 고통 받으셨을 겁니다. -2 능력으로 자기 생물 하나를 추방하고 추방한 생물의 발비보다 높은 생물이 나올 때까지 덱탑을 공개해 그 생물을 꺼내는 플커입니다. 이 능력으로 아트락사를 꺼내기 위해 5c 로나 덱은 2마나 이하 생물밖에 안 쓰며 특히 숲의 여인상은 방호를 갖고 있기 때문에 스택 쌓고 디나이를 맞을 일도 없어 안정적으로 아트락사를 꺼낼 수 있습니다. 아트락사를 쓰는 덱 중에서도 카드타입을 다양하게 쓰는 덱이기 때문에 최대 6장까지 가져올 수 있으며 특히 헬릭스, 목스는 로나 콤보에 핵심 파츠이고 플커도 최종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에 아트락사 본체로 압박을 하면서 콤보 파츠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좋습니다. 이런 콤보 덱인데 초반에 마나 생물 깔고 3~4턴에 카른 꺼내고 에시카 전차, 소카이소버린으로 이길 수도 있고 다양한 패턴이 있는 것이 이 덱의 매력이자 강점입니다.
2. 드랩 라운드
사실 파이보다 걱정되고 중요시해서 연습을 많이 한 것이 드랩이었습니다. 아무리 파이를 잘해도 드랩에서 0-3하면 8강은 절망적이고 반대로 드랩 3-0하면 파이 2패 정도는 허용할 수 있어 스위스라운드가 편할 거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엘드레인 나온 지 얼마 안 돼서 사람들이 드랩 연습을 많이 못할 거고 그러면 연습에 투자한 시간 대비 얻을 수 있는 효과가 파이보다 높을 거라는 생각도 있었습니다. 이번 엘드레인도 여느때처럼 적색, 흑색이 강하고 청색이 약하다는 것이 아마 일반적인 견해이고 저도 동의하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제가 드랩을 위해 야소오카 쇼타의 방송 어카이브를 보는데 그는 이번 드랩에서 백색이 가장 약한 색이라고 평가를 했었습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아조리우스는 최약 조합이고 오르조브, 셀레스냐도 안 좋고 보로스는 괜찮긴 하지만 극초반에 비해 평가가 떨어진 조합이기도 합니다. 반대로 청색은 아조리우스는 정말 안 좋지만 디미르, 이젯은 괜찮고 시믹도 나쁘지는 않은 조합입니다. 이 점을 염두에 두어 흑>적, 녹>청>백 정도 우선순위를 생각해 오픈에서 픽을 하게 되었습니다.
1팩 1픽 흑색 레어 (Gumdrop Poisoner), 2픽 흑색 언커 페어리 (어드벤처로 스펠올리기) 집고 디미르인가...라고 막연하게 생각했었는데 흑색 카드가 거의 안 보였고 7~8픽 쯤에 녹색 7마나 6/6 생물이 넘어오면서 시믹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2팩 1픽은 백색 매스 디나이. 백색은 못 쓰지만 이게 다른 사람한테 넘어가는 것이 치명적이기에 헤이트 픽을 했고 3 픽에 청색 레어, 5픽에 2마나 청색 서사시와 녹색 5마나 생물이 있어서 고민했는데 녹색 픽, 13픽에 서사시 돌아와서 청색이 아무도 없음을 확신했습니다. 그 와중에 Utopia Sprawl이나 2,3마나 마나생물도 확보할 수 있었고 녹색 7마나 6/6만 1,2장 더 넣으면 덱이 완성된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3팩 1픽은 The End. 흑 더블은 못 쓰고 헤이트픽할 정도는 아니긴 했는데 어쨌든 사이즈 상관없는 디나이이고 집을 것도 없어서 집었습니다. 3픽에 또 청색 레어. 고래와 메신저는 정말 좋은 레어이기 때문에 헤이트픽을 당할 수 있었는데 넘어온 것은 운이 좋았습니다. 3~4 픽쯤에 2마나 마나생물과 녹색 4마나 언커생물이 같이 와서 고민하다 마나생물 집었는데 실수였던 거 같습니다.
최종적으로 위와 같이 덱을 완성시켰습니다. 램핑 충분하고 좋은 생물도 있고 덱이 괜찮게 나왔습니다. 청색은 포드 내에서 한 명이라고 확신했었는데 나중에 포드 덱을 확인해보니 UG, RW, BW, BR, BR, BG, GW, Mono R로 청색 1명, 녹색 3명, 백색 3명, 흑색 4명, 적색 4명이었습니다. UG로 빠진 판단은 좋았던 거 같습니다.
