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
진주만 공습 80년
7일은 일본의 미국 하와이 진주만 기습으로부터
80년째가 된다.
일본은 1941년 12월 7일 미군이 평화로운 일요일을
맞아 휴식을 취하는 사이 진주만을 공습했다.
미국 측 함정 16척과 항공기 177대가 파괴됐다.
당시 수장된 애리조나호를 그대로 놔둔 채
그 위에 설치한 기념관에서는 여전히 솟아오르는
기름을 볼 수 있다.
미국은 기습에서 살아남은 베테랑들을 모아
하와이에서 80주년을 기념하는 대규모 퍼레이드를
준비하고 있다.
< 진주만 공격 때 침몰한 미국 해군의 전함 애리조나함
위에 만든 애리조나함 기념관 >
----기념관 벽에 애리조나함 1177명의 장병 이름이 새겨져 있다.
이처럼 진주만 수심은 얕다----
▷일본이 1868년 메이지유신으로 근대화를 시작한
후 1904년 러일전쟁에서 승리해 세계열강의 하나로
인정받기까지 36년이 걸렸다.
다시 러일전쟁 이후 진주만 기습으로 미국을
공격하기까지 37년이 걸렸다.
그 사이 1910년 한국, 1931년 만주를 차례로
점령하고 1937년 중일전쟁을 일으켜 중국과
인도차이나로 진출했다.
---- 1937년 난징 함락 후 열린 일본군의 승전 퍼레이드----
이에 미국이 일본을 향한 석유와 철강의 수출을
금지하자 일본은 1940년 독일 이탈리아와 3국
동맹을 체결한 뒤 진주만 기습을 강행했다.
▷진주만 기습은 이후 4년간 이어진
태평양전쟁의 시작이다.
미국은 항공모함 3척이 바다에 나가 있어 피해를
면한 것이 불행 중 다행이었고
일본은 미 해군 수리시설과 유류 저장소를 미처
파괴하지 않고 돌아간 것이 실수였다.
미국은 남은 전력을 바탕으로 1942년 6월 미드웨이
해전에서 일본 항공모함 4척과 경항공모함 3척을
격침시켜 반격의 계기를 마련했다.
----미드웨이 해전----
미국인은 진주만 기습을 미드웨이 해전과 연결시켜
시련을 극복한 승리의 역사로 기념한다.
▷태평양전쟁은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투하됨으로써 끝난다.
----히로시마에 원폭----
일본의 항복은 한국의 광복으로 이어졌으니
진주만 기습은 우리에게도 의미가 없지 않다.
특히 진주만 기습 80년을 맞는 올해는 중국이
미국과 대결적 자세를 취하며 동아시아에 짙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대동아공영권이란 일본몽(日本夢)은 사라졌지만
그 자리에 ‘동풍이 서풍을 제압한다’는
마오쩌둥 이래의 중국몽(中國夢)이 대신 들어섰다.
----중국몽(中國夢)----
▷중국이 1978년 덩샤오핑에 의해 개혁개방
정책으로 돌아서 2008년 금융위기를 거치며
주요 2개국(G2)으로 부상하기까지 30년이 걸렸다.
시진핑은 미군을 중국 연안의 열도에서 몰아내는
군사몽(軍事夢)을 실현할 해로 올해로부터
29년 뒤인 2050년을 잡고 있다.
----군사몽(軍事夢)----
중국 연안의 열도에는 일본까지 포함된다.
시진핑은 지난해 홍콩을 사실상 본토로 편입하고
올해는 대만해협에서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항공모함에 탑재한 항공기의 기습을 대신해
둥펑(東風) 미사일이 하늘을 나는 일만은 막아야
할 것이다.
송평인 논설위원
[출처 : 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