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2시즌 내셔널리그 동부지구의 순위표는 시즌 전 예상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2002년 초 모든 이들은 뉴욕 메츠의 상승세와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의 몰락을 점쳤고, 그러한 분석에는 타당한 이유도 있었다. 뉴욕 메츠는 수 많은 유명 선수를 영입하며 올 스타 라인업을 만들어놓은 상태였지만, 애틀란타 브레이브스는 주전의 노쇠화로 인해 리빌딩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하지만 시즌이 끝난 후, 양 팀의 성적표는 너무나도 대조적 이었다.
한 팀은 100승을 넘기면서 11년 연속 동부지구 우승을 차지하였고, 또 다른 한 팀은 5할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으로 지구 최 하위에 머물렀다. 뉴욕 메츠로서는 실로 큰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로베르토 알로마, 모 본, 제로미 버니츠, 로저 세데뇨 등을 영입하며 2000년 이후 2년 만에 월드 시리즈 진출을 노렸지만, 시즌을 마친 결과 지구 1위 혹은 2위가 아닌 5위라는 참담한 성적이 나왔던 것이다. 그 까닭은 역시 새로이 영입한 선수들의 부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1990년대 중반 이후 플로리다 마린스가 월드 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1997년을 제외하고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와 뉴욕 메츠의 들러리 격이 되어버린 몬트리올 엑스포스, 플로리다 마린스,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지난 시즌의 성적은 포스트시즌 티켓을 거머쥐지 못한 점에선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그들 나름대로 승률 5할 전 후의 성적을 내며 장래를 기약 해 볼 수 있는 한 해를 보냈다. 올 시즌에도 역시 치열한 순위 다툼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는 내셔널리그 동부지구를 지금부터 살펴보겠다.
1위. 애틀란타 브레이브스
◈ 예상 라인업 ◈ 예상 로테이션
1 SS 라파엘 퍼칼 1 그렉 매덕스
2 2B 마커스 자일스/마크 데로사 2 마이크 햄튼
3 RF 개리 셰필드 3 폴 버드
4 LF 치퍼 존스 4 러스 오티스
5 CF 앤드류 존스 5 호라시오 라미레즈/제이슨 마퀴스
6 1B 로버트 픽 R 대런 홈즈
7 3B 비니 카스티야 R 레이 킹
8 C 하비 로페즈 R 로베르토 에르난데스
9 P 투수 C 존 스몰츠
ATL 마운드의 외침: AGAIN 2002!
2003시즌을 맞이하는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의 투수진이 외치고 싶은 말은 ‘AGAIN 2002’ 일 것이다. 팀 방어율 3.13을 기록하면서 메이저리그 1위를 차지한 애틀란타의 작년 투수진은 매우 위력적 이었다. 에이스인 그렉 매덕스를 필두로 케빈 밀우드, 탐 글래빈 등으로 이어진 선발진과 1점 대 중간계투 대런 홈즈, 마이크 렘밍어, 크리스 해몬드와 55세이브의 주인공 존 스몰츠가 이끄는 불펜의 위력은 가히 메이저리그 최고라 불릴 만 했다. 그러나 새로운 해인 2003시즌 애틀란타의 돌도끼 전사들은 조금 떨어진 마운드의 위력을 가진 채 싸우게 됐다.
우선, 오프시즌 동안 2선발 이었던 탐 글래빈이 뉴욕 메츠로 이적했고, 18승을 거두었던 케빈 밀우드가 필라델피아 필리스로 이적했다. 또한 신인으로서 12승을 거둔 좌완 데미안 모스가 샌프란시스코로 이적했으며 중간계투의 핵심이었던 크리스 해몬드와 마이크 렘밍어가 팀을 떠났다. 그러나 선수의 손실만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밀워키에서 좌완 불펜 요원인 레이 킹을 영입했고, 샌프란시스코에서 러스 오티스를 캔자스시티에서 폴 버드를 영입하며 빠져나간 선수들에 대한 대비책을 충실히 마련했다.
또한, 애틀란타 브레이브스는 이번 오프시즌에서 콜로라도 로키스 출신의 마이크 햄튼을 영입하기에 이르렀다. 좌완 탐 글래빈이 뉴욕 메츠로 이적한 현재, 애틀란타는 마이크 햄튼의 부활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햄튼이 지난 2000시즌 뉴욕 메츠에서 보여주었던 활약을 올 시즌 펼친다면 애틀란타의 선발진은 지난 해와 비교해 떨어지지 않는 다고 할 수 있다. 지난 해와 비교해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은 메이저리그 최고라는 말과 다를 바가 없다. 중간계투와 마무리 또한 핵심 멤버였던 마이크 렘밍어와 크리스 해몬드가 빠져나갔지만, 수준급의 좌완 레이 킹과 마이크 베나프로를 영입했고 노장 로베르토 에르난데스를 라인업에 추가 시켰다.
