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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대행은 8일 잠실 삼성전에 앞서 톱타자 이대형을 갑자기 2군으로 내려보냈다. 근성 없는 플레이를 펼쳤다는 것이 사유였다.
이대형은 전날 삼성전 세번째 타석에서 스트라이크아웃 낫아웃 상황임에도 1루로 뛰는 시늉조차 하지 않은 채 덕아웃으로 걸어들어왔다.
비록 포수가 공을 살짝 떨어뜨렸다가 다시 잡아 1루로 전력질주하더라도 절대 세이프가 될 수 없는 상황. 그러나 타자로서의 기본이 돼 있지 않다는 의미의 강도높은 질책이었다.
양 대행은 실력과 근성을 대행 취임 일성으로 내건 바 있다. 부진한 4번타자 마해영 대신 박용택을 그 자리에 앉힌 것이 첫번째 개혁. 이날 이대형의 2군행이 두번째 본보기였다. 양 대행은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어린 선수가 그 같은 플레이를 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렇다고 양 대행이 무작정 질타 대상만 찾고 있는 것은 아니다. 양 대행은 8일 삼성전에 앞서 훈련 중이던 권용관을 불러 “언제라도 목표만 채우면 약속은 유효하다”고 말했다.
양 대행은 권용관에게 올 시즌 아무 때라도 경기를 마친 뒤 타율 2할5푼 이상을 기록할 경우 자신의 애장품인 고급 목걸이를 선물하기로 약속했다. 그런데 권용관이 전날 경기 도중 목표를 채웠다가 마지막 타석에서 범타로 물러나며 2할4푼8리로 경기를 끝낸 것이다. 강한 채찍 속의 달콤한 당근. 남은 시즌을 책임질 양 대행의 두 손에 들려 있는 상벌(賞罰)이다.
〈잠실|성환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