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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잔인한 장면, 무서운 장면 1도 없습니다.
편하게 보실 수 있도록 편집합니다.
[등장인물]
류(신하균), 영미(배두나), 동진(송강호)
.
.
이외에도 너무 많으므로 기타 등등!
*마지막 편인 만큼 브금과 함께 감상해주세요 ♡
후우...
문손잡이를 잡고
잠시 심호흡하던 동진.
기절한 류 앞으로 성큼성큼 다가감.
도대체 왜.,,,.
이렇게 순진한 얼굴을 한 청년이
내 딸을, 그리고 나를 이렇게 망가뜨렸을까..
지금껏 억눌러왔던 울분을 토해내며,
류의 얼굴을 한참동안 내려다보다가
퍽!!!
북받치는 감정에
류의 복부를 세게 걷어차고,
숨죽여 흐느끼는 동진.
짝 짝짝 짝짝
여전히 미동도 없는 류의
얼굴을 세차게 내려침.
무지막지하게 류의 뺨을 갈기다가....
드디어 마음의 결단을 내렸는지
작은 상에 놓인 칼을 들고 옴.
끓어오르는 슬픔과 분노에
숨까지 헐떡이며,
칼을 높게 치켜드는 동진.
(* ‘복수심’은
인간의 가장 악한 면을 끄집어내고,
내면의 괴물을 탄생시키는 악의 씨앗.
착하고 평범한 사람을
악마로 만드는, 가장 단순한 방법은
그 사람이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을 죽이는 것.
류는 구조조정으로 해고당하고,
돈이 없어 가족을 지켜주지도 못하고,
장기밀매사기단에게 신장까지 도둑맞은 피해자.
동진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버텨내며
열심히 살아오다가 회사도 망하고,
아내에게 이혼 당하고,
가장 소중했던 자식까지 유괴당한 피해자.
또한
류는 의도하지 않았지만
아이를 죽게 만든 유괴범이며,
동진은 구조조정을 이유로 팽기사를 해고해
그의 가족을 집단자살로 몰아넣은 가해자.
즉, 류와 동진은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이기도 함.)
다음날,
유선이 빠져죽은 류 고향의 강가.
햇살 아래 선선히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서있는 동진.
창백한 그의 얼굴엔
격앙된 감정이 묻어나고..
미세하게 떨리는 입술로
담배를 피워 무는데,
어...?
자세히 보니 동진 말고 누가 또 있음.
팔 다리를 결박당한 채
무릎 꿇고 앉은 류.
동진은 어젯밤 결국 류를 죽이지 않고,
차에 실어 강가로 데려옴.
그리고
전기 충격에 완전히 뻗어 있다가
이제야 정신을 차린 류.
동진에게 잡혔다는 걸 알고
두려움에 떨고 있음....
다 태운 담배를
강물에 던지는 동진.
이제 모든 걸 마무리 지어야 할 때.
팔다리가 결박된 류의 목에
한 팔을 두르고, 강으로 들어가는 동진.
류는 거의 누운 채로 끌려가다 보니
물도 잔뜩 먹고, 호흡도 힘듦...
류가 괴로워하든 말든
무지막지하게 끌고 가더니
강 한 가운데 도착하자
류도 발을 딛고 서게 함.
거의 가슴께에서 찰랑대는 강물을 보니....
유선의 시신이 걸렸던
바위 근처인 듯..
결박당한 손을 모으고,
두려움에 가득 찬 눈으로
동진을 바라보는 류.
얼마나 덜덜 떠는지 이가 딱딱
부딪히는 소리가 들릴 정도..
한참동안 허공을 향하던
시선이 정면으로 옮겨지고,
마침내 류를 바라보는 동진.
동진이 칼을 슬쩍 들어 올리며,
손을 올리라고 시늉하자
시키는 대로 천천히 손을 뻗는 류.
동진의 얼굴과 칼끝에서 눈을 떼지 못함.
공포심에 주체할 수 없이 떨리는 몸...
묶인 끈을 칼로 끊어주더니
별안간 울음을 토해내는 동진.
헉헉...허..헉...
류도 그런 동진의 모습에 당황했는지
거친 숨을 내몰아쉬며 몸을 잔뜩 움츠리는데,
“너... 착한 놈인 거 안다.. 그러니까.....
내가 너 죽이는 거.. 이해하지?
응? .....그렇지?”