지난 시즌 메이저리그 최고를 자랑했던 애틀란타의 투수진이지만, 올 시즌에는 확실한 5선발의 부재와 대런 홈즈, 로베르토 에르난데스, 존 스몰츠 등으로 이루어진 불펜진의 노쇠화 등의 여러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다. 하지만, 현재 애틀란타의 투수진을 만든 레오 마조니 코치의 지휘아래 그들은 여전히 리그 최강의 모습으로 상대 팀 타자들을 압도하며 지난 12년간 해왔듯 투수 중심의 야구를 지켜나갈 것이다.
여전히 막강한 외야 트리오
기본적으로 리그 중간정도의 위력을 지닌 애틀란타의 타선에 지난 시즌과 비교하여 달라진 점은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출신의 1루수 로버트 픽의 영입 뿐이다. 3-4-5번을 지키는 개리 셰필드-치퍼 존스-앤드류 존스의 외야 트리오와 발 빠른 선두타자 라파엘 퍼칼, 수비 잘하는 3루수 비니 카스티야 등 지난 시즌과 달라진 점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러나 단 한명의 왼손 1루수 픽의 가세는 애틀란타 타선에 막혔던 숨통을 틀어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픽이 리그 이동에 따른 성적 저하 현상을 겪게 될 경우 애틀란타는 지난 시즌 정도의 위력을 가진 타선이 유지될 뿐이다.
지난 시즌 타율 .270에 17개의 홈런을 때려낸 픽은 6번 타자의 자리에서 공격의 징검다리와 같은 역할을 할 것이다. 픽이 지난 시즌만큼의 활약을 해준다면 애틀란타의 많은 수의 볼넷을 얻어낼 능력이 있는 애틀란타 브레이브스 중심타선의 도움을 톡톡히 받을 것이고, 픽의 활약이 계속 된다면 클린업 트리오 또한 많은 찬스를 얻게 될 것이다. 신인 시절이던 2000년 만큼의 성적을 기대할 수는 없겠지만, 작고 재빠른 스타일의 톱 타자 라파엘 퍼칼 역시 변함 없는 활약이 예상된다.
그러나 역시 애틀란타의 타선에 대해 말하면서 클린업 트리오를 지나칠 수는 없다. 개리 셰필드, 치퍼 존스, 앤드류 존스로 이루어진 트리오는 3할의 타율, 4할의 출루율, 5할의 장타율을 기록할 수 있는 위력적인 타자 세 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앤드류 존스의 3할 타율과 4할 출루율 달성은 그리 희망적이지 않으나 1977년생으로 아직 26살에 불과한 그의 나이를 감안했을 때, 충분히 개선의 여지가 있다. 치퍼 존스와 개리 셰필드는 뛰어난 컨택트 능력과, 파워, 클러치 능력, 선구안 등을 두루 갖춘 만능 타자이다.
하위 타선으로 내려오면 비니 카스티야와 하비 로페즈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난 시즌 두 타자 모두 부상으로 인해 최악의 성적을 거두며 팀 타선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올 시즌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온 카스티야와 로페즈는 전성기 때의 모습을 기대하기엔 무리가 있지만 자신의 위치인 7번과 8번에서 명성에 걸 맞는 활약을 해줄 것으로 예상된다. 애틀란타가 전성기를 맞이하기 시작한 지난 1991년부터 지금까지 그들은 투수력의 팀 이었다. 강력한 선발진과 중간계투 그리고 마무리를 바탕으로 상태 타선에게 최소 실점을 한 뒤, 적은 득점을 올리며 승리하는 방식. 이것이 지난 12년간 그들이 유지해온 승리의 방정식 이었다.
2003시즌을 맞이하는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의 승리 방식에도 큰 변화는 없을 것이다. 리그 정상급의 투수력을 바탕으로 상대 팀 타선의 실점을 최소화 시킨 뒤, 자신들이 자랑하는 클린업 트리오의 집중력을 이용해 점수를 빼내 승리 하는 것. 이것이 올 시즌 애틀란타의 필승 전략이 될 것이다. 올 시즌 애틀란타 브레이브스는 월드시리즈 정상에 설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를 떠나 투 타 양쪽에서 모두 약점이 없는 팀이다. 그들은 큰 이변이 없는 한, 올 시즌에도 지구 1위를 지키며 포스트시즌에 진출 할 것이다. 120년이 넘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유례가 없는 12년 연속으로 말이다.