R3 BG OO
상대 분은 푸드 시너지 위주의 BG 덱. 1게임은 지상을 덩치 큰 녀석들이 막는 동안에 3턴에 나온 메신저가 꾸준히 커지면서 때려 승리. 2게임에서는 1게임에서 못 본 Gruff Triplet이 나왔습니다. 이번 리밋의 폭탄 중의 폭탄이라고도 할 수 있는 카드인데 청색이라 대처할 수 있었던 거 같습니다. 첫 번째 녀석은 5마나 생물과 트레이드, 두 번째, 세 번째 녀석은 올리면서 간신히 넘겼습니다. 피 1 남기고 이기는 박빙의 승부였습니다.
R4 BR OO
BR은 Rat token을 활용하는 어그로. 1게임은 상대 분 핸드가 별로 안 좋으셔서 이겼고 2게임은 선공 어그로에 계속 맞아 피 1점까지 까였지만 간신히 버텨 이겼습니다.
R5 RW OXO
Celebration 활용한 정직한 어그로. 1게임은 상대 분 핸드 별로 안 좋아서 이기고 2게임 선공 어그로에 치이고 패. 3게임도 초반부터 맞았는데 고래가 막아주는 사이 메신저가 달려서 승.
픽 운도 게임 운도 좋아서 3-0 할 수 있었습니다.
3. 파이 라운드
R1 RW Heroic OO
1, 2게임 모두 상대 분 핸드가 안 좋으셨던 거 같습니다. 최고 속도 히로익에는 당할 수밖에 없는데 어느 정도 여유 있어서 로나 콤보 돌려서 이겼습니다.
R2 RW Heroic XX
단짝 제간타 보고 설마했는데 그 설마였습니다. 특히 2게임은 1턴 생물, 2턴 1점 때리고 이단공격 생물, 3턴 둘다 때리고 방어를 안 했는데 펌핑 세 번으로 이단공격 생물의 공격력이 9되어서 19점 맞고 졌습니다. 히로익도 새 카드 들어와서 강해졌고 좋은 덱인 거 같습니다.
R6 BR Midrange OXX
1게임은 3턴 카른부터 4턴 에시카 전차, 5턴 소카이소버린으로 이겼고 2게임은 무난하게 디스카드 맞으면서 졌습니다. 3게임은 박빙의 승부였는데 제가 실수를 하여 문제가 일어났습니다.
이 카드는 자기 턴에만 사용할 수 있는 카드인데 저는 처음에 소서리 타이밍에만 쓸 수 있는 카드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래서 상대에게 조종권 넘긴 이후 상대 분이 제 턴 끝에 사용하려 했을 때 그거 소서리 타이밍에만 쓸 수 있다고 말렸으며 상대 분이 텍스트 읽으시면서 "아 your turn이네요."라고 하셨습니다. 그걸 듣고 저는 (뭐야? your turn이었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소서리 타이밍이면 분명히 그렇게 쓰였을 거고 your turn이라는 표현은 자기 턴이면 언제든지 쓸 수 있는 표현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 이게 your turn이네요."라고 했던 거 같은데 정확히 이게 소서리 타이밍이 아니고 자기 턴이면 언제든지 쓸 수 있다고 정정하지는 않았습니다. your turn이라고 읽으셨는데 아시겠지 하는 생각과 피곤하다는 생각에 강하게 정정하지 않았는데 정말 위험한 행동이었고 실격을 받아도 이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상대 분은 그걸 모르신 채로 턴 받고 자기 턴 메인에 탈리즈만으로 디나이 찾아 아트락사 치우고 2점까지 피를 깍고 턴을 넘겼습니다. 시올드레드가 있었기 때문에 저는 업킵에 시올을 안 치우면 지고 손에 있는 카드로는 대처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서고 안에 대처할 수 있는 카드가 없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일단 서고나 볼까 해서 업킵에 탈리즈만 쓰려고 하다 상대 분이 저지를 부르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서고 안에 이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카드가 없었기 때문에 치팅 행위로 인한 실격 처리를 하시지는 않았지만 저지에 따라서는 바로 치팅으로 실격 처리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생각합니다. 실수로 카드 효과를 착각할 수는 있지만 착각이었다는 것을 알았을 때 바로 상대분에게 정정해 알려드려야 한다는 것, 당연한 일이지만 제대로 해야겠다고 명심하게 되었습니다. 상대 분에게 다시한번 사죄의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R7 Mono G Devotion OXO
둘다 방해수단이 거의 없어 속도 싸움인 매치업이기에 선공 잡고 램핑 먼저하는 사람이 이기는 것 같습니다. 선승후패선승으로 매치 이겼습니다.
