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르기로 인해 생기는 여러 질환들
우리 몸의 어느 부분이든지 알레르기에 의하여 질병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알레르기 질환은 호흡기에 발생하는 경우, 눈에 발생하는 경우, 피부에 발생하는 경우, 위장관에 발생하는 경우, 전신적으로 발생하는 경우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알레르기 질환의 종류는 많지만 가장 흔한 몇 가지에 대해서만 살펴보기로 합니다.
1. 알레르기 호흡기 질환 중 상부 기도에 생기는 질환
상부 기도(upper airway)란 일반적으로 성대 윗부분의 호흡기를 가리키는데, 알레르기비염이 상부 기도에 발생하는 대표적인 알레르기 질환입니다.
알레르기비염은 발작적인 재채기, 맑은 콧물, 코막힘 등이 주된 증상인데 눈과 코 주위의 가려움증이 동반되는 경우도 흔히 있습니다. 또한 후각 감소, 두통 등이 있을 수 있으며 부비동염이나 중이염, 인두염 등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부비동염은 부비동의 점막에 염증성 변화를 일으킨 경우를 말하며 보통 축농증이라고 부르지만 엄밀하게 말하자면 부비동염으로 부르는 것이 옳으며, 그 빈도가 증가하는 추세에 있습니다. 알레르기비염은 천식, 아토피피부염, 결막염 등의 다른 알레르기 질환과 같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소아의 약 10%, 사춘기의 10-15%에서 증상이 나타나며, 일년 내내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통년성 알레르기비염)와 계절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계절성 알레르기비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알레르기비염은 코 점막의 부종, 비용종에 의하여 부비동에서의 분비물의 배출이 막혀 부비동염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오랫동안 비염이 있는 경우에는 코 안에 비용종(nasal polyp)이라 불리는 양성 종양이 생기기도 합니다.
2. 알레르기 호흡기 질환 중 하부 기도에 생기는 질환
기관지 천식은 알레르기에 의하여 기관지 점막에 만성적인 염증이 생기는 병입니다 문헌으로 살펴보면 천식은 수천 년 전부터 인류가 가지고 있었으리라 짐작되지만, 과거에는 진단과 치료에 대해 통일적 지침이 없었기 때문에 시대와 지역에 따라 진단과 치료가 매우 달랐습니다. 천식은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세계 대부분의 지역에서 유병률이 5-10%에 달하는 매우 흔한 질환입니다.
최근 많은 연구에 의해 천식의 병인이 새롭게 밝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천식으로 인한 사망률은 줄어들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1992년 천식의 진단과 치료에 대하여 국제적인 지침이 최초로 만들어졌으며, 우리나라에서도 1994년 대한 천식 및 알레르기학회에서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천식의 치료지침을 제정하여 발표하였고, 1998년에 수정·보완한 치료지침서를 발간하였으며, 최근 국내외의 연구 성과와 치료 경험을 토대로 2003년에도 한국의 기관지천식 치료지침서를 발간하였고, 최근 2011년 개정본을 새로이 발표하였습니다.
천식 환자들의 기관지 점막에는 만성적으로 염증반응이 발생하여, 기관지가 정상적인 사람들에 비해 예민해져서 여러 자극에 대하여 과민하게 반응하고, 그 결과 기관지가 좁아지기 쉽게 됩니다. 이렇게 기관지가 좁아지면 숨이 차고, 공기가 좁아진 기관지를 통과하면서 쌕쌕거리는 소리, 즉 천명(음)(wheezing)이 들리게 됩니다. 또한 기관지의 염증 때문에 끈적끈적한 가래가 많이 나오고, 기침이 동반되는 경우가 흔합니다.
기관지 천식을 비롯한 알레르기 질환은 여러 가지 위험인자의 복합적인 인과관계에 의해 발생되는 다인성 질환(multifactorial disease)입니다. 천식의 발생에도 여러 가지 위험인자들이 관여하는데 소인(predisposing factor), 유발물질(causal factor), 기여인자(contributing factor), 그리고 악화요인(aggravating factor) 등으로 그 역할을 나눌 수 있습니다.
소인이란 아토피(atopy)와 같이 태어날 때부터 개인이 가지고 있는 특성을 말하며, 유발물질이라 함은 알레르기 소인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감작을 일으켜 천식 증상이 나타나도록 하는 원인물질, 예를 들면 집먼지진드기 등과 같은 항원(알레르겐)을 말합니다. 기여인자라 함은 노출되었을 때 천식의 발병을 촉진시키거나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는 간접흡연, 호흡기감염, 대기오염 등과 같은 요인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종합하면, 알레르기 소인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특히 영유아기에 위험인자들에 노출되면 면역 체계가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나기 쉬운 쪽으로 작용해서 기관지 천식과 같은 알레르기 질환이 생기게 되는 것입니다.
