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태어나서부터 8살인 지금까지 친척들 중에서도 또래 애들과 친하게 지내지 못했고,
친하게 지내기는커녕 거의 왕따수준의 괴롭힘을 당했다.
나에게는 두 명의 오빠와 한명의 언니가 있지만 차라리 없는 게 낫다 싶을 정도로 나를 괴롭혔다.
정확히 말하면 13살의 잘난 첫째오빠는 나와 얘기한번 해본 적 없을 정도로 날 무시해서 내 존재를 무심하게 만들었고,
둘째오빠와 언니는 정말 대놓고 날 괴롭혔다.
난 뭐라 반발할 수 없었다,
내가 못생겼기에…….이렇게 괴롭힘 당하는 것도 다 내가 못생겨서니까.
난 8살이 될 때까지 유치원도 안가 봤고 학교도 가지 않았다.
가봤자 결과는 뻔하니까.
그나마 내가 이 지긋지긋한 집에 남아있는 이유는 나는 아직 어렸고,
부모님만은 나를 정말 끔찍이 여기셨기 때문이다.
항상 상당히 웃긴 내 이름을 다정하게 불러주셨다.
“미오리~오리야~밥 먹자~!!”
내 이름은 너무 특이해서 언니랑 둘째오빠는 항상 나를 미운오리새끼라고 불렀다.
그렇게 부모님의 사랑으로 하루하루를 버텨가고 있을 때,
늦은 저녁에 언니는 친구 집에서 자고 온다고 나갔고,
첫째오빠는 수련회에 가서 모래에나 오고,
둘째오빠는 보이 스카우튼가 뭔가 해서 오늘 야외캠핑 있다 그래서 내일 오후에나 돌아온다.
나는 날 괴롭히는 그들이 없다는 사실에 들떠있었고 아무도 없으니까 엄마아빠의 품에서 자고 싶어 안방을 들어오는데 조금의 빛이 새어나오는 안방에서 조심스레 얘기하는 부모님의 목소리가 들렸다.
“결과…….나왔어?”
결과?
무슨 결과를 말하시는 거지?
“후…….드디어 나왔어요!”
“자기야,
목소리 좀 낮춰.
오리가 들으면 어쩌게. “
내가 들으면 안 되는 건가?
난 여기서 내가 들으면 안 되는 건가보다 하고 방으로 돌아가야 했지만 왕성한 8살 어린아이의 호기심으로는 절대로 궁금해서 여기서 멈출 수 없었다.
난 숨소리를 줄이고 빛이 새어나오는 안방 문에 바짝 기대서 엄마의 입이 열리길 기다렸다.
아빠도 꽤나 긴장했는지 진지한 눈빛으로 엄마를 바라보고 이었다.
“아니에요.”
“뭐?”
아니라니?
뭐가 아니라는 거야,
뭐가?
“우리 애가 아니라고요!
아......“
엄마는 흥분을 한 듯 조금 큰소리를 내었고 곧바로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근데 난 그 말이 무슨 말일까 곰곰이 생각했다.
우리 애가 아니야?
그게 도대체 무슨 말이야!
누가 엄마아빠 애가 아니라는 거지?
“정말?
정말이야?
하하하!! “
아빠는 처음엔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묻다가 결국엔 큰 웃음을 터뜨리며 엄마를 꼭 끌어안았다.
엄마는 아빠에게 조용히 하라는 듯 손을 입술위에 갔다댔지만 아빠는 상관없다는 듯 웃다가 엄마의 손을 치우고는 엄마의 입술을 아빠의 입술로 덮었다.
난 엄마와 아빠가 키스하는 모습은 자주 봐왔기 때문에 당황하지 않고 그냥 아까 엄마가 한말이 무슨 말이기에 아빠가 저렇게 좋아할까를 곰곰이 생각했다.
하지만 아빠의 손은 엄마의 허리를 감싸는 것에만 멈추지 않았다.
“후훗,
기분도 좋은데 우리 애들 동생이나 만들어줄까?
안 그래도 못생긴 동생하나 없어졌는데. “
잠깐,
그게 무슨 말이야......?
내 언니와 오빠들은 엄마아빠를 꼭 닮아서 아주 예쁘고 잘생겼다,
그렇다면 못생긴 동생이란 건 나를 가리키는 것.
그럼 이 상황을 정리해보면 나는 엄마아빠의 딸이 아니었고,
내가 자신들의 딸이 아니라는 사실에 저렇게 기뻐하는 거야?
하…….엄마…….아빠…….
난 엄청난 배신감을 느끼고는 방으로 향했다.
엄마가 작년 생일때 사준 가방에 몰래 냉장고로 걸어가 꽤 많은 빵과 물을 넣고 지금 보면 행복하진 않지만,
그래도 한때는 행복하다고 느꼈던 우리가족의 가족사진을 가방에 챙겨 넣었다.
눈물은 볼을 타고 흘러내리고 난 몇 개의 옷가지와 칫솔, 치약 그리고 가장 중요한 통장을 집었다.
조심스레 현관문으로 나갈 때 조금의 빛이 새어나오는 안방을 씁쓸한 눈으로 쳐다봤을 때,
안방에선 짧고 긴 신음소리와 거친 숨소리가 새어나왔다.
난 더욱더 강한 배신감을 느끼고는 눈물을 소매로 쓰윽 훔치고는 현관문을 박차고 나갔다.
“헉…….지금…….무슨 소리 나지 않았어?”
“아우…….몰라,
아무렴 어때~좀 집중 좀 해봐,
예전 같지가 않아…….꺅! “
그들은 그렇게 한 작고 여린 영혼에게 크나큰 상처를 주고는 자신들이 상처를 준지도 모르고 황홀한 시간을 즐기고 있었다.
