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이던가~?
겁없이 지리 주능선 무박왕복종주를 따라 나섰던 때가 있었습니다.
마치 동네 뒷산 올라가듯이....
요즘과 같은 유월초순이었죠.
장거리산행의 요령을 전혀 모르더 나는 20kg이 넘는 베냥에 먹을 것 바리바리 싸 넣고서~
새벽 4시30분에 성삼재에서 천왕봉을 향해 출발하여 12시정각에 천왕봉을 찍고 돌아 오다가,
퇴약볕에 아이스크림 녹듯이 완전히 녹아 버려서, 동료들과 이곳 저곳에서 헤찰하다가
어디선가 해가 빠이빠이를 해 버리니,
그 많은 짐 속에서 정작 랜턴은 없는 관계로 거의 기다시피하여 너덜길을 헤치고 나와
노고단산장에서 한숨을 돌리니 오후8시인가였죠...smiless....
요 몇년동안 줄어들데로 줄어든 운동량으로 저질체력이 되어버린 몸은 생각치도 않고서
또 동네 뒷산 오르듯이 지리산엘 뛰어듭니다. 마치 그날의 나처럼....
그래도 베냥무게만큼은 초경량으로....smiless...
우연찮게 역에서 하니대리님을 만나서 23경 구례구행 기차를 타고서
덕분에 화엄사 산행 들머리에 편하게 도착하여....
아무도 없는 깜깜한 상황에서 몇년동안에 변해버린 산행 들머리를 잠시잠깐 헤메다가 찾아서
쉬엄쉬엄 쉬지않고 꾸준히 게곡물 소리를 벗삼아 산을 오르니
어느 순간 사라진 물소리와 함께 코재에 도착합니다.
노고단산장에는 라면끓이고 계신 몇분들만 계시고
난 하릴없이 순간 멍 때리고 번뜩 정신이 들어 내 갈길을 쫓아 올라갑니다.
뮈시기를 지나고 거시기를 지나서 보니
임걸령인 것도 같고 반야봉 가는 길도 보이고,
아주 가끔씩 산행하시는 서너분들도 만나고 추월하고
어떻게 비박하시는 분이 내가 길을 헤메이는 줄 알고 텐트 속에서 알려 주는 길을 따라서...
하염없는 어둠속으로 난 터널의 끝을 쫓아서 가다보니
어느 순간인가 산과 하늘의 경계선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연하천 산장엔 부지런한 몇몇 산꾼들이 아침을 준비하고
나는 한쪽 구석 바위에 앉아서 김밥을 한줄 입에 물어 봅니다.
두줄을 먹어야 하는데 왠일인지 식욕이 없습니다.
산행을 시작한지 4시간이 지나서 5시간으로 접어 들고 있습니다.
그렇게 오늘의 산행은 2라운드에 접어들고 있었지만
정작 본인은 그 사실을 모르고 있습니다.
마치 가마솥 속의 개구리처럼.....
벽소령을 지나 또 어딘가를 업다운하며 가다가...
천왕봉까지 거리와 산행시간을 보니 뭔가 잘못되어 가고 있다는 생각이 시나브로 들면서,
대퇴부에 힘이 서서히 빠지고,
발바닥에 불이 나기 시작합니다.
가지고 간 간식거리를 열심히 먹어 보지만 엔진이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세석산장엘 가서 맛있는 황도켄을 사먹자는 희망을 가지고
도착한 산장의 매점 문은 아직도 꽊 닫혀 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순간 갈림길에서 백무동 계곡으로 내려 갑니다.
뭔가 홀렸나 봅니다.
어느순간 정신 차리고 보니 한참을 내려 와 버렸습니다.
이걸 다시 올라가야 하나.... 끙.
장터목산장 매점은 문을 열었습니다.
1500원짜리 황도가 여기서는 3000원입니다.
저는 황도를 무척이나 좋아합니다.
마라톤 풀코스를 뛸 때에도 항상 황도 하나를 국물까지 마시고서 뜁니다.
냉장고에서 꺼내 주는 황도 맛, 참 기가 막힙니다.
그래도 천왕봉을 한번에 치고 오르지 못하고 중간에 한 템포 쉰 다음에야 정상에 오릅니다.
정상에서 장고 끝에 결론을 내립니다.
대원사를 가면은 충분히 갈 수는 있겠으나
작정한 나만의 시간이 너무 초과해 버린 지금
대원사행은 내게 의미가 없어져 버렸습니다.
터덜터덜 중산리로 내려와 매표소를 조금 지나 히치하이킹을 시도하니
50대 신사분이 운 좋게도 단성까지 태워 주십니다.
진주-순천-여천하여 귀가하니 오후6시가 되었습니다.
다른 것은 몰라도 이번 산행에서 오고가는 것 만큼은 절대운이 100%입니다.
며칠동안 복기하니 폐인은 먹거리관리가 부족했었군요.
