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 연휴에 찾아오는 짧은 시간의 행복을 맛볼 준비는 이미 되어 있었다.
몇 개월에 걸쳐 우리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주던 프로그램 '팬텀싱어"의 결승전을 만날 설렘으로 말이다.
게다가 현장 청중단으로 참가 신청을 하지 못한 개인사정 때문에라도 기대감은 상승곡선이었으나
결과론적으로는 2%로 부족한 만족감을 선사받았다.
여하튼 설 전날 금요일,
혹시나 명절 음식 준비에 골몰하느라 시간을 놓칠까봐 노심초사하며 부지런히 일을 끝내고 티비 앞에 자리를 차지하고 앉았다.
하지만 성량 좋은 스피커가 있는 거실 티비는 남성네들 몫으로 돌아갔고 쥔장은 안방에 여자들을 불러모아 놓고 팬텀싱어를 함께 즐기자고 권유하였다.
물론 팬텀싱어라는 프로그램을 누구나 알고 있거나 혹시 알고는 있었다고 하더라도 열혈 팬이 아니고서는
꼭 팬텀싱어를 사수하지는 않는고로 거의 강압적으로 동반 시청을 권하였다 는 말이기도 하다.
그렇지 않고서는 티비를 장악하여 시청할 능력이나 권한이 없는 쥔장은 명절 음식을 만들고 명절을 쇠기 위해 찾아든 피붙이 객식구 에 불과할 뿐.
그리고 이왕 시청하는 참에 절대적으로 문자 투표할 것을 종용하였다.
뿐만 아니라 지인들에게도 문자 투표에 참여하라고 일일이 카톡을 보내기도 하였다...
꼭 짚어 참가자 번호를 알려줘 보낸 사람도 있고 객관적으로 보고 듣고 느껴 알아서 선택하라는 카톡도 보내고 있었다.
어쨋거나 그동안 현장이 아니고서는 느낄 수 없는 공간 현장감을 티비를 통해 즐길 수 있었고
어디서도 만나지 못헸던 독특하고 기발한 프로그램 "팬텀싱어" 에 대한 그동안의 기대치는 정말 높았다.
아니 회를 거듭할수록 점점 더 기대감은 상승하였고 그에 걸맞는 노력과 끊임 없는 연습으로 부응하여 준
참가자들의 능력도 일취월장이라 늘 금요일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한 주간을 살아내기도 했다.
더러 시청하면서 옥에 티 같은 현상은 조금 있었어도 그런 것 쯤이야 싶게 웃고 넘어가는 일도 있었을 만큼
거의 광적으로 지배당한 팬심은 별 일이 벌어져도 "팬텀싱어"에 대한 열정을 놓치는 못할 만큼 이었다.
아주 가끔, 프로듀서들의 평과 쥔장의 개인적인 소견이 엇갈릴 때도 있었지만 그것이 그렇게 흠이 될 정도는 아니었고
더러는 MC군단의 미숙한 진행이 아쉽기도 했지만, 말하자면 전현무가 독차지한 진행 때문에 기회를 별로 갖지 못해
자신의 능력을 십분 발휘할 기회를 얻지 못한 보조 진행자로 나섰던 김희철은 뻘쭘하게 진행카드만 들여다 보다가 끝난 적도 있어 아쉽기도 했다는 말이다.
암튼 진행자 전현무는 혼자서 하는 진행으로서는 만점인지 모르겠으나 함께 하는 보조 진행자를 배려하지 않는 자세가 눈에 보여
그것 때문에라도 팬텀싱어에 집중하거나 몰입을 방해받을 경우도 있었음을 꼭 말하고 싶다.
또 그 덕분에 미숙한 진행에 덧붙여진 미진함과 찜찜함도 있었다는 말이기도 하였으나 개인적인 생각이긴 하다.
그러다 보니 결국 생방송 진행에서의 어설픈 태도와 무르익지 않은 진행 방식이 끝까지 화를 불러 일으켜
심정적으로 불쾌하게 여기며 씩씩거리면서도 지금은 어쩔 수 없지 싶은 마음으로 들여다 보기도 했었다.