내가 제일 먼저 나가서 간곳은 은행이었다,
그 부모라는 사람들은 분명 내가 나간 것을 알면 통장에 있는 약 1000만원의 돈을 빼 갈 것이고 난 그전에 빼가야 한다.
그렇게 판단한 나는 은행에서 50만원의 돈을 빼고는 나머지 돈을 통장을 새로 만들어서 넣었다.
난 갈 곳이 없었고 잘못하면 순결을 잃을 수도 있기에 내가 선택한곳은 찜질 방이었다,
물론 어린아이들은 9시 이후에는 혼자 진입 금지지만 내가 “엄마가 안에 있어요.”라고 말하며 활짝 웃으니 얼굴을 찡그리며 날 들어가게 했다.
얼굴이 못생긴 게 편할 때도 있구나.
난 찜질 방에 살았다,
물론 계속 쓰기만 하면 돈이 부족하기에 처음에 살던 서울에서 소매치기를 다섯 번 정도해 돈을 벌고 통장에 입금한 뒤 장소를 옮기고,
또 소매치기를 하고 장소를 옮기고.
그렇게 난 절대 말도 안 되는 8살 꼬맹이의 독립 아닌 독립을 하며 몇 년을 살아갔다.
그렇게 나도 모르게 7년이라는 시간이 흘러갔나보다.
어느새 내 몸은 성숙한 숙녀로 나도 모르게 변해갔고 남자애만큼 짧았던 머리카락은 이미 징그러울 정도로 엉덩이를 넘게 흘러내려 있었다.
내가 거리를 지나면 사람들은 나를 괴물을 보는 듯 황급히 피했고,
나는 그렇게 세상과 멀어졌다.
난 요새 내 목소리도 들어본 적이 없다,
요 3개월 동안은 나 자신에게 조차도 말해본적이 없으니까.
그렇게 이미 2년은 신은 운동화를 질질 끌며 낡아빠져 곳 찢어질 것 같은 청바지를 입고 걸레 쪼가리라 해도 무색하지 않을 만큼 낡은 난방을 입고는 오늘이 내가 집을 나온 지 딱 7년째라는 것을 알고는 하루 종일 아무생각도 하지 않은 체 멍한 눈동자로 허공을 응시하며 거리를 걷고 있었다.
“아가씨!”
“……?”
난 이제 말을 하는 게 더 어색했기에 고개만 갸웃해 왜 그러냐는 표시를 했다.
“에이,
거기 그렇게 우중충하게 있지 말고!
내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로 만들어 줄께. “
뭐야…….변태도 나는 안 건드릴 텐데?
하지만 나보다 적어도 4,5살은 많아 보이는 그 남자는 나를 냅다 한 뷰티샵으로 끌고 갔다.
나는 그 남자가 나쁜사람 같지는 않기에 그냥 하라는 대로 했다.
“눈을 감아.
제가 눈을 뜨라고 했을 때 미운오리새끼는 한 마리의 백조가 되어있을 겁니다. “
그 말이 어느새 마법처럼 들려와 내 눈은 감겼다.
“눈을 떠봐.”
내 눈이 떠졌을 때 난 입을 닫을 수가 없었다.
이게…….나?
내 눈이 이렇게 컸나? 할 정도로 크고 동그란 눈, 눈여겨보지도 않았던 오뚝한 코, 항상 보기 싫었던 입술이 어느새 앵두같이 앙증맞고 사랑스럽게 변해있었다.
머리는 어깨 밑에서 노랑색으로 찰랑이고 있었고 옷은 거울속의 나와 너무나 잘 어울리는 하늘색의 원피스였다.
“이게……. 정말 나야?”
“응.
너야,
나의 첫 손님. “
난 놀랐다.
내 목소리가 이렇게 고울 줄은 몰랐기에.
“나에게 어떻게 한거야…….”
“이게 너의 원래 모습이야.”
“하지만 난 예쁘긴 커녕 엄청 못생겼었어!”
“황금은 언젠간 빛나기 마련이다.”
그렇게 그 남자는 나를 향해 방긋 웃었다.
“너를 떠나보내고 슬펐어.
네가 떠나니 성격도 달라졌어.
이제 너에게 잘 해줄게,
날 떠나지 말아줘. “
그와 연락하고 자주 만나다보니 그를 좋아하게 됐고,
관계도 꽤 좋게 되었다.
그는 사실 나의 첫째오빠였다,
나를 사랑했고 어떻게 대할지 몰라 무시했으며 내가 떠나고 나서 집을 나왔다고 한다.
나의 본모습을 알려주기 위해 미용기술을 배웠고,
나를 한눈에 알아봤다고 한다.
나는 행복하다,
내가 이렇게 행복해 질 줄은 상상도 하지 못하였다.
미운오리새끼는 이렇게 한 마리의 아름다운 백조가 되었습니다.
그녀는 지금은 행복하지만 좀 지나면 어떠한 문제로 행복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그녀는 여태까지 그녀가 포기하지 않았던 것처럼 똑같이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겠지요,
묻혀있던 황금은 빛이 나지 않지만 누군가에게 발견되면 빛을 내기 마련입니다.
중독[中毒]이란,한번 접하면 빠져나올수가 없는것,한사람의 인생을 망칠수도 있는것.
-by얼음사자
첫댓글 오빠라는사람..참..감정표현이 서툰가보네요..-__-;흐햐햐햐...쯧..나도 백조가될수있을까...ㅠㅠ..ㅎ
하핫- _-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