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방학때면
이쪽저쪽에서 학교다니는 골통들이 부산으로 몰려 들었다
다들 근근히 예비고사걸려서 꼭 지 꼬라지 같은 삐리리~한 학교 다니면서 일단은 부산오면
연세대,한양대,경희대,중앙대,성균관대,서강대다..그것도 꼴에 다들 법대, 상대다
일부 물건들은 여자애들 만나러 나갈 때 학교빳지하고 심볼그려진 티샤츠는 귀신같이 하나씩 구해가지고 달든지 입든지 ^^
정말로 모자라는 잉간 하나는 서울대 빳지달고 고갈비집에 앉아서 소주를 빨기도..
근데..참 욱~끼는건 그 등신같이 생긴거를 화장실간다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경이로운 눈길로 은근슬쩍 쳐다봐준다는거 ^^
부모님이 남달리 온순하다든지
부모님이 새벽에 일찍 장사를 나간다든지
지 방이 실외계단으로 2층에 자리잡고 있다든지 하는 집을 아지트삼아 모여서
새벽까지 담배피우고 소주마시고 라면끓여먹고 이빨까고..우리 친구들은 다들 한이빨씩했었다
몇몇늠은 바로 변호사 개업해도 될 정도로 조디가 야무딱졌다..아이구~ 지금 생각해도 그늠의 조디 무시라~~ ㅋㅋ
그렇게 합숙 아닌 합숙을 했었다
아침밥 차려주고 점심때 라면 끓여주는 그집 형수들에게 있어서 우린 왠쑤오랑캐의 무리였겠죠이~? ^^
부모님들이 돈을 잘 안 주니 우리는 항상 가난에 허덕허덕~거렸다
그런 속에서도 남포동,광복동은 맨날천날 나가야 했고..
그때 죽쳤던 다방들..이젠 이름도 가물가물한다, 아니 거의 기억 안 난다..왕비다방 광복다방 어제다방
그리고 술집으론 전설의 언덕, 오페라 등등
그때 그시절
우린 항상 궁짜였지만 여자애들은 그나마 지갑 속에 항상 소정의 금액은 고이 간직하고 있었다
그때 우리에게 술많이 사준 통계청에 8급으로 근무하던 숙란이, 부산은행에 근무하던 귀순이,
세무회계사 샴실에 근무하던 성미, D대학교에 다니던 미영이와 그의 일행 등등에게
새삼 이 글을 쓰면서 감사드린다..남은 여생 부디 류마티스 관절통없이 잘먹고 잘살아라 ^^
우리가 그때 그 나이에 여자에게서 갈구했던 것은..
뭐~ 꼭 Sex까지는 아니더래두 달콤한 키스와 뭉쿨한 가슴감각 터치 정도에서 느끼는 짜릿함 쟁취
우리끼리 놀자니 심심도 하고 돈이 짜취니 합치면 재미나고 경제적으로도 안정되고
짐승같은 무식한 잉간들끼리만 안 몰려 다니니 남보기 안 쪽팔리고 그림좋고...
뭐~~ 그 정도 아니었을까?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때 여자애들은 나름 속정도 깊었고 의리도 있었던 것 같다..나이에 비해서
그때 우리들에게 "여자 츄라이(try)"의 1번은 미용사원이었다
지금은 기억 저편으로 흘러가버린 직업이지만
아모레, 쥬단학, 라미화장품.. 등지에서
고교를 갓 졸업한 키크고 늘씬하고 예쁜 애들을 뽑아서 세련되게 화장시켜
마사지강좌에도 출현시키고
화장품아줌마에게 붙여서 방판을 시켰다
그땐 대학진학률도 요즘 처럼 안 높았던고로 걔들도 전혀 쪽팔림없이
그 빛나고 찬란한 나이에 메이컵 예쁘게 해서 유니폼입고 높은 칼힐 구두신고 당당하게 거리를 활보했었다
그러니까 당연히 우리 눈에 띄는 타킷 1호였었던 것이다
접근은 주로 근처 대리점으로 전화를 통해서 했다
..따르르릉~~~~
..안녕하세요, 아모레 명륜점입니다
..수고많습니다, 김양 쫌 부탁합니다
..네, 큰 김양요 작은 김양요?
뜻하지 않는 질문에 잠시 왕갈등에 싸이지만 이왕이면..키크고 날씬한 김양이 좋지 않을까?
..큰 김양요
잠시후
..네, 전화바꿨습니다
..오랫만이네요? 내 누군지 모르겠어요?
..??? 모르겠는데요 누구세요?
