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산 - 충남 서산군 해미면, 예산군 덕산면·653m
국보1 보물5 둔 암봉릉 좋은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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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봉 능선 위에서 바라본 옥양봉에서 석문봉에 이르는 능선. 선 사람이 머리위에 있는 것이 석문봉이다. | |
저마다 특색 있는 다섯 갈래길
가야산은 크고 높은 산이 아니다. 그렇지만 해인사를 품은 합천 가야산이 그렇듯 불교와 깊은 관련이 있다.
암릉과 옛 절 보물 등 경관이 아름다운 이 산은 저마다 특색이 있는 다섯 군데의 꼭 보아야할 곳이 있다. 북쪽의 용천골, 서쪽의 개심사골과 일락사골, 동쪽 상가리 골짜기와 옥양봉에서 가사봉 전 잘록이까지의 능선이다.
그래서 하루에 둘러보기는 어렵고 두 세 군데씩 이틀 일정으로 찬찬히 둘러보면 좋다. 시간여유가 없으면 덕산면 상가리에서 옥양봉으로 오른 다음 석문봉을 거쳐 남쪽으로 가다 주봉인 가사봉 아래의 잘록이에서 왼편 골짜기로 내려선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명당 남연군묘를 둘러보고 상가리 정류소로 돌아가는 것이다.
상가리에서 북쪽 운산으로 뻗은 큰길을 조금 따라가다보면 왼편으로 남연군묘로 가는 갈림길을 지나게 된다. 이어 운산으로 넘어가는 찻길과 헤어지고 옥녀폭포골의 계곡길과도 헤어지면 숲 사이로 반듯하게 뻗은 넓은 자갈길이 나오며 점차 가팔라지기 시작한다.
관음전 산신각을 지나 왼편 등산길로 접어들면 비탈길에 동아줄이 매져 있다. 동아줄은 이후 서너 군데 가파른 곳에 있어서 옥양봉을 오르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큰 암봉 위에 올라서면 천하가 발 아래에 보이고 까마득한 낭떠러지를 서로 자랑하듯 총총히 솟아있는 암봉들이 좌우에 즐비하다. 그 중에서 가장 크고 뛰어나게 우뚝 솟은 암봉이 대장봉이다. 낭떠러지가 쉰길이나 된다해서 쉰길바위라고도 한다.
그 까마득한 벼랑 위에 서면 너무도 높아서 어질어질하다. 남쪽에 석문봉과 가사봉이 가까이에 보인다. 옥녀개화, 옥녀단장형의 산세로 알려진 옥녀봉은 대장봉과 오누이처럼 이웃해 있다.
옥양주봉은 옥녀봉에서 50여미터 거리에 있다. 주봉이라지만 훤칠한 대장봉과 옥녀봉에 이어져 있고 거의 평지여서 주봉으로서의 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다 상가리에서 옥양봉까지는 1시간 10분쯤 걸린다.
옥양봉에서 석문봉까지의 능선길은 바위 낭떠러지길로 어려운 고비도 있고 낮으막한 봉우리도 하나 넘는다. 그렇게 20분쯤 가면 석문봉과 옥양봉 사이의 큰 잘록이에 이른다. 그리고 옥녀폭포골에서 올라온 길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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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산으로 통하는 찻길에서 바라본 옥녀봉쪽 전경. 중앙의 옥녀봉 정상은 구름에 가려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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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원군이 가야사를 불지르고 세웠다는 남원군묘. 오페르트의 도굴사건으로 유명한 곳이다. | |
석문봉이 가야산 주봉 역할
석문봉으로 오르는 길은 꽤 가파르다. 바위턱을 두어차례 거친다. 이 바위턱에서 옥양봉을 뒤돌아보면 멋있게 보인다.
석문봉 바로 아래 바위턱의 왼편 가파른 비탈에 하산길 안내 표지가 보인다. 상가리에서 옥녀폭포골을 타고 올라온 길이다. 옥양봉에서 석문봉까지는 40분 길이다. 가야산 주봉 가사봉은 통제구역이라 출입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사실상 주봉 역할을 하는 석문봉은 경관이 좋다. 동서 양편이 깎아지른 낭떠러지며 기복이 심하고 다양한 암릉이 남북으로 이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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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녀폭포골 초입. 산에는 봄눈이 내렸지만 계곡은 아직 메마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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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문봉 정상 밑의 문다래미. 문설주처럼 솟은 이 두개의 바위 때문에 석문봉의 이름을 얻게 됐다. | |
조망은 길 좋은 편이 못된다. 가사봉이 남쪽을 가리고 독숭산, 삼준산 등이 서쪽을 가려 바다도 잘 보이지 않는다. 다만 동쪽에 광덕산이 고작이다. 석문봉에서 가사봉을 향해 뻗은 산줄기 한 토막은 참으로 훌륭한 능선이며 산행길이다. 꽤 어려운 암벽을 내려서서 교묘한 바위 사이를 조금만 나아가면 양편에 문설주처럼 솟은 바위를 볼 수 있다. 석문봉(石門峰)이라는 이름을 얻게한 문다래미다.
