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1223 (월) 주말 광화문 풍경… 탄핵 반대 vs 탄핵 찬성
12월 21일 광화문 일대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결정을 촉구하는 집회와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가 동시다발로 열렸다. 탄핵 찬성 집회는 지난 주말까지 여의도에서 열렸으나 이번 주말에는 광화문으로 중심이 이동했다.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 대개혁 비상행동'(퇴진행동)은 이날 오후 3시께부터 경복궁 동십자각 앞에서 집회를 가졌다. 오후 3시 50분 기준 경찰 비공식 추산 1만5000명이 참가했다.
주최 측은 현재 인원을 집계 중이라고 밝혔다. 참가자들은 퇴진집회의 '상징'과 같은 도구가 된 응원봉을 들고 "윤석열을 즉각 파면하라" "즉각 체포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을지로 근처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사전 성격으로 열린 노조원 중심의 집회에서는 계엄에 동조하고 내란을 방조했던 자들을 낱낱이 색출해 단호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노조원들은 사전집회 종료 후 동십자각으로 이동했다.
같은 시각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 자유통일당 등은 동십자각에서 약 1㎞ 떨어진 세종대로 일대에서 오후 1시께 집회를 시작했다. 오후 3시 20분 기준 동화면세점∼대한문 구간에 모인 참가자는 주최 측 주산 100만명, 경찰 비공식 추산 3만1000명이다. 경찰은 이 구간 전 차로를 통제했다. 참가자들은 '탄핵 반대, 이재명 구속'이 적힌 손팻말과 태극기, 성조기를 들었다. "비상계엄 수사가 내란이다" "주사파 처단" 등 구호도 외쳤다.
인천에서 왔다는 김모(62)씨는 연합뉴스에 "임기가 한참 남은 대통령을 끌어내리는 나라가 어디 있냐"며 "대통령이 돌아올 때까지 계속 광화문으로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찬반 단체의 충돌 가능성을 대비해 곳곳에 철제 펜스 등을 설치하고 질서 유지에 주력하고 있다. 탄핵심판이 열리는 헌법재판소 인근 경비도 강화했다. / 박동욱기자 fufus@dt.co.kr
탄핵 정국이 타이밍?… 장바구니 물가 심상찮다
식품업체들이 원부자재 가격 인상과 환율 상승 등을 이유로 가격 조정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비상계엄, 탄핵 등으로 혼란한 정국 속에서 정부 눈치를 덜 볼 수도 있다는 점도 가격 인상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12월 21일 업계에 따르면 동아오츠카는 내년 1월부터 포카리스웨트, 나랑드사이다, 오란씨 등 주요 제품 가격을 100원 인상한다.
올해 가격 인상을 검토했으나 소비자 부담 최소화 차원에서 한시적으로 인상 시기를 늦췄다는 입장이다. 동아오츠카 관계자는 “원부자재 가격 및 물류비용 증가 등 외부 요인이 지속돼 가격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양유업도 프렌치카페 등 스틱커피 출고가를 9.5% 상향 조정했다. 커피 원두를 비롯한 야자경화유, 설탕 등 원재료 가격 상승과 고환율 영향에 따른 생산비용 증가로 불가피하게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
이 밖에 오리온은 이달 초코송이, 오징어땅콩 등 13개 제품 가격을 평균 10.6% 인상했고, 해태제과도 홈런볼, 포키 등 10개 제품 가격을 평균 8.6% 올렸다. 앞서 동서식품은 인스턴트 커피, 커피믹스, 커피음료 등 제품 출고 가격을 평균 8.9% 인상했다. 최근 원부자재 물가 상승이 지속되고 있어 식품업체의 도미노 가격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달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NYBOT)에서 거래된 코코아 선물 평균 가격은 t당 1만372.42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41.4% 급등했다. 같은 기간 로부스터 커피는 t당 5038.25달러로 77.8% 뛰었다.
신선식품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겨울철에 즐겨 먹는 감귤과 딸기 가격이 지난해보다 10% 넘게 올랐다. 감귤(노지) 평균 소매가격은 10개에 4265원으로, 1년 전보다 18% 비싸다. 최근 3년 평균 가격(2907원)과 비교하면 47% 높다. 딸기의 경우 평균 소매가격은 100g에 2532원으로 1년 전보다 14% 비싸고 평년보다 24% 올랐다.
