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노키오의 고백 - 현석 도감
피노키오의 고백 - 왕따와 함께 춤을(8)
피노키오의 고백 - 자살커플(9)
피노키오의 고백 - 잔디보호(10)
피노키오의 고백 - 현석 도감(7)
단조로운 나의 삶에 하나의 일과가 생겼다.
관찰할 대상이 생긴 것이다.
그 대상은 다름 아닌
전학생......
이.현.석!
그가 전학온지 벌써 일주일이 지났다.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한가지 사실을 분명히 알 수 있었다.
녀석은 좀 특이했다.
아니...
그걸로는 부족했다.
녀석은 엽기적이다.
그는...
하루종일 잠을 잤다.
성격이 예민한 몇 선생님들이 처음엔 현석을 혼내기도 했지만...
결국은 포기하는 듯 했다.(다만 국사 선생님은 수업 시간마다 꼭 한 번씩 현석에게 분필을 던졌다.)
그리고,,,
그는 전에 있던 학교에서 공부를 잘 한 듯 했다.
이런 일들이 있었다.
잠에 골아 떨어진 현석을 보다 못한 영어 선생님이
한번은 그를 억지로 일으켜 세웠다.
그는 잠이 덜 깬 듯 어리버리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영어 선생님은 싸늘한 표정을 지으셨다.
"내 수업 시간에 계속 잠을 잔다는 것은 그만큼 영어에 자신이 있다는 거겠지?"
"......"
현석은 묵묵부답 말이 없었다.
"지금 내가 하는 질문에 제대로 대답을 하면 더 이상 내 수업시간에 자는 것에 대하여 아무 말도 하지 않겠다."
선생님은 한마디 덧붙였다.
"대신 대답을 못 한다면 앞으로는 뒤에 가 서 있거라."
순간 현석의 눈이 날카롭게 변했다.
난 순간 알 수 있었다.
만약 뒤로 가서 서 있게 된다면 잠을 자지 못할 것이다.(물론 서서 잘수있는 재능만 있다면 몰라도...-_-;)
따라서 현석이가 최선을 다할 것을 예감했다.
영어 선생님의 입에서 영어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선생님은 현석을 꼼짝 못하게 하려는 듯 너무나 빠르게 말했다.
"#$$#% #%&$ %#%&%@ #%#" (오죽 하면 그 알파벳의 조합들이 내 귀에는 이렇게 들렸다.)
모두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물끄러미 현석을 쳐다 보았다.
현석은 조용했다.
우리반 아이들과 영어 선생님은
'그럼 그렇지'
하는 표정으로 다시 책으로 눈을 돌렸다.
그때였다.
"&% #$$% ^$%&$ $^$%"
현석이 대답을 한 것이다.
더군다나 외국인처럼 유창한 발음이었다.(왜 내겐 내용이 안 들리는 걸까...ㅜ.ㅜ)
영어 선생님의 눈에 순간 놀람을 담기 시작했다.
선생님이 다시 입을 열었다.
"$%% $#%#$ #%^"
"#@%$ #$ #$"
"$%$ $#%%$^"
"$%#$ #$ $%&%#&$"
"....."(슬프다..도대체 내용이 뭘까)
우리반 아이들은 놀란 눈으로 그 일문 일답을 쳐다 보고 있었다 (녀석들도 표정을 보아하니 이해 못하기는 마찬가지인 듯 했다.)
잠시후,
영어 선생님은 입술을 지그시 물고는 현석이를 자리에 앉혔다.
그 뒤로 영어 선생님은 다시는 현석이의 잠에 대하여 뭐라 하지 않았다.
(국사 생님에 이어 영어 샘까지 패배시키다니...-_-;;)
수학 시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선생님은 잠만 자는 현석에 대하여 불만을 감추지 못하고는,,,
어려운 수학 문제를 칠판에 적어 풀게 했고
현석은 이를 모두 해결한 것이다.
선생님이 놀라운 목소리로 현석에게 물었다.
"넌 어떻게 잠만 자는 녀석이 이토록 문제를 잘 푸는 거지?"
"그러게 말입니다."
현석은 이렇게 대답했고
그 뒤로 선생님은 다시는 현석에게 태클을 걸지 않았다.