간신히 울음을 억누르며
힘겹게 말을 잇는 동진.
(* 류가 보낸 라디오 사연
“전 착한 사람입니다.” 멘트로
시작하는 영화.
그리고 원한관계를 캐묻는 최 반장에게
“나름 착하게 살아왔다고 생각합니다.”
라고 말하던 동진.
이처럼 영화 내내
여러 번 반복되는 ‘착하다’는 말.
이런 비극에 빠지지만 않았다면
류와 동진은 분명 너무나도
평범하고, 착한 사람들임.
그러나
이렇게 평범하고 착한 사람들도
‘복수심’이라는 악한 본능을
드러낼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면,
잔혹하게 행동한다는 걸 보여줌.
억울하게 죽은 딸을 위해
영미를 잔인하게 살해하고,
이제는 류를 죽이려하는 동진.
동진이 류에게 던진
“내가 너 죽이는 거 이해하지?” 라는 물음처럼
우리는 동진이 왜 류를 죽이는지
이해할 수밖에 없음.
그리고 우리는
류가 왜 유괴를 저질러야 했는지도
너무나 잘 알고 있음..
모두가 가해자이고, 피해자인 현실.
누구의 편도 들 수 없는 서글픈 비극.)
동진의 입모양을 읽고,
죽음의 공포로 얼어붙은 류.
마치 구원을 바라듯
동진을 향해 간신히 손을 내뻗음..
(* 동진의 물음에
어떠한 대답도 하지 못하는 류.
류는 과연 자신을 죽이겠단
동진의 분노를 이해했을까?
영화 초반부터 관객들에게
은근한 암시를 보낸 감독.
류에게 들리지 않는
의사의 목소리를 대신해서
‘검은 화면 위의 흰 글씨’를 등장시키고,
‘지나치게 입모양을 늘려서
말하는 사람들’을 클로즈업하고,
그리고 류의 초점으로 비춰질 때마다
‘소름끼치게 건조한 정적’ 속에
관객을 가두는 등등..
이를 통해 관객들은
‘듣고 말하지 못하는 이가 겪는
소통의 불편함’을 간접 체험함.
그리고 이로 인해 연달아 벌어지는 비극.
동진의 딸이 죽은 결정적 원인도
소통이 불편한 류가 유선의
살려달라는 외침을 듣지 못했기 때문.
소통이 불편한 주인공처럼 ‘복수’라는
감정 또한 소통되지 못하는 욕망임.
복수심을 품은 당사자가 아닌 이상
모든 사람들이 그 감정을 이해할 수 없음.
류와 동진의 복수가 때론 이해가 안 가고,
잔혹하게 느껴지는 것도 그들이 품은
복수심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
즉, 이 영화는 소통의 부재를 다루는
동시에 소통되지 못하는 복수심을 드러냄.
타인과의 소통이 불편한 류.
소통되지 못하는 욕망 ‘복수심’으로
류를 죽이려는 동진.
소통이 원활하지 않다면
서로를 이해할 수 없게 되고,
모두를 아우르는 대안도 찾을 수 없는데....
결국 소통을 통한 이해 없이
갈 때까지 가는 복수극을 벌인 둘.
류가 동진의 분노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름..)
그 때,
동진이 갑자기 물속으로 쑥 들어가고,
허어억!
목에서 짜낸 비명과 함께
허우적거리는 류.
물속에 들어간 동진이 류의
양쪽 아킬레스건을 칼로 베어버린 것..
(* 여기서 드는 한 가지 의문점!
동진은 왜 굳이
류의 아킬레스건을 공격하는 걸까?
자..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다시피
아킬레스건은 발뒤꿈치에 있는 힘줄로
‘치명적인 약점’을 상징함.
고대 그리스의 전설적인 영웅 아킬레스.
그는 발뒤꿈치를 빼고는 불사신이었으나
트로이 전쟁 중 발뒤꿈치에 화살을 맞고 죽음.
이로 인해 발뒤꿈치 위 힘줄 부분을
아킬레스건이라 부르게 되었으며,
‘치명적인 약점’을 비유하는 말로 쓰이는 것!
이처럼 인간은 완전한 존재가 아님.
누구에게나 존재하는 치명적인 약점.
부모에게는 삶의 모든 것이나
다름없는 자식이 치명적인 약점임.