1) 아토피와 성별에 따른 차이
아토피란 집먼지진드기와 같은 흔한 항원에 대한 특이 IgE 항체를 비정상적으로 과다하게 생성하는 경향을 말합니다. 아토피 소인은 상염색체 우성유전(autosomal dominant inheritance) 방식에 의해 유전되며, 11번 염색체에 관련된 유전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합니다.
아토피는 기관지 천식의 발생에 관여하는 위험인자 중 가장 중요합니다. 부모가 비아토피성(non-atopy) 천식을 가지고 있으면 자녀에게서 천식이 발생할 가능성은 천식이 없는 부모에서 태어나는 경우와 비슷하지만, 부모가 아토피성 천식을 가진 경우에는 자녀에게서 천식이 발생할 가능성이 2-3배 증가합니다.
천식이 남자나 여자 어느 쪽이 더 많이 발생한다는 증거는 없습니다. 소아 천식이 남자 어린이에서 더 많다고 알려져 있는데, 그 이유는 남자 어린이의 기관지가 같은 나이의 여자 어린이보다 더 가늘고 예민해서 그렇지 않나 추측하고 있습니다. 실제 기관지의 굵기가 비슷해지는 10세 이후부터는 성별에 따른 차이가 사라집니다.
2) 유발물질
유발물질이란 알레르기 소인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감작을 일으켜 증상이 나타나도록 하는 물질, 즉 알레르겐(allergen)을 말합니다. 집먼지진드기, 동물의 비듬, 꽃가루 등과 같은 흡입항원들이 비교적 중요한 알레르겐들입니다.
집먼지진드기는 사람과 동물의 비듬을 먹이로 하는 작은 동물로서 카펫, 매트리스 및 천으로 된 소파 속에 숨어서 생활합니다. 온도가 섭씨 22-26도, 상대습도가 55% 이상인 조건에서 가장 잘 번식합니다. 여러 종류가 있는데 유럽집먼지진드기(Dermatophagoides pteronyssinus), 북아메리카 집먼지진드기(Dermatophagoides farinae) 등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합니다. 집먼지진드기는 전세계적으로 가장 중요한 천식을 일으키는 실내항원입니다.
실제 1세 이전에 집먼지진드기 항원에 노출되는 정도와 천식이 발생하는 빈도 사이에는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습니다. 감작을 일으킬 수 있는 집먼지진드기의 농도와 천식 증상을 일으킬 수 있는 농도는 이미 잘 알려져 있습니다.
애완동물 중에는 고양이 피지선의 분비물이 가장 중요한 유발 물질인데, 고양이의 피부나 침 속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개의 털이나 비듬도 흔한 천식 유발 물질입니다.
집 밖에서 천식을 일으킬 수 있는 가장 흔한 항원은 꽃가루와 곰팡이입니다. 지역과 기상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나무 꽃가루는 이른 봄, 잔디 꽃가루는 늦은 봄과 여름에, 잡초 꽃가루는 여름부터 가을철에 많이 날아다닙니다. 또 최근 식물의 잎에 기생하는 잎 응애가 농민뿐 아니라 일반인에서도 천식을 일으키는 주요 알레르겐이라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밝혀진 바 있습니다. 곰팡이는 집안과 밖에서 모두 유발물질로 작용할 수 있는데, 알터나리아(Alternaria)와 크라도스포리움속(Cladosporium) 등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성인들에서는 직업 때문에 특정한 물질에 오랜 기간 노출됨으로써 감작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고분자 항원(high molecular weight sensitizer)과 저분자 항원(low molecular weight sensitizer)으로 나눌 수 있는데, 고분자 항원은 다른 항원과 비슷한 기전으로 천식을 유발시키지만, 저분자 항원의 작용 기전은 잘 밝혀져 있지 않습니다.
비용종(nasal polyp)이나 부비동염을 가진 있는 천식 환자들 중에서는 아스피린을 포함한 비스테로이드성소염제 (Nonsteroidal anti-inflammatory drugs, NSAID)에 의해 천식이 급격히 악화되기도 합니다. 특정 음식물이나 첨가물(보존제, 화학조미료, 식용색소)도 천식을 악화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음식물 알레르기와 천식 발병의 관련성은 아직 확실하지 않습니다.
3) 우리나라의 천식 발생 현황
일반적으로 천식 환자의 약 2/3는 4-5세에 처음으로 증상을 경험합니다. 사춘기 이전에는 남아에서, 사춘기 이후에는 여자에서 천식의 유병률이 높습니다.
