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제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수변 도로를 따라서 걷다가 손에 詩集을 든 문학인 셋을 만났다.
전혀 모르는데도 나는 책 표지의 사진이 마음에 들어서 말을 걸었다. 사진 좀 보자고.
이래서 시인이자 수필가인 이들한테서 시집 두 권을 얻었다.
오늘 아침에 詩를 읽다가 아래 낱말을 보았다.
내 눈에는 어색했다.
빗 방울
화살 꽃
'빗 방울'은 두 개의 낱말인가?
'화살 꽃'도 두 개의 낱말인가?
내가 보기에는 하나의 낱말이기에 붙여서 써야 한다.
비+방울 →비방울 → 빗방울(사이시옷 ㅅ 첨가)
화살+꽃 → 화살꽃
화살꽃은 외국 화초.
'화살꽃'이란 식물 이름에서 나는 서해안 시골마을 내 텃밭 안에 있는 화살나무를 떠올린다.
또 화살나무와 비슷한 회잎나무도 있다.
이른 봄 이들 관목의 가지에서 새순이 나오고, 새순에는 어린 잎사귀가 달린다. 새순을 꺾고, 잎사귀를 훑어서 살짝 데쳐서, 무치면 그런대로 봄나물이 되기에 입맛을 돋군다.
화살나무(홑잎나무)와 회잎나무의 빨갛고 자잘한 열매는 따서 먹을 수는 있지만 알이 하도 잘아서 새들이나 먹는다.
가을에는 잎이 샛빨갛게 물들어서 무척이나 예쁘다.
남의 詩를 읽으면서 어색한 낱말, 문구를 보면, 이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나는 글쓰기 공부를 더 한다.
낱말 하나, 문구 하나라도 나한테는 소중한 글공부가 되기에 남의 글을 더 자세히 들여다보고 싶다.
초복도 지났고(7월 12일), 중복이 어제였고(7월 22일), 말복(8월 11일)은 남았기에 앞으로는 무더위가 더욱 기승을 부릴 터.
7월 23일인 오늘은 어제보다 햇볕이 더욱 강할 것 같다.
서울 아파트 안에 갇혀서 지내는 요즘의 나.
마음은 서해안 시골집으로 내려가 있다.
꽃 피는 산골마을에서
차 타고 조금만 서쪽으로 나가면 곧 갯마을에 도착하는데, 해수욕장도 있고...
1.
어떤 詩를 보았다.
'붉은 수염옥수수'
옥수수 품종은 아마도 수백 개를 넘어서 1,000개도 더 넘을 것 같다.
인터넷으로 '수염옥수수'를 검색해도 아무런 표시도 없다. 이런 명칭은 없다는 뜻.
농업용 식물도감은 고향집에 있으니 지금은 확인 불가능.
1776년 발간된 '증보산림경제'에 의하면 다섯 품종이 재배되었다고 한다.
이를 근거로 우리나라에는 1700년대 중반에 토착된 것으로 추정한단다.
'우리가 지켜야 할 우리종자' 안완식 지음
세계 3대 작물 중의 하나인 옥수수.
토종 옥수수의 이름은 여러 가지로 부른다.
'올옥수수, 올강냉이, 늦옥수수, 찰옥수수, 검은찰옥수수, 흰찰옥수수, 주먹찰옥수수, 메옥수, 흰메옥수수, 쥐이빨옥수수, 튀김옥수수, 주먹찰' 등.
※ '찰옥수수' 품종 이름으로 보면 옥수수를 씹어 먹으면 쫀득쫀득하며 찰지다는 느낌을 준다.
옥수수가 그다지 크지 않고, 알도 자잘하지만 맛은 기가 막히게 좋았다.
요즘 시중에서 나오는 옥수수는 노란 색깔이고, 무척이나 크다. 쫀득쫀득하고 찰진 느낌은 없다. 맛도 없다. 가축 사료용인데도 여기에 단맛 나는 첨가물을 뿌려서 솥에 찐다고 본다. 내 추측이 맞다면...
위 '붉은 수염옥수수' 를 띄어쓰기 변형하면...
1) 붉은 수염옥수수 : 어떤 詩에서 발췌
2) 붉은 수염 옥수수
3) 붉은수염 옥수수
4) 붉은수염옥수수 : 고유 품종이라면 붙여야 한다.
나는 품종을 뜻한다면 4)를 선택할 수 밖에.
토종 옥수수가 사라진다.
해외에서 옥수수가 엄청나게, 대량으로 수입된다. 분말로도 수입되고...
요즘 시중에 나오는 옥수수는 색깔이 대부분 노랗고 크기도 무척이나 크다.
맛은? 나한테는 개뿔이다.
가축 사료용은 아닐까 싶다.
이런 옥수수에 설탕가루 등, 단맛 나는 원당을 듬뿍 뿌려야만 괴상하고 어설픈 맛이 날 게다.