동진에게 있어 치명적인 약점인
유선을 유괴하고 죽게 만든 류.
즉, 동진이 류의 아킬레스건을 칼로 벤 이유는
바로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자신이 당한 그대로 앙갚음하기 위한 것!
자식을 잃은 아버지는
류의 치명적인 약점을
공격하는 것으로 보복함.
류에게는 삶의 모든 것이나
다름없는 영미를 죽이고,
그의 아킬레스건을 자르고..)
류 발목에서 피가 솟구쳐 오르자
다시 수면 밖으로 나온 동진.
류는 발목의 힘줄이 끊긴 탓에
제대로 서지도 못하고....
헛되이 철퍽철퍽 수면만 내려침.
사방으로 튀어 오르는 시뻘건 핏물에도
눈을 부릅뜬 채 류를 응시하는 동진.
복수의 순간을
단 1초도 놓치지 않겠다는 듯..
얼마간의 시간이 흐르고
.
.
.
.
한참을 허우적거리던 류가 물에 잠김.
과다출혈로 물속에서
허우적거리다가 결국 숨을 거둔 류.
(* 흔히 접하는 인과관계들로
엮어진 영화였다면,
범인은 죽어 마땅한 놈이며,
주인공이 범인을 죽이는 순간
관객들은 카타르시스도 느낄 수 있었을 것.
그러나
분명 유괴를 저지르고,
아이를 죽게 만들었는데도..
류에게는 관객의 분노가 집중되지 않음.
누나를 살리기 위해 아이를 유괴한 후
돈만 받고 풀어주려 했던 류와 영미,
그리고 죽은 딸을 위해
잔인한 살육을 감행하는 동진까지..
어느 누구도 이해되지 않는 이가 없음.
나름 착하게 살아왔음에도
납득할 수 없는 비극에 처한 동진은
그 억울함을 풀 길이 없고,
의지와 상관없이 곤두박질쳐진 류
또한 한없이 불쌍할 뿐...
즉, 억울한 사람이 불쌍한 사람 죽이는 꼴.
그렇다 보니 동진이 류를
살해한 이후에도 복수의 쾌감은 제로.)
류의 시신을 질질 끌어
물가로 나가는 동진.
류는 결국 자신의 고향에서
동진에게 살해당함.
고향을 떠나 세상의 풍파에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다가
후에 모든 걸 내려놓고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듯..
생명의 시작점에서 최후를 맞이한 류.
잠시 후,
차 안에 앉아있는 동진.
공허한 얼굴로 멍하니 있다가
삐릴리릴- 울리는 핸드폰을 받아듦.
“여보세요.”
“예, 여기 인천중앙병원인데요.
팽윤철 어린이 보호자 되시죠?
오후 1시 20분경에 사망했습니다.
빨리 오셔서 시신 인수하시길 바랍니다.
영안실은 본관 지하 2층에 위치해있구요. 오실 때...”
팽 기사 아들의 사망을 알리는 전화.
그래도 보호자에게
아이의 죽음을 알리는 건데..
아무런 감정도 담기지 않은
사무적인 말투로 말함.
묵묵히 듣고만 있던 동진.
“..전화 잘못 거셨습니다.”
상대의 말을 끊고 건조하게 내뱉더니...
전화를 툭 끊어버림.
(* 병원에서는 장례절차를 일러주는데,
전화 잘못 걸었다며 끊어버리는 동진.
숨이 붙은 아이를 들쳐 업고
가파른 비탈길을 뛰어 내려오던 그때,
‘어쩌면 이 아이가 멀쩡하게 깨어난다면
팽 기사에게 사죄하는 의미로
그의 자식을 거둘 수 있진 않을까,
내가 다시 삶의 의지를 갖게 되진 않을까’..하는
실낱같은 희망을 가졌던 동진.
그러나
그 기대는 처참하게 무너짐.
이제 동진에게 남은 건 악밖에 없음.)
차에서 내린 동진은
류의 시신을 토막 내서 자루에 담음.
자루들 옆에 놓인 석유통을 보니
불에 태우려는 것 같고...
시신을 태우고 난 뒤에는
잔해들을 땅에 묻으려는 듯.
시신을 태우기 전, 미리 땅을 파놓는 중임.
(* 동진의 딸 유선은
물에 빠져 익사→부검→화장의 절차를 거침.
