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 마지막 날이면서 마지막 일요일입니다. 한 달의 마지막을 일요일 휴일로 마감하는 것도 흔하지 않는 일이지요. 덕분에 새 달 첫날은 요일의 첫날부터 시작되지요. 그런데 오늘 밤은 아마도 그믐달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월출 시각이 새벽 한 시 즈음이라고 하니까 해가 지평선이나 수평선에 돋을 때(7시 전후) 쯤이면 눈썹보다 좀 두꺼워 선명한 낫 모양의 그믐달이 동쪽 하늘 높이 떠 있음을 볼 수 있겠군요. 새벽의 그믐달을 보는 것은 참 기분을 좋게 합니다. 더욱이 금성을 함께 볼 수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렇게 되면 마치 터키 국기를 연상하게 될 수도 있고, 이슬람 적십자사 깃발을 연상하게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일요일에는 "전설1 [외팔이 심문모]제1부 외팔이 검객"을 한꺼번에 A4 용지 다섯 쪽분의 소설을 읽게 되겠습니다. 지금 심문모는 벽서와 같은 쓸데없는 흔적을 남겨두는 바람에 경찰이 경찰 조직이 아닌 민간인 앞잽이나 학생들을 위험한 활동에 투입하는데 이용했다는 비난을 곧바로 들을 수 있는 빌미를 남겨놓았다고 걱정하고 있었다. 그러나 테러단들이 일을 실수하는 바람에 이 사건을 통해서 남로당의 앞잡이로 부리는 테러단의 규모와 실력이 드러났다고 생각한다. 한편 국장의 추리에 의한 지시로 백작댁을 찾아갔던 강 기자는 허탕을 치고 신문사로 돌아와보니 더욱 놀라운 현장을 보게 된다. 즉 경찰은 이미 핑디이차를 찾아서 경찰서 마당에 떠억하니 갖다두었기 때문이었다. 신문사의 기동력과 취재 능력이 경찰 조직을 따라갈 수 없는 한계를 깨닫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