2위. 필라델피아 필리스
◈ 예상 라인업 ◈ 예상 로테이션
1 SS 지미 롤린스 1 케빈 밀우드
2 2B 플라시드 폴란코 2 랜디 울프
3 RF 바비 애브류 3 빈센트 파디야
4 1B 짐 토미 4 브렛 마이어스
5 LF 팻 버렐 5 브랜든 덕워스
6 C 마이크 리버탈 R 테리 아담스
7 3B 데이빗 벨 R 터크 웬델
8 CF 말론 버드 R 댄 플리삭
9 P 투수 C 호세 메사
에이스로 부상한 케빈 밀우드
올 시즌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투수진의 핵심은 역시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에서 건너온 케빈 밀우드이다. 2002시즌 18승 8패 3.24의 방어율을 기록했던 밀우드는 지난 오프시즌 백업 포수였던 쟈니 에스트라다와 성사 불가능과도 같았던 트레이드로 인해 필리스의 유니폼을 입었다. 필리스에서 밀우드에게 요구하는 것은 ‘에이스’의 막중한 임무다. 그렉 매덕스, 탐 글래빈, 존 스몰츠의 선발 3인방에 가려 단 한번도 에이스의 역할을 맞아본 적이 없는 밀우드에게 에이스의 역할은 부담스러운 것 일수 있다.
하지만, 그도 이제 데뷔 7년차의 리그 중견급의 선수가 됐고, 애틀란타에 계속 잔류했을지라도 언젠가는 에이스를 맞아야 했기에 2003시즌을 좋은 기회로 생각 할 수 있다. 필리스 또한 밀우드에게 990만 달러의 거금을 안기며 큰 기대를 품고 있음을 드러냈다. 케빈 밀우드가 지난 시즌과 같은 활약으로 에이스 역할을 완벽하게 해냈을 경우, 필라델피아의 패기 넘치는 젊은 선발진엔 불이 붙을 것이다.
젊은 좌완 랜디 울프와 지난 시즌 올스타전에 까지 출전했던 빈센트 파디야는 지난 시즌 못지 않는 활약이 예고 되고, 시카고 컵스의 마크 프라이어, 플로리다 마린스의 조시 베켓과 함께 리그 3대 유망주 투수로 꼽히는 브렛 마이어스 또한 명성에 걸 맞는 활약을 펼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필라델피아의 선발진에 내재된 결정적인 약점은 경험이다. 케빈 밀우드가 빅 리그의 중견급 투수로 성장했다고는 하나 아직 단 한번도 에이스의 역할을 맞아본 적이 없는 투수이고, 랜디 울프와 빈센트 파디야는 풀 타임 선발투수로서의 경험이 부족하다.
브렛 마이어스 또한 엄청난 가능성을 내포한 신인일 뿐, 아직 실전 경험이 턱 없이 부족 한것이 사실이다. 빅 리그에서 실패를 맛본 유망주들의 살펴볼 때, 야구에 있어서 가능성이란 그저 가능성으로 그친 경우가 너무도 많았다. 그러나 필리스엔 브렛 마이어스를 대신할 투수로 우완에 조 로아가 좌완에는 버드 스미스가 있을 만큼 백업이 충실하다. 경험 부족이라는 약점이 현실화 되지만 않는다면 필리스의 젊은 선발진은 시즌 내내 리그에 위력을 떨칠 것이다.
필리스의 구원진은 터크 웬델, 댄 플리삭, 테리 아담스, 호세 메사로 이루어져 있다. 강점으로는 안정적인 투구를 할 수 있는 선수들로 이루어진 점이고 단점으로는 강력한 왼손 불펜 요원이 없다는 점이다. 댄 플리삭은 분명 수준급의 좌완 불펜 요원이지만 그는 1962년 생의 노장이며, 버드 스미스는 경험이 일천하다. 한 시즌을 치뤄내면서 좌완 불펜의 필요성은 굳이 말로 표현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터크 웬델, 테리 아담스, 호세 메사로 이루어진 오른손 불펜은 분명 리그에서도 손 꼽히는 위력을 지녔다.
바비 애브류-짐 토미-팻 버렐의 최강 클린업
2003시즌을 맞이하는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전력 보강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바로 1루수 짐 토미의 영입일 것이다. 지난 시즌 52홈런을 치면서 주가가 하늘을 찌를 듯 치솟았던 토미는 지난 해 12월 필라델피아와 6년에 8,750만 달러의 계약을 채결하면서 필리스의 유니폼을 입었다. 올 시즌 필리스는 스캇 롤렌-J.D 드류-팻 버렐의 클린업을 구성하려던 원대한 꿈 대신 그 보다 한 수위인 바비 애브류-짐 토미-팻 버렐의 클린업을 구성하며, 상태 팀 투수들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작고 재빠른 선두타자 지미 롤린스와 팀 배팅에 능한 플라시드 폴란코가 이끄는 테이블 세터 또한 리그 정상급이지만, 올 시즌 필리스 타선의 중심은 역시 정확성과 힘을 모두 갖춘 클린업 트리오이다. 30-30을 달성 할 수 있는 바비 애브류와 리그 이동으로 인한 성적의 저하가 염려 되기는 하지만, 지난 시즌 52홈런의 주인공 짐 토미에 1976년 생으로 이제 야구 인생의 전성기를 맞이 하게 된 팻 버렐이 이끄는 클린업 트리오는 내셔널리그 동부지구를 뛰어넘어 메이저리그 최고라 불릴 만 하다.