그리고 동진은 류를
익사한 딸처럼 물속에서 살해→부검으로 갈라 헤쳐진
딸의 몸처럼 류를 토막→불에 태우려고 함.
장기밀매업자들을 죽이고
그들의 신장을 먹었던 류처럼
동진도 자신의 딸이 당한 그대로 류에게 복수함.
모두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철저하게 원초적인 앙갚음)
땀까지 뻘뻘 흘리며
땅을 파던 그 때,
부우웅-
적막을 깨뜨리는 엔진소리에
깜짝 놀라 고개를 드는 동진.
헐; 어떡하지..
웬 차가 강가 쪽으로 달려오고 있음.
피투성이 자루, 파헤쳐진 구덩이 등등..
누군가 이 상황을 보면 백퍼 의심할 텐데..
살해흔적으로 가득한 주변을 휙휙 둘러보며,
어떻게 수습해야 할지 고민하는 사이
강가에 도착하는 차.. 이미 때는 늦음.
들키든 안 들키든ㅅㅂ 모 아니면 도
어쩔 수 없이
마음의 준비를 하는 동진.
자갈을 퉁겨내며 회전하던 바퀴가 멈추고,
차에서 내린 남자 넷.
맞은편에 선 동진을 빤히 바라봄.
뻐끔뻐끔
일제히 담배를 피워 물고,
안경남은 점퍼에서 꺼낸 사진과
동진을 번갈아보며 비교함.
콩자반남이 슥 돌아보자
사진 속 남자와 동진이 일치한다며,
고개를 끄떡이는 안경남.
다들 왠지 어리숙해 보이는데....
분위기는 오지게 잡음.
자신이써~?
동진을 가소롭다는 듯 바라보며,
콩자반이 앞서 걸어가자
자신이써어어ㅓㅓ!!!!!
그 뒤를 따라
천천히 동진에게 다가가는 셋.
푹-
콧수염이 다짜고짜 동진을 찌르고,
순식간에 칼에 찔린 동진은
헉! 소리를 내며 뒷걸음질 침.
다시 칼을 빼내려는 콧수염과 몸싸움하다가..
오른손바닥까지 깊게 베인 동진.
(* 동진과 류에게는
날카로운 것에 찔려서 입은 상처가
각각 두 개씩 존재함.
류:
①누나를 잃게 만들고 결국에는
복수의 칼날을 쥐게 만든 왼쪽 복부의 상처.
②그리고 복수의 대상이 되어
죽음의 문턱에 서게 된 발목의 상처.
동진:
①팽 기사의 자해소동 때 이를 제지하려다
칼에 베인 왼손의 상처.
②그리고 또 다른 복수의 대상이 되어
정체모를 남자들의 흉기에 베인 오른손의 상처.
처음 입은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동진과 류는 ‘본인이 자초한 또 다른
복수의 칼날’에 베여 상처를 입게 됨.
‘흐를 류(流)’.
주인공의 이름처럼
복수는 끊임없이 ‘흐르는’ 물과 같은 것.
상처가 또 다른 상처를 야기하듯
복수는 또 다른 복수를 낳음.)
아니 이 사람들이
도대체 나를 왜...ㅠㅠㅠㅠ
고통에 헐떡거리면서도
의아함을 감추지 못하던 그 때,
윽!
뒤에서 기다리고 있던
콩자반이 동진의 등을 찌르고,
옆에 있던 비니맨도 찌르고....
벌써 쓰리콤보ㅠㅠ
비틀비틀 간신히 몸을 피한 동진이
차에 몸을 기대고 주저앉음.
복부, 등, 옆구리까지..
덮쳐오는 고통을 떨쳐내려
애써 호흡을 가다듬지만,
마음대로 따라주지 않는 몸.
그 순간,
주머니에서 웬 종이를 주섬주섬 꺼내더니
동진의 상체에 갖다 대는 안경왕자.
으앙ㅠㅠㅠㅠ
가슴에 종이를 갖다 댄 상태에서
무지막지하게 칼을 내리꽂음;
피를 쿨럭 토하며,
얼굴을 부르르 떠는 동진.
“으...헉...ㅇ..왜..”
도대체 이 남자들이
자신에게 왜 이러는 건지..
간신히 목소리를 쥐어짜낸 동진을 보며,
태연하게 담배를 무는 안경왕자
“흐헉...억...헉...”