배추는 1포기에 4491원으로 전년 대비 55% 급등했다. 평년 대비 38% 높은 가격이다. 겨울이 제철인 당근도 1㎏당 6377원으로 1년 전보다 77%, 평년 대비 61% 뛰었다. 무도 개당 가격이 3041원으로 1년 전보다 2배 가까이(90%) 비싸다. 업계 관계자는 “원화 환율이 오르면 해외 원료 의존도가 높은 내수 기업들에는 치명타가 된다”며 “수입 물가 상승은 결국 소비자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 장기 침체의 내수 시장은 더 안 좋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12월 20일 달러 대비 환율은 이틀 연속 1450원대를 유지한 1451.4원에 마감했다. 한국 경제에서 ‘1450원대 환율’은 IMF 외환 위기(1997년 11월~1998년 3월), 글로벌 금융 위기(2008년 11월~2009년 3월)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로, 15년 9개월 만이다.
'성폭행 남성 혀 깨물어 징역형'… 60년만에 재심
60년전 자신을 성폭행하려던 남성의 혀를 깨물어 중상해죄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던 최말자(78) 씨 사건을 재심할 수 있도록 대법원이 길을 열었다. 12월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지난 12월 18일 최말자 씨의 재심 청구를 기각한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당시 수사과정에서 불법 구금 등 최말자 씨가 주장한 재심 청구 사유가 신빙성이 있다며 법원이 이를 따져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최말자 씨가 검찰에 처음 소환된 1964년 7월 초순경부터 구속영장이 발부돼 집행된 것으로 보이는 1964년 9월 1일까지의 기간 동안 불법으로 체포·감금된 상태에서 조사받았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밝혔다. 이는 당시 검사에 대해 "직권남용에 의한 체포·감금죄를 구성하지만, 공소시효 완성으로 유죄 판결을 얻을 수는 없는 상황"에 해당한다며 "원심은 최말자 씨 진술의 신빙성을 깨뜨릴 충분하고도 납득할 만한 반대되는 증거나 사정이 존재하는지에 관한 사실조사를 했어야 한다"며 2심 재판을 다시 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파기환송 후 2심에서는 최말자 씨의 진술이 사실과 다르다고 볼 만한 새로운 사정이 드러나지 않는 한 재심 청구가 인정될 것으로 보인다. 최말자 씨에게 60년전 판결처럼 중상해죄가 인정될지, 정당방위로 무죄에 해당할지 등은 재심 청구가 받아들여져 실제 재심이 진행되면 본안 재판에서 다시 다투게 될 전망이다.
최말자 씨는 18세이던 1964년 5월 6일 자신을 성폭행하려던 남성 노모(당시 21세) 씨 혀를 깨물어 1.5㎝ 자른 혐의(중상해죄)로 부산지법에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최말자 씨는 성폭행에 저항한 정당방위임을 주장했으나 당시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노씨에게는 강간미수를 제외한 특수주거침입·특수협박 혐의만 적용돼 최씨보다 가벼운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최말자 씨 사건은 이후 정당방위가 인정되지 않은 대표적인 사례로 형법학 교과서 등에서 다뤄졌다. 법원행정처가 법원 100년사를 정리하며 1995년 발간한 '법원사'에도 '강제 키스 혀 절단 사건'으로 소개되기도 했다.최말자 씨는 사건이 있은 지 56년 만인 2020년 5월 용기를 내 재심을 청구했다. 최말자 씨는 과거 수사 과정에서 '검사가 불법 구금을 하고 자백을 강요했다'는 등을 재심 청구 사유로 주장했지만, 부산지법과 부산고법은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가 없다며 최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3년 넘는 심리 끝에 최말자 씨의 주장이 맞는다고 볼 정황이 충분하다고 봤다. 대법원은 "불법 구금에 관한 최말자 씨의 일관된 진술 내용은 충분히 신빙성이 있고 그 진술에 부합하는 직·간접의 증거들, 즉 재심 대상 판결문, 당시의 신문 기사, 재소자인명부, 형사사건부, 집행원부 등에 의해 알 수 있는 일련의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의 사정들이 제시됐다"며 그의 재심 청구를 바로 기각할 것이 아니고 법원이 사실조사를 거쳐 다시 판단하도록 했다.
*****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