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 서울 강남구 압구정 한강변 아파트 모습. 2022.9.27/뉴스1 ⓒ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 서울에서 아파트의 조망권 여부, 이른바 '뻥뷰'(뻥 뚫린 뷰)의 몸값이 갈수록 뛰고 있다. 대표적인 조망권인 '한강뷰'의 경우 같은 단지여도 5억원 안팎의 차이가 나기도 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용산구 이촌동 '래미안 첼리투스'는 같은 층, 같은 평형이라도 한강 조망 여부에 따라 매맷값이 수억원대 차이를 보인다.
전용 124㎡ 18층 기준 한강 조망권을 갖춘 101동의 주택 공시가격은 25억~29억원대지만 단지 뒤쪽에 위치한 103동은 24억~26억원대로 최고 3억원가량 차이가 난다.
101동 기준 층별 공시가격을 봐도 전용 124㎡가 저층 23억원대부터 최고층인 56층 30억원대까지 가격 차이가 최고 7억원이나 벌어졌다.
실거래가 기준을 살펴봐도 101동의 경우 지난 6월 18층 높이의 51평 규모가 44억5000만원 안팎에 거래됐다. 지난해 1월에는 같은 동 41층 높이가 51억원에 육박하며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반면 단지 뒤쪽에 위치한 103동은 올해 4월 38억원에 거래됐다. 올해 상반기 부동산 시장이 하락장인 점을 감안해도 5억원 이상 격차가 벌어진 셈이다.
그동안 서울 아파트값이 직주근접, 역세권, 학군지 등에 따라 매겨졌지만, 최근에는 '조망권 여부'가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고 있다.재건축을 추진 중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도 한강 조망권에 따라 로열, 로열층으로 분류된다. 한강뷰가 있는 전용 196㎡ 매매가는 지난 4월 기준 78억원으로 지난해 7월 이 주택형은 80억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한강 전망뿐만 아니라 북한산 등 숲 조망권이 확보된 은평구 아파트에서 잇단 신고가가 나온 것도 같은 배경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5월 서울 은평구 은평뉴타운 제각말 푸르지오 아파트에서 18억원대 최고가 거래가 나오며 화제가 된 바 있다.
은평뉴타운 제각말 푸르지오(5-2단지) 전용 101.970㎡가 5월28일 18억2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이전 최고가인 2014년 6월 8억6500만원 대비 2배 이상 오른 셈이다.
6층 높이의 전용 101.83㎡가 9억3000만원에 거래되며 2배 가까이 차이나 '이상 거래' 의혹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실거주 목적의 중개 거래로 사찰 진관사에 바로 인접하고 북한산 조망권에 반해 높은 가격에 체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실제 지난달 14일 등기 이전도 완료했다.
당시 해당 계약을 직접 중개한 공인중개사는 "펜트하우스를 찾던 매수자가 아파트 내부를 직접 둘러보고 조망권에 반해 실거주 목적으로 계약을 체결한 것"이라고 전했다.지난 6월에도 '뻥 뚫린' 조망권을 갖춘 은평구 진관동 우물골2단지 두산위브 전용 167.580㎡의 13층 높이 아파트가 20억7500만원에 팔렸다. 이 아파트는 직전 2016년 8월 10억7000만원에 거래됐는데 10억원 이상 차익을 남긴 셈이다.
꼭 한강·북한산이 아니더라도 서울에서 답답한 건물이 보이지 않는 '탁 트인 뷰'를 선호하는 이들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서울 서남권의 한 공인중개사는 "실거주 목적으로 집을 찾는 은퇴 세대를 중심으로 '건물 안 가리는 동' 물건만 찾는 경우가 꽤 있다"며 "이런 경우 내부 구조는 중요하지 않고, 탁 트인 뷰인지만 따진다"고 전했다. 전준우 기자 (junoo5683@news1.kr) https://naver.me/5BkPVyc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