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날 것 다 떠나보내고
세월 묶어 불태우고
사랑은 빗물을 받아
어디로 가는 길인가
등불도
묵도黙禱에 잠겨
긴 허리가 굽었다.
먼저 와 문신을 남긴
자목련 송이송이
발 걷고 다시 건너랴
봄아, 아직 발이 시리다
오작교
불씨가 남아서
반짝이며 흐른다.
--------------------권혁모「새벽 성산대교」 전문
권혁모 시인은 서울에 산다. 작품 「새벽 성산대교」 는 1980년대에 세워진 다리로서 반달형아치를 만들어서 직선과 곡선미를 조화롭게 한 대교이다.
한 때 성산대교 북단 교각에서 콘크리트가 1m가량 떨어져 나가 '일부 붕괴'소동까지 빚어졌으나 조사결과 미관상 덧붙인 콘크리트가 떨어져 내린 것으로 안전상 문제와는 관련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권혁모 시인의 작품 「새벽 성산대교」 는 성산대교 야경을 보고 작품화 한 것으로 본다. 아치형이라고도 하고 반달형으로 된 긴 다리의 형태가 밤 야경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떠내려 보낼 것 다 보내고 묵도하는 굽은 허리, 성산대교의 야경을 받아 흘러가는 물빛이 반짝거리는 모습을 잘 표현하고 있다.
성산대교의 야경은 어둠과 빛이 서로 거리가 멀지만 그것이 공유하면서 서로 조율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