음...
현석이는 말수가 적었다.
그래서 대부분 현석이에게 말을 걸기 어려워했다.
전학을 왔으면
본인이 친해지려 노력해도 부족할 판인데,,,
현석은 혼자 있는게 좋은 듯 했다.
그리고 잘은 모르지만,,,
난 현석이가 클레식을 좋아하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점심 시간이면 방송부 아이들이 클레식 음악을 방송하는데...
현석은 창가에 몸을 기대어 음악에 맞춰 흥얼 거리곤 했다.
한가지 덧붙이자면
녀석은 돈에 환장한 녀석임에 분명했다.
미영이가 돈 500\을 책상밑에 떨어뜨린 적이 있다.
그때 난 보았다.
잠을 자던 현석이가 엄청난 속도로 500\을 발로 밟는 것을 말이다.
미영이가 500\을 찾다가 포기하고 화장실에 갔을때,,
현석은 발을 들고 돈을 주웠다.
(난 모든걸 보았다...-_-+)
녀석은 싱글 싱글 웃으며 좋아하고 있었다. (세상을 다 얻은 표정)
그때 현석과 나의 눈이 마주쳤다.
현석은 흠칫하더니 눈을 부라렸다.
이런 의미 같았다.
'떠들면 죽어!'
...
암튼...
여러모로 이상한 아이였다.
그러던 중 사고가 하나 터졌다.
피노키오의 고백 - 왕따와 함께 춤을(8)
우리반엔 왕따가 한 명 있다.
이름은 김전일.
같은 반이 되기 전까진 몰랐는데 그 애는 일학년 때부터 왕따였단다.
전일이는 몸이 외소하다.
내성적이며 설상가상으로 말을 더듬는 버릇까지 있다.
괴롭힘 당하기 딱 좋은 케이스였다.
오늘도 마찬가지였다.
여느때처럼 우리반 몇몇 남학생들이 쉬는시간에 전일이를 둘러싸고 있었다
괴롭히는 애들은 거의 고정되어 있다. (상훈, 정현, 민수, 춘식)
아이들이 짓궂게 전일이를 만지작 거렸다.
"오오오~~!!! 전일이. 이거 오늘따라 섹시해 보이는데~~"
"이... 이.. 이러지마."
"전일아~~ 엉아. 돈 좀 빌려줘라~~ 엉아 배가 고프다~~"
"나.. 돈 없어...."
"이 새끼가 정말!"
결국 전일인 울음을 터뜨렸다.
워낙에 자주 있던 일이라 나를 비롯한 여러 아이들은 '또 시작이야?'하는 시선을 주었다.
저렇게 당하기만 하는 전일이가 한심했고 한 명을 둘러싸고 괴롭히는 아이들도 유치하게만 보였다.
그때였다.
이때까지 퍼질게 자고 있던 현석이가 '정말 시끄럽군...' 하고 중얼거리며(근처에 있던 난 중얼거리는 목소릴 들을 수 있었다.) 몸을 일으켰다.
현석의 목소리는 나직했지만 또렷했다.
"조용히 해라."
아이들의 시선은 현석이에게 쏠렸다.
현석의 눈빛은 차가웠다.
주위의 이목이 집중되자 괴롭히던 아이들은 잠시 움찔 하는 듯했다.
그걸 의식한 춘식이가 강한 척하며 말을 했다.
"이봐, 전학생. 안 조용하면 어쩔건데."
민수는 침을 퉤 뱉더니 말했다.
"새끼야 너도 함 당해 볼래. 앙. x만한 새끼가 겁이 없네."
상훈, 정현이도 킬킬거리며 웃었따.
"얼굴만 곱상하게 생긴게 안 그래도 맘에 안 들더라구. 띠발"
정말 순식간이었다.
어느 사이엔가 현석이 그들 앞에 있었고 춘식이가 콰당 넘어졌다.
현석의 발길질에 넘어진 것이다.
"이 새끼"
현석이는 민수가 주먹을 날리는걸 슬쩍 피하더니 민수의 복부에 발을 꽃았다.
민수가 허공을 날았다.(괴력이었다.)
상훈, 정현이는 어쩔줄을 모르고 후다닥 뒤로 물러섰다.