피를 억수같이 흘리면서도
가슴에 꽂힌 종이를 읽어내기 위해
있는 힘을 다해 고개를 꺾는 동진.
<판결문> 차영미 피살 사건...동맹의 일원을...
죄가 인정되므로 재판부 전원 합의에 의해...
이름으로 사형을 언도한다.
2001년 10월 23일.
화면으로 보면
그나마 내용파악이라도 가능한데,
정작 동진은 뭔 내용이 적혀있는지 모름..
종이가 가슴에 딱 붙어 있는데다가
가슴에 꽂힌 칼이 시야까지 가리고 있기 때문.
그러고 보니..
동진의 가슴에 꽂힌 <판결문>은
영화 초반에 영미가 작성하던 것과도 비슷함.
이 사람들 설마....
도대체 이게 뭔 상황인지;
파악도 안 된 동진을 두고
다시 차로 향하는 넷.
처음 차에서 내렸을 때처럼 담배를 피며,
마지막으로 동진을 응시하던 그 때
익숙한 목소리가
화면 위로 흘러나옴.
“아저씨.. 나한테 무슨 일 생기면,
우리 조직 테러단체니까.. 아저씨 죽어..
100프로. 확실히... 내가 우리 조직한테
아저씨 사진도 줬다니까.. 헉헉...
죽고 싶지 않으면, 아저씨 나 그냥 두고 가요.
생각해서 해주는 말이야.. 정말이에요..
허헉..후.. 그리고, 미안해요...백프로.. 확실히...”
죽기 직전, 뜬금없이 동진에게
조직 얘기를 꺼내며 경고했던 영미.
허무맹랑한 얘기인줄 알았는데....
결국 영미가 죽기 직전에 했던 말은 진실이었음.
무정부주의자 동맹이
영미를 대신해 동진에게 복수한 것!
(* 영미에게 했던 복수 때문에
그녀를 따르는 혁명집단 단원들에게
복수를 당하는 동진.
동진을 처단하는 혁명적
무정부주의자 동맹의 테러리스트들.
그런데, 경찰들이 분명
“혁명적 무정부주의자 동맹의 멤버는
차영미 혼자뿐이다.”라고 말했었는데..
영미의 인적사항을 제대로 밝혀내지 못하고,
누가 봐도 수상한 상태의 류와 엘리베이터를
함께 타고 있었음에도 의심조차 않았던 경찰.
‘경찰 말도 믿을 게 못 된다’는 생각이 들게 함.
이처럼 영화 속에서
형사 혹은 기자 캐릭터가 무슨 말을 하면,
그 말이 사실이라는 증거가 없는데도
관객들을 그대로 믿기 쉬움.
반면에
영화 내내 실없는 소리들을 즐겨하기에
허황된 말이라 치부했던 영미의 경고.
그러다가 결말에 다다른 순간,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짐.
귀담아 듣지 않았던 영미의 경고가
현실로 이루어진 것!
전혀 예상치 못한 일들이 ‘느닷없이’ 현실화될 때,
모든 복수가 끝맺어졌단 생각에 마음 놓고 있던
관객들은 섬뜩 놀라게 됨.
즉, 이는 관객의 허를 찌르기 위해
감독이 일부러 넣은 엔딩씬.
세상의 사짜들인
검사, 판사, 변호사, 의사 등등..
그들이 말하는 게
모두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었던 감독.)
영미를 위해 동진에게 복수한
혁명적 무정부주의자 동맹의 테러리스트들.
동맹의 일원이었던 영미를 떠올리며..
잠시 씁쓸한 표정을 짓더니
일제히 차에 올라탐.
(* 마지막 복수는
정치적으로 해석될 수 있음.
영화 내내 직간접적으로 언급되던 개념들.
무산계급, 공장의 노동자, 부자, 부르주아 등..
착한 사람들이 살인자가 되는 과정 뒤에는
무시무시한 경제논리가 숨어 있음.
돈이 없어 수술 받지 못하고,
가족들과 함께 독극물을 마셔야 하는 세상.
바로 소득양극화를 초래한 신자유주의.
박찬욱 감독은 신자유주의가 몰고 오는
최악의 상황들을 영화에 녹여 냄.
구조조정으로 인한 실직,
정리해고 당한 노동자의 자해,
일가족 동반자살,
유괴, 장기매매 등
양극화로 치달으면서 발생할 수 있는
극단적 상황들을 생생히 그리고 있음.
