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 놀음’
0(零). 일(一). 십(十). 백(百). 천(千). 만(萬). 억(億). 조(兆). 경(京). 해(垓). 자(秭). 양(穰). 구. 간. 정(正). 재(載). 극(極). 항하사(恒河沙). 아승기(阿僧祇). 나유타(那由他). 불가사의(不可思議). 무량수(無量數).
만은 10의4승, 억은 만의 만 배(10의8승). 조는 억의 만 배(10의12승). 경은 조의 만 배(10의16승). 해는 경의 만 배(10의20승), 자는 해의 만 배(10의24승). 양은 자의 만 배(10의28승), 구는 양의 만 배(10의32승).간은 구의 만 배(10의36승), 정은 간의 만 배(10의40승), 재는 정의 만 배(10의44승), 극은 재의 만 배(10의48승), 항하사는 극의 만 배(10의52승), 아승기(지)는 항하사의 만 배(10의56승), 나유타는 아승기의 만 배(10의60승), 불가사의는 나유타의 만 배(10의 64승). 무량수는 글자 그대로 끝이 없는 수- 헤아릴 수 없는 수(무한대).
웬 쓸데없는 숫자 놀음이냐고 하시겠지요. 허긴 그렇습니다. 그런데 석가모니 부처님이 발심해서 성불할 때까지 수행에 소요된 시간을 삼 아승기겁(三阿僧祇劫)이라 해서 계산하다 보니 숫자 놀음이 되어 버렸군요. 흔히 극(極) 이라면 끝을 표현함일 탠데, 그보다 나아가 항하사(갠지스 강의 모래) 수도 셀 수 없을 터인데 거기에 만배인 아승기, 그것도 3아승기, 거기에 또 겁(劫)을 더 곱하니 상상이나 할 수 있겠습니까?
겁 (kalpa) 이라는 용어를 백과 사전에서 찾아보니
「시간의 단위로 가장 길고 영원하며, 무한한 시간. 겁파(劫波)라고도 한다. 세계가 성립되어 존속하고 파괴되어 공무(空無)가 되는〔成, 住, 壞, 空〕 하나하나의 시기를 말하며 측정할 수 없는 시간, 즉 몇 억만 년이나 되는 극대한 시간의 한계를 가리킨다. 그 길이를 《잡아함경(雜阿含經)》에서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사방과 상하로 1유순(由旬:약 15 km)이나 되는 철성(鐵城) 안에 겨자씨를 가득 채우고 100년마다 겨자씨 한 알씩을 꺼낸다. 이렇게 겨자씨 전부를 다 꺼내어도 겁(劫)은 끝나지 않는다. 」
하나에서 아홉까지 밖에 표현 할 수 없었는데, 아무것도 없는 0(영=Zero)을 창안해 낸 인도인들이, 숫자를 묶음으로 해서 10진법을 만들어 내었으니, 그 인도에서 석가 같은 성인이 공(空) 사상을 나타낸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겠지요. 어느 게 선(先)이고 후(後)인지는 모르지만- 우리가 흔히 아라비아숫자라고 알고 있는 1,2,3,4.... 도 인도에서 만들어져 아라비아 상인들에 의해 널리 쓰여 짐으로 해서 우리는 아라비아가 만들어 낸 숫자라고 잘못 알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가 경전들을 대하다 보면 항하사 아승기 겁, 나유타 아승기 겁, 불가사의 아승기겁이라는 용어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항하사도 셀 수 없고, 아승기도 수로 표현할 수 없는 많은 수, 겁(劫)도 무한한 시간이니 영원+영원+영원…
이는 우리들이 보통으로 생각하는 3차원의 생각을 뛰어넘지 않고는 말이나 과학, 마음으로도 알 수 없는 불가사의(不可思議)를 알아낼 도리가 없는 것이겠지요.
하긴 어느 스님은 종 한번 치는 사이에 80평생의 꿈을 꾸었다 하니, 우리네 인생사가 꿈이라면 겁(劫)이라 해봐야 몇 년에 불과 할지도 모릅니다. 또한 겁이 무한대의 수이니 태초 이전이라는 말과도 통할 테니 우리의 상식적인 시간과는 무관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불교에서 흔히 쓰는 진공묘유(眞空妙有)를 보면, 진공(眞空)이라면 '아무것도 없는 것'인데 거기에 묘유(妙有)라고 '묘하게 있는 것' 이라 하니. 차원을 달리하지 않고는 상식적으로는 도저히 이치에 맞지 않은 말이겠지요. 그러니 불교란 상식적인 이론으로만 알려고 하거나 설명하려고 한다는 게 ‘난센스’임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불가사의(不可思議)를 전제로 하지 않으면, 상식적으로만 알려고 한다면 진보가 없을 것 같습니다. 석가모니 부처님, 아미타 부처님, 관세음보살님을 염 할 때 한마음(一念)으로 하라는 것도, 두마음 세 마음의 잡념을 버리고 오직 일념으로 자신 속에 있는 불, 보살님을 끄집어내라는 그래서 그 위력으로 마음이 청정해 진다는 그런 의미인 것 같습니다. 차원을 달리해서 공부하고 수행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숫자에서 발견한 듯합니다.
2년 가까이 공부한 애송이의 생각을 한번 올려 봤습니다.
잘못 알고 있다면 지적하고 가르쳐 주시기 바랍니다.
부처님 같은 분도 삼 아승기겁을 수행해서 성불했다니 나 같은 하 근기 중생은 불가사의 아승기겁을 수행해도 될똥말똥 하군요. 어쩌면, 전생에 불가사의 아승기겁을 수행해서 오늘 아니면 내일 성불 할 수도 있을지 모르니 희망을 가져야하겠지요.
2003. 8. 10
✱2002년 2월 불교 교양대학(소양교육)을 졸업하고 신행단체에 가입해서 활동하던 중,
2003년 8월, 인터넷 사이트에서 불교공부 할 적에 사이트에 올렸던 내용입니다.
처음으로 불교를 알아가는 초보로써 신기하기만 한 시기였습니다.
첫댓글 저는 돈이 숫자가 경(京)까지 만 알았는데
덕분에 무수량까지 알았으니 우리나라 땅을 팔면 무수량이 되겠네요?
우리나라 땅 값을 계산하면, 아마 '극(極)' 에도 못미칠 것 같습니다.
'극'은 셀 수 없는 수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