하위 타선으로 눈을 돌려도 8번 타자를 맞게 될 말론 버드를 제외하고는 수준 급의 타자가 포진하고 있다. 포수로서 수비력과 타력을 두루 갖춘 마이크 리버탈이 3루에는 팀 배팅에 능한 데이빗 벨이 버티고 있다. 만약, 신인인 말론 버드가 공 수에서 자신의 몫 이상을 해준다면 필리스의 타선은 진정한 메이저리그 최고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올 시즌 필리스의 타선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맞게 될 선수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서 거액을 받고 이적한 1루수 짐 토미다.
클린업 트리오 중 팻 버렐과 바비 애브류가 꾸준한 활약을 펼친다고 했을 때, 짐 토미가 리그 이동에 따른 성적 저하를 극복해 지난 시즌과 같은 성적을 기록한다면 필리스를 저지할 수 있는 팀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바로 필리스가 안고 있는 강점이자 약점이다. 짐 토미가 부진에 빠진다 하더라도 필리스의 타선을 강할 것이나, 그 강도는 리그를 재패 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닐 것이다. (토미와 비교대상이 될 수 있는 LA 다저스의 외야수 션 그린은 지난 1999년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42홈런과 123타점을 올렸으나, 2000시즌 다저스로 이적해 리그 이동에 따른 부적응으로 24개의 홈런과 99타점을 기록했다.)
필라델피아 필리스는 올 시즌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에 이어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2위를 차지할 것이 유력하다. 타선은 충분히 메이저리그 최강을 자랑하지만, 투수력의 경험이 그들의 발목을 잡을 것이다. 그러나, 필리스는 충분히 내셔널리그 와일드 카드를 노릴만한 전력을 가지고 있다. 서부지구와 중부지구의 우승후보로 꼽히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제외하고 LA 다저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휴스턴 애스트로스 등이 필라델피아의 경쟁 팀 이다. 필라델피아는 이들을 물리칠 능력이 충분히 있는 팀이고, 그 원동력은 파괴력 있는 타선에서 비롯 될 것이다.
3위. 뉴욕 메츠
◈ 예상 라인업 ◈ 예상 로테이션
1 CF 로저 세데뇨 1 탐 글래빈
2 2B 로베르토 알로마 2 알 라이터
3 LF 클리프 플로이드 3 페드로 아스타시오
4 C 마이크 피아자 4 스티브 트락셀
5 1B 모 본 5 데이빗 콘/마이크 백식
6 RF 제로미 버니츠 R 마이크 스탠튼
7 SS 호세 레이예스 R 데이브 웨더스
8 3B 타이 위긴튼 R 스캇 스트릭랜드
9 P 투수 C 아만도 베니테스
탐 글래빈 영입에 희망 거는 투수진
지난 시즌 이른바 ‘먹튀’ 라고 불리는 FA를 대거 영입하며 지구 최 하위에 처졌던 뉴욕 메츠는 올 시즌 리그 정상급의 좌완인 탐 글래빈을 영입하는데 성공했다. 1선발 보다는 2선발일 때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는 알 라이터를 감안했을 때, 글래빈의 영입은 대 성공이다. 하지만, 글래빈은 15년이 넘는 자신의 야구 인생에서 에이스를 맞아 해본적이 단 한 시즌도 없다. 데뷔 후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에서만 활약해온 글래빈은 1990년대 초반엔 스티브 에이버리, 이후엔 그렉 매덕스에 눌려 팀 내 2인자의 자리에만 머물렀었다.
팀의 에이스를 경험했다는 것과 그렇지 못했다는 것. 그것의 차이는 상상외로 큰 것이다. 2선발은 자신이 슬럼프에 빠졌을 때 에이스에게 의지하며 부활을 꿈꿀 수 있고 또 그러하다.하지만 에이스가 오랜기간 슬럼프에 빠졌을 때, 그 팀은 의지할 곳을 찾지 못하고 무너져간다. 1966년 생으로 37살인 글래빈에게 이러한 에이스의 숙명을 지금부터 배우라는 것은 무리한 요구이다. 그러나 성적만을 살펴본다면 탐 글래빈은 물론 2,3,4선발을 맞게 될 알 라이터, 페드로 아스타시오, 스티브 트락셀 또한 방어율과 승수 면에서 리그 정상급 투수들이다.
하지만, 확실하게 5선발을 맞게 될 투수가 메츠엔 없다. 얼마 전 복귀 한 데이빗 콘이 5선발을 맞게 될 것이 유력하나, 그의 부활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5선발은 시즌이 시작하는 4월과 9윌에 유동적이며 등판횟수가 다른 선발에 비해서 적음으로 팀 성적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이나, 투수력을 기반으로 하는 강 팀은 뛰어난 5선발 보유가 필수이다. 메츠의 구장은 메이저리그에서 최고로 가는 투수들의 구장인 셰이 스타디움이다. 메츠가 강 팀으로 군림하기 위해선 뛰어난 투수력을 갖춰야 함이 당연하고 그러기 위해선 뛰어난 에이스는 물론이고 뛰어난 5선발을 갖춰야 한다.