불필요한 행동이나 제스처가 눈에 거슬림은 물론이요 사전에 어떤 음악들을 부르게 될 것이라는 예비 지식쯤은 있었을텐데도
그에 대한 준비가 전혀 되어있지 않았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쓸데 없이 시간 낭비하며 짜증을 불러일으킬 만큼 일일이 소감을 몇 번씩 물어보는 것, 정말 아니었다.
실제적으로 순발력이 필요할 때는 그에 대한 대처가 미흡하여 또 눈쌀을 찌푸리게 하나니 허참....
생방송으로 정해진 시간을 지키지 못할 만큼 능숙치 못한 능력을 드러내는 것은 이미 물이 오른 발군의 실력을 가진 MC로서는
부끄럽고 창피할 일이요 막말로 하자면 넌센스다.
그래도 참가자들은 열일하며 자신들의 기량을 뿜내고 나름의 능력에 최선을 다해 분위기를 이끌어냈으니
나름대로 그를 지켜보는 사람들은 모두가 만족할만 했다 싶었어도 또다시 오디션때 마다 불거지는 음향, 오디오 문제가 발목을 잡아
이번에도 분명한 문제점으로 드러나서 시청하는 내내 짜증과 울분이 치밀어 올라 참가자들의 능력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상황이 되고 말았다.
현장에서는 분명히 그렇지 않았을 것 같다 싶은 생각은 들었지만 그 성량을 제대로 안방으로 들여오지 못한다면
과연 일부러 시간을 정해 시청해야 하는 시청자 입장에서는 생방송의 묘미를 느낄 수 있을까 싶었다.
하여 방송을 보는 내내 지인과 카톡을 하며 한탄을 하기도 하고 응원하는 "인기현상" 팀이 시작부터 음이 엉키는 현상을 보면서는
마이크 오디오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어설프게 음이 전달되는 것 부터가 속이 뒤집어질 일이기도 했다.
결국 총체적 부실이 되고 만 셈이다.
어쨋거나 크로스오버 취지에 걸맞는 4중창단을 선발하는 과정은 보는 내내 흥미를 유발하였으나
이탈리아 음악을 비롯한 유럽쪽 선율이 매회를 장악하여 개인적으로 또 그것이 불만이었다.
과연 무엇을 위한 4중창단인가 싶더라는 말이요 취지가 무색한, 탄력적이지 못한 음악 선택이 불만이기도 하였다는 말이다.
어쩌면 전 세계적인 환호와 음원, 혹은 공연을 기획하다 보면 그럴 수도 있겠다 싶지만 글쎄?
동요나 가요가 더러 등장하기는 했으나 주옥같은 우리네 가곡은 외면받고 열외였다니 아쉽기만 한 부분이었으므로
이번 결승전에서는 어느 팀이든지 우리말로 가곡을 부르는 팀이 우세할 것이라는 예상 적중도는 결국 맞아떨어졌다.
개인적으로 '이벼리'가 속한 팀이 가곡을 택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역시 창작 가곡을 선택하여 유리한 고지에 올라서더니만 결국 우승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후로 들리는 "아다지오" 선곡에 있어 그들이 불렀던 노래의 편곡이 이미 사용된 적이 있다는 잡음이 들리니 그 또한 안타까움이다.
그랬어도 화음에 관한 한 "포르테 디 콰트로"가 조금 더 자신들의 색깔을 잘 입히지 않았나 싶고 작전도 뛰어났다 싶었다.
아쉽기는 "인기현상" 팀이다.
꼭 한 번 가곡으로 강렬함을 선사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졌건만 기대와 달리 역시 그들만의 고유 색깔을 유지하느라
강렬하고도 센 음악으로 초반을 장악하여 엔딩 음악같은 웅장함을 선사하였으니 과연 "인기현상 " 답다는 감탄이 절로 나왔다.
비록 음향이 고르지 못해 그들이 마음껏 표출해내는 역량이 티비를 통해 듣기에는 떨어져 보였어도 말이다.
그러나 두번째는 노래 제목도 운명을 가른다는 말을 입증하듯이 슬픈 이별에 대한 음악을 선택하였다.
