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교회 청년부에서 책 읽고 나누는 시간을 일정한 기간을 두고 정기적으로 가졌다. 대략 한 달에 한 번 정도 책을 읽고 소감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공부하고 선교단체에서 훈련받는 친구들이라 별도의 시간을 내어 책을 읽는 것이 쉬은 일은 아니었으리라 생각된다. 그럼에도 자신들의 시간 범위 내에서 최대한 책 모임을 할 수 있는 분량의 책을 선택한 것이 IVP 소책자 시리즈다. 자세히는 알지 못하지만 꽤 두꺼운 책을 압축해서 정리해 놓은 것으로 알고 있다. 전체적인 맥락과 상황은 다 살피수는 없더라도 그 책이 지니고 있는 주요한 부분은 요점 정리되듯이 기술되어 있어 시간적으로 여러 가지 사정으로 책을 충분히 읽을 수 없는 사람들에게는 아주 유용한 책이라고 생각된다.
올해의 마지막 책 모임으로 청년들이 선택한 책자는 '예비 선교사를 위하여' (IVP 소책자 시리즈 9)이다. 표지부터 심상치 않다. 비행기 꼬리에 달려 있는 흰색 바탕의 쪽지에는 자신이 가야 할 선교지를 적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게 만든다. 이 책자의 핵심 내용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이렇다.
"떠나라. 예수 그리스도를 전하기 위하여 낯선 곳을 향해 과감히 떠나라!"
선교사는 비그리스도인들에게 예수 그리스도를 전하는 사람이다. 낯선 지역에 가서 복음을 전하고 현지인 리더를 양육하여 교회를 세우는 일을 한다. 타문화권으로 가야 하기 때문에 공감 능력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비그리스도인들과의 사귐과 교제도 필수다. 언어를 넘어 자신이 부름 받은 곳의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상황에 대한 총체적인 시야를 가지고 있어야 하고 타고난 감각을 가지기 위한 공부도 빼놓을 수없는 덕목이다. 무엇보다 선교사는 예수 그리스도처럼 타문화권에 있는 사라들을 돕기 위해 아낌없이 자신을 내어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선교사로 부름 받기 전에 점검해야 할 몇 가지 사항이 있다. 첫째는 주님과의 관계이며 둘째는 타인과의 관계다. 평소에 날마다 삶 속에서 주님과의 교제를 풍성히 누리고 있어야 하며 독립적으로 말씀을 읽고 기도하는 능력이 삶을 살고 있어야 한다. 자신을 드러내기보다 예수 그리스도를 드러내는 삶을 실천해야 하며 성령이 주관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타인과의 관계도 풍성해야 한다. 종교를 떠나 모든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고 수용하며 공감할 수 있는 자세를 체득해야 한다. 일부러 낯선 사람들에게 다가가 친해질 수수 있어야 한다. 훈련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능력을 배양해야 한다.
나는 내가 근무하고 있는 학교라는 직장이 낯선 타문화권 지역이라고 생각된다. 예수 그리스도처럼 나도 종처럼 낮아지면 섬기라고 학교로 부르심을 받았다. 직책과 직위를 떠나 섬기는 역할은 변함없는 불변의 진리다. 책임지는 자리일수록 더 겸손하게 낮아지고 경청하고 구성원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주님과의 깊은 교제가 내 속에 있어야 한다. 자아가 꿈틀거리고 욕심이 드러나며 고집이 언제든지 머리를 내밀고 밖으로 나오려고 한다.
나는 학교로 부름심을 받은 선교사다. 학교에서 만나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 교사, 행정직원, 공무직원, 회계직원, 봉사자, 학부모, 지역주민, 학교 방문자, 학생 등 각양각색의 사람들과 어울리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환경에 놓여 있다. 나의 삶의 방향이 분명해야 한다. 나침반은 흔들릴 수는 있지만 방향은 분명한 것처럼 나의 삶의 방향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여야 한다. 예수 그리스도처럼 말하고 행동하고 사고하고 살아야 한다. 조금이라도 닮아야 한다. 자존심 상하는 일은 아무것도 아니다. 때로는 모욕을 당해서 좋다. 오히려 그런 자리를 찾아서 가야 한다. 우러러보는 자리, 존경받는 자리, 섬김을 받는 자리는 유혹의 자리다. 교만해지기 쉽다. 고생스럽지만 예수 그리스도를 조금이라도 드러낼 수 있는 자리가 곧 내가 있어야 하는 자리다.
나, 이창수는 학교로 보냄을 받은 선교사다!
말이 아닌 삶으로 예수님처럼 살아가는 선교사다!
내가 만나는 사람들을 사랑하는 선교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