평균적인 선발진에 비해 불펜은 리그 정상급을 유지하고 있다. 100마일 마무리 아만도 베니테스를 축으로 오른손 셋업맨에 데이브 웨더스, 스캇 스트릭랜드를 보유하고 있고 좌완 셋업맨으로는 뉴욕 양키스에서 데려온 마이크 스탠튼이 버티고 있다. 42세의 노장 존 프랑코 역시 건재하고 선발에 진입하지 못하는 투수 유망주들 중에서도 중간계투를 맞길 만한 선수들은 많다. 하지만 역시 정규시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는 선발과 마무리의 조화가 필요하기 때문에, 뉴욕 메츠가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가기 위해선 선발 투수 보강이 필요하다.
뉴욕 메츠의 투수진의 또 한가지 약점은 필라델피아 필리스와는 반대로 노쇠했다는 점이다. 탐 글래빈과 알 라이터는 은퇴를 얼마 앞두지 않은 시점이고 페드로 아스타시오와 스티브 트락셀의 나이 또한 적지 않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얼마 전 메츠는 올해 40살이 되는 데이빗 콘과 마이너리그 계약을 채결했다. 200승에 단 7승 만을 남겨놓고 있기 때문에 콘은 5선발로 활약할 것이 유력한데, 이렇게 되면 선발진의 평균 연령은 더 높아지게 된다. 단기전인 포스트시즌 같은 무대에서 평균 연령은 팀 전력과 크게 상관이 없고 ‘경험’ 이라는 측면에서는 오히려 도움이 된다. 그러나 162경기를 치뤄 내야 하는 정규시즌 이라는 무대에서 높은 평균 연령은 분명 전력 악화의 원인이 된다.
최악으로도 최상으로도 갈 수 있는 타선
문제 투성이를 안고 있는 최악의 타선으로도, 리그 최고 수준의 공격력을 갖춘 타선으로도 변모할 수 있는 라인업이다. 그 강타선의 변모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한 핵심은 역시 마이크 피아자의 변함없는 활약과 지난 시즌 ‘먹튀’ 로 불리었던 모 본과 제로미 버니츠의 부활일 것이다. 포수로서는 정년이 지났다는 마이크 피아자가 부진에 빠지고, 제로미 버니츠와 모 본이 지난 해와 같이 큰 스윙으로 일관한다면 뉴욕 메츠는 올 시즌 지난 시즌 못지 않은 참담한 결과를 안게 될 것이다.
로저 세데뇨와 로베르토 알로마가 맞게 될, 테이블 세터는 이름 값으로 본다면 리그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세데뇨와 알로마 모두 리그 이동을 하면서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고 메이저리그 최고의 투수 구장인 셰이 스타디움의 영향을 받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알로마는 35세에 이르는 나이 또한 성적 하락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두 명의 선수가 전성기 때의 활약을 펼친다면 뉴욕 메츠는 공포의 1,2번을 가지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기대일 뿐. 그렇게 되기란 쉽지 않다.
뉴욕 메츠가 이번 오프시즌에 보강한 유일한 올스타급 타자는 외야수 클리프 플로이드이다. 플로이드는 투수 구장인 셰이 스타디움에서도 2할 8푼 이상의 타율과 25개의 홈런을 칠 수 있는 뛰어난 컨택트 능력과 파워를 갖춘 타자이다. 플로이드의 가세는 메츠의 타선에 힘을 줄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플로이드 뒤로 이어지는 마이크 피아자, 모 본, 제로미 버니츠이다. 피아자의 경우 겉으로 보면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지난 해 데뷔 후 처음으로 3할을 기록하지 못하며 점차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포수로서 큰 수비 부담 때문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1루 등으로의 포지션 변경이 일어나기 전에는 성적하락이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피아자의 뒤를 받치고 있는 모 본은 최근 체중 감량에 성공하며 예전의 모 본으로 돌아가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만약 모 본이 보스턴 레드삭스 시절과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메츠는 피아자의 부진 정도는 이겨낼 저력을 가진 팀으로 변모 할 것이다. 그러나 지난 해와 같이 큰 스윙으로 일관한다면 타 팀으로의 이적 혹은 은퇴를 고려해 보아야 할 것이다. 이는 제로미 버니츠에게도 해당되는 말이다. 또 한가지 공 수에서 리그 정상급의 활약이 가능한 에드가도 알폰소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로 떠나 보낸 것은 페이롤 감축 면에선 이득이 될지라도 전력 면에선 큰 손실을 가져왔다.