그리고 이는 영화 전반에 걸쳐
암시되는 갈등에 주목하게 함.
[*복수심을 품은 사람→복수의 대상.]
표면적으로는 ‘동진→류와 영미’
‘류→장기밀매 사기단’이라는
개인적인 차원의 갈등을 드러내고 있는 영화.
그러나 마지막 복수는
단순히 개인의 문제에서 나아가
‘공장을 운영했던 부르주아계급 동진’
VS
‘신자유주의․ 권위주의의 축출을 주장하는
혁명적 무정부주의자 동맹’이라는
계급간의 갈등도 내포하고 있음.
이러한 문제의식을 가장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인물은 영미.
감독은 영미의 입을 빌려 우리 사회에서
이러한 일들이 발생하는 원인을 짚어냄.
바로 ‘신자유주의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진 거’라고.)
후진으로 빠져나가는 차를 바라보다가
다시 고개를 이리저리 비틀며,
종이읽기를 시도함.
‘도대체 내가 왜 이렇게 죽어야 하는가’를
알아야만 죽음을 납득할 수 있겠다는 듯...
가슴에 턱을 바짝 붙이고,
눈은 있는 대로 내리깔고,
입술도 쭉 내밀고...
가슴에 꽂힌 종이를 읽어내기 위해
애쓰는 몸짓은 허망하게 느껴짐.
(* 죽어가는 와중에도
판결문을 보려 애쓰는 모습에
헛웃음이 나오기도 하고,
토막 살인까지 하는
동진의 잔악함에 섬뜩하기도 하고..
복합적인 감정이 어우러지는 총체적 난국.
그리고
거꾸로 되어있는 판결문을
죽어가면서도 쳐다보는 동진.
죽음과 삶이 왔다 갔다 하는 순간에서도
‘왜’라는 질문을 던지는 인간.)
아무리 내려다봐도 잘 보이지 않고,
결국 종이의 내용을 확인하지 못한 동진.
꺽꺽 숨을 몰아쉬며 고개를 듦.
엄청난 양의 피를
흘린 탓에 창백해진 얼굴...
(* 드디어 모든 복수가
끝맺어지는 순간인 줄 알았더니..
다소 황당하게 느껴지는 새로운 복수로
헛웃음을 유발하는 감독.
혼란만 잔뜩 남겨놓고, 관객의
판단을 유도하는 친절하지 않은 결말.
결국 복수는 누구의 것인지
명확한 답을 내려주지 않고,
관객에게 그 답을 미루면서 끝냄.
그렇다면.. 복수는 과연 누구의 것인가?
영화 속에서는
총 세 가지의 복수가 나옴.
장기밀매업자들을 향한 류의 복수,
류를 향한 동진의 복수.
그리고 동진을 향한 영미 동맹의 복수.
사실 단순한 복수극이라면
동진이 류를 죽였을 때,
영화는 막을 내렸을 것.
그러나
동진이라는 한 사람의 승리가 될 듯하다가
느닷없이 나타난 제 3자가 동진을 죽임.
극단으로 밀고 나간 복수심이 결국
부메랑처럼 돌아와 동진의 가슴에 꽂힌 것.
동진이 휘둘렀던 복수의 칼날은
결국 ‘또 다른 누군가의 것’이 되어
동진의 가슴에 꽂힘.
즉 ‘복수는 나의 것’이란 제목에서
‘나’는 동진, 류, 테러리스트 중
특정 대상을 의미하는 것이 아님.
또한
상처가 또 다른 상처를 야기하듯
복수는 끊임없이 흐르는 것이기에
복수의 칼날은
어느 한 개인의 것에 머무르지 않음.
결과적으로 ‘복수는 우리 모두의 것’.
복수심은 우리 모두의 원초적인 욕망.)
“우..으아이..끅....우아으...”
이내 고통스러운 신음과 함께
웅얼대기 시작하는 동진.
그의 앞에 놓인 건
류의 옷가지와 절단기,
그리고 자루에 담긴 류의 시신.
(* 류의 죽음에
구원과 동정은 존재하지 않음.
그저 클로즈업된 쓰레기더미로 남은 류..
이 땅에서 노동자의 시신은
쓰레기처럼 버려짐.
이상할 정도로 희망이 없는 시대.)
끅...그흐..사름...디....이리..으...”
들릴 듯 말 듯한 동진의 중얼거림.