R8 RG Vehicle OO
1게임은 빠른 타이밍에 아트락사 나와서 이기고 2게임은 상대분이 2턴, 3턴에 야수를 깔아서 라이프 압박이 되었는데 헬릭스 부여한 여인상을 타이바르로 언탭하면서 둘다 손에 올리면서 한 턴 벌고 아트락사 꺼내서 이겼습니다. 마지막 턴에 상대 분이 스카이소버린 탑승해서 전설 생물 만든 다음 1마나가 된 보세이주로 목스를 깨려고 하셨는데 아트락사와 딜링하고 소버린 퇴장한 다음에 아셔서 그 다음턴에 로나 콤보가 돌게 되었습니다.
R9 BR Midrange (제제난 님) OO
1게임은 탑덱 싸움이 되다가 키난 능력 5번 정도 쓰고 결국 아트락사 나와서 이겼고 2게임은 기억이 안 납니다. 매치 끝난 후에 관전하던 외국인 분이 지적하셨는데 1게임에 제가 키난으로 제이스를 꺼냈었습니다. 키난 능력이 "인간이 아닌" 생물을 꺼내는 것인데 제이스는 당연히 인간... 데이1 R6 때 실수해서 정말 조심하자고 했었는데 룰미스를 해버렸습니다. 제제난 님은 둘다 몰랐고 이미 지나간 일이니까 어쩔 수 없다 하셨는데 자기 덱의 룰미스는 하지 않도록 조심해야겠습니다.
R10 UW Control -
상대 분은 7-1-1로 22점 1등, 제가 7-2-0으로 21점 3등, ID로 8강 확정이기 때문에 ID했습니다.
SE1 Mono G Devotion OXO
스위스 3등이었기 때문에 제가 선후공 정할 수 있었고 상대가 모노그린이라 더더욱 선공이 중요했습니다. R7 때와 마찬가지로 선공 잡고 먼저 램핑한 사람이 이겼습니다.
SE2 Abzan Greasefang (피쳐 매치) OXX
카른, 아트락사라는 그리즈팽에 치명적인 카드가 있어 둘 중 하나가 정착하면 이기는 매치업입니다. 1게임은 4턴에 아트락사 나와서 이겼지만 2게임에서는 루카를 캐스트하려는 턴 업킵에 5색 대지가 보세이주로 파괴되어 루카를 캐스트하지 못하고 졌습니다. 3게임은 릴리가 한 장 밀렸다는 것을 확인하고 3턴에 나온 릴리를 Abrupt Decay로 찍었지만 세 번째 릴리가 또 나오면서 핸드와 필드를 털어갔습니다. 여인상 2마리, 엘비시 미스틱 1마리, 랜드 3개인 상황에서 탑덱 보세이주, 릴리 +1로 버려야 하기도 하고 아트락사를 탑덱할 가능성도 고려해 보세이주를 깔았는데 그 의도를 아셨는지 다음턴에 그리즈팽으로 소버린을 꺼내고 엘비시 미스틱을 찍었습니다. 마지막 턴 탑덱이 아트락사였는데 피 1점이라 합류점을 쓸 수가 없어 캐스트할 수 없었고 미스틱이 살았으면 1점 안 째고 캐스트할 수 있었습니다. 상대 분의 좋은 플레이였습니다. GG
4. 마치며
코리아 오픈이라는 큰 대회에 참가자가 61명이었던 것이 조금 아쉬었지만 대회 자체는 정말 좋았으며 4강이라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습니다. 한편으로 의사소통 문제, 룰미스 등 플레이어로서 부족한 부분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의사소통에 대해서는 지난 프리미어 예선 때도 2게임 때 단짝 공개를 상대 분이 인식하지 못했던 적이 있어 저지에게 주의 받았었는데 앞으로는 조심해야겠습니다. 매직은 상대가 있어 처음으로 성립되는 게임이기 때문에 항상 배려와 존중의 마음으로 잘 의사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당연한 사실을 새삼스럽게 느낍니다. 앞으로도 이런 대회 많이 있었으면 좋겠고 한국 매직이 흥하길 기원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첫댓글 재밌게 읽었습니다. 4강 축하드려요~
축하드립니다.
저기 2번(7라,8강) 나온 모노그린인데요 말씀대로 선공만 잡았어도 어땠을지 싶네요 ㅎ
축하드립니다 저는 그룰비히클입니다~ 머릿속으로 그거 다 계산해놓고 항상 주문을 마지막에 쓰는 습관이 있어 미스가 났네요 ;ㅁ;
그래도 4강자에 진거라 억울함은 좀 가시는군요
다시한번 축하드립니다~!
고생하셨어요~ 축하드립니다.
시믹 랜드 까셔서 청터치한 모노 그린이신줄알았는데, 로나 콤보셨군요 ㅎㅎ
제가 핸드운이 좀 따라 줬던 매치 였습니다 ^^;;
저 2라운드 상대 였습니다~
저는 8강 문턱에서 떨어졌네요 ㅎㅎ
4강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