최고의 수비를 자랑하던 레이 오도네즈가 템파베이 데블레이스로 떠난 2003시즌 메츠의 하위 타선은 유망주인 호세 레이예스와 타이 위긴튼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별다른 공격력을 갖추지 못했다. 호세 레이예스가 비록 마이너리그 최고 유망주라 할지라도 야구라는 종목의 특성상 유망주가 빠르게 빅 리그에 적응하는 모습은 드물다. 때문에 레이예스와 위긴튼에게는 큰 기대를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다.(지난 시즌 텍사스 레인저스의 행크 블레이락을 생각하라) 2000시즌 월드시리즈에 까지 진출하며 전성시대를 여는 듯했던 뉴욕 메츠. 그러나 그들은 갈수록 추락하는 모습을 보이며 지난 해 지구 최 하위에 머물렀다. 뉴욕 메츠가 살수 있는 길은 ‘뉴욕’ 이라는 연고지가 주는 자만감과 부담감을 버리고 대대적인 리빌딩을 감행하는 것. 혹은 2004 오프시즌에 대대적으로 풀리는 FA를 잡는 것 이외에는 달리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
4위. 몬트리올 엑스포스
◈ 예상 라인업 ◈ 예상 로테이션
1 CF 앤디 차베스 1 하비어 바스케스
2 LF 브래드 윌커슨 2 올랜도 에르난데스
3 RF 블라디미르 게레로 3 토니 아마스 주니어
4 2B 호세 비드로 4 토모카즈 오카
5 3B 페르난도 타티스 5 김선우/쟈크 데이
6 SS 올랜도 카브레라 R T.J 터커
7 c 마이클 바렛 R 팀 드류
8 1B 제프 리퍼 R 댄 스미스
9 P 투수 C 스캇 스튜어트
안정된 선발진, 그러나...
몬트리올 엑스포스는 지난 오프시즌에 에이스 바톨로 콜론을 시카고 화이트삭스로 떠나 보냈다. 이유는 콜론의 비싼 연봉을 감당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의 선발진은 여전히 젊고 튼튼한 투수들로 채워져 있다. 에이스를 맞게 된 하비어 바스케스는 지난 시즌 비록 10승 13패에 그쳤지만 3.91의 뛰어난 방어율을 기록했으며 토니 아마스 주니어와 일본에서 건너온 토모카즈 오카는 예상 밖의 대 활약을 펼쳤다. 기본적으로 하비어 바스케스, 토니 아마스 주니어, 토모카즈 오카로 이루어진 선발진에 엑스포스는 ‘진정한 포스트시즌의 사나이라’ 불리는 올랜도 에르난데스를 추가했다.
같은 쿠바 출신 호세 콘트라레스가 뉴욕 양키스에 입단하게 되면서 입지가 줄어든 올랜도 에르난데스는 미국 최고의 명문 팀에서 변방의 캐나다 팀으로 이적 하게 되었다. 몬트리올이 올 시즌 당장 포스트시즌을 노릴만한 팀은 아니지만, 만약 동부지구의 강호들을 누르고 포스트시즌에 진출한다면 올랜도 에르난데스의 덕을 톡톡히 볼 수 있을 것이다. 몬트리올의 선발을 논하면서 김선우에 대해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시즌 말 여러 차례 선발등판을 하며 뛰어난 피칭을 선보인 김선우는 시즌 개막 시점까지 팀 동료인 쟈크 데이와 함께 5선발 자리를 놓고 다툴 것이다.
지난 시즌 말에 김선우가 보여줬던 투구 내용은 여느 정상급 투수 못지 않은 것 이기 때문에, 그때 당시의 구위를 유지한다면 5선발의 자리는 김선우에게 돌아 갈 것이다. 하지만, 김선우가 쟈크 데이에 밀려 선발의 자리를 차지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크게 실망할 것은 없다. 유망주들이 차지하는 5선발의 자리란 시즌 내내 변동이 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다. 선발진은 비교적 뛰어난 투수들로 채워져 있는데 비해, 몬트리올의 구원진은 리그 최하위 수준을 면키 어렵다. 이름 값으로 야구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몬트리올의 중간 계투에는 리그에 이름을 떨치고 있는 투수가 한 명도 없다.
또한 마무리 투수인 스캇 스튜어트 조차 2001시즌 데뷔한, 빅 리그 3년차의 젊은 투수이다. 비록 지난 시즌 3.09의 방어율에 14개의 홀드와 17개의 세이브를 올렸지만 한 시즌을 최고의 컨디션으로 활약할 수 있을 만큼의 위력을 지닌 투수는 아니다. 선발과 마무리의 조화가 이루어지지 못한다면 마운드의 강화는 이루어질 수 없다. 메이저리그에서 마운드가 강한 팀을 살펴보면 선발과 마무리는 물론 중간 계투까지 실력 있는 투수들로 채워져 있다. 몬트리올이 비교적 강력한 선발진을 구성한 것은 사실이지만, 리그 정상급의 투수력을 갖추려면 뛰어난 마무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올해도 역시 블라디미르 게레로의 원맨 타선
이번 시즌에도 몬트리올 엑스포스의 ‘슈퍼스타’ 블라디미르 게레로의 활약은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해 161경기에 출장해 .336의 타율과 39홈런 111타점을 기록했다. 206개의 안타를 기록했으며, 도루도 무려 40개를 해냈다. 아쉽게 40-40 클럽을 놓쳤으나, 개인 성적만 놓고 본다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배리 본즈에 이어 리그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한때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로 이적해 배리 본즈와 3-4번을 이룬다는 소문도 있었지만, 그는 엑스포스에 잔류했고 올 시즌에도 변함없이 엑스포스의 3번을 맞을 것이다.
