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3차 발사 “준비 끝”… 24일 우주로
위성 8기 탑재 3단, 1-2단과 합체
내일 발사대로 이동… 기립 등 준비
오후 6시 24분 발사… 바람이 변수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발사체 조립동에서 누리호 1, 2단과 3단 결합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누리호는 21일 총조립을 완료하고 23일 나로우주센터 내 제2발사장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누리호가 총 세 부위로 나눠진 기체의 조립을 마무리하며 발사 ‘디데이’인 24일을 기다리고 있다. 당일 발사 여부를 최종 좌우하는 건 ‘바람’의 세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21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누리호는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발사체 조립동에서 이날 1∼3단의 기체 조립을 최종 마무리했다. 이날 마지막 성능 점검을 마친 누리호는 23일부터 발사체 조립동에서 발사가 이뤄질 제2 발사대로 이동을 시작한다.
누리호 발사를 총괄하는 고정환 항우연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은 이날 본보에 “지금까지 잘 준비해 왔기 때문에 담담한 기분”이라면서도 “발사체는 부품 하나라도 잘못되면 발사가 어려워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항우연은 이날 누리호에 실릴 국내 위성 8기가 탑재된 3단과 1, 2단 체결의 마무리 작업인 총조립을 진행했다. 총조립은 일종의 밀봉 작업으로 내부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나 있는 점검창을 모두 닫고 빗물이 발사체 내부로 들어가지 않도록 방수 처리를 하는 ‘실링’ 작업이다.
누리호는 22일 무인특수이동차량(트랜스포터)에 옮겨진 뒤 발사 전날인 23일 제2 발사대로 이동한다. 작은 진동만 있어도 발사체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1.5km에 불과한 발사체 조립동과 발사대 사이를 1시간 이상 걸려 이동한다. 발사대에 도착한 후 발사까지 남은 24시간은 발사 성공을 결정짓는 ‘골든타임’이다. 약 20t에 달하는 누리호를 일으켜 세우는 ‘기립’ 과정이 첫 과제다. 이후 연료 주입을 위한 배관과 통신에 필요한 전기 연결 작업이 이뤄진다. 이 작업은 탯줄을 뜻하는 ‘엄빌리칼’ 연결이라고 할 만큼 발사 전 핵심 과정이다.
발사 당일에는 오후 2시경 발사체관리위원회가 최종 발사 여부를 결정한다. 이후 추진제(케로신) 및 산화제(액체산소) 주입을 시작한다. 연료 주입이 완료되고 발사체를 지탱하고 있던 기립 장치를 철수하면 단 4개의 지상 고정장치가 200t의 누리호를 붙잡게 된다.
발사 당일 ‘바람’의 세기는 발사 여부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기상 조건이다. 특히 누리호 상단부에서 부는 ‘고층풍’이 조금이라도 세면 발사체가 옆으로 기울거나 기울어진 방향으로 발사될 수 있어 발사 일정이 연기된다. 단순히 바람 문제면 다음 날 발사가 가능하지만 기체에 이상이 생길 경우 일정이 더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
고 본부장은 “실링 작업을 했기 때문에 비가 와도 발사에 큰 문제는 없다”며 “하지만 나로우주센터의 발사 부지가 미국처럼 넓지 않기 때문에 바람으로 인해 발사 방향이 조금이라도 기울어지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최종 점검에 시간이 오래 걸려도 발사 일정은 연기된다. 이번 발사는 처음으로 실용 위성을 싣고 떠난다는 점에서 이전 발사와 다르다. 주 탑재 위성인 차세대 소형위성 2호가 원하는 궤도에 오르기 위해서는 오후 6시 24분(±30분, 오후 5시 54분∼6시 54분)에 발사가 이뤄져야 한다. 고 본부장은 “시간에 대한 압박이 분명 있지만, 고객(위성)을 태워야 하는 발사체의 숙명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만약 발사가 실패한다면 누리호 4차 발사가 계획돼 있는 2025년까지 기다려야 한다. 항우연 관계자는 “현재 부품 발주 등 4차 발사에 대한 준비가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시기를 당길 가능성은 없다”고 했다.
최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