옥수수 수염은 달여서 공복에 차 마시듯 하면 이뇨 효과가 뛰어나며, 신장병, 당뇨병을 낫게 하고, 건강을 증진시킨다. 담즙의 분비를 돕고, 혈액 속의 지방량을 줄인다.
옥수수 씨눈에는 영양면에서 매우 우수하다.
옥수수 수염을 별도로 파는 장사꾼은 없나?
당뇨병환자인 나는 귀가 솔깃한데...
계집아이.
아장거리는 나이로 아버지 등에 엎혀서 마을 면에서 산골마을로 이사왔고, 그곳에서 커서 결혼했고, 그곳에서 평생을 살았다. 아흔여섯 살까지 한 자리에서만 살았고, 한 곳에서만 일꾼 거르니며 농사를 지었다.
1970년 초 이농이 시작되면서 논은 남이 짓고, 오로지 집주변의 밭농사를 지으면서 세월을 보냈다.
차멀미로 외지로 나가지도 못한 채 장농 붙박이처럼 한 곳에서 살았던 어머니한테는 토종 씨앗이 무척이나 많았다. 아쉽게도 나이들어가면서, 할머니로 변하면서 밭농사 규모는 자꾸만 줄어들었고, 아흔 살 무렵에는 고작 두어 평으로도 힘겨워 했다.
밭농사 규모가 줄면서 덩달아서 토종 종자도 사라졌고, 그나마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에는 모든 종자는 깡그리 사라졌다. 세 자리 밭농사를 더 이상 짓지 않기에.
마을사람들도 늙어가면서 밭 경작 면적은 줄어들었고, 마을에 농공단지가 들어섰고, 고속도로가 지나갔고 몇 해 전부터는 일반산업단지가 들어서면서 땅은 줄어들었다.
작물 종류도 자꾸만 줄었다. 다품종 소량생산에서 소품종 대량생산체제로 변화하면서 토종씨앗은 점차로 사라졌다. 밀, 보리, 귀리, 조, 수수, 메밀 등은 오래 전에 사라졌고 숱한 콩 종류, 팥 종류도 사라졌고, 무수(무 표준어), 배차(배추 표준어) 등의 모든 작물은 명맥을 잇는 체하다가 나중에는 이마저도 사라졌다. 장에서 모종을 사다가 심었기에.
산골노인들이 사라질수록 토종들도 함께 사라진다.
요즘의 농사는 돈이 되면 그 어떤 짓도 하는 세상으로 변했다.
외모만 번지르하며, 굵고 큰 것만 선호해서 재배하며, 이런 품종만을 고르는 세상이 되었따.
맛대가리(맛을 과격하게 표현?) 없는 것들이나 시장에 잔뜩 나온다. 맛보다는 배나 잔뜩 부르면 되니까.
요즘 시장에 나온 여름과일을 나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아내나 사왔으니까 그저 먹어주는 것이지 입맛으로 먹지 않는다. 맛대가리 하나도 없는 것들에 불과하다.
내가 '맛대가리'라고 거칠게 말하면 아내는 지청구했다.
'맛대가리가 아닌 맛이라고 해도 당신이 무슨 말을 하려는지 나도 다 알아요. 예전에 먹었던 맛은 전혀 아니라고요.'
요즘 아내는 갯바다에 잡는 해산물은 바지락으로 국을 끓여서 밥상 위에 올려놓는다.
왜 이렇게 맛이 없어? 오히려 짜증이 난다. 왜 이런 거 사왔어?
서해안 보령지방 무창포 어항, 대천어항 등에서 파는 조개류는 전혀 아니다. 아무래도 수입산 같다. 양식한 것 같기도 하고...
나중에 보탠다.
석촌호수로 나가 한 바퀴 돌아야겠다.
운동삼아서라기 보다는 그저 콧구멍에 바람이라도 쐬야겠다.
첫댓글 글을 빠르게 쓰다 보면
단어가 엉키기도 하는데
조심스럽게
다시 한번 확인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냥 하나의 글감으로 남깁니다.
한참이나 더 길게 보태야 하는데도...
보태봤자 그게 무슨 가치가 있을까요?
단어, 특히나 합성어에 많이들 서툴대요.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면 붙여서 써야 하거든요.
예컨대 '서울 대학교'라고 하면 서울에 있는 대학교는 모두 다 해당되거든요.
그게 아니고, 우리나라 최고의 대학교인 '서울대학교'이라면 붙여서 써야 하지요.
'서울대학교'는 하나 뿐이기에.
단어 숫자가 많고, 문장 길이가 긴 수필, 소설 등이라면 글자 하나하나보다는 전체의 스토리가 더 중요하기에 낱자 틀리는 거야 나중에 보완하면 충분하지요.
그런데... 그 짧은 시에서 틀리면? 그냥 웃기네이겠지요.
그거 왜 틀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