그러나, 엑스포스에는 블라디미르 게레로를 도와줄 타자가 턱 없이 부족하다. 4번 타자를 맞게 될 2루수 호세 비드로는 리그에서도 손꼽히는 타자 중 한 명이지만, 비드로 한 명으로는 게레로를 보좌할 수 없다. 5번을 맞게 될 페르난도 타티스는 34홈런에 107타점을 기록했던 지난 1999년과 같은 위력을 발휘할 수 없고, 마이클 바렛과 올랜도 카브레라는 수비 부담이 큰 포수와 유격수기에 큰 기대를 할 수 없다. 올 시즌에도 몬트리올 엑스포스의 타선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블라디미르 게레로의 원맨쇼가 화려하게 펼쳐질 것이다.
래리 워커, 랜디 존슨등을 배출했을 정도로 뛰어난 팜을 갖고 있는 몬트리올이기에, 구단의 재정적 지원이 어느 정도 뒷받침 된다면 그들은 리그 상위권의 팀으로 발돋움 할 수 있다. (실제로 그들은 파업으로 시즌이 도중에 중단된 1994년 8월 초까지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선두를 달리고 있었다.) 그러나 몬트리올의 구단은 투자를 할 만한 입장이 못되기 때문에, 월드 시리즈는 물론이고 포스트 시즌에도 진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연고지를 미국의 수도인 워싱턴 D.C로 이전하고 투자를 받을 것이라는 설이 일고 있는데 구단 발전을 위해선 위의 방법도 고려 해 볼만 하다.
지난 시즌 하비어 바스케스가 3.91의 뛰어난 방어율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10승 13패의 저조한 성적을 거둔 까닭은 타선의 지원 부족이 크게 작용했다. 올 시즌에도 그러한 모습은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다. 값 싸고 실속 있는 선수들은 여럿 눈에 띄나, 리그 정상급으로 발돋움 하기에는 한계가 보이는 선수들이 많이 있는 몬트리올 엑스포스의 라인업이다. 지난 시즌 5할이 넘는 승률을 올리며 지구 2위를 차지한 엑스포스는 수준급의 선발진을 바탕으로 와일드카드를 노리고 있겠지만, 리그 최하 수준의 불펜과 블라디미르 게레로의 원맨 타선으로는 동 지구 혹은 타 지구의 강 팀 들의 벽을 넘기란 힘겨워 보인다.
5위. 플로리다 마린스
◈ 예상 라인업 ◈ 예상 로테이션
1 2B 루이스 카스티요 1 A.J 버넷
2 CF 후안 피에르 2 브레드 페니
3 C 이반 로드리게스 3 조시 베켓
4 3B 데릭 리 4 마크 레드먼
5 1B 마이크 로웰 5 칼 파바노/마이클 테헤라
6 LF 토드 홀랜스워즈 R 팀 스푸니바거
7 RF 후안 엔카나시온 R 블라디미르 누네즈
8 SS 알렉스 곤잘레스/앤디 폭스 R 아만도 알만자
9 P 투수 C 브랜든 루퍼
'100마일 듀오' 발진
‘100마일 듀오’ A.J 버넷과 조시 베켓은 다가오는 시즌에도 불 같은 광속구를 뿌릴 것이다. 99마일을 계속해서 던질 수 있는 괴력의 소유자 A.J 버넷은 올 시즌 플로리다의 확실한 에이스 역할을 맞을 것이다. 지난 시즌 12승 9패 3.30의 방어율을 기록했고 7번의 완투 경기와 5완봉승을 기록할 만큼 철완을 과시했으나, 그는 시즌 도중 부상으로 단 29경기에 선발로 출장했다. 시카고 컵스의 마크 프라이어와 21세기 초반을 이끌어 갈 것으로 보이는 투수 조시 베켓은 지난 시즌 6승 7패 4.10의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으나, 그는 지금껏 해온 것보다 앞으로 해나갈 것이 많은 투수이다.
버넷이 지난 시즌과 같이 무리한 투구를 하지 않는다면, 그는 부상을 당할 일이 없을 것이고 그렇다면 플로리다의 선발진은 확실한 에이스를 갖게 될 것이다. 디트로이트에서 4.21의 방어율을 기록하고도 15패를 당했던 마크 레드먼은 올 시즌 플로리다의 4선발을 맞아 10승 이상의 승수를 노린다. 몬트리올의 기대주였던 칼 파바노 역시 선발진의 한 자리를 담당하며 10승과 4점대 초반의 방어율을 노릴 것이다. 플로리다의 선발진에서 가장 큰 문제는 성장하지 않고 있는 ‘미래의 에이스’ 브레드 페니다.