억울함을 하소연하듯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를 중얼거리며
.
.
.
영화는 끝남.
과연 누가 이런 파국을 불러 일으켰을까?
류는 결코 악한 사람이 아니었음.
단지 가족을 살릴 돈이 필요했을 뿐.
그러나 누나를 살리기 위해선 장기매매와 유괴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세상이 그를 잔혹하게 만듦.
동진 역시 마찬가지.
이처럼 세상의 피해자이자 가해자인
둘은 서로에게 칼부림을 함.
누가 피해자이고 가해자인지,
누가 선이고 악인지는 불명확함. 그
들에겐 모두 복수해야 할,
혹은 복수당해야 할 사정이
나름대로 존재하기 때문.
그렇다면
박찬욱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복수’란 무엇인가?
사랑을 전제로 한 폭력인가,
자기파탄에 이르는 죽음인가.
여기에 답을 내리는 건
영화를 보고난 우리의 몫.
박찬욱 감독에게 있어서 영화란
‘세상을 묘사하고 있는 다수의 대중문화 작품들이
잘 돌아보려 하지 않는 심연과 어두움을 들여다보는 작업’.
저 또한 게녀들이
미처 살피지 못하고 지나쳤던 오솔길을
똑같이 걸어가면서 오솔길 그늘에
어떤 꽃이 피어있었는지 알려줄게요^-^
지금까지 긴 글 봐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문제시 피드백.
너무너무 잘봤어요!!! 짱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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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영화는 꽂히면 엄청 많이 봐요 이 영화는 캡쳐글 쓴다고 맘 먹음 순간 세네번..? 잔인한 영화 뭐 먹으면서는 잘 안 보는데 글 쓰느라 어쩔 수 없이 여러 번 봤어요 ㅠㅠ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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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게ㄴ 두나씨 나 진짜 좋아하나 보다 였나.. 혹시 하균신 그 영상 봤어요??? 진짜 멋있는데ㅠㅠㅠㅠ
잔인하다해서 못보고있엏는데 덕분에 너무 잘읽었어 ♥ 수고했고 최고야 정말!!
와 진짜 말이안나와 영화도 좋았지만 해석덕분에 더 좋았어ㅠㅠ 잔인해서못봤을영화를 덕분에 잘봤어ㅠㅠ 매번고마워요♥
정말 잘봤어 ㅠㅠㅠ!! 해석까지 해줘서 ㅠㅠ고마워
아 잘봣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진짜 고마우ㅠㅠ 덕분에 좋은 영화 많이 알아가!
우와 주인공 류의 이름이 조금 이질적?이다 생각했는데 그런 뜻이 또 있었네요 그리고 생각치도 못한 결말에 조금 놀랐네요 영화는 마지막까지 먹먹함과 눈살이 찌뿌려지는 잔혹함 그리고 당혹스러움을 남겨주네요..인간의 본성에 대한 질문과 동시에 사회의 문제점까지 건드리는 감독님이 정말 대단한 것 같네요ㅠㅠ정말 실없는 얘기만 하던 영미의 이야기에도 의미가 담겨있고..해석 잘 보고 갑니다 진짜 읽으면서 이런 의미를 담은 감독님한테도 소름끼쳤지만 이렇게까지 해석이 가능한 글쓴님한테도 소름끼쳤어요..징짜 대단 ㅠㅠ저도 언젠가 이런 영화를 해석해보고싶단 생각이 들었네요 수고 하셨어요! 감사합니다:)
제가 나름 신경 써서 작성했던 부분들을 이렇게 콕콕 찝어서 말씀해주니까 그래도 의도한 대로 글이 받아들야졌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이렇게 감상평에서도 게녀의 주관이 분명한 걸 보면 분명 영화 해석하신 글도 흥미로울 것 같아요 ♥
와 진짜 대박이다...글쓴이님 하나하나 캡쳐하느라 고생많으셨고 항상 감사해요!!!