현석은 주머니에서 손을 빼지도 않은채 순식간에 두 명을 쓰러뜨린 것이다.
와우!
굉장했다.
그들은 눈치만 보며 함부로 현석이에게 덤벼들지 못했다.
서로 노려보는 대치 상태가 계속 되었고 춘식이가 간신히 몸을 일으켰다.
아직 민수는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는 사이 수업 시간을 알리는 종이 쳤다.
상훈, 정현, 민수, 춘식이는 노려보는걸 멈추고는 제자리로 돌아갔다.
난 그 광경을 보며 현석이가 멋있다고 생각했다.
성격은 좀(?) 괴팍하지만,,,
약자의 편에 설 줄 아는 남자다운 녀석이라고.
경황이 없던 전일이는 멍하니 석현을 쳐다보다가는 입을 열었다.
"저기.. 고마워..."
현석이가 전일이게 고개를 돌렸다.
"뭐가?"
"뭐라니, 저기... 방금 도와준거 말야."
현석이 피식 웃었다.
"훗. 널 위해서가 아니였어."
현석이가 당당하게 엄지 손가락으로 자신을 가르켰다.
"다 나의 잠을 위해서지. 너무 시끄럽잖아."
잠시나마 석현이가 멋지다고 생각한 내가 바보같았다...-_-;;
그때 미영이가 내게 속삭였다.
"섹시해...."
얘는 취향도 특이하군.
아무튼,
그 날 이후 전일이가 석현이와 종종 함께 이야기 하는걸 볼 수 있었다.
현석이에게도 친구가 생긴 것일까?
피노키오의 고백 - 자살커플(9)
5월엔 행사가 많다.
스승의 날, 어린이의 날,,,
그리고...
그리고...
우음..
또 뭐가 있더라?
-_-;;
암튼,,,
체육대회!
그렇다.
바로 오늘은 체육대회인 것이다.
보통은 체육대회가 가까워지면 친구들이 함께 모여 이것 저것 단체로 연습도 하며 들뜨기 마련이건만,,,
우리 고3에겐 현실적으로 그런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아예 참가 자체가 불가능한 것이다.
지금은 물리 시간.
비록 수업 중이지만...
아이들의 귀에는 선생님의 말씀이 잘 들어 오지 않는 듯 했다.
창 밖엔 우리 후배들의 각종 경기들이 펼쳐지고 있었다.
밖에서 환호성이 울려퍼질 때마다 아이들(특히 남자)의 시선이 종종 창 밖을 향했다.
그러나
이 와중에도 한결같은 수업 태도를 취하여 선생님을 기쁘게(?) 하고 있는 존재가 있었다.
바로
현석이었다.
그는 오늘도 예외없이 자고 있었다.
선생님은 이래저래 수업할 맘이 나지 않았는지.
"모두들 자율 학습을 하도록!"
라는 말과 함께 교과서에 있는 종합문제를 풀라고 시키시고는 교실 밖을 나가셨다.
물론 우리 반 아이들은 결코 문제를 풀지 않고 있었다.(선생님도 이렇게 될거 뻔히 알고 있으실텐데...-_-;;)
남자 아이들은 모두 창가에 모여 밖에서 벌어 지고 있는 축구, 농구 등의 운동을 구경하기 시작했고
여자 아이들은 간만에 생긴 휴식을 만끽하려는 듯 모여 수다를 떨었다.
물론 나도 그 중 하나였다....(--v)
수다의 주제는 뻔했다.
어떤 선생님은 재수가 없다느니, 변태라느니
몇 반의 어떤 여자애는 재수가 없다느니, 그리고 어떤 커플이 이번에 깨졌다느니...... 하는
그런 이야기들이 오갔다.
이렇게 수다를 떨면 각종 정보가 모인다.
정신없이 이야기들이 오가다가
주제가 이번에 전학 온 현석이에게로 넘어갔다.
여러가지 이야기가 분분했다.
지현이가 말했다.
"너무 잘 생겼어. 아니지.. 이쁘게 생겼어."
미영이가 대답했다.
"맞어. 그럼 그럼. 이쁘고 말구."
수진이도 한마디 했다.
"근데 너무 무뚝뚝해."