4.xxkm/시간으로 진행하다가 아침밥시간이 지나면서부터 2.xxkm/시간으로 속도가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각근지구력도 부족했구요.
이렇게 허접한 저의 첫번째 화대종주는 막을 내렸지만
이게 끝이 아니고 시작이니
제 현주소를 확인한 것으로 만족하고서
세번 아니면 네번째에는 제가 만족할 수 있는 화대종주가 될 것을 믿기에...
체력 보강하여 2~3주안에 다시 가보도록 할 랍니다.
허접한 산행기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신우freeman,
첫댓글 ^^ 지리화대 속도전 결코 쉬운건 아니죠^^
발아래 바위돌까지 순간 순간 계산하며 진행해야 하는데
시속 4km에서 2km대로 뚝 떨어지니 다음에는 멋지게 마무리 하시길 바라며 신우프리맨님의 힘찬 화이팅 기대 합니다.
그러게요~!? 초보산행의 진수를 맛본 것으로 생각합니다.
담에는 좋아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우짠다요..신우님이 거뜬이 성공해야 후답으로가는 무늬가 부담없는데
더구나 신우님은 말톤까지 하신 분인뎅..무늬는 화대미션 백배부담임돠~ ㅎ
항상 진솔한 산행기 잼있습니다. 담엔 꼭 성공하리라 믿네요..힘!!!
아무리 생각해봐도 먹거리관리가 잘못되었다는 생각 밖에는...
요즘 허리에 문제가 생겨 말톤을 포기한 지가 좀 되었습니다.
운동량도 거의 없어서...
말톤을 취미로 했던 개인적인 생각으론 등산으로 체력유지한다는 것에는 어느정도 한계가 있는 듯합니다.
관심과 격려에 감사드립니다.
날이 더워서 그렇지 않았을까요? 나야 원래 속도를 즐기지 않고 살방 다니기는 하지만 초반 너무 빠르게 진행해서 오버페이스 한것도 같습니다. 다음에는 잘 할 수 있을겁니다.
오버페이스는 아닌 것 같구요.^^
날씨도 한몫했을 겁니다만, 제가 갖고 있는 경험으론 오전10시까지는 날씨영향을 받지 않던데요.
이번에는 아침식사시간이후 힘들어져서리....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행복하십시오.
담 도전기가 기대됩니다 ^^ 덕분에 전 겁 잔뜩 먹었지만요 저두 클럽산행 때 배가 아파 줄발과 동시에 포기한
기억이 생생 ~~ 담 도전은 살방한 속도로 끝까지 가는걸루 ~~~^^ 했답니다
차도 경제속도가 있는것처럼 사람도 저마다의 산행경제속도가 있습니다. 그걸 찾아서 산행하신다면 크게 힘들거나 무리하지는 않을것 같습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기라성같은 백기사/흑기사들이 주위에 쫙 포진하고 계신데...
힘들어 하시면 아마도 업고라도 갈겁니다.
걱정하지 마시고 즐기시길 빕니다.
항상 행복하십시오.
[벽계수]님,
관심과 격려에 감사드립니다.
항상 행복하십시오~!
더운 날씨에 고생 하셨네요...담에는 꼭 성공하시길 빕니다..화이팅!!
격려말씀 감사드립니다.
행복하십시오.
프리맨님의 도전정신은 끝이 없는듯합니다.다음엔 기필코 성공하시길 바랍니다..힘!홧팅
격려말씀 감사드립니다.
꾸준히 가볼렵니다.
행복하십시오.
끝이 아니고 시작이다... 다음에 다시 시작 하시어 뜻한 바 이루시기를 바랍니다.. 파이팅
격려말씀 감사드립니다.
체력테스트를 위하여 꾸준히 가볼렵니다.
행복하십시오.
수고하셨고 다음 도전에 좋은 결과 있으시길 기대해 봅니다....화이팅!!~~~~~~~~
감사합니다. [셀파(이명주) ]님.
너무 고생 하셨네요..이담에 꼭 성공 하세요..화~이 팅!!!
[매화]님, 격려글 감사합니다. 담에는 좋은 결과로 보답하겠습니다. ^^ 오늘도 행복하세요~!
프리맨님 고생하셨는데 아쉽네요 다음엔 멋지게 성공하시길...
[풀무]님 관심과 격려에 감사합니다.
시나브로 좋아지리라 믿습니다.^^
오늘도 행복하십시오.
다음을 화대를위한 좋은경험이라 하시면 어떨련지요 수고하셨습니다...
산행기 잘보았습니다.종주는여러가지조건이삼위일체로맞아야되는것같아요.힘든길수고했습니다.
산행기를 잘 읽었습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란 말이 있잖습니까.
실패를 경험했기에 그 어느 것보다 값진 공부가 되었을 것입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다음에는 준비를 철저히 하여 화대를 완주하여 완주기를 다시 올려 주십시오.
늘 산행시 안산, 즐산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