지난 2000시즌 수많은 기대 속에 플로리다에서 데뷔한 브레드 페니는 8승 7패를 기록하며 기대에 부응했고, 2001시즌 10승 10패 방어율 3.69를 기록하며 장래의 에이스 다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2002시즌 페니는 단 24게임에 선발 출장해 8승 7패 4.66의 저조한 성적을 기록하며 그에게 기대를 걸었던 모든 이들에게 실망을 안겨줬다. 2003시즌 플로리다는 다시 한번 브레드 페니를 믿기로 했다. A.J 버넷에 이어 2선발이라는 중책을 맞게 된 페니는, 이번 시즌이 자신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라는 마음 가짐으로 경기에 임해야 할 것이다.
플로리다의 중간 계투에는 이름 값은 뛰어나지 않지만 연봉이 적고 실속 있는 선수들이 자리를 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누네즈는 지난 시즌 3.41의 방어율로 6승 5패 20세이브를 기록했고, 애틀란타에서 건너온 팀 스푸니바거는 애틀란타에서 키우던 미래의 마무리 1순위 였다. 또한 올 시즌 마무리를 맞게 될 것으로 보이는 브랜든 루퍼는 지난 시즌 13세이브와 16홀드를 올리며 3.14의 뛰어난 방어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구 정상을 노리기에는 부족한 중간 계투진이며 선발진 또한 연봉 효율성 면에선 리그 정상급일지 몰라도 성적 면에선 리그 하위권을 면키 어려운 실정이다.
플로리다의 선발진이 리그에서 빛을 발하려면 에이스 A.J 버넷이 지난 시즌 중반에 보여주었던 위력적인 투구를 계속 해야하고, 브레드 페니와 조시 베켓, 칼 파바노의 급성장이 요구되며, 디트로이트에서 이적한 마크 레드먼이 자신의 능력 이상을 발휘 해야만 한다. 그러나 그것은 플로리다 마린스가 노리는 최상의 시나리오일 뿐. 그렇게 될 가능성은 그리 커 보이지 않는 게 현실이다.
1-2-3번에서 모든 것을 끝내겠다!
오프시즌 동안 플로리다 타선의 가장 큰 변화라 한다면 ‘퍼지’ 이반 로드리게스를 영입한 일이다. 공격력과 수비력을 모두 갖추었음에도 불구하고 비싼 몸 값 때문에 인기가 없던 퍼지를 돈 안 쓰기로 소문난 플로리다가 낚아챈 것이다. 여기에 발 빠른 중견수 후안 피에르까지 더해져 플로리다의 상위 타선은 리그 정상급 팀에 뒤지지 않게 짜여졌다. 리그 최고의 톱 타자 루이스 카스티요와 후안 피에르가 출루하고 이반 로드리게스와 데릭 리가 주자를 불러들이는 시나리오다.
플로리다가 꿈꾸는 대로 실현이 된다면, 데릭 리는 많은 찬스를 잡지 못할 것이다. 1번과 2번 타자가 리그에서 가장 발이 빠른 두 명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3번을 맞게 될 이반 로드리게스에서 모든 찬스가 종료 될 가능성이 다분하다. 플로리다는 바로 이것을 노리고 이반 로드리게스와 후안 피에르를 동시에 영입한 것이다. 위력적인 상위타선을 가지고 있는 플로리다는 하위 타선으로 넘어가도 수준은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파워를 갖춘 3루수 마이크 로웰이 5번에 포진해 있고, 1996년 내셔널리그 신인왕 출신 좌익수 토드 홀랜스워즈가 6번에 있다.
또한, 마이너리그 시절 100년만에 한번 나올만한 유망주라는 평가를 받았던 후안 엔카나시온이 7번에 자리잡고 있다. 이들은 수준급의 타격 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2003시즌 플로리다의 타선에는 쉬어갈 틈이 많지 않을 것이다. 타격 능력이 앞서는 후안 엔카나시온이, 7번을 치는 이유는 토드 홀랜스워즈의 좌타를 살리기 위함이다. 그러나 주전 선수를 제외한다면 모두 타격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에 부상으로 공백 포지션이 생길 때, 대책이 전혀 없다. 정규시즌이 162경기를 치루는 장기 레이스인 점을 감안 했을 때, 백업 멤버의 부재는 높은 성적을 올리는데 치명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사실, 하위권으로 분류된 몬트리올 엑스포스와 플로리다 마린스와의 차이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몬트리올은 선발진이, 플로리다는 타선의 구성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안정된 선발진이 안정된 타순 보다 정규시즌에서 위력을 떨치는 점을 감안했을 때, 플로리다 마린스는 2003시즌 지구 최 하위를 벗어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만약 앞에도 언급했듯이 브레드 페니, 조시 베켓, 칼 파바노가 당초 예상을 벗어난 활약을 펼친다면 타선의 위력과 마운드의 힘이 합해진 플로리다의 저력은 쉽게 점치기 어려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