지방보다는 도시지역에서, 그리고 경제적 여건이 높을수록 천식의 유병률이 높습니다. 인종별로는 흑인에서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종족 간의 차이는 종족 자체에 따른 차이라기보다는 사회경제적인 여건, 항원에 대한 노출 정도 및 식습관 차이에 의한 것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천식의 유병률은 천식의 진단 기준, 조사 대상, 방법 및 시기 등에 따라 차이가 많아서 국가 간에 유병률을 서로 비교하는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1995년에 동일한 설문지를 이용해서 전세계적으로 역학조사(ISAAC: International Study of Asthma and Allergies in Children)를 실시하였는데, 여기에 따르면 “지난 12개월 동안 천명(음)이 있었던 경우”를 천식이라고 정의했을 때 각국의 유병률은, 영국, 호주, 뉴질랜드는 30%, 미국 25%, 일본은 20% 정도였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실시된 ISAAC 역학조사는 전국에 있는 67개의 초등학교와 중등학교 학생 40,429명을 대상으로 실시되었는데 그 결과는 다음 표와 같습니다.
연차별로 이런 보고들을 분석하면 알레르기 질환이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조사방법은 조금씩 다르지만, 우리나라에서 소아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 의하면 천식의 유병률이 1964년에는 3.2%이었지만 1983년에는 5.7%, 1990년도에는 10.1%로 천식의 증가 추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서울에 거주하는 성인을 대상으로 한 보고에서도 1950년대, 1960년대 및 1970년대 출생자의 10.8%, 15.8% 및 14.1%가 집먼지진드기(D. farinae) 피부시험에 양성반응을 보이고 있어서, 아토피의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3. 피부의 알레르기 질환
아토피피부염은 만성적으로 재발하는 가려움증을 동반하는 피부염으로, 영유아기에 흔히 발생하고 환자나 가족 중에 아토피천식, 알레르기 비염 같은 알레르기 질환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토피피부염의 주 증상은 가려움증, 유아나 소아에서의 얼굴과 신전부(extensor part), 성인에서 굴절부(flexor fold)의 만성태선화 병변입니다. 피부건조증, 어린선, 모공각화증, 유두의 습진, 백색피부묘기증 및 만기창백(delayed blanch) 반응 등의 다양한 부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아토피피부염 환자는 혈청 IgE는 증가되어 있고 알레르기 피부반응시험을 하면 양성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으며, 환경이나 정서적 요인에 의하여 그 증상이 악화됩니다.
환자의 50% 이상이 생후 3개월에서 1년 이내에 발병하고, 30%가 1년에서 5년 사이에 발병합니다. 즉 5세 이전에 발병하는 예가 대부분입니다.
환자의 80%는 소년기 중 천식이나 비염이 발생할 수 있고, 호흡기계 알레르기가 발생하면 피부증상은 호전되는 경우가 흔합니다. 아토피피부염은 대체로 유소아에서 증상이 더 심하고 지속적이다가 나이가 들면서 호전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즉, 2-3년 사이에 80% 정도는 증상이 좋아지지만 간혹 성인이 되어서도 지속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토피피부염의 발생 기전이나 원인에 대하여는 아직까지도 확실하게 밝혀져 있지는 않지만, 소아 환자의 약 30%에서는 음식물 알레르기가 그 원인의 하나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토피피부염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건조한 피부에 보습제를 사용하고, 피부염 치료를 위한 부신피질호르몬제, 소양증이나 이로 인한 수면장애를 치료하기 위한 적절한 항히스타민제를 사용합니다. 이와 더불어 피부증상을 악화시키거나 유발하는 자극물질이나 알레르겐, 감염, 정서적 자극요인들을 찾아 피해주는 다각적이고 체계적인 치료방침을 세워야 합니다.
아토피각결막염(atopic keratoconjunctivitis)은 주로 10대에서 40대 사이에 발생하며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약 16-40%에서 발생하는데 알레르기비염, 천식, 아토피피부염 등의 다른 알레르기 질환이 동반된 경우가 많습니다.
증상은 눈 주변에 지속적이고 심한 가려움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초기에는 결막의 부종과 충혈이 생기지만, 만성이 되면 결막이 창백해지고 오돌도돌하게 보이며(결막유두), 심한 경우 눈꺼풀이 서로 달라붙고(symblepharon) 각막에 염증이나 궤양, 흉터가 생겨서 이로 인해 시력 저하가 생길 수 있습니다.
4. 약물 알레르기
질병의 예방 및 치료를 목적으로 투여하는 약물이 원하지 않은 작용을 나타내는 경우를 약물 유해반응(adverse drug reaction)이라 부르며, 이런 반응이 없는 약은 거의 없습니다.
약물 유해반응은 발생 기전에 따라, 비면역적 기전에 의한 것과 면역 기전에 의한 것으로 나눕니다.
첫댓글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