혜민이가 말했다.
"그러게 말이야. 웃는걸 못봤어."
음...
난 현석이가 웃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교복 사러 갔던 날.. 본 그 웃음,,,,
따뜻했다.
현석인,,,
왜 아이들한테 그 매력적인 웃음을 보이지 않는걸까?
혜민이가 말을 이었다.
"암튼,,, 좀 신비해."
내가 고개를 끄덕였다.
분명 맞는 말이다.
그때 미영이가 말했다.
"나 현석이 넘 좋아~~ 내거 했으면 좋겠어."
"누가 누구 거라고?"
헉 !
깜짝이야.
바로 등뒤에서 들리는 남자의 굵직한 목소리에 놀라지 않을수가 없었다.
고개를 돌리니 현석이었다.
그는 교실이 너무 소란스럽자 잠에서 깬 듯 했다.
그의 눈이 부시시해 보였다.
순간 어색한 침묵이 흘렀고 미영이는 얼굴이 새빨개 졌다.
잠시 후 수진이가 어색함을 모면 하려는 듯 웃으며 말했다.
"미영이가 너 너무 좋아하나 봐. 좀 잘해줘~~"
순간 쉬는 시간을 알리는 종이 울렸고
현석은 무표정한 얼굴로 미영이에게 시선도 주지 않은 채 교실 밖을 나갔다.
그의 태도가 어찌나 차가운지 냉기가 흐르는 듯 했다.
미영이가 울상을 지었다.
"나 어떻해..."
단짝 미영이의 우울한 표정을 보자,,
난 발끈 화가 치밀었다.
"나쁜 자식"
난 자리에서 일어나 현석이에게 한마디 하기 위해 교실 밖을 나왔다.
금방 뒤따라 나왔음에도 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겁나게 빠르네...-_-)
화장실이라도 간 걸까....?
문득 계단 쪽으로 시선을 돌리자,,
항상 굳게 닫혀 있던 옥상으로 향하는 대문이 활짝 열려 있는 것이 보였다.
혹시...
하는 생각에 옥상에 올라갔다.
짐작이 맞았다.
그가 있었다.
그것도 위태롭게 있었다.
난간에 엉덩이를 걸친채 다리는 밖으로 향해 있었다.
허걱
조금이라도 몸이 기울어 진다면 그대로 아래로 추락할 판이었다.
난 다급하게 외쳤다.
"얘, 너 위험하게 왜 그렇게 앉아 있어?"
현석이가 날 향해 고개를 돌렸다.
"뭐가?"
"너... 떨어지면 어쩌려고 그래!! 위험하잖아. 얼른 내려 와."
현석은 피식 웃더니 다시 고개를 돌려 아래를 쳐다보기 시작했다.
난 현석이에게 다가가 그가 뭘 보고 있는지 보려 했다.
별게 없었다.
그저 경기를 치루는 아이들밖에 보이지 않았다.
"참 신기하지?"
응? 뭐가 신기하다는 거지?
"저길 좀 봐."
현석이는 손가락으로 아래를 가리켰다.
손가락 끝을 쫓아 가자 그 곳엔 응원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있었다.
아이들이 입은 빨강, 검정, 노랑 등의 유니폼이 어우러져 꽤 장관이었다.
조금 시간을 두고 보니 정말 굉장했다.
응원단 아이들이 파도타기를 할때는 정말 파도가 이는 듯 했다.
빨강, 검정, 노랑의 물결이 신비롭게 나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비록 조금 먼 거리였지만...
응원단 아이들의 열기가 여기까지 느껴졌다.
언제부터였는지 모르겠다.
현석과 나는 열을 올리며 환호와 함께 응원단 아이들을 응원하고 있었다.(물론 우리의 응원이 저 아래까지 들릴리 없었다.)
마냥 신이 났다.
지금까지 난 모르고 있었다.
고1, 2때 운동은 하나도 안 하고(운동 신경이 워낙 잼병이라....-_-;;) 응원만을 했다.
운동을 잘해서 대중들 앞에서 활약하는 친구들을 보면,,
가끔 동경의 감정이 생기기도 했었다.
그랬었다.
그렇지만...