..진짜 모르겠어요? 일전에 남포동 고려당에서 빵사준 사람인데요
..??? 어디다 전화했어요? 저는 남자랑 빵먹은적 없는데요?
..없기는! 사주니까 한입에 찹쌀모찌 두개씩 들어가더마는 ㅋㅋ
..??? 호호호호호호호~ 엄마야~ 진짜 너무 웃긴다 나는 묵은적도 없지만
저 입 작아요 한입에 모찌가 우째 두개나 들어갑니까?
..작은거 다치겠다..쩍 벌리니까 거의 죠스 수준이더마는
..호호호호호호~ 미치겠다, 이 아저씨 진짜 와이래 웃기노? 여보세요, 어데다가 전화했어요?
..웃기지요? 사실은 내 김양 모릅니다, 우리 방학해서 내려왔거든요,
오늘밤에 단체로 미팅 함 합시다, 박양 이양 다 데꼬 나오소
..진짜진짜 이 아저씨 너무 웃긴다, 우리 대리점에 박양, 이양 있는거는 또 우째 알았어요?
이양아~ 박양아~ 요짜 좀 와바라 이 사람 너무 웃긴다야
우리 돌대가리들은 요러컴 황당한 접근방식으로 풋사랑을 하기도 했답니다 ^^
그때 황당한 전화받고 웃으면서 나와서 즐거운 시간 같이 해준 김.이.박.황.신.황보,윤양에게
이 자리를 빌어 심심한 감사를 드립니다..남은 생, 후덕하고 자상한 남편과 애 안 먹이는 아들, 딸과 오래오래 함께 하기를 ^^
그때 미용사원아가씨들과 즐거운 시간을 나눴던
정군은 지금 사상에서 쇠떵거리장사하고
서군은 미국 L.A 이민가서 라디오코리안지 어딘지에 근무하고
구군은 부동산하다가 암웨이 다이아몬드 비슷한걸로 맹활약하고
이군은 부산경찰 경감으로 근무하다가 얼마전 명퇴했고
신군은 저거 누나가 뺀또 싸들고 다니면서 말렸는데도 공무원 조기명퇴후 우울증앓고 있고
박군은 뭐시 그렇게 안풀리고 급했는지 수년전 아파트 24층에서 새벽에 하늘 멀리 날아갔습니다
이 중에 넌 누구야? ㅋㅋㅋㅋ
지나간 30여년의 세월은 돌이켜 보면 그 순간 그 장소 그 웃음 그 얼굴 그 목소리..하나하나가 손에 잡힐듯 어제 일처럼 선명한데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추억의 강으로 흘러갔습니다
추억은 소중하지만 또한 너무 집착하지 말고
미래는 한 치 앞 조차 알 수 없지만 너무 큰 기대를 건다든지 살아 보지도 않고 두려워 해선 안되며
현재..쉬임없이 흘러가는 시간들 속에서 사람들을 사랑하고 순간순간을 즐기고 감사해야 할 것 같습니다
다들 멋진 글, 감동적인 글 쓰는데 이늠만 맨날 또라이성의 글 쓰는거 같아서 쫌 쪽팔리네요?
쓰고 싶어도 이몸이 무식해서 아는 것도 없고..
오늘부터 시집도 읽고 철학서적도 읽고 해볼까 합니다(안 하던 짓하다가 설사할라 ㅋㅋ)
다리가 아파서 오늘까지만 조신하게 몸조리 하면서 산길 트래킹도 쉬려구요
부산에서 자꾸 연말모임 오냐고 초청전화가 오는데 이젠 술이 무섭네요
다음날 또 다시는 술 퍼마시면 개아들늠이다!!라는 개맹세할까봐 쫄고 있어용 ^^
음악다방..거의 다가 디제이박스가 있었으니 음악다방 맞네요 죽때리는 동안 성냥으로 탑쌓고 백원넣으면
하루 운세봐주는 동그란 통도 테이블에 있었고..오고가는 여자애들 모양새 평가도 하고 칭구늠이 전화걸면 디제이가
잠시 음악줄이고..손님중에 식은밥씨 계시면 카운터 전화받으세요!!..2번하죠? 얼굴 뻘게가지고 받으러 가면 다들 웃고
뭐~~ 그렇게 살았어용 ㅋㅋ
짐까지 살아계신기 용하십니다
관리를 잘하신 모양입니다 ㅎ
머리나쁜 애들이 자생력이 더 강하잖아요? 눈치도 빠상하고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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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 60살부터 조신모드로 변신하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