아무리 그 나라에서 유명하고 뛰어난 선율이었다고 할지라도 정서라는 것이 있는 것일진대 선택의 폭이 좁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박상돈'의 누구도 따라오지 못한 매력적인 음색과 순간 시선몰이에 강렬함을 이번에는 활용하지 못해 더욱 더 아쉬웠다.
그러다 보니 결국 그들의 1위 탄생은 믈건너 간 꿈이 되고 만 듯, 퇴색한 꿈의 아픔과 실망감에 열혈 팬으로서 안타깝더라는 것.
파워풀함과 부드러움을 조화롭게 맞춰 음악적 선택을 하였더라면 더욱 좋았을텐데 강력함만 무기로 장착한 어리석음이다.
"융스프레소" 누군들 그들에게서 수컷을 향내를 느끼지 않을소냐?
역시 초반부터 강력하게 우승을 염원하였으나 과유불급이라 비워내지 못한 마음의 열정이 화를 불러 일으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만의 색깔은 여실히 드러났음이요 자신들이 가고자 하는 방향성만큼은 탁월하게 선택을 하였으나
안타깝게도 전략적으로 자신들의 기량을 뽐낸 '포르테 디 콰트로'에게 우승 자리를 내어주고 말았다.
그러나 역시 남자들의 마초 본성을 여실하게 드러낸 그들도 마력적이었다.
그리고 이쯤에서 마이크가 제 성능을 보여주는 듯 하였으나 도로아미타불....
좌우지간 "팬텀싱어" 시청자로서 보낸 몇개월간의 행복감과 즐거움은 끝이 났다.
매니아로 입성을 하게 된 "팬텀싱어"가 다시금 새로운 구성으로 조만간 돌아오길 바란다.
시끄럽고 온갖 패널들이 나와서 떠들썩 하지 않아도 수준 높은 고품격 프로그램도 성공할 수 있다는 증거를 보여주었으므로
시청자에 대한 예의상으로도 "팬텀싱어"는 오래도록 장수하는 프로그램이 되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첫번째라서 미진했던 부분 혹은 마무리가 부실했던 부분만큼은 꼭 채워서 돌아와야 할 것이다.
생방송에서의 묘미를 살리지 못하고 표창에 있어서 허접했던 부분까지도 정리해서 돌아와야 할 것이다.
그리고 생방송에 걸맞는 MC도 다시 찾아야 할 것이다....녹화로 커버했던 부분이 여실히 부족함으로 드러났으므로.
그동안 행복하였으므로 일단 이런 기회를 준 제작진 프로듀서들에게 고마움을 표한다.
또한 참가자들의 역량을 높이기 위해 애써 준 방송 프로듀서들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전해야 할 것 같다.
그들의 촌철살인 같은 심사평도 귀한 보배였으므로.
서로 다른 청각으로 다른 느낌을 가지면서도 서로를 인정하는 그들을 보면서 다름도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였다.
이참에 한 마디 더...창작 가곡 오디션제를 한 번 만들어 보면 어떨까 싶다.
아무래도 가곡은 인지도도 떨어지고 그 음악에 심취할 일이 적으므로 낮은 인기도를 위한 팬들을 끌어모으기 수순 정도?
그러다 보면 원래 익숙하거나 익숙하지 않아도 불려지던 가곡과 더불어 새롭게 만들어지는 가곡도 많이 양산되지 않을까 싶다.
안개비가 내리고 있다.
돌아오는 귀성객들에게 불편하지 않을 만큼이길 바란다.
그리고 날이 추워지지 않기를 바란다...결빙이라는 함정을 만나지 않기를 희망한다.
첫댓글 안개비가 지금은 제법 빗발이 굵어졌네요 부디 추워지지 않기를 같은 이유로 바래보네요~! 팬텀싱어 결선을 지켜보는 마음은 소회가 카톡으로 나눈것 처럼 같습니다 그동안 행복했음에 감사하며 가끔 그들의 지난 하이라이트들을 인터넷 통해 누려볼 생각입니다~! 강추해준 덕분에 여러주 동안 행복했음에 거듭 감사하면서~! ^ ^
ㅎㅎㅎㅎ 덕분에 더불어 함께 하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어서 좋았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