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의 둘째 아들이 오늘 생애 처음으로 시험을 봤습니다 》
창천항로에 오래만에 들어와 봅니다. 어문회 한자시험이나 합격자 발표가 있을 때는 꼭 들리게 되네요.
오늘(2월 20일)은 한국어문회주관 제46회 전국한자능력검정시험이 있었었죠. 그동안은 저의 첫째 아들의 한자공부만 시키다가 올해부터는 저의 둘째 아들에게도 한자공부를 시키게 되었습니다. 오늘 시험이 생애 첫 시험이고요.
첫째 아들은 지금 초3인데 작년(2009년) 여름에 한국어문회, 한자교육진흥회, 대한상공회의소 등 3개 기관에서 국가공인급수에 해당하는 3급을 취득한 바 있습니다. 우수 합격자에게 주는 상도 모두 받았고요. ^^
그러나 둘째 아들의 한자시험 도전은 3급에서 잠시 멈추기로 했습니다. 그것은 학교공부 때문에 한자공부를 계속 할 여유가 부족하기 때문이지요. 이명박 정부 들어서서부터는 초등학생들도 학교공부에 대한 압박이 너무 심해진 듯합니다. 또한 초3이 3급을 취득한 것만도 대단한 것이기 때문에 2급 취득에 너무 욕심낼 필요가 없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입니다.
그래서 올해부터는 둘째 아들에게 한자공부를 시키게 되었는데 둘째는 2004년 12월생으로 현재 생후 5년 2개월이 경과했습니다. 오늘 본 시험은 8급입니다. 사실 8급 한자 50자는 생후 4년이 조금 지난 2008년 봄에 모두 깨쳤고, 이듬해는 7급 한자 100자도 거의 깨쳤지만 당시는 한글을 읽고 쓰는 것이 무척 서툴러서 이제서야 시험을 보게 된 것이지요. 보통 한글을 먼저 배운 후에 한자를 배우는데 저의 둘째 아들은 한자를 한글보다 먼저 배운 셈입니다. 이것은 형에게 한자공부를 시킨 여파이지요.
방금 한국어문회 홈페이지에서 오늘 있었던 제46회 문제를 구해서 둘째에게 풀어보게 했는데 기대했던 대로 50점 만점을 받았습니다. 8급이 최하위 급수라 쉬울 것 같지만 한국어문회는 문법을 무척 중시해서 '두음법칙'이나 '음운탈락' 등의 문법규칙을 정확히 따르지 않으면 오답처리가 되지 않습니까? 그래서 독음 문제에서 女, 年, 六, 十 등이 들어있는 문제에서 오답자가 많을 것입니다. 이번 시험에도 두음법칙에 관계된 문제가 나왔더군요.
음운탈락 법칙에 따라 '十月'을 '시월'로, '六月'을 '유월'로 쓰는 것은 성인들도 틀리기 쉬운 문제인데 어문회는 8급에 이런 문제가 많이 나왔더군요. 미취학연령이 이런 문법을 익히기는 좀 버겁다고 생각되는데….
만점을 받게 된 데에는 획순 공부를 확실히 시킨 덕이라 생각됩니다. 첫째 아들이 8급을 볼 때는 획순은 아예 포기하고 무조건 3번을 찍게 했는데(당시 획순 문제는 사지선다형이었고 3번 정답이 많았음) 둘째 아들에게는 좀더 확실히 시키기 위해 획순 공부도 시켰습니다. 아마도 획순에서 오답자가 제일 많이 나올 듯합니다.
둘째 아들은 오는 3월에 유치원에 들어갈 예정인데 유치원에 들어가기 전에 이렇게 한자 8급 시험 만점을 받아와서 매우 흐뭇합니다. ^^ 오늘 국가인공급수 시험을 본 초등생들이 적지 않을 텐데 이제 겨우 8급 시험을 본 것 같고 유난을 뜬 것은 아닌지 모르겠군요. 헛헛~~. ^^
다음은 시험을 보기 전에 고사장에서 찍은 둘째 아들의 모습입니다. 그 옆은 작년에 3급을 취득했다고 말씀드린 첫째 아들이고요. 첫째는 동생이 시험을 본다고 고사장까지 같이 따라와서 파이팅을 해준 것입니다. 동생의 옆에서 다른 부모들처럼 뭘 가르쳐주는 모습이 영락없이 보호자 같지 않습니까? 이제 수험생의 위치에서 격려자의 위치로 신분이 확 바뀐 셈이지요. 둘째가 시험 끝나고 고사장 밖으로 나올 때 첫째가 제일 먼저 마중을 나갔는데 벌써 동생을 챙기는 모습을 보고 내심 흐뭇했답니다. 핫핫~~. ^^
그럼 재미 없는 이 글을 읽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첫댓글 장한 어머니시군요? 꼭 한석봉의 어머님을 현세에서 보는것 같군요. 그 여파가 꾸준히 이어지길 바랍니다.
하하, 감사합니다. 저는 장한 어머니가 아니라 그냥 아빠랍니다. ^^
이야...정말 부럽네요.. 저도 님같이 옆에 신경써주시는분이 있음 좋을텐데 ㅎㅎ 부럽네요 자식농사잘지으시고 계시네요 화이팅!
어이쿠! 별 말씀을... 관심 가지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절로 미소가 지어 지네요ㅎ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삭제된 댓글 입니다.
하핫, 감사합니다. 부자유친이란 말씀이 마음에 쏙 듭니다. ^^
대단하네요~^^ 학구열이 대단하신것 같습니다
하핫, 학구열까지야... 요즘 한자시험에 응하는 초등생들이 예전보다는 많이 줄어든 것 같아 조금 아쉽답니다.
와우 보기 너무 좋아요.^^
어이쿠! 운영자님께서 친히 댓글을 달아 주셔서 영광입니다. ^^
든든하시겠어요... 너무 보기좋아요... 카리스님.. 쪽지확인해주세요...^^
쪽지 확인하고 방금 답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