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년의 고통 기가 막혀 말이 안나온다"
일본 시민단체 "일본 정부 배상에 나서도록 싸워나가겠다"
2014. 02.27(목) 18:4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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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95주년 3ㆍ1절을 이틀 앞두고 근로정신대 피해자 할머니들과 유족들이 일본 기업 미쓰비시를 상대로 추가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은 27일 김재림(84)ㆍ심선애(84)ㆍ양영수(85) 할머니와 고(故) 오길애 할머니의 유족 오철석(78)씨 등 4명이 일본 전범기업 미쓰비시를 상대로 1인당 1억5000만원씩 모두 6억원에 달하는 손해배상 소송 소장을 광주지방법원에 제출했다고 밝혔다.피해 할머니 등은 그동안 일본군 위안부라는 주변의 오해와 편견에 오랫동안 피해 사실을 감춰오다 뒤늦게 명예회복을 위해 이번 소송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재림 할머니 등은 1943∼1944년 초등학교 졸업 후 '일본에 가면 돈도 벌고 공부도 할 수 있다'는 일본인 담임과 교장 등에 속아 일본으로 떠나 군수업체 미쓰비시중공업에서 강제노역에 시달렸고, 해방후 고국에 돌아와서도 '일본군 위안부'라는 편견과 오해를 받으며 수십년의 세월을 보냈다.특히 돌아가신 오길애 할머니는 미쓰비시에 강제 동원 피해를 입은 뒤 돌아오지 못하고 1944년 나고야 지진때 공장 건물더미에 갇혀 희생돼 유족이 소송에 참여했다. 미쓰비시는 1952년 당시 사망자들을 위한 순직비에 사망자 명부를 동판으로 새기면서 오 할머니 등 한국인 피해자 6명의 이름을 누락해 1988년 이후 일본 시민단체의 항의로 명부에 이름을 다시 새기기도 했다.김 할머니 등은 국무총리 산하 대일 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 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로부터 피해자로 판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이날 소장을 접수한 김 할머니 등은 "그날의 악몽으로 69년이 넘도록 고통받고 있다"면서 "가슴속에 남아있는 기억들을 생각하면 기가 막혀서 말이 안나온다"며 눈물을 끌썽거렸다.또 '나고야 미쓰비시 조선여자근로정신대 소송을 지원하는 모임' 대표 다카하시 마코토씨도 "역사를 부정하고 있는 아베 정권이 각성하고 전범 기업들이 배상에 나서도록 조취를 취해야 한다"면서 "우리도 피해자들에 대한 사과와 배상 등이 하루빨리 해결될 수 있도록 싸워나가겠다"고 강조했다.근로정신대 시민모임 관계자는 "3ㆍ1절이 벌써 95주년이 된 만큼 당시 강제 노역에 끌려갔던 피해자들도 고령이 됐다"며 "한국과 일본 정부는 졸속적이고 비합리적인 과거사를 청산하고 국가권력에 희생당한 사람들을 돌봐야한다"고 촉구했다.한편 지난해 11월1일 광주지법 제12민사부는 양금덕(82ㆍ여) 할머니 등 근로정신대 강제동원 피해자 5명이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피해자 4명에게 1인당 1억5000만원, 유족에게는 8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미쓰비시측은 같은해 11월18일 1심 판결이 부당하다며 항소했다. 박승욱 기자 star710@ 박승욱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