이제는 응원단도 이렇게 대단하다는걸 알 수 있었다.
내가 그 속에 있을때는 대단하다는 걸 몰랐지만.. 이렇게 밖에서 보면 굉장한 것이었다.
현석인 이런걸 알고 있었던걸까?
그를 곁눈질 하니 현석인 마치 아이 같은 표정으로 열심히 응원을 하고 있었다.
훗
저런 면도 있구나,,,
그가 정말 다양한 모습을 갖추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이 나이에 엎드려 뻐쳐라니...
팔이 저렸다.
옆에서 같은 벌을 서는 현석은 욕을 중얼 거리며 벌을 서고 있다.
이유를 설명하자면 이렇다.
현석이와 내가 나란히 난간에 앉아 응원단원들을 감상하고 있을 때였다.
체육대회를 관리하던 담당 선생님이 옥상에 앉아 있는 우리를 발견하고는 기겁하며 이렇게 외쳤단다.
"투신자살이다!!"
그 선생님의 외침에(현석이와 내가 있는 곳까진 그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운동장의 막사 안에서 체육대회를 관리하던 모든 선생님들이 우르르 밖으로 나왔다.
선생님들이 모두 손을 허우적 대며 "안돼! 안돼!"를 외치고 있었다.(우리반 담탱이도 그 중 하나였다.)
현석이가 머리를 긁적이며 내게 물었다.
"뭐가 안 된다는 거냐?"
"...글쎄"
잠시 후 응원단원들을 비롯한 운동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선생님, 학생, 체육대회 참관 학부모) 학교 밑으로 달려 와서 외쳤다.
"안돼요!안돼!"
"선배님 이제 7개월 남았어요. 수능이 별건가요!!"
"안돼!!"
"얘들아! 너희 부모님을 생각해야지!"
...
한참후 그 난리가 수습되었고 우리는 교장실에 끌려갔다.
교장 쌤에게 별의 별 이야길 다 들어야 했다.
그 말의 요지는,
사랑은 아름답지만 죽음 앞에선 덧없는 것이며,,,
이왕 하려면 장소를 가려 가며 할 것이며,,
세상엔 아직 좋은 일들이 많고 어쩌구 하며.,,,
내일의 태양은 반드시 뜨니 어쩌니....-_-;;
-_-+
오랫동안 설교를 듣고 그 다음엔 교무실에까지 끌려와 이렇게 벌을 서고 있는 것이다.
벌을 다 서고 교실에 들어가니 반 아이들이 '나'와 '현석'이에게 의미심장한 웃음까지 던졌다.(미영이는 분노까지 하고 있었다....ㅡ.ㅡ^)
그 후로 현석이와 나 사이에선 공통으로 별명이 하나 붙었다.
'자살 커플'
피노키오의 고백 - 잔디보호(10)
어느새 10편이네요...^^;;
이멜 보내 주시는 분들 감사하구요.
더욱 분발하겠습니다.
도대체 분량이 어느 정도냐고 물으시는 분들도 계시던데..
글쎄요...--;;
저도 감이 잘 안 오네요.
분명 쓸 이야기들은 정해져 있는데 그것들을 어떻게 표현 하느냐가 관건이니까여..^^;;
그리고 실화냐고 물으시는 분들이 계시더군요.
제 이야기는 아니지만 분명 실화입니다.
한 여자의 일기장을 토대로 한 거구요.
다시 말씀 드리지만
제 이멜 주소는
dreamsong82@hanmail.net 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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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이면 모의고사다.
한숨부터 나왔다.
수능 날짜는 점점 다가오는데,,
성적은 오르질 않고.
너무 힘들다는 생각이 든다.
그나저나
내가 이렇게 성적에 매달려야 하는 이유는 뭘까?
내 꿈은 무엇일까?
난 뭘 위해 이렇게 고민하고 힘들어 하는걸까.
이런 생각을 하는데,,,
창가에 현석이가 눈에 띄었다.
옆에는 전일이가 있었다.
둘은 뭔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전에 전일이가 괴롭힘 당할때 현석이가 도움을(?) 준 까닭인지.
전일이는 종종 현석이와 함께 있는 모습을 보이곤 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자살 커플'...-_-+ 도대체 어떤 넘이 지은 별명이지?)
