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사례 - 간장 명가 샘표식품과 몽고식품
2004년05월06일 14:18
실제로 간장시 장을 주도하는 샘표식품과 몽고식품 모두 ‘장인정신’을 바탕으로 한 대표적 인 가족경영기업이다.
3대가 이어가고 있다는 점도 똑같다.
▶ 샘표식품
샘표식품은 일본인 소유였던 ‘삼시장유양조장’이 시초. 46년 고 박규회 창업 주가 인수했다.
그 뒤 박승복 회장(82)과 장남인 박진선 사장(54)으로 이어졌 다.
샘표간장은 국내 간장 시장 50%를 차지하는 탄탄한 회사다.
샘표식품은 가족경영기업 장점을 잘 살렸 다.
첫째는 오히려 더 검소하고 투명한 경영이다.
가풍을 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샘표 가문의 교육키워드는 근검절약. 박 회장 은 지금까지도 달력 뒷면에 메모한다.
돈이 없어서는 물론 아니다.
이 습관은 박 회장이 중학교에 다닐 때, 아버지 박규회 회장이 밤새워 공부하며 달력에 연습하는 것을 보고 배웠다고. 박 사장도 알뜰살뜰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는 얼마 전까지도 박 회장에게서 물 려받은 96년식 차를 타고 다니다 최근에 바꿨다.
무려 40만km를 뛴 차다.
박 사장은 야근 때 저녁식사도 인근 회사구내식당을 찾아 해결한다.
근검절약정신은 기업운영에도 반영된다.
불필요한 돈을 쓰지 않고, 회사 돈과 개인 돈을 철저히 구분한다.
박 사장의 법인카드 사용액은 100만원 내외. 개인 일인지 회사일인지 모호한 경우는 반드시 개인카드 사용을 철칙으로 삼고 있다 . 이런 투명한 일처리 덕택에 임직원들도 경영진을 믿고 따른다.
■회사 어려울 때 들어와 회생시켜 박 사장의 경우 기업이 어려울 때 구원투수 역할도 톡톡히 해냈다.
그는 서울 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스탠포드대 전자공학 석사를 마쳤다.
전공을 바꿔 철학 박사학위도 받아 빌라노바대학에서 교수까지 지냈다.
어느 모로 보 나 간장회사 사장에는 안 맞는 경력이었다.
“간장 공장 일을 하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으로 더 열심히 공부했는데 뜻하지 않은 일이 생겼어요.”
90년 38세로 박 사장이 샘표식품 기획이사로 들어왔을 때 회사는 기로에 놓여 있던 상황.
“마케팅을 소홀히 해 대기업들이 치고 들어왔어요.”
이 때 박 사 장은 ‘맛을 보고 맛을 아는 샘표간장’이라는 컨셉으로 기업을 회생시켰다.
가업을 망쳐서는 안 되겠다는 신념이 힘을 불어넣은 셈이다.
샘표식품의 기업 물려주기 방식은 독특하다.
경영에 뜻이 없다면 굳이 대물림을 강요하지는 않겠다는 얘기다.
▶ 몽고식품
몽고식품은 국내 간장 소비의 30%를 담당한다.
샘표식품에 이어 2위다.
간장 매출 비중이 90%를 넘는다.
지난해 매출 300억원, 영업이익 25억원을 올렸다.
올해는 매출목표를 지난해보다 30% 늘어난 400억원으로 잡았다.
몽고식품은 1905년 일본인이 만든 야마다식품이 전신.
본사가 있는 마산에는 당시 일본인들이 많이 들어와 살았다고 한다.
당시 야마다식품 배달부였던 고 김홍구 창업자가 야마다식품에 스카우트되면서 몽고식품의 역사가 시작됐다.
45년 해방 뒤 정부는 일본인 공장을 몰수해 일반인에게 불하했다.
그 때 야마 다식품을 불하받은 사람이 김홍구 창업자다.
‘몽고장유’라는 이름으로 바꾼 뒤 탄탄대로를 걸었다.
71년 창업자 사망 뒤 장남인 김만식 회장(66)이 31세로 사장에 올라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현재 장남인 김현승 사장(37)은 몽고유통을 맡고 있다.
차남 김현진 이사(35)는 몽고식품에 근무하며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샘표식품과 함 께 3대를 잇는 가족경영기업이다.
김만식 회장의 가족경영 의지는 확고하다.
부친으로부터 대를 이었으니, 후대 에도 물려줘 기업의 영속성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가족이 먹는 음식을 만드 는 만큼 가족이 애정을 갖고 경영에 임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자식의 뜻에 따 라 대물림을 결정하겠다는 샘표식품과는 다소 다른 면이다.
재미있는 점은 100여명 종업원 대부분이 입사한지 20년 이상의 장기근속자들이 라는 점. 87년 노동조합이 설립됐지만, 파업 한번 없었다.
사원들조차 가족으 로 여기고 경영을 했기에 가능했다.
몽고식품 경쟁력은 오랜 전통을 간직하겠다는 신념에서 출발한다.
그는 “개인 회사라기 보다는 우리 민족의 얼이 담긴 회사라는 생각으로 발전시키려 한다” 고 밝힌 바 있다.
고향에서 100년동안 장류에만 몰두했으니 다른 사업을 해보겠다는 생각은 없었 을까. 한번 있었다.
몽고식품은 90년대 초반 한창 IT붐이 불 무렵 인쇄회로기 판 업체를 인수했던 적이 있었다.
성공했을까? 그는 “완전 사기였다”고 돌아 본다.
돈만 날리고 5년 만에 문을 닫았다.
이 사건을 교훈 삼아 김 회장은 “ 한우물만 파겠다”고 다짐했다고 한다.
샘표식품과 몽고식품 간 선의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몽고식품이 1 00주년을 맞아 도전장을 던진 것이다.
김 회장은 “60∼70년대에 시장규모를 늘리지 못해 아쉽게 업계 1위 자리를 내줬다”며 “100년을 기점으로 옛날 명 성을 회복하겠다”고 의욕을 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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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매출300억원이 점유율 30%라면 우리나라 간장시장은 연간 1000억원 내외의 시장이로군요.
생각보다 간장시장이 크지 않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