와진짜잘봤어...너무보고싶던영환데 잔인한걸못봐서 여태못봤던건데 게녀가 설명이랑해석을 너무잘해줘서 진짜잘봤어!!! 보면서 많은걸 생각하게된영화인거같아..진짜 고생했어!!!!고마워!!♥
와 잘봤어!!! 쓰니덕분에 보지 않았을 영화도 재미있게 잘 보는거 같아!! 또 다른 영화 재밌는 영화 들거와줭~~
설명 개쩔어ㅠㅠ고마워!잘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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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ㅆ 1편 퇴근하고 집에 가는 길의 류 장면에서 설명했어요^^
글쓴님 수고했어요ㅠㅠ 잘봤습니당
와.. 영화를 두번 세번 봐도 그렇게까지 이해를 못 했는데.. 쓰니덕에 영화의 의미를 다시 짚어보는 계기가 됬어 고마워ㅋㅋ
우와 ... 영화로 한번 더 봐야겠다 대박이야 진짜....
글쓴님 안녕하세요! 이 댓글을 언제 보실진 모르겠네요ㅋㅋㅋ 제가 이번 교양 수업 때 개인 발표를 하는데 갈등을 주제로한 발표여서 이 게시물읗 참고하려는데 혹시 괜찮나요...?
우와.. 저 셤기간이라 안 자고 있었어요. 상업적인 용도만 아니면 괜찮습니다! 제 글이 참고용으로 쓰인다니 영광이네요! 이렇게 미리 말씀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어떻게 응용될지 궁금하기도 하고.. 좋은 결과 있었음 해요. 게녀 에이쁠 받아요!!! ㅋㅋㅋㅋ
@대나무헬리코박터 네네 발표 자료로만 쓸 목적입니다😊 영화와 그 경제적 배경의 설명까지 너무 잘되어있어서ㅎㅎ! 감사해요
글쓴님도 시험 잘보세요:)
아 너무너무 잘봤어 고마워!!! 나홍자 영화로 봤다면 이렇게 여운남ㄴ지믄 않았을듯!! 고마워!!!!
너무잘봤어요명작이에요감사해요ㅜ
진짜 대박이다 .. 와 가슴이 답답해지면서 배울것도 많은 영화 글쓴아 수고했어 고마워!!
영화보고 이해 안 가는 부분 있어서 정독 했는데 박찬욱 감독님이 의도한 바를 이해 할 수 있는 글이었어 진짜 고마워ㅜ ㅠ
와 오늘 영화보고나서 이 게시물 바로 봤는데 진짜 덕분에 이해도 잘 되고 진짜 고마워ㅠㅠ
와,,,지금까지 쓰신거 쭉 보고왔는데 설명 진짜 잘해주셔서 혼자 보고 넘겼으면 이해못했을 상징적의미까지 다 알게됐네요ㅜㅜ진짜 잘보고가요!!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7.05.20 01:34
와ㅠㅠㅠ진짜많은생각을하게된다ㅠ
진짜 몰입하면서 봤어요.. 감사합니다!!
ㅠㅜb
너무 재미있게 봤어 소름이 쫙 돋았어
진짜잘봤어요!
와 ㄹ진짜 숨도못쉬고봄 ㅠㅠㅠㅠㅜㅜㅜㅜㅜㅜ설명이 없다면 끝까지 읽지도 못했을긋 감사해요ㅠㅠㅜ
진짜 잘봤어요 생각이 많아집니다ㅜㅜㅜ
진짜 잘봣다ㅜㅜ 영화 보고 이해 안갔단걸 여기에서 본다 고마워
영화 봤는데 이해 안가는 부분들을 정말 깔끔하고 자세히 설명해줘서 고마웠어요 진짜 글 너무 잘봤습니다 항상 좋은일만 가득하길 바랄게요ㅠㅠ
다시 봐도 착잡하다 마음이ㅜ 친절한 설명 덕분에 더 잘 이해하면서 봤어! 고마워
진짜 잘봤어...엄청 심오한 내용인것같다..
영화보고 정독했어!! 영화보다가 할일이 있어서 한번에 못보고 쉬었다 보고 그랬는데 이 글 보니까 딱 깔끔하게 정리된다 해석 소름돋는 부분들도 많구ㅠㅠ 확실히 진짜 탄탄하게 잘 만든 영화인게 느껴지네.. 무엇보다 제목이 완전 함축적으로 영화 내용에 찰떡으로 지어진거같다는 생각이 든당 인생영화 등극했어 이런 글 진짜 원했는데 마침 서치해보니 딱 있네 글 써줘서 너무너무 고마워❤️❤️
잔인해서 못봤는데 너무 재밌다... 잘봤습니다!!
잔인해서 엄두가 안났는데 이렇게 대신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어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