체육대회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한 덕분인지
현석이란 아이와 조금 가까워진 기분이었다.
여전히 엽기적이고, 이해하기 어렵고, 다가서기 힘든 부분이 있었지만,
왠지 좋은 이미지였다.
좋은 친구가 될 수도 있을것 같았다.(시작은 안 좋았지만)
하지만 이런 것도 생각이 났다.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저 녀석은 상대방을 당황 시키는데 천부적인 녀석이었다.
음...
난 잠시 망설이다가 현석이에게 다가갔다.(왠지 가슴이 조마조마했다. 현석이는 분명 위험 인물이다.)
내가 가까이 온 것을 알아차린 현석은 전일이와의 이야기를 멈추고는 내게 시선을 주었다.
'헉!'
갑자기 긴장을 했다.
투명한 눈빛이 나를 날카롭게 향했다.
'긴장하면 안돼.. 긴장하면 안돼...'
난 이를 악물고 쥐어 짜듯이 외쳤다.
"안녕!"
너무 소리가 컸나 보다.
우리반 아이들의 시선이 내가 있는 곳을 향했다... 난 얼굴이 새빨개졌다...--;;
현석이가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잠시 후 쿡쿡 거리며 웃더니 입을 열었다.
"안녕. 화창한 점심이야."
정말 특이한 인사법을 갖고 있다.
녀석과 나 사이에 침묵이 돌았다.
난 무슨 말을 건넬까 조금 고민하다가 말을 꺼냈다.(일단 무슨 말이든 붙여야 했다.)
"내일 모의고사인거 알지?"
"응."
"공부는 했니?"
"아니."
"긴장은 안돼?"
"전혀."
....
'응','아니','전혀'
이딴 식으로 대답을 해오니 도대체 말을 이어갈 수가 없다!!!
무슨 말을 건네야 할까 고민했다.
(녀석이 길게 대답할 수 있는걸 질문해야 했다.)
내가 고민 중일때 현석은 나에게 요런 의미의 시선을 건네고 있었다.
'뭘 바래? 왜 아무 말도 없어?"
-_-;;
난 간신히 질문 하나를 만들었다.
그리고 말했다.
"꿈이 뭐야?"
난 말을 해 놓고 스스로 뿌듯했다.
이거라면 분명히 길게 대답하겠지.
현석이 대답 했다.
"정의 실현."
...
내가 도대체 뭘 바란 걸까. 이 무뚝뚝한 녀석에게...-_-+
그때였다.
갑자기 현석이 창문 밖을 보더니 눈을 크게 떴다.
뭐지?
나도 창문 밖을 보았다.
"야, 이 자식들아 니들 거기서 안 나와!"
현석이가 소리친 것이다.
밖을 보니 잔디 밭에서 학생들이 놀고 있었다.
그 아이들은 흠칫하며 위를 올려 보다가 소리친 대상이 선생님이 아닌 학생임을 확인하고는 마주 외쳤다.
"뭐 이 자식아! 네가 뭔데! 왜 나오라는 거야!"
현석이 외쳤다.
"잔디를 보호해야지! 니들 식물이 없으면 죽어! 그거 알어!"
"저 자식 미친 놈 아냐!"
"뭐야 이 자식아!"
현석은 흥분하더니 교실 밖을 뛰쳐 나갔다.
잠시후 나와 창가에 있던 우리반 아이들은 잔디 밭에서 놀던 아이들에게 날라차기를 해대는 현석을 볼 수 있었다.
"우와악!!! 미친 놈이다!!"
아이들은 도망가기 시작했고 현석이가 그 뒤를 쫓았다.
"우워어어어어!!!"
잠시 후 현석은 담임 선생님께 잡혀 교실에 끌려왔다.
선생님이 한숨을 쉬고는 말했다.
"넌 도대체 전학 온 녀석이 말썽이 많구나."
"......"
"왜 그랬던 거니?"
현석이 대답했다.
"잔디를 보호해야죠."
-_-;;
선생님은 현석을 크게 나무라진 않으셨다.
그날 이후로 학교 앞 잔디밭에서 뛰어 놀면,,
맞아 죽는 다는 전설이 퍼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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