아기자기한 기암괴봉의 암릉은 문다래미를 지나도 끊임없이 이어진다. 칼날 같은 산등의 벼랑 위를 지나는가 하면 높이 솟은 암봉을 기어오르고, 바위낭떠러지를 바들바들 떨며 간신히 내려서는가 하면 바위벽 중간을 가로지르기도 한다. 암봉 사이사이에는 억새밭이 있어서 잠시 숨을 돌리기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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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이 왕이 된것에 대한 답례로 세웠다는 보덕사. | |
가장 우뚝하고 어려운 암봉은 가사봉에서 가장 가까운 봉우리다. 손발을 모두 써가며 매달리다시피 봉우리를 넘어 내려서면 노송 한그루가 있는 잘록이 왼편(동쪽)에 상가리로 내려서는 하산길이 보인다. 석문봉에서 하산이 시작되는 잘록이까지 45분 안팎이 걸린다.
상가리로의 하산길은 너덜길에 이어 낙엽이 두툼하게 깔린 숲길이다. 별다른 특징이 없는 하산길은 기도터를 지나면서 다른 산등성이로 옮아가면서 점차 경사가 누그러지며 밤나무숲으로 들어간다. 그 아래 오얏골에는 저수지가 있다.
대나무밭과 양옥집을 지나 저수지 왼편으로 내려가면 돌담과 큰 느티나무가 있는 골기와집이 눈길을 끈다. 여기서 남연군묘는 그리 멀리 않은데 드넓은 남연군 묘역을 내려서면 산행을 시작했던 상가리 마을이다.
총 산행시간은 4시간 내지 5시간이다.
산행길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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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산 안내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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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지도 | |
교통과 접근
산행의 거점은 온천이 있는 덕산과 서산 군청소재지며 해미읍성이 있는 해미읍이다. 덕산은 예산에서 삽교를 거쳐가며 해미는 예산과 홍성, 서산에서 차가 있다. 예산과 덕산 사이는 직행버스, 군내버스가 자주 있고 산행기·종점으로 이용되는 상가리까지는 덕산에서 하루 네 차례(10:00, 14:00, 17:30, 19:00) 군내 버스가 다닌다.
해미에서 일락사까지는 버스편이 없다. 개심사는 해미에서 매시 정각에 떠나는 운산행 버스를 타고 가다 신창리에서 내린다. 신창리와 개심사 사이는 꽤 멀고(약 4Km) 차편이 다섯차례(09:30, 11:40, 14:20, 16:30, 19:10) 있다.
숙식
덕산 온천장에 여관과 식당이 많다. (합동안내☎041-37-3537∼8) 해미에도 여관, 식당이 많다. 개심사 사하촌에서는 민박이 가능하며 서산 마애삼존불 입구의 용현집(☎041-63-4090)에서도 민박할 수 있다. 마애불에서 보원사터까지는 걸어서 20분, 차로 5분 거리다.
볼거리
용천골은 계곡도 좋은데다 국보 84호의 서산마애삼존불까지 품었다. 또 골 안의 보원사터에는 5층석탑, 법인국사보승탑과 탑비, 당간지주, 석조의 보물 다섯점이 있다.
개심사는 몇 안되는 백제의 옛절이다. 심검당과 종각은 굽은 나무의 멋을 그대로 살려 자연스러운 멋을 풍긴다. 대웅전이 보물이다.
상가리에는 가야사를 불지르고 썼다는 대원군의 아버지 남연군의 묘가 있다. 오페르트의 도굴사건으로 유명한 바로 그 묘다. 부근에는 고종이 왕위에 오른 뒤 감사의 뜻으로 지어준 보덕사가 있다.
이밖에 덕산의 윤봉길의사 생가와 수덕사, 온천장, 사적116호의 해미읍성이 둘러볼 만하다.
'사람과 산' 글 정희일 기자 사진 김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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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
좋은정보 감사 합니다...한번 올라 봤습니다만